사회문제 해결을 위한 연구 나도 할 수 있을까
[인터뷰] 뜨거운 문제 의식으로 냉정하게 연구하는 방법 알려주는 플랫폼 '나이오트'                                                                                                                                                                -인터뷰어 및 정리 : 김재경 * '세상을 바꾸는 인터뷰' 시리즈는 기존 인터뷰들과 색다른 접근(인물, 이슈 등)을 통해 공익적 목적을 달성하고자 기획되었습니다. 김민준(오마이뉴스 시민 기자)과 김재경(연구활동가)가 함께 약 2주에 한 번  오마이뉴스, 캠페인즈, 얼룩소, 브런치에 연재합니다. 해수면 기온 상승과 같은 환경문제나 지역 소멸 문제 등 현대의 사회 문제는 점점 더 다양해지고 복잡해집니다. 이런 암울한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서는 엄밀한 연구가 중요할까요, 열정적인 활동이 중요할까요? 질문에 '둘 다 함께'라고 대답하는 연구훈련 플랫폼, 나이오트를 인터뷰해봤습니다. 사회 문제 해결 위한 최선의 선택, '연구 스타트업' 나이오트 - 안녕하세요! 두 분의 자기소개와 함께 나이오트를 만들게 된 과정, 나이오트에 합류하게 된 과정을 알고 싶습니다. 두 분 다 어떤 일을 하시다가 나이오트 팀으로 일하게 되셨나요? 윤상 : 저는 나이오트의 공동대표이자 나이오트의 대외 업무와 기획 업무를 맡고 있는 하윤상이라고 합니다. 행정학 대학원을 다니면서 사회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적절한 플랫폼이 무엇인지 연구하다 '연구 플랫폼'이라는 아이디어가 떠오른 이후 나이오트를 창업하게 됐습니다.보은 : 안녕하세요, 저는 공동대표로 있는 심보은입니다. 저는 원래 환경 문제에 관심이 많아 대학원을 거쳐 연구원 생활을 거쳐 박사 과정을 준비하고 있었어요. 그러다 기후위기를 해결할 사람을 모집한다는 나이오트의 광고를 보고, 나이오트의 초기 프로그램이었던 ‘연구산악대’에 참여하게 됐죠. 나이오트가 단순히 논문을 읽고 쓰는 걸 넘어 사회 문제를 해결하려는 모습을 보고 ‘이거다!’싶어 나이오트에 합류하게 됐습니다.  - 사회문제를 해결하는 방법은 신문 기사를 작성하거나 정치에 입문해서 법을 만드는 등 여러 가지가 있을 것 같아요. 그 중에서 '연구'와 '스타트업'에 주목하시게 된 계기가 있나요? 윤상 : 말씀하신대로 사회 문제를 해결하는 방법은 여러 가지가 있지만, 제가 ‘연구’에 주목하게 된 이유는 사회 문제가 점점 더 복잡해지고 다양해지고 있기 때문이에요. 현장에서 문제를 해결하는 다양한 활동들도 중요하지만, 그 활동들이 제대로 이루어지기 위해 사회 문제를 진단하고 분석하는 게 중요하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하지만 기존 연구 생태계에서는 주로 정부 주도의 정책 연구나 기관,기업 발주의 연구가 이루어져, 사회 문제 해결을 위한 연구는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어요. 그러던 중 많은 스타트업이 시장의 특정 문제를 풀고자 하는 ‘아이디어’를 중심으로 성장하는 모습을 보게 됐고, 사회의 특정 문제를 해결하는 연구 역시 스타트업의 형태로 진행할 수 있지 않을까 싶어 ‘사회문제 연구 스타트업’을 런칭하게 됐어요. - 사회문제를 연구하는 곳은 대학원이나 연구소 등 많아요. 이런 기관들이 이미 있는데도 나이오트가 연구원정 부트캠프를 운영하는 이유는 무엇인가요? 윤상 : 크게 두 가지 이유가 있어요. 우선, 기존 연구소나 대학원이 지식을 습득하여 특정 분야의 ‘전문가’를 만드는 데에 초점을 두고 있다면, 연구원정 부트캠프에서는 ‘사회 문제 해결’에 초점을 두고 주체적으로 연구 방법과 지식을 습득하도록 도와주는 데 초점을 두고 있어요. 또한, 연구원정 부트캠프에서는 여러 가지 이유로 표준화된 연구 방법을 익히기 어려운 많은 분들을 위해 어떻게 사회 문제를 연구할 수 있는지를 알려주고 있어요. 사정상 대학원에 가기 어려운 분들, 현장에서 활동하다 연구의 필요성을 느낀 분들, 심지어 대학원이나 연구소에 다니고 있는데도 연구에 어려움을 겪는 분들이 연구원정 부트캠프를 찾아주고 계셔요.보은 : ‘새 술은 새 부대에’라는 말이 있어요. 학과 중심으로 지식을 습득하고 생산하는 기존체계에서 사회문제해결형 대안을 만드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이라고 생각해요. 처음부터 ‘사회문제해결’이라는 목적으로 모인 사람들과 그들을 위한 시스템이 필요했고, 그렇게 부트캠프를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물론 기존 연구자를 배척하자는 게 아닌, 새로운 ‘목적’을 가진 분들을 모집하는 것이기 때문에 최근에는 대학원을 졸업하고 연구원정 부트캠프에 합류하는 분들도 많아지고 있습니다. - 사회문제를 해결하는 연구는 '뜨겁고도 차가운, 펄펄 끓는 얼음 같은 연구'라고 표현하셨던 게 인상 깊어요. 이에 대해 자세히 설명해주실 수 있나요? 윤상 : 저희도 인용한 문구로, 사회 문제 해결을 위해선 사회 문제에 공감해야 하고, 해결하려는 열정을 가져야 합니다. 이런 요소들은 뜨거운 속성을 가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사회 문제 해결을 위한 연구는 냉정하고 엄밀해야 합니다. 이런 요소들은 차가운 속성을 가지고 있습니다. 쉽지 않겠지만, 앞으로 사회 문제 해결을 위한 연구는 뜨겁지만 차갑게, 펄펄 끓는 얼음 같은 연구가 되어야 합니다.보은 : 펄펄 끓는 얼음 같은 연구를 하는 분들을 저희는 활동적인 연구자(Active Researcher)라고 부르고 있습니다. 연구 방법론이나 엄밀한 연구에만 초점을 맞추고 있지 않고, 그렇다고 배경지식 없이 무작정 활동하지 않는, 지식과 열정을 모두 갖춰 두 가지가 큰 시너지가 나는 분들이 사회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사회 문제 해결 위한 16주간의 훈련, 연구원정 부트캠프 - 연구원정 부트캠프는 어떻게 운영되고 있나요? 윤상 : 연구원정 부트캠프는 기본적으로 5개 분야(기후위기, 교육 문제 등) 내에서 16주동안 연구 계획서를 만드는 프로그램입니다. 연구 주제를 찾고 논문을 읽으며 본인만의 연구 계획을 만드는 데 초점을 두고 있습니다. 원래는 연구 계획서 한 편을 만드는 데에만 초점을 두고 나이오트의 커리큘럼이 운영됐다면, 최근에는 참가자가 어떤 사회 문제를 풀고 싶은지, 그 문제 해결을 위해 어떻게 연구해야 하는지를 알아가도록 하는 게 연구원정 부트캠프 운영의 핵심 목표가 됐습니다.보은 : 참가자 분들이 사회 문제 해결을 위한 연구를 탐색하는 과정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자기주도적 훈련'입니다. 연구원정 부트캠프 참가자가 목표를 위해 원하는 걸 찾고 스스로 배울 수 있는 역량을 기를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주는 게 저희의 목표거든요. 그래서 수동적으로 참가자가 배운다는 뜻의 교육이나 학습이 아닌, 적극적으로 연구 방법을 찾아나간다는 의미에서 프로그램 이름도 '부트캠프'라고 이름 짓게 됐습니다. - 연구산악대부터 연구원정 부트캠프까지 여러 번 연구 훈련 커리큘럼을 운영하셨는데요. 지금까지 이룬 성과에 대해 소개해주실 수 있나요? 윤상 : 2022년부터 지금까지 약 500명의 연구자분들(모든 참여자를 연구자로 지칭)을 만났고, 함께 약 150편 정도의 논문들을 리뷰하면서 연구에 대한 사람들의 열정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무엇보다 가장 큰 성과이자 챌린지는 연구 부트캠프를 만든 것 자체라고 생각합니다. IT분야에서나 진행되었던 부트캠프를 사회 문제 연구 분야로 옮겨와 처음부터 끝까지 만들고 운영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었습니다. 하지만 기존 프로그램인 연구 탐사대를 거쳐 연구 부트캠프를 운영하면서 많은 연구자분들이 자기만의 연구 계획을 만들고, 심지어 연구원정 부트캠프에서 만든 연구계획으로 실제 논문을 쓰신 분들도 나왔습니다. 보은 : 처음에는 ‘도대체 그런 짓을 왜 해?’라는 질문을 받다가, 이제는 많은 분들이 나이오트의 목표를 공감해주시고 활동을 지지해주시는 걸 많이 느낍니다. 이제는 주위에서 먼저 나이오트와 관련된 정보나 소식, 제안을 먼저 저희에게 해주시기도 할 정도에요. 또한, 앞서 하윤상 공동대표님이 말해주신 것처럼 저희의 기존 활동들이 2년간 축적된 것도 여러 성과로 이어졌습니다. 축적된 활동을 바탕으로 행복나눔재단에서 진행하는 SK Sunny의 파트너사로 합류하기도 했고, 프로그램에 참여한 연구자들 역시 새로운 연구 참여 기회가 생기기도 했습니다. - 가장 인상 깊었던 연구자 혹은 연구 사례에 대해 소개해 주신다면? 윤상 : 저에게 가장 인상깊었던 연구자분은 본인이 정기 교육을 받지 않은 학교 밖 청소년 출신인 교육학 대학생이세요. 학교 밖 청소년들의 실태를 연구하고 공론화하고자 저희 프로그램에 들어오셨는데, 대학원생이 아닌 대학생 출신이신데도 어려운 연구 원정 부트캠프 과정을 무사히 마치셨어요. 이후 퀄리티가 높은 연구를 진행하고 이걸 연구 원정 컨퍼런스에서 발표하면서  연구원정 컨퍼런스에서 가장 많은 분들의 지지를 받을 정도로 성장하셨어요. 연구자 자신의 삶의 맥락 그리고 현장에서의 경험을 토대로 문제 의식이 확실하신 분들은 어려운 연구 과정도 결국 해낼 수 있다는 걸 확인한 사례로 기억돼요.보은 : 저는 현직 심리상담사 분이 생각나요. 연구자분이 심리상담사를 10~15년정도 하신 분인데, 현장에서 해결되지 않는 문제를 위한 연구가 부족하다는 문제 의식 하에 심리상담사와 박사 과정을 동시에 하고 계셨어요. 박사 과정을 수업하는 대학원은 서울이고 심리상담사 활동은 세종이라 엄청 힘드셨을텐데,두 가지를 다 하시면서 연구 원정 부트캠프까지 들으시는 모습을 보고 앞서 이야기한 '펄펄 끓는 얼음'같은 분이다,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실제로 연구원정 컨퍼런스에서 본인의 연구주제를 발표해주셨는데, 가장 많은 관심을 받기도 했어요. 연구 원정 부트캠프를 넘어, 사회 문제 해결 플랫폼으로 - 나이오트는 연구원정 부트캠프를 운영하는 것을 넘어, 여러 가지 역할을 수행하는 '연구훈련 플랫폼'을 지향하는 것으로 알고 있어요. 왜 연구훈련 부트캠프를 넘어 플랫폼을 지향하고 계시고, 어떤 일들을 더 해 나갈 계획이신가요? 윤상 : 나이오트는 처음부터 사회 문제 해결을 위한 플랫폼을 지향했고, 그 시작으로 연구원정 부트캠프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사회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연구가 더 활발해지는 문화와 해당 연구를 수행하고 지지하는 사람들을 만들기 위해선 플랫폼이 필요합니다. 최근 진행했던 연구 원정 컨퍼런스처럼 연구자가 연구를 발표하고, 청중은 연구를 지지하는 환경이 조성되었으면 합니다.또한 단순히 논문을 쓰는 것을 넘어 연구자들이 연구를 관련 사업과 연계하는 기회의 장을 마련하고, 유튜브나 인스타의 인플루언서처럼 본인의 연구로 수익을 낼 수 있는 다양한 방법을 갖출 수 있는 프로그램 등을 기획중입니다."보은 : 사회문제를 해결하고자 하는 이들을 위한 연구 훈련 과정을 제공하는 것이 연구원정 부트캠프였다면, 이들의 연구활동이 세상에 공유되고, 실제 사회 현장에 적용될 수 있는 환경이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그것이 우리가 구상하는 연구 플랫폼입니다. -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씀이 있다면? 윤상 : 나이오트를 운영하면서 가장 큰 성과라고 생각하는 건, 사회 문제 해결을 위해 연구가 필요하고 이 연구를 함께 하고 싶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저희만 있는 게 아니라는 걸 알게 됐다는 겁니다. 단순 연구 계획 수립을 넘어 실제 연구까지 수행할 수 있는 생태계를 만들기 위해 열심히 노력중이니 저희와 뜻이 맞는 많은 분들이 오셔서 저희와 함께하면 좋겠네요!보은 : 저희가 지금 하고 있는 작업은 일종의 씨앗을 심는 과정이라고 생각해요. 싹을 틔우는 씨앗이 있을테고, 아닌 것들도 있겠죠. 씨앗을 심어 숲이 만들어지는 데 꽤나 오랜 시간이 걸릴 것도 알고 있어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숲을 만들기 위해 계속해서 씨를 뿌리고 물을 준다면 언제가는 반드시 이 황폐한 땅이 생명력이 가득한 울창한 숲으로 되살아날 것이라고 확신해요. 다만, 더 많은 연구자들과 그 연구자들을 도와줄 지지자들이 함께할 때 이 과정을 조금 더 즐겁게 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원래 농사는 혼자 못 짓잖아요! 함께 꿈꿀 동료를 언제나 기다리고 있답니다.
AI의 일자리 위협에 대응할 비장의 한 수
생성형AI의 발전이 빠르게 이루어지면서, 일자리 위협이 현실로 다가오고 있습니다. AI전문가 조코딩은 인터뷰에서 ‘AI가 인간의 분야를 하나 하나 점령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고, 국제통화기금(IMF)는 2024년 1월 14일 ‘인공지능과 일의 미래’보고서에서 AI가 전세계적으로 사람의 일자리의 40%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이외에도 수많은 전문가와 기관은, 구체적 수치에는 차이가 있지만 AI가 인간의 일자리를 뺏을 것이라는 데에 동의하죠. 사람들의 기술 실업이 대규모고 일어날 것을 막기 위해 장기적으로 기본소득의 도입을 고려할 수 있겠죠. 하지만 기본소득은 정책 특성상 추가적인 연구와 사회적 합의가 필요한, 반대하는 사람이 많은 쟁점적인 제도로 도입이 쉽지 않습니다. 따라서, 저는 AI로 인한 일자리 문제에 대응할 현실적인 방법으로 ‘주 4일제’, 혹은 더 나아가면 빌 게이츠의 발언처럼 ‘주3일제’등 법정 노동 시간의 단축을 제안합니다. AI는 ‘일자리’를 빼앗는 게 아닌, ‘일’을 더 해주는 도구다. AI와 일자리에 대해 이야기할 때, 우리는 자연스럽게 ‘AI가 일을 많이 해준다 → 인간의 일자리를 뺏는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이렇게 생각이 드는 이유는, AI가 기업이 해야 할 일을 줄여주면 남은 일이 줄어들어 인간이 해야 할 일이 줄어들고, 인간이 해야 할 일이 줄어들면 기업에 필요한 인간이 줄어든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이는 원래의 근로 환경에서는 맞는 말입니다. AI로 인해 해야 할 일이 줄어들었는데, 사람을 전부 그대로 고용하는 기업은 비합리적이죠. 하지만 기업 입장에서도 사람을 해고하는 것은 그렇게 기분 좋은 일은 아닙니다. 무엇보다, 기술 발전으로 인해 사회 전방위에서 해고가 이뤄진다면 노동자들의 저항은 커질 수 밖에 없습니다. 이때 기업 입장에서 근로자들의 고용을 유지할 수 있는 방법이 있습니다. 바로 근로자들의 총 근로 시간을 낮추는 겁니다. 간단한 식으로 예를 들어 보겠습니다. 기업이 목표로 하는 일의 양이 400이라고 가정했을 때, 기존의 경우 아래와 같습니다. 사람 10명 X 주5일 X 8만큼의 일 = 400 와 같은 형태로 기업이 운영됩니다. 여기에서 기입이 목표로 하는 일의 양이 400이고 AI가 80만큼의 일을 대신한다고 가정한 뒤 주5일제에 하는 일의 양이 그대로일 때는 아래와 같습니다. (사람 8명 X 주5일 X 8만큼의 일 = 320) + (AI가 하는 일 80) = 400 즉, 2명 만큼의 실업이 발생합니다. 위 상황에서 실업이 발생하지 않는 방법은 두 가지입니다. 1) AI가 할 수 없는 일이 증가하여, 사람이 할 일이 늘어나면 됩니다. 위에서는 AI가 할 수 없는 일이 80 증가하면 되겠죠. 하지만 AI가 할 수 있는 일이 늘어나는 흐름을 볼 때 일반적으로 발생하기 어려운 상황입니다. 2) 사람이 일하는 날짜나 시간을 줄입니다. 똑같이 식으로 나타내보면 아래와 같습니다. (사람 10명 X 주4일 X 8만큼의 일 = 320) + (AI가 하는 일 80) = 400또는(사람 10명 X 주5일 X 6.4만큼의 일 = 320) + (AI가 하는 일 80) = 400 이렇게 하면, 사람을 해고하지 않아도 됩니다. AI가 하는 일이 늘어난다면, 이에 맞추어 노동 일수를 주3일제로 줄이거나, 날마다 법정노동시간을 줄이면 어느 정도 균형을 맞출 수 있습니다. 다만, 기업 입장에서도 주4일제를 자발적으로 실행하는 것보다 AI를 써서 더 적은 돈을 쓰고 사람을 해고하는 게 더 이익인 경우가 많습니다. 따라서, 주4일제 등의 노동 시간 단축을 정부가 법으로 강제하지 않으면 제대로 실행되기 어렵습니다. 또한, 근로 시간을 단축시키는건 어디까지나 기술실업을 ‘지연’시키는 것이지, 고용을 늘리는 방법은 아닙니다. 기술 발전에 맞추어 진행해야 할, 고용 증가를 위한 정책은 따로 진행되어야 합니다. 마지막으로, 위에 작성한 내용의 경우, AI의 도입 비용에 대한 언급이 전혀 없습니다. 즉, 기업이 AI를 도입함에 따라 드는 비용을 충당하려면 사람의 월급에서 깎거나 근로 시간을 단축하더라도, 인력 감축도 병행해야 하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그럼에도 근로 시간 단축을 하지 않는 것보다는 단축하는 것이 기업 입장에서 고용을 유지할 가능성이 더 높다는 사실은 바뀌지 않습니다. 기술 발전과 주4일제에 대한 논의 그렇다면 주4일제를 비롯하여 노동 시간 단축은 만능일까요? 아쉽게도 그렇지는 않습니다. 관련하여, 기존에 기술 발전과 노동 시간에 대해 다룬 연구들을 살펴봤습니다. 과학기술정책연구원(STEPI)의 보고서에 소개된 이규철의 연구에 따르면, 1993년 독일은 생산성은 높이고 그에 따른 비용은 줄이는 산업합리화가 일어났다고 합니다. 기술 발전에 따라 자연스럽게 나타난 이 현상으로 독일의 자동차 회사 폭스바겐은 노동자 감축을 추진했지만 노조의 반대에 부딪쳐 노동자들과 협상을 하게 됐고, 이 과정에서 주4일제를 시행하여 고용은 유지되었지만, 동시에 어느 정도 소득 감소를 추진했다고 합니다. 프랑스의 사례를 살펴볼까요. 임지영 교수의 연구에 따르면, 코로나 팬데믹 이후 프랑스에서도 주4일제 도입을 고려하고 있다고 합니다. 프랑스는 1998년과 2000년 두 차례에 걸쳐 노동시간을 주35시간으로 축소하였고, 이는 임금노동자의 고용 안정을 보장했다고 합니다. 하지만 기업들은 이에 맞춰 불완전 고용조건을 확대 적용하였고, 정부는 이를 해결하지 못하고 눈감아주며 결과적으로 불완전고용률 증가와 실업률 증가가 일어났다고 합니다. 이런 실패의 경험에도 불구하고, 미래의 노동 사회의 대안으로 프랑스에서는 주4일제 도입을 재논의하고 있는 것이죠. 이외에도, 주4일제에 대해 집중적으로 다룬 김은별 연구자와 이승윤 교수의 논문에서는 **주4일제의 도입 배경 중 하나로 ‘실업 및 저성장 문제 해결’**을 꼽았습니다. 대량 실업을 구조적으로 막음과 동시에, 노동자들이 새로운 기술을 교육받을 수 있는 시간을 제공해 준다는 점에서 주4일제 도입의 필요성을 주장하는 학자들이 있다고 합니다. 같은 연구에서는 다양한 사례를 연구한 결과, 주4일제가 기업의 생산성을 낮출 가능성은 적으면서도 노동자의 일과 삶의 균형을 보장한다고 밝히며 주4일제 도입에 대한 긍정적 효과를 주장하기도 했습니다. 앞서 살펴본 주4일제 연구들에서 공통적으로 알 수 있는 부분은, 충분한 논의 없이 주4일제를 도입하면 불완전고용 증가, 임금 감소 등의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다는 겁니다. 하지만 주4.5일제를 도입하는 방안이나, 노동자들이 필요로 하면 주4일제를 도입할 수 있게 하여 기업에 따라 선택적으로 유연하게 근로시간을 조정하게 할 수 있는 방안 등. AI로 인해 발생할 실업에 대비할 수 있는 근로시간 단축 정책은 다양하게 고려할 수 있다는 것도 확인했습니다. 따라서, 주4일제 도입의 한계와 단점을 지적하기보다 어떤 방식의 근로시간 단축 정책을 실행하여 AI발전으로 인해 가속화될 실업 증가를 막을지 논의가 필요한 시점입니다. 저는 기술 발전이 인류에게 많은 편의를 가져다준다고 믿고 있습니다. 컴퓨터와 스마트폰의 발전을 함께 겪으며 자란 세대로서 덕분에 공부도 더 편하게 하고, 지도도 더 편하게 보고, 게임도 더 재밌게 하고, 최근 AI로 정말 많은 업무시간 단축까지 이뤘거든요. 이왕 기술이 많이 발전해서 우리가 일을 많이 할 필요가 없다면, 다같이 일은 덜 하고, 더 많이 쉬면서 돈도 벌 수 있으면 좋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주4일제와 같은 사회제도에 대한 논의가 더 많이, 더 빠르게 이루어져 사람이 AI 발전의 장점은 누리고 단점은 최소화할 수 있게 되길 바랍니다.
인공지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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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의 일자리를 빼앗을 AI, 나쁜 녀석일까?
[인터뷰] 개발자 겸 유튜버 조코딩의 진단 "1차 산업혁명처럼 문제도 있겠지만 결국..."                                                                                                                                                                -인터뷰어 및 정리 : 김재경 *세상을 바꾸는 인터뷰' 시리즈는 기존 인터뷰들과 색다른 접근(인물, 이슈 등)을 통해 공익적 목적을 달성하고자 기획되었습니다. 김민준(오마이뉴스 시민 기자)과 김재경(연구활동가(Activist Researcher))가 함께 약 2주에 한 번 오마이뉴스, 캠페인즈, 얼룩소, 브런치에 연재합니다. 2022년 11월, 챗지피티(ChatGPT)가 출시되고 인공지능(AI)이라는 키워드는 알파고와 이세돌의 대국 이후 두 번째 전성기를 맞이하게 됐습니다. AI는 글쓰기부터 코딩, 번역 이미지 및 동영상 생성 등 다양한 분야에서 인간의 보조 혹은 그 이상을 수행해내며 우리의 삶을 바꿔나가고 있습니다.  하지만 관련 뉴스에선 주로 어떤 AI 기술이 얼마나 발전했는지, 혹은 엔비디아(NVDIA) 같은 반도체 기업의 동향에 대해 주목할 뿐 정작 보통 시민들이 궁금해할, AI가 우리의 삶을 어떻게 바꿀지에 대한 정보는 부족한 편입니다. '세상을 바꾸는 인터뷰 AI 시리즈’는 이런 내용들을 심층적으로 다루고자 합니다. 이번에는 AI를 직접 서비스하는 개발자이자, 재밌고 유익한 AI 컨텐츠들로 대중과 소통하고 있는 유튜버 조동근(이하 조코딩)님을 만나봤습니다. 3월 27일 구로디지털단지에서 진행된 조코딩님과 인터뷰는 흥미롭고 유익했는데요. 본인이 AI 전문성을 가지고 있으면서 시인, 음악가 등의 전문가와 AI에 대해 의견을 나누고, AI 컨텐츠와 정보를 유튜브로 내보내며 대중과 소통하는 조코딩님은 AI가 우리 삶의 다양한 영역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여쭤보기에 가장 적합한 분 중 한 명입니다.. 인간의 분야를 하나씩 정복해 나갈 AI - 간단한 자기 소개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저는 유튜브에서 누구나 배울 수 있는 쉬운 코딩 채널 유튜브 조코딩 채널을 운영하는 유튜브 크리에이터 조코딩(실명 조동근)입니다."   - 최근 AI와 관련하여 다양한 흥미로운 컨텐츠를 진행하셨죠. 그루비룸이라는 프로듀서와 같이 노래를 만들어보기도 하고, 가수 폴킴과 함께 AI와 가수 중에 진짜 가수를 찾는 'AI클론싱어'도 진행했어요. 이런 프로그램들을 기획하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요? "저는 생성형 AI가 인기를 끌기 전부터 개발과 관련된 컨텐츠를 만들어왔는데요. 마침 유튜브가 주최한, 아티스트와 협업할 수 있는 아티스트 커넥트 프로그램에 참여하여 10CM의 권정열님과 함께 컨텐츠를 진행할 수 있는 기회를 얻었습니다. 어떤 걸 같이 할 지 고민하다 나온 아이디어 중 하나가 말씀해 주신 '클론싱어'였죠. 이외에도 'AI 공작소'를 통해 지금까지 사용중인 저희 유튜브 채널 엔딩곡을 권정열님과 함께 AI로 만드는 등 다양한 생성형 AI 컨텐츠를 만들어 왔습니다."- 앞선 질문에서는 '음악'과 관련된 AI를 전문가분들과 함께 다루셨고, 직접 서비스하시는 '조카소 AI'에서는 조만간 사진을 올리면 댄스 영상을 만드는 '댄스 AI'도 출시 예정이죠. 이런 경험들을 토대로 봤을 때, 현재 생성형 AI의 성능은 분야별로 어느 정도인가요?"현재 분야마다 AI의 발전 정도가 다르지만, 앞으로 한 분야씩 인간 전문가보다 더 뛰어난 능력을 보이게 될 겁니다. 이미지 인식의 경우, AI가 인간의 성능을 뛰어넘었고, 이미지 생성 AI의 경우엔 점점 인간의 창작물과 구분하기 어려워지고 있어요. 개발자 입장에서도 다양한 AI를 활용하면 여러 분야의 전문가와 함께 일하는 효과가 있습니다. 실제로 제가 만든 AI 서비스인 '조카소'에서 활용하는 AI도 무료 오픈 소스로 제공된 AI를 활용해 기존보다 쉽게 제작했습니다."- 앞서 살펴본 생성형 AI의 발전에 대해, 각 분야의 전문가분들은 어떻게 생각하시는지 간단히 들어볼 수 있을까요?"생성형 AI의 성능이 좋아진 만큼, 관련 업계 종사자들의 우려 역시 커지고 있습니다. 개발자를 준비하던 분들의 경우, 이미 AI가 개발자를 대체하기 시작했기 때문에 진로를 고민하게 됐습니다.그리고 앞서 소개했듯이 이미지 생성AI의 성능은 매우 뛰어난데요. 제 채널에서 하상욱 시인과 ChatGPT가 대결했던 적이 있는데, 많은 분들이 어떤 시가 하상욱 시인이 작성한 건지 헷갈려 하셨을 정도로 생성형 AI가 시 역시 잘 작성하고 있습니다. ChatGPT-4의 시대에 이미 여러 분야에서 AI의 성능이 뛰어난데, 곧 나올 ChatGPT-5 혹은 그 이후 버전이 나온다면 생성형 AI가 더 많은 분야의 많은 전문가들에게 유용함과 걱정을 함께 안길 것 같습니다."- 과거에 전문가들이 내놓은 예측 중, 예술가는 AI로부터 안전할 거라고 하는 등 AI가 위협할 일자리들에 대한 예측이 많이 틀렸음을 쉽게 알 수 있죠. 겨우 5년, 10년 전인데 AI와 관련된 예측들이 왜 크게 빗나갔을까요?"당연한 이야기지만, 미래는 아무도 알 수 없기 때문입니다. 미래학자이자 공학자인 레이 커즈와일이 말한 '수확 가속의 법칙'에 따르면, 기술의 발전 속도는 점점 빨라지고 있으며, 이에 따라 과학 기술이 할 수 있는 일을 전문가조차도 예측하기 어렵게 된 거죠. 그럼에도 OpenAI의 CEO인 샘 알트만이나 NVDIA의 CEO인 젠슨 황과 같이 AI 업계 최선두를 달리는 전문가들의 예측은 다른 전문가들의 예측보단 맞을 확률이 높다고 생각합니다." - 그렇다면, 생성형AI가 사람들의 일자리를 위협할까요? 위협한다면, 얼마나 위협할까요?"당연히 위협할 수밖에 없는 상황입니다. AI의 발전은 산업혁명처럼 혁신적이고 사회에 큰 영향을 미쳐서 'AI혁명'이라고 불릴 정도죠. 최근 증권사리포트를 보면 프리랜서 작가 수입이 이미 낮아졌어요. AI가 인간이 할 수 있는 일을 하나 하나 정복해 나가면, 인간이 할 수 있는 일의 가치가 상대적으로 낮아지며 수입이 줄어들게 될 겁니다. 일러스트레이터를 예로 들면 독창적 예술성을 가진 소수를 제외하면 일러스트만으로 생계를 유지하기 힘들지 않을까 여겨집니다."- AI가 사람들의 일자리를 위협한다고 하기도 하지만, 동시에 기술 발전은 항상 새로운 일자리를 만들어 내곤 했습니다. 어떤 일자리들이 생겨날까요?"생성형 AI가 더 좋은 답변을 내도록 연구하는 프롬프트 엔지니어는 물론이고, 여러 산업 분야와 업무의 진입 장벽이 낮아지기 때문에 기존 직무를 대체하는 다양한 형태의 일자리가 생기지 않을까 합니다.예를 들어, OpenAI의 CEO인 샘 알트만은 여러 AI를 잘 다룰 경우 1인 기업이 유니콘 기업(기업 가치 10억 달러 이상, 설립 10년 이하)까지 성장할 수 있다고 전망했습니다. 마케팅이나 디자인 등을 생성형 AI로 개인이 혼자 다 할 수 있게 됐거든요. 또한, 한 사람이 여러 직무를 잘 하게 됨에 따라 직종 간 경계가 사라지는 '빅 블러'현상이 나타날 겁니다."   "AI 발전으로 나타나는 문제, 적절히 해결해나가면 결국 인류 발전에 도움 될 것" - 현재 생성형 AI가 가장 크게 활약하고 있는 분야 중 하나가 의료 쪽이라고 들었어요. 생성형 AI가 어떤 성과를 보이고 있는지, 그리고 그 이유는 무엇인지 여쭤봐도 될까요?"ChatGPT와 같은 LLM(대형언어모델)의 경우, 모든 분야와 관련된 인터넷 텍스트 데이터를 전부 넣어서 범용적으로 만든 거다 보니 특정 분야에 대한 성능은 상대적으로 부족할 수 있습니다. 특정 분야에 전문화된 AI는 전문분야 데이터를 더 많이 넣거나 맞춤형 알고리즘을 따로 활용해 AI 모델을 만들기 때문에 성능이 상대적으로 더 좋습니다.의료 분야의 경우, 구글이 개발한 의료 챗봇 에이미(AMIE)가 의사보다 뛰어난 진료 수행 능력을 보인다거나, 엔비디아가 헬스케어 기업 히포크라테스AI와 협업하여 만든 의료 로봇이 인간 간호사보다 성능이 뛰어났다는 결과가 나오는 등 훌륭한 성능과 효율을 보이고 있습니다."- 생성형 AI의 발전으로 인해 발생할 일자리, 가짜 뉴스, 환경 문제 등을 위해 정부와 기업, 시민이 어떤 대응을 할 수 있을까요?"일자리 문제의 경우, 두 가지 접근법이 있습니다. 하나는 1차 산업혁명 시기 자동차 기술이 너무 빠르게 발전하지 못하도록 자동차가 마차 뒤에서만 달리도록 규정한 '레드 플래그 액트'법처럼 AI 발전에 따른 문제를 법으로 규제하는 것이고요. 또 하나는 중장기적으로 AI가 인간 일자리 대부분을 대체할 것이기 때문에, 정책적으로 기본소득 도입을 고민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AI 기술 발전으로 인해 발생하는 가짜뉴스 문제나 환경 문제의 경우, 오히려 기술을 활용해 해결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딥페이크 문제를 방지하기 위해 AI가 생성한 이미지에 보이지 않는 워터마크를 삽입하는 구글 딥마인드의 '신스ID(SynthID)'라는 기술을 포함해 테크 기업들의 기술적 노력 등이 필요합니다. 환경 문제의 경우, 생성형 AI가 더 발전해서 AGI단계에 이르게 되면, 혁신적인 과학 기술로 해결할 수 있는 시나리오를 제공하지 않을까 기대하고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생성형 AI를 포함하여, AI와 관련해 하고 싶은 말씀을 해주세요."AI혁명 시기가 1차 산업혁명과 비슷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증기 기관의 발명이 기계를 파괴하는 러다이트 운동으로 이어지기도 했지만, 결과적으로는 산업이 발전하여 인류가 혜택을 보고 있죠. AI발전 역시 여러 사회적 문제를 동반하고 있지만, 잘 발전하면 결과적으로 인류에게 도움이 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AI발전을 너무 부정적으로 보지 않고 긍정적인 측면도 바라봐주셨으면 합니다."
인공지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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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정권의 언론과 시민단체 탄압, 많은 민주주의 지표 하락 이끌어
 윤석열 정권 3년차, 민주주의 평가하기② *이 글은 오마이뉴스에 선행 게재되었으며, 이후 얼룩소에 동시 게재됨을 알려드립니다. 1편에서 우리는 민주주의 지수를 분석하는 이유와 분석을 위해 V-Dem 지수를 사용하는 이유, 마지막으로 윤석열 정권 동안 자유민주주의 지수가 어떻게 바뀌었는지 살펴보았다. 결과적으로, 윤석열 정권하에서 자유민주주의 지수는 문재인 정권 때보다 크게 하락하여 10년 전 박근혜 정권 때와 같은 점수를 기록하였다. 2편에서는 구체적으로 어떤 지표들의 하락이 윤석열 정권 동안 자유민주주의 하락에 영향을 주었는지 알아보고자 한다. 자유민주주의 지수를 구성하는 수많은 세부 지표 중 임의로 지표를 선정하여 분석할 경우 공정성에 문제가 발생할 수 있기 때문에, 이번 분석에서는 스테판 하가드와 로버트 카우프만이 2021년에 발표한 연구 ‘Backsliding’에서 러시아 푸틴 정권, 미국 트럼프 정권 등의 민주주의 퇴행 사례를 살펴볼 때 활용한 네 가지 지표를 똑같이 활용하고자 한다. 스테판 하가드와 로버트 카우프만의 연구에 따르면, 민주주의가 퇴행한 여러 사례에서 이 네 가지 지표가 공통으로 하락하였다. 네 가지 지표는 각각 ‘시민단체 억압 지표(CSO repression)’ / ‘선거관리기관 자율성 지표(EMB autonomy)’ / ‘정부 미디어 검열 지표(Government censorship effort - Media)‘ / ’고등 법원 독립성 지표(High court independence)’,이다. 이 그래프는 중앙에서 멀어질수록 지표 점수가 높아 민주주의 점수에 긍정적 영향을 준다. 이를 참고하여 2021~2023년 사이 네 가지 지표의 변화를 살펴본 결과, 고등 법원 독립성 지표를 제외하고 나머지 지표들은 2021년에 비해 2023년에 크게 하락하였다. 고등 법원 독립성 지표의 경우, 2021년부터 0.02점 하락하는 것에 그쳐, 거의 변화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금부터 나머지 3가지 지표에 대해 구체적으로 살펴보겠다. 시민단체 억압 지표, 2016년 이후로 최저 시민단체 억압 지표는 2021년 3.87점에서 2023년 2.93점으로 약 1점 가까이 하락했다. 0에 가까울수록 정부가 시민단체를 심하게 탄압한다는 의미다. V-Dem 지표 설명을 덧붙이면 4점의 경우 시민 단체의 조직이나 의사 표현이 자유롭고 정부의 제재를 받을 위협이 없음을 나타낸다. 3점의 경우 정부가 시민 단체의 활동과 표현을 억제하며, 시민단체가 정부의 뜻에 반하는 행동을 할 경우 이를 막기 위해 정부가 벌금 등의 물질적 제재를 가하는 단계다. 윤석열 정권이 집권한 2년 사이에 약 4점에서 3점 아래로 급격하게 내려간 셈이다. 윤석열 정권에서 시민사회가 느끼는 탄압이 실제 지수로도 나타났음이 확인됐다. 윤석열 정부의 노조 때리기, 예산 삭감 역시 지수에 반영되지 않았을까 추측해 본다. 아직까진 괜찮아 보이는 선거관리기구 자율성. 하지만… 선거관리기구 자율성은 2021년 3.63점에서 2023년 3.05점으로 약 0.58점 하락했다. 이 점수가 낮을수록 선거관리기구(한국은 선거관리위원회)가 외부의 영향을 많이 받는다는 뜻이다. 앞서 인용한 연구 Backsliding에 따르면, 선거 관리 기관의 자율성은 정치 시스템이 민주적이라고 간주되기 위해 최소한 보장되어야 한다. 하지만 지표 설명에 따르면, 이 점수가 3점에 가까우면, 선거 결과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 방식으로 선거관리기구가 집권 정부의 영향을 받을 수 있다. 2023년 국정원이 강서구청장 보궐선거 전날 선관위 시스템이 해킹에 취약하다고 지적한 사건 등이 점수 하락에 영향을 주지 않았을까 추측된다. 보도로 인해 전용기를 못 탄 MBC 기자들, 정부 미디어 검열 지표의 급락 2022년 윤석열 대통령의 ‘바이든/날리면’ 논란 이후 MBC 기자들이 전용기에 탑승하지 못한 일, ‘더 라이브’ 등 시사 프로그램 폐지 등 수많은 언론 탄압 사건이 정부 미디어 검열 지수 하락에도 드러났다. 정부 미디어 검열 지표는 낮을수록 정부가 신문/방송 등의 미디어를 더 많이 검열함을 나타내는데, 2021년 3.78점에서 2023년 2.24점으로 약 1.54점 하락했다. 이 지표에 대한 설명을 보면 3점을 기록할 경우 정부가 민감한 이슈에 대해 간접적으로 언론을 검열한다고 평가하고, 2점을 기록할 경우 정부가 민감한 이슈에 대해 직접적으로 언론을 검열한다고 평가한다. V-Dem 지표에 따르면 정부는 민감한 이슈에 대해 점점 언론을 직접적으로 검열하고 있다. 윤석열 정권 동안 후퇴한 민주주의, 야당과 시민도 책임이 있다. 윤석열 민주주의 성적표 시리즈의 1편과 2편을 모두 본 독자라면, 필자가 일부러 윤석열 정권 동안 내려간 민주주의 지수와 지표를 선별하여 보여주었다고 생각할 수 있다. 그러나 필자가 찾아본 민주주의 지수와 지표 중 상승한 것을 찾지는 못했다. 오히려 2021년보다 하락했음에도 소개하지 않은 민주주의 지수와 지표가 많다. 결과적으로 윤석열 대통령이 집권한 2년 동안 여러 방면으로 민주주의는 후퇴했다고 평가할 수 있다. 물론 이런 결과를 만들어낸 데에는 윤석열 대통령과 여당의 책임이 크다. 하지만 이를 제대로 감시하고 견제하지 못한 야당의 책임, 대통령과 국회의원들에게 투표로 권력을 부여한 시민들에게도 분명 민주주의가 후퇴하게 만든 책임이 있다. 내일부터 실시(사전투표 5~6일)될 총선에서 현명한 판단이 필요한 이유다.
정치개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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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년 만에 10년 후퇴한 윤석열 정권의 자유민주주의
윤석열 정권 3년차, 민주주의 평가하기① *이 글은 오마이뉴스에 선행 게재되었으며, 이후 얼룩소에 동시 게재됨을 알려드립니다. 우리가 특정 정권을 평가할 수 있는 기준은 여러 가지다. 경제 성장이 얼마나 됐는지 평가할 수도 있고, 외교 문제를 얼마나 잘 헤쳐 나갔는가, 복지를 기준으로 얼마나 잘 분배했는가, 과학 기술을 얼마나 발전시켰는가 등 우리는 중요하고 다양한 분야의 업적을 기준으로 삼아 정권의 실적을 평가한다. 그 다양한 분야 중 필자는 윤석열 정권 3년 차의 ‘민주주의’에 대한 성적을 매기고자 한다. 민주주의 평가는 다수 시민의 뜻이 공정하게 정치에 반영되고 있는가를 보는 것으로, 특정 정권에서 다양한 사회 문제가 소수가 아닌 다수를 위해 해결되고 있는지 알 수 있다는 점에서 유용하다. 민주주의 평가는 어떻게 해야 할까? 여러 가지 의견이 있겠지만 가장 대표적인 건 민주주의 데이터를 참고하는 것이다. Freedom house나 Economist 등 다양한 기관에서 민주주의 지수를 정리하여 공개하고 있는데, 그중 이번 분석에서는 스웨덴 예테보리 대학의 V-Dem 연구소가 관리하는 ‘V-Dem(Varieties of Democracy) Index(이하 V-Dem)’가 민주주의 평가에 있어 가장 적합하다고 판단되어 사용하고자 한다. 이와 관련해 윤도원 정치체제 연구자는 ‘V-Dem은 정치 체제나 민주주의를 연구할 때 고려해야 할 사항들을 대부분 다루고 있는 좋은 데이터’이며, ‘정치 체제나 민주주의 관련 분야 연구에서 최근 가장 많이 쓰이는 데이터가 V-Dem’이라며 V-Dem 지수에 대해 좋게 평가했다. 이번 연재에서 윤석열 정권의 민주주의에 대한 평가는 크게 두 단계로 이루어진다. 1편에서는 윤석열 정권 3년 차의 자유민주주의 지수에 대한 분석과 평가가 이루어진다. 2편에서는 더 나아가 자유민주주의 지수를 구성하는 세부 지표들과 독재화(Autocratization)와 관련된 세부 지표들을 분석하고 평가한다. 모든 분석은 민주화 전후 변화를 비교하고자, 가능한 한 1986년부터 2023년까지 데이터를 분석하였음을 밝힌다. 또한, 연재에 사용된 모든 그래프는 V-Dem 그래프 툴 홈페이지(https://www.v-dem.net/graphing/graphing-tools/)를 활용하여 제작하였음을 미리 밝힌다. 윤석열 정권의 자유민주주의, 10년 전 박근혜 정권 시절로 후퇴해 V-Dem 대표적으로 다섯 가지 민주주의 지수(숙의/평등/자유/선거/참여)로 구성되어 있는데, 그 중 ‘자유민주주의 지수(Liberal Democracy Index)’를 통해 윤석열 정권의 민주주의를 분석하고자 한다. 이유는 2가지인데, 우선 2024년 V-Dem 연구소에서 출간한 ‘민주주의 리포트 2024’에서 주로 활용한 지수가 자유민주주의 지수이기 때문이다. 다른 이유는 윤석열 대통령이 취임사 등 중요한 연설에서 ‘자유’, ‘자유민주주의’를 강조해 왔기 때문이다. 윤석열 대통령이 직접 나서서 자유민주주의를 강조해 온 만큼, 자유민주주의 지수가 실제로 잘 나왔는지 확인하는 게 다른 민주주의 지수를 확인하는 것보다 더 의미가 있다고 판단했다. 윤석열 정권의 2023년 자유민주주의 지수를 살펴본 결과, 0.6점으로 나타났다. 이는 2022년에 비해 0.13점 하락한 것으로, 민주화 이후 가장 크게 하락한 것이다. 민주화 이후 자유민주주의 지수가 0.6점 이하를 기록한 건 노태우 정권과 박근혜 정권으로, 2014년 0.6점을 기록한 이후 처음으로 한국의 자유민주주의 점수가 0.6점을 기록했다. 즉, 윤석열 정권이 집권한 2022-2023 사이 한국의 자유민주주의는 10년 전으로 후퇴했다. 윤석열 정권하에 민주주의 지수가 하락한 것에 대해 일부 언론에서는 V-Dem 연구소의 ‘민주주의 리포트 2024’에서 사용된 ‘독재화’라는 표현을 강조하여 기사를 작성했다. 이는 틀린 말은 아니지만, 해석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 관련 설명에 따르면 ‘독재화’는 ‘선거민주주의(Electoral Democracy Index) 점수가 최소 0.1점 이상 하락’했음을 나타낸다. 즉, 윤석열 정권의 민주주의가 이전에 비해 유의미하게 후퇴했음을 나타내긴 하지만, ‘윤석열 정권이 독재자 같은 통치를 하고 있다’고 해석해서는 안 된다. 실제로 V-Dem 리포트에서 한국의 2023년 민주주의 상태는 여전히 ‘자유민주주의’로 분류되어 있다. 이는 V-Dem에서 정치 체제를 구분하는 네 가지 기준(자유민주주의 / 선거민주주의 / 선거권위주의 / 폐쇄적 권위주의) 중 가장 높은 민주주의 단계이다. 하지만 자유민주주의 국가 중 상대적으로 낮은 민주주의 점수를 기록하고 있으며, 윤석열 정권 이래로 지속해서 모든 민주주의 지수가 하락하고 있음을 고려할 때, 특별한 변화 없이 2024년이 지나가면 한국의 민주주의 평가는 더 내려갈지도 모른다. 세부적으로 어떤 분야에서 윤석열 정권의 민주주의가 후퇴했는지는 2편에서 자세히 다루고자 한다.
정치개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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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께 기억] 세월호 참사를 적극적으로 기억하는 방법 - 함께, 기억 OT 후기
0. 세월호 참사가 언제였더라..? 우리가 평소에 기억하고 다니는 날은 모두에게 의미가 있는 공휴일이나 기념일, 그리고 사람마다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날일 것이다. 크리스마스나 삼일절, 빼빼로데이 같은 날이나 부모님의 생신, 내 생일, 애인 혹은 배우자와의 중요한 기념일들은 때론 일부러 기억하려고 하지 않아도, 각자에게 중요하게 여겨지기 때문에 기억에 잘 남는다. 사실 나에게 ‘세월호 참사’는 충격이 컸던 사건이기는 하지만, 평소에 크게 상관없는 일이기도 했다. 참사가 발생한 2014년에는 고등학교를 지나 대학생이 된 상태였고, 단원고와 연결점이 없었으며, 지금도 마찬가지지만 학부모인 상태도 아니다. 그래서인지 이번 캠페인즈의 [함께, 기억]프로젝트에 참여하기 전에는 세월호 참사가 4월에 발생했다는 것조차 잊고 있었다. 무슨 달에 세월호 참사가 일어난지도 모르는 사람이 왜 [함께, 기억]프로젝트에 참가하게 됐는가? 세월호 참사가 발생한 지 한참 지났는데도, 여전히 위험한 상황에서 국가를 신뢰할 수 없기 때문이다. 세월호 참사때는 ‘가만히 있으라’더니, 가만히 있어도 될 때는 ‘대피하라’는 재난 문자를 보내는 ‘문자 사고’와 할로윈을 즐기기 위해 모인 사람들이 백명이 넘게 길거리에서 죽음을 당하는 ‘이태원 참사’는 모두 2023년인 작년에 발생했다. 10년 전과 1년 전이 나아진게 크게 없다는 이야기다. 세월호 참사를 어떻게 기억해야, 그리고 무엇을 해야 더 나은 사회로 나아갈 수 있는지. 그리고 왜 기억해야 하는지 등에 대해 다른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어보고자, [함께, 기억]프로젝트 오리엔테이션에 참석하게 됐다. 1. 세월호 참사를 함께 잘 기억하려면 3월 14일 목요일 저녁 7시30분, 노무현시민센터 1층에서 진행된 [함께, 기억]오리엔테이션은 우선 사회적협동조합 빠띠에 대한 소개부터 시작됐다. 빠띠는 ‘열린 기술로 사회문제를 해결하는 플랫폼 협동조합’이라고 한다. 사회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왜 빠띠는 (열린)기술이 필요하다고 하고, 플랫폼 형태를 띄고 있는가? 과학(디지털) 기술이 사회 문제를 해결하는 데 긍정적 도움을 많이 줄 수 있기 때문이다. 물론 과학 기술은 언제나 장점과 단점이 모두 존재한다. 인터넷의 특성상 정보가 쉽고 빠르게 확산되기 때문에 가짜 뉴스가 판치고, 때로는 필요한 정보를 얻기가 어려울 정도로 정보의 홍수에 파묻힌다. 또한 사람들은 디지털 공간에서 익명성의 방패 뒤에 숨어 다른 사람에게 상처를 주기 바쁘다. 하지만 가짜뉴스만큼 좋은 글 역시 빠르게 확산시킬 수 있으며, 오프라인 공간에서보다 더 많은 사람들이 동시에 의견을 주고받고, 서명운동과 같은 방식으로 뜻을 모을수도 있다. 세월호 참사 10주년 역시 디지털 공간이기에 더 오래, 더 많은 사람이 함께 기억할 수 있다. 빠띠에서 연속적으로 진행하는 ‘프로젝트 함께OO’시리즈를 통해 주제별로 시민들이 모여 다양한 방법으로 사회에 의미 있는 활동을 ‘함께’해나갈 수 있다. 참사와 관련해서는 각자 왜, 어떻게 참사를 기억하는지부터, 참사와 관련된 유가족들의 깊은 이야기도 공유할 수 있고, 나중에라도 언제든지 글들을 볼 수 있다. 뿐만 아니라 ‘세월호참사 10주기 전국시민행진’이나 ‘세월호참사 10주기 영화’등을 함께 볼 수 있는 기회도 제공받을 수 있다. 이런 컨텐츠들은 또 다른 디지털 공간인 SNS, 메신저, 언론 등을 타고 더 많이 알려질 수 있다. 세월호 참사를 함께 잘 기억하기에 빠띠, 캠페인즈라는 디지털 공간이 적합한 이유들이다. 2. 세월호 참사 피해자는 내 친구, 내 자녀, 내가 가르치는 학생. 빠띠에 대한 소개가 이어진 후, 본격적으로 [함께, 기억] 프로젝트의 구체적 참여 방법 안내와 참여자들의 자기 소개 시간이 이어졌다. 프로젝트에 참가하기 위해선, 세월호 참사 10주기와 관련한 글이라면, 정해진 양식에 따라 어떤 글이든 써도 상관이 없다. 소소하지만 원고료도 받을 수 있다고 한다. 개인적으로 참여자들의 자기 소개 시간이 인상깊었는데, 우선 참여자들의 연령대가 상당히 다양했기 때문이다. 현재 고등학생부터 세월호 때 고등학생 정도의 나이였던 사람, 나이가 더 많은 노인 분까지 넓은 연령대의 참가자분들이 오리엔테이션을 들으러 오셨다. 이보다 더 인상깊었던 건 어떻게든 참가자분들이 세월호 참사와 연결되어 있었다는 점이다. 세월호 참사 당시 비슷한 나이대였던 참가자, 자녀가 있어 당시 피해자와 유가족에 이입이 더 잘 된다는 참가자, 주기적으로 안산에 가서 추모하고 오려고 하는 참가자, 현직 교사라서 학생들과 함께 참사를 기억한다는 참가자까지. 나이와 배경이 모두 다른 참가자들이 세월호 참사와 연결되어 있었다. 우리는 모두 세월호 참사 피해자와 연결되어 있다. 유가족, 안산 사람, 고등학생이었던 사람, 고등학생이 될 사람 등. 표준국어대사전에서 참사의 정의를 찾아보면 ‘비참하고 끔찍한 일’이라고 한다. 사회적 참사는 사회적으로 비참하고 끔찍한 일이라는 뜻인데, 세월호 사건이 사회적 참사가 된 이유는 사회에 있는 모두가 세월호 참사 피해자들과 어떻게든 연관이 있기 때문이라는 걸 자기소개 시간에 느꼈다. 우리 혹은 우리 주변에 누군가가 똑같은 일을 당할 수 있었음을 알기에, 유가족과 피해 학생들의 슬픔과 한을 공감할 수 있기에, 세월호 참사가 비참하고 끔찍한 일임을 많은 사람들이 알 수 있다. 3. 10년 후, 살아남은 사람들의 말하기 – 최성용 청년연구자 강의 참가자들의 자기소개에 이어서, 최성용 청년연구자님의 ‘10년 후, 살아남은 사람들의 말하기’라는 제목의 강의가 이어졌다. 참가자들은 단순히 세월호 참사를 기억한다고 하는 걸 넘어, 어떻게 기억할지에 대해 고민해볼 수 있는 소중한 시간을 가졌다. 강의 내용에서 인상 깊었던 내용들을 간단히 옮겨오면 다음과 같다. - 세월호 참사를 소극적으로 단순히 기억하는 것을 넘어, 적극적으로 어떻게 기억할지 고민해야 연구자님의 강의의 핵심 주장을 한 줄로 압축하면 ‘세월호 참사를 적극적으로 기억하자’이다. 강의를 듣지 않은 사람이라면, 이 ‘적극적으로 기억하자’는 말이 쉽게 감이 잡히지 않을 것이다. ‘적극적으로 기억하기’에 대해 이해하기 위해서는, 우선 ‘소극적으로 기억하기’에 대해 알아야 한다. ‘소극적으로 기억하기’의 가장 대표적인 예시는, 세월호 참사를 추모하면서 가장 많이 쓰인 문구 중 하나인 ‘기억하겠습니다’이다. 여기에서 알 수 있겠지만, ‘소극적으로 기억하기’가 결코 나쁜 것은 아니다. 소극적으로 기억하기는 참사를 잊지 않겠다는 의지이며, 참사를 망각시키는 정부 등의 압력에 저항하여 참사를 제도화하는 것을 의미한다. 과거 군사 정권 시절부터, 대구 참사, 세월호 참사와 이태원 참사에 이르기까지, 강도는 시대나 참사마다 다르지만 국가가 참사를 기억하지 못하게 하려는 시도는 지속되어왔다. 세월호 참사에 집중해보면, 세월호 추모 공원이 제대로 지어지지 못하게 하거나, 최근들어선 총선 이후에 방영되는 세월호 10주기 다큐가 총선에 영향을 줄 수 있다며 4월 방영이 불가능해짐에 따라 제작까지 중단되는 상황이 발생했다. 이런 압력에 대항해 참사를 잊지 않고, 참사를 제도화하겠다는 소극적 기억 역시 참사를 기억하는데 있어 중요하다. ‘적극적으로 기억하기’는 ‘소극적으로 기억하기’의 단순히 잊지 않는 것에서 더 나아가, ‘무엇을, 어떻게’기억할 것인지에 대해 이야기한다. 최성용 청년연구자는 참사를 소극적으로만 기억할 경우, 기억이 제도화되게 되면서 경직되고 의미가 줄어들기 때문에 ‘적극적으로 기억하기’가 중요하다고 말한다. 기억의 제도화의 대표적인 예시로 박물관을 이야기해주셔서 더 와닿았는데, 중요한 역사를 박물관에 기념하고 전시하여 제도화하는 순간, 잊혀지지는 않더라도 뭔가 더 딱딱한 느낌이 들고 재미가 없다. 우리가 더 생생하게 기억하고 참사로부터 세상을 바꾸기 위해서는 기억의 제도화가 아니라 기억의 사회화가 필요하다. 기억의 사회화를 위해 대표적으로 우리가 질문해야 할 것은 [‘안전’과 ‘세월호’가 우리 사회에 가지는 진정한 의미는 무엇일까] 이다.  - 함께 만들어 가는 ‘안전’과 ‘세월호’의 의미. 세월호 참사가 벌어진 이후, 사람들은 ‘안전한 사회’를 만들자는 의견에 대부분 공감하였다. 하지만 그 ‘안전’의 범위와, 구체적으로 어떻게 안전한 사회를 만들지에 대해 사회적으로 충분히 논의되지 못했다. 당시에 학생들에게 미안하다고 말하던 어른들은 결과적으로 안전한 사회를 만들지 못해 대구 지하철 참사, 이태원 참사와 같은 사고들을 만들어냈다. 최성용 청년연구자께서 ‘안전’이라는 개념을 다루는 게 쉽지 않은 작업임을 이태원 참사의 예시를 통해 설명해주었다. 당시 경찰 인력을 마약수사에 많이 배치한 것도 일종의 ‘안전’을 위한 행동이었지만, 결과적으로 폴리스라인 등 거리 안전을 제대로 유지하지 못해 참사가 발생하였다. 이처럼 ‘안전’한 사회를 만든다는 것은 여러 가지를 고려하여 신중하게 만들어 나아가야 한다. 또한, 최성용 청년연구자님은 ‘세월호’의 의미는 포괄적이고 유동적임을 설명해주셨다. 세월호 참사의 의미는 단순히 세월호 참사 순간, 피해 학생들에게만 고정되어 있지 않고, 매해 열리는 세월호 집회, 유가족들의 운동, 4월 16일에 맞춰 노란리본을 달고 기억하는 시민들까지 포함한다. 즉, 사회적으로 세월호 참사의 의미는 더 넓고, 지속적이다. 바꾸어 말하면, 세월호를 앞으로 우리가 어떻게 기억해 나가고, 그 기억을 토대로 사회를 어떻게 바꾸어 나가느냐에 따라 세월호 참사의 의미는 바뀔 수 있다. 이번 ‘함께, 기억’을 포함한 시민들의 노력이 세월호를 단순히 아팠던 참사를 넘어, 반성하고 성장하는 토대로 바꿀 수 있길 바란다.   
4.16 세월호 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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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이름은 김재경, 시민팩트체커죠.
 ‘명탐정 코난’(이하 코난)은 만화책 기준 올해까지 약 30년째 연재중인 유명한 추리 만화다. 필자는 애니메이션으로 코난을 자주 봤었는데, 예상하지 못한 증거들을 수집해서 살인 사건의 범인을 찾는 코난의 모습이 정말 멋있고 재밌었다. 시간이 지나면서 코난 만화에 대한 흥미는 떨어졌지만, 비슷하게 내 눈길을 사로잡는 게 있었다. 바로 JTBC의 ‘팩트체크’코너다. 수많은 가짜 정보(뉴스)를 ‘의심’하는 것도 쉽지 않은데, 이에 대해 일반 시민들도 알기 쉽게 근거를 들며 통쾌하게 검증해 주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팩트체크는 멋있고, 나도 따로 해보고 싶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던 와중, 캠페인즈에서 시민팩트체커를 모집하고, ‘시민팩트체크 기초 교육’을 진행한다는 소식을 접해 빠르게 신청했다. 나는 전체 교육 중 2회차와 3회차 교육을 들었다. 팩트체크와 관련된 지식과 경험들 중 인상깊었던 점 3가지를 후기로 남기고자 한다. 우선, 팩트체크 대상을 찾는 건 쉬우면서 어렵다.  팩트체크 교육중에 인상 깊었던 예시가 후쿠시마 오염수 배출 현장이라며 틱톡에 돌아다니던 영상을 검증한 것인데, 영상 속에 등장하는 호텔을 구글 어스에 검색해 영상과 동일한 구도의 이미지를 찾았던 것이다. 이런 팩트체크의 경우, 크게 품을 들이지 않고도 가능하다. 하지만 이런 팩트체크 아이템을 찾는 것 자체가 쉽지 않다. 본격적인 팩트체크를 하지 않을 때는 왠지 많이 본 것 같은 허위정보들은 사실 평소에 꼼꼼하고 비판적으로 여러 정보를 수용하는 태도를 가져야 볼 수 있다는 점을 느꼈다. 실제로 내가 선정하고 준비한 팩트체크 아이템인 ‘의대 정원 확대의 공익성’의 경우, 검증하기가 너무 까다롭기도 하고 이미 검증된 내용도 많아 새로 팩트체크를 진행하기 어려울 것 같았다. 팩트체크 교육에 참가한 다른 사람들이 준비해온, 재밌거나 검증하기 용이한 팩트체크 아이템을 보며 ‘와 세상은 넓구나’라는 감상이 들었다. 다음으로, 팩트체크의 정의에 대해 보다 명확한 기준을 가지게 되었다. 팩트체크 교육을 듣기 전에는 막연하게 팩트’체크’니까, 단순히 사실인지 아닌지를 확인하는 게 팩트체크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단순히 사실관계를 정리하는 것은 ‘핵심 요약, 배경 확인’에 불과했다. 팩트체크는 1)검증대상이 존재하며 2)객관적인 자료를 활용해 3)사실관계를 검증하는 과정이 있어야 한다. 뿐만 아니라, 검증할 대상이 실제로 공익성,중대성,시급성을 가지는지도 판단해야 했다. 예를 들어, 내가 어제 먹은 저녁 메뉴에 대한 팩트체크는 공익에 도움이 되지도 않고 중대사항도 아니며 시급하게 검증할 필요가 없다.  마지막으로, 팩트체크는 중립을 지키고 투명해야 한다는 점을 배웠다. 평소 사회문제에 대한 글을 쓸 때도 보다 객관적으로 보려고 하지만, 기본적으로 내 의견과 주장을 펼치는 글 위주로 작성해왔다. 이 습관이 팩트체크를 준비하는 과정에서도 자꾸 드러나려고 했지만, 팩트체크에는 팩트체커의 입장이 반영되어서는 안된다는 점을 확실히 배워 신경쓰며 팩트체크를 진행할 수 있었다. 또한, 팩트체크 과정에서 사용된 근거나 방법을 투명하게 공개해서 다른 사람이 똑같이 검증할 수 있어야 한다고 배웠다. 저작권을 지키는 걸 포함해서 이런 원칙들은 평소에 다른 글을 쓸 때도 지키려고 노력하지만, 팩트체크는 다른 글 종류와 다르게 사실에 대한 검증을 다루고 있으므로 더 엄격하게 투명성과 공정성을 지켜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현재 시민팩트체크 교육을 들으며 알게 된 심주형님의 아이템을 가지고 공동으로 팩트체크를 진행하고 있다. 팩트체크 교육을 들으면 팩트체크의 이론에 대해서도 배울 수 있다는 점도 좋지만, 내가 팩트체크를 진행해보고 이에 대해 피드백을 받을 수도 있으며, 좋은 동료 팩트체커와 함께할 수 있다. 앞서 소개한 코난처럼 살인 사건의 범인을 찾는 것은 현실에서 어렵겠지만, 가짜 뉴스를 보며 눈살이 찌푸려졌던 경험이 있다면 한 번쯤 가짜 뉴스라는 범인 잡기를 시도해 보는 건 어떨까? 
내 삶을 바꿀 수 있는 가장 쉬운 방법
[인터뷰] <아직도 글쓰기를 망설이는 당신에게> 저자 박순우 작가                                                                                                                                                                  -인터뷰어 및 정리 : 김민준 * '세상을 바꾸는 인터뷰' 시리즈는 기존 인터뷰들과 색다른 접근(인물, 이슈 등)을 통해 공익적 목적을 달성하고자 기획되었습니다. 김민준(오마이뉴스 시민 기자)과 김재경(연구활동가)가 함께 약 2주에 한 번  오마이뉴스, 캠페인즈, 얼룩소, 브런치에 연재합니다.  글쓰기를 처음 시작한 순간을 떠올려본다. 글쓰기를 어떻게 해야 할지 막막했던 경험은 누구나 있을 것이다. 글쓰기 책을 읽어봐야겠다고 생각해보다가도 펼치고 나면 내 고민이 딱히 풀리지 않았다. 시간이 지나서 돌이켜보면, 쓰는 일에 대한 고민을 함께 나눌 수 있는 사람이 있었다면 좋았을 듯하다.제주에서 카페를 운영하면서 글을 쓰는 박순우 작가를 알게 된 건 2021년이다. 글쓰기 플랫폼 <얼룩소>에서 처음 알게 된 그(박현안)는 글쓰기에 대한 열정이 대단해 보였다. 자기만의 시선과 세상에 대한 애정을 글 속에 듬뿍 담아내는 사람을 좋아하지 않기란 어려우니까. 글쓰기와 다양한 소재로 대화를 하면서 그 역시 자연스럽게 <오마이뉴스>에 글을 쓰게 됐고, 글을 모아서 최근 책을 내게 됐다.지난 2월 12일, 분당의 모처에서 박순우 작가를 만났다. 책을 낸 이야기부터 글쓰기 전반에 관한 이야기까지 다양하게 물었다. 아래는 박 작가와의 일문일답.    겁 없고 모험하는 사람 박순우 - 간단한 자기소개 부탁드려요.  "저는 쓰는 사람입니다. 엄마이면서 바리스타이면서 아내이기도 하고 며느리이기도 해요. 많은 역할이 있지만 '쓰는 사람'이 저를 가장 잘 표현할 수 있는 것 같아요. 쓸 때 가장 제가 된다고 믿기 때문에 이렇게 소개하는 게 가장 간단하면서도 맞는 말 같더라고요." 첫 책을 내셨어요. 책을 내야겠다고 생각하신 계기가 있나요? "예전부터 글을 쓰면서 책을 내고 싶긴 했어요. 그런데 욕심이 생기니까 마음이 불편하더라고요. 글을 쓰는 삶을 살면서 책은 그 과정 중의 하나인 거지, 책을 내기 위해서 글을 쓰는 건 아니라고 생각했거든요. 그래서 책을 내는 건 언젠가 기회가 닿을 거로 생각하고 꾸준히 썼는데요, 글방을 열고 싶다는 생각을 최근에 하다 보니까 오프라인에 제가 내놓은 글이 없잖아요? 글을 쓰게끔 도와드리고 싶은데 책을 내면 저를 믿고 함께 해주실 수 있지 않을까, 싶었던 거에요. 그런 와중에 출판사에서 연락이 와서 책을 내게 됐어요. 의도했다기보다는 자연스럽게 흐름에 몸을 맡기다 보니 그렇게 됐네요." - 소개글에 "오래 방황하며 떠돌았다"는 표현이 인상적이에요. 조금 더 설명을 부탁드려도 될까요? "저는 제가 생각하는 이상과 실제 행동이 다르다는 걸 깨닫고 거기서 오는 불협화음을 견디지 못했던 사람이었어요. 그 외에도 집에 개인적인 문제가 있어서 늘 탈출하고 싶었거든요. 도시에서 오래 살았는데, 도시가 저랑 그렇게 맞지 않았던 것 같아요. 물질적인 부분이 저를 잡아먹었던 시기도 꽤 길었고요. 그래서 여행이 탈출하기 위한 수단이었어요. 여행을 길게 다녀와서는 독립을 했는데, 그 이후에 제주도로 내려간 것도 도망의 일종이었던 것 같네요." - <오마이뉴스>에 '육아삼쩜영'과 '제주 이민 10년차들을 만나다'를 연재 중입니다. 각각의 연재물을 기획한 혹은 참여한 계기가 궁금합니다.  "육아삼쩜영은 서울, 부산, 제주, 미국에 사는 5명의 부모가 모여서 하는 기획입니다. 처음에 '프로젝트 얼룩소'에서 글로만 만났던 임은희 시민기자님과 저의 육아관이 이 시대에 '노멀'이라고 불리는 방향과는 많이 다르다고 생각했고 그런 우리의 시선을 담아볼 필요가 있겠다 싶었어요. 그렇게 해보다 보니 여러 사람을 영입해서 지금까지 오게 됐네요. '제주 이민 10년차들을 만나다'는 정말 순수한 궁금증에서 시작했어요. 제가 제주에 자리를 잡은 지 10년이 넘었는데, 계속 제 마음 속에 질문이 생기더라고요. '10년 동안 여기서 뭐 했지?', '나는 어떤 마음으로 여기서 산 걸까?' 그러다보니 다른 사람들은 또 어떻게 살았는지 궁금해졌어요.저는 아이를 낳고 장사를 하면서 바쁘고 정신없이 지낸 시간이 많았어요. 그러면 아이가 없는 사람들은 어떻게 살았을까, 또 나처럼 아이가 있는 사람은 어떻게 지냈을까 이런 궁금증들... 그 사람들은 지난 10년 간 어떻게 변화해왔고 어떤 마음인지 보여주고 싶었어요." - 육아삼쩜영의 소재는 어떻게 찾으시는 편인가요? "아무래도 소재가 사회적으로 가치가 있는지 많이 따지죠. 아무래도 육아가 개인의 일이면서도 사회적인 차원의 일이기도 하잖아요. 저는 한 사회의 구성원이자 시민을 길러낸다는 생각으로 육아를 하는 편이거든요. 나중에 어른이 돼서 제 몫을 다할 수 있을 것인가, 라는 관점에서 육아를 접하는 저의 가치를 이렇다는 걸 쓰고 싶었어요. 그런데 여전히 어렵네요. 개인적인 일을 사회적인 일과 묶어서 쓴다는 게 아직도 계속 과제인 것 같아요." - 제주 이민 10년 차인 분들을 만나고서는 어떤 생각이 드셨나요? "겁이 없는 분들이라는 생각을 많이 했어요. 저는 이 시대의 중요한 키워드가 불안이라고 생각하는데, 사실 불안하면 행동반경이 좁아지잖아요. 새로운 걸 시도하기 어려워지죠. 그런데 이주민들은 나고 자란 곳이 아닌 새로운 곳에서 터를 잡고 새로운 인간관계를 맺으면서 다양한 사회활동을 하면서 살아가고 있죠. 확실히 겁이 없어야 가능한 일인 것 같아요. 일종의 개척자 같기도 해요.그런데 어떻게 보면 서울의 삶을 버리고 온 거잖아요. 이 사람들은 또 제주에만 머물 것 같지는 않더라고요. 언제든 다른 지역으로 넘어가거나 새로운 모험을 충분히 할 수 있는 사람들이구나 하는 인상을 받았어요." 증언하고 기록하고 싶은 사람 박순우 - 시중에 이미 글쓰기 관련 책들이 많잖아요. 시장에 또 하나의 글쓰기 책을 내놓는 과정에서 그런 책들과 어떻게 차별화를 하려고 했는지, 어떤 부분을 유념하면서 썼는지 궁금합니다.  "많은 글쓰기 책들이 가진 방향을 살펴보면, '잘 쓰는 방법'에 초점이 맞춰 있는 것 같았어요. 매끄러운 글은 어떻게 쓰고, 문단을 어떻게 쌓아야 하는지 등등…. 심지어는 글로 어떻게 하면 유명해지고 돈을 벌 수 있는지 알려주는 책들도 있죠. 그런데 글 잘 쓰는 방법보다 중요한 건, 일단 써야 할 거 아니에요?(웃음) 글쓰기 모임을 운영하면서 알게 된 건데, 써본 적 없는 사람들은 일단 쓰는 데까지도 시간이 오래 걸려요. 그래서 잘 쓰는 건 둘째 치고, 일단 그냥 쓰는 일상으로 나가는 것까지 걸림돌이 되는 부분이 무엇인지를 깨닫게 해줘야 해요. 제가 직접 부딪히면서 겪었던 어려움을 이 책을 통해 얘기해보고 싶었어요. 자기만의 이야기를 내뱉을 수 있을 때까지 어려운 건 기술보다는 마음가짐이라고 생각해요." - 글쓰기 책을 쓰시면서 도움을 받거나 영향을 줬던 작품이 있나요? "사실 책을 쓰면서 다른 작품으로부터 큰 영향을 받지 않으려고 오히려 노력했어요. 그래서 글쓰기 책은 의식적으로 안 읽었고요, 박완서 작가를 개인적으로 제 글쓰기의 고향 같은 분이라고 생각하는데, 이분이 육아하다가 마흔이 넘어서 글쓰기에 도전했잖아요. 그 부분이 정말 존경스럽고, 자기가 겪은 일들을 정말 가감 없이 솔직하게 보여주면서 팔딱거리는 글을 쓴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런 걸 보면 나도 더 솔직하게, 살아있는 언어로 쓰고 싶다는 생각을 많이 하는 것 같아요." - 글쓰기 모임을 이어가고 있죠. 어떤 계기로 열게 됐고, 어떻게 꾸준히 이어나가는지 궁금해요.  "매일 쓰는 삶을 사면서 저 스스로가 단단해지는 걸 많이 느꼈어요. 그러다 보니 제 주변 사람들부터 같이 쓰고 싶다는 생각을 많이 했죠. 쓰는 삶으로의 변화를 알려주고 싶었어요. 처음에 조그맣게 시작했는데 알음알음 입소문이 나서 찾아오신 분들이 늘어나더라고요. 처음에는 어려움이 되게 많았어요. 에세이를 쓰는 모임이다 보니 자기 이야기를 드러내야 하잖아요? 합평을 하다보면 글에 대해서가 아니라 자기에 대해 평가를 한다고 느끼는 분들도 계셔서 제가 말을 좀 사려 깊게 할 필요가 있었고 선을 넘지 않도록 조심해야 했죠.그런 여러 경험을 하면서 쓰는 삶으로 이끈다는 게 말이 쉽지, 굉장히 어렵다는 걸 깨닫게 됐어요(웃음). 그런데 쓰면서 자기가 달라졌다는 걸 느낀 분들이 결국 끝까지 쓰게 되더라고요. 자기가 어떤 사람인지 한 번도 고민해본 적이 없다고 말씀하신 분에게 '그런 질문을 이제 던져보세요'라고 권유해드리기도 했죠." - 지금의 글쓰기 모임을 글방으로 확장해서 운영할 계획이라고 들었어요. 어떤 구상을 하고 계신지 궁금합니다. "모임을 운영하다 보면 정말 다양한 분들이 있다는 걸 알게 돼요. 좀 써본 분들도 있지만 아예 그런 경험들이 없는 경우도 있죠. 그런 분들에게 벽을 허물게 하는 클래스도 생각하고 있고요, 조금이나마 그런 경험을 해본 분들이 계속 쓰는 삶이 일상이 되도록 붙잡아드리는 것도 있을 것 같아요. 그리고 또 그 중 모임 하나에서는 저도 같이 글을 쓸 것 같네요. 도움을 주자는 생각으로 시작했던 건데 제가 더 많이 배웠거든요."  - 혹시 아이들한테 책을 더 많이 읽히신다거나 글쓰기를 봐주신다거나 그러시나요?  "제 기질이 억지로 시켜도 마음에 안 들면 절대로 안 하는 스타일인데, 제 아이들도 그래요. 너무 강요를 하면 반감을 가질까봐 조심스럽더라고요. 제가 어쨌거나 계속 쓰는 일상을 살다보니, 아이들 옆에서 자연스럽게 계속 책을 읽고 글을 쓰곤 해요. 아이들이 그걸 일상적으로 보는 건데, 사실 책 내는 것도 아이들이 먼저 저한테 물어봤어요. 엄마는 맨날 글 쓰는데 왜 책 안 내냐고. 엄마 글은 다 어디에 있냐고(웃음). 그럴 정도니, 어느 순간부터는 서점이나 도서관에 가면 '저 책은 저번에 엄마가 읽었던 책이네'라고 기억하더라고요. 결국, 강요하는 게 아니라 일상에 스며들게 하려고 하는 것 같아요." - 책에서 제일 애정하는 챕터가 있을까요? "아무래도 가장 마지막 글인 '좋은 글을 쓴다는 것'을 가장 좋아해요. 제가 이 책을 통해서 하고 싶었던 얘기는 결국 물질적인 것을 추구하기 위함이 아닌, 자기 자신을 알고 더 좋은 사람이 되기 위해 글을 쓰는 삶으로 나아가는 게 제가 궁극적으로 바라는 지점이라는 거였어요. 사람들이 글쓰기의 시작을 그런 마음으로 대하면 좀 다르지 않을까 싶은 거죠." - 여행을 결심하면서 앞으로 글 쓰는 삶을 살기로 하셨다고 했죠. 지금 돌이켜보면 그런 삶을 어떻게 유지해 나갈 계획이신가요? "습관을 만드는 게 되게 어렵잖아요. 저도 글쓰기를 습관으로 만드는 게 제일 힘들었거든요. 지금은 관성처럼 글을 쓰면서도 매너리즘에 빠지지 않으려고 노력하고, 제가 쓸 수 있는 글의 장르에 한계를 짓지 않으려고 하는 편이에요. 예전에는 '글 하면 역시 소설이지!'라는 생각을 했다 보니 아무도 압박을 주지 않았는데 제 스스로 압박감을 주고 있었거든요(웃음)." - 그때 당시에는 왜 그렇게 생각하셨던 건가요? "약간 고리타분했던 거죠. 특히 예전에는 작가로 살려면 무조건 등단을 해야 한다는 분위기가 분명히 있었잖아요? 저 역시 글 쓰는 삶을 살려면 당연히 등단을 목표로 해야 한다고 생각했어요. 그런데 글을 쓰다 보니 꼭 등단할 필요는 없겠구나, 그냥 쓰면 되겠다, 라고 생각이 바뀌게 됐죠. 글을 쓰면 쓸수록 틀에 박힌 생각에서 벗어나게 되는 것 같아요.  - 두 번째 책 계획도 있으신지. "이번 책에 맛보기처럼 제 에세이를 몇 편 넣었거든요? 온라인에서 저를 본 사람들은 제가 어떤 글을 써왔는지 알지만, 책으로 처음 저를 만난 사람들은 모르잖아요? 제가 원래 이런 글을 써왔다는 걸 알려주고 싶어서 중간중간에 에세이를 넣은거였어요. 구체적인 계획은 없지만, 지금 생각 중인거로는 아예 에세이만 묶은 책을 낼 수도 있지 않을까 싶어요. 혹은 제가 좋아하는 분야와 에세이를 접목해서 내보고 싶다는 생각을 해본 적도 있어요." - 책의 제목처럼 글을 쓰고 싶은데 '아직도 망설이는' 분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이 있다면. "저는 모든 사람이 자기 얘기를 하고 싶은 욕구가 있다고 생각해요. 글쓰기로 그 욕구를 분출했으면 좋겠는데, 처음에 시작하는 게 어려우니까 매일은 아니더라도 가끔 그걸 글로 풀어내 봤으면 해요. 그러다 보면 습관이 되는 거죠. '내가 무슨 글쓰기야', '나는 제대로 된 문장도 구성 못 하는데' 이런 나 자신을 틀에 가둬놓는 생각을 많이 하는데, 그런 것들을 다 내려놓으시고 그냥 쓰셨으면 좋겠어요.일단 막 쏟아내듯이 뱉어내다 보면, 분명 계속 쓰게 됩니다. 또, 여러 사람이랑 같이 글을 써보세요. 그러면 다른 사람 글을 보면서 내 글을 또 다듬게 되고 글쓰기의 원동력이 되곤 해요."
이슈 없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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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시대, AI보다 인간이 중요한 이유
인공지능(AI) 기술의 발전은 우리의 생활 방식과 업무 환경에 혁신적인 변화를 가져왔습니다. AI가 우리의 일상을 편리하게 만들고, 특정 작업을 더 효율적으로 수행할 수 있게 해주는 동안, 이러한 기술적 진보가 인간의 근본적인 가치와 역할을 대체할 수 없다는 사실이 점점 더 명확해지고 있습니다. 실제로, 인간만이 할 수 있는 창의력, 감성, 그리고 상호작용의 능력은 AI의 발전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중요합니다. 이 글에서는 AI 시대에 인간이 왜 여전히 중요한지를 탐구하려 합니다. AI의 발전이 인간의 중요성을 감소시키지 않으며, 오히려 인간의 창의성, 감성, 그리고 상호작용의 가치를 더욱 부각시킨다는 점을 강조하고자 합니다. 우리는 AI와 인간이 어떻게 공존하며 서로를 보완할 수 있는지, 그리고 이러한 공존이 우리 사회와 일상에 어떤 의미를 가지는지를 살펴볼 것입니다. AI 시대, AI의 역할은 무엇인가 AI와 관련된 과거 예측 중 상당수가 시간이 지나며 잘못되었음이 밝혀졌습니다. 특히, 인공지능이 그림을 그리거나 동영상을 만드는 능력에 대한 초기 예측은 현실과는 다소 거리가 있었습니다. 최근 OpenAI에서 소개한 'Sora'와 같은 기술은 이러한 예측에 대한 우리의 이해를 근본적으로 바꾸고 있습니다. Sora는 사용자의 텍스트 입력에 기반하여 최대 1분 길이의 비디오를 생성할 수 있는 AI 모델입니다. 이 모델은 높은 시각적 품질과 사용자의 프롬프트에 대한 충실도를 유지하며, 상상력이 풍부한 장면을 현실감 있게 만들어낼 수 있는 능력을 보여주었습니다. AI 기술이 우리 생활의 많은 영역에서 중요한 역할을 수행함에도 불구하고, 인간의 의지, 창조성, 그리고 판단력은 기술이 대체할 수 없는 고유한 가치를 지닙니다. 이 칼럼에서는 AI와 인간의 상호 보완적 관계를 강조하며, 인간 중심의 접근 방식이 왜 중요한지를 탐구합니다. AI가 정보를 처리하고 패턴을 식별하는 데는 뛰어난 능력을 보이지만, 이 정보가 실제로 의미를 갖기 위해서는 인간의 해석과 참여가 필수적입니다. 정보의 가치는 그것을 해석하고 적용하는 인간의 능력에서 비롯됩니다. AI가 아무리 뛰어난 정보를 제공해도 인간이 읽지 않으면 습득할 수 없으며, AI가 아무리 글을 쓰는 능력이 뛰어나도 인간이 명령하지 않으면 아무것도 하지 않습니다. 이러한 관점에서, AI는 인간의 지식을 확장하는 도구로서 작용하며, 인간의 깊이 있는 이해와 판단을 보완합니다. AI와 로봇이 나 대신 운동할 수는 없어 최근에 헬스장에서 운동하면서 든 생각인데, 헬스장은 AI시대에도 쉽게 망하지 않을 것 같습니다. 두 가지 이유에 의해서인데요. 우선, 헬스장은 단순히 운동 기구를 제공하는 공간을 넘어서, 사람들이 서로 영감을 주고받으며 동기부여를 얻는 커뮤니티의 역할을 합니다. 헬스장에서 우리는 다른 사람들과 함께 운동함으로써 추가적인 동기부여를 얻습니다. 같은 공간에서 운동하는 다른 사람들의 존재는 우리에게 긍정적인 경쟁감과 함께 서로를 격려하고 지지하는 분위기를 만듭니다. 이러한 상호작용은 AI나 가상의 환경에서는 완전히 재현하기 어렵습니다. 인간 간의 상호작용은 감정의 공유, 격려의 말, 심지어는 비언어적 커뮤니케이션을 통해 운동에 대한 열정을 높이는 등, 다양한 방식으로 우리의 운동 경험을 풍부하게 합니다. 마지막으로, 운동 효과는 개인이 직접 움직이고 노력함으로써 얻어집니다. AI가 제공하는 운동 가이드나 정보는 유용할 수 있지만, 실제 운동을 수행하는 것은 오로지 인간의 자발적인 참여와 노력에 달려 있습니다. 이는 운동을 통해 건강을 유지하고 증진시키려는 인간의 의지가 AI 기술을 활용하는 것만큼 중요함을 보여줍니다. 헬스장에서의 인간 상호작용은 AI 시대에도 변치 않는 인간의 가치와 중요성을 상징합니다. 우리는 기술의 발전을 통해 많은 이점을 얻을 수 있지만, 인간 고유의 상호작용, 감정의 교류, 그리고 의지의 표현은 여전히 우리 삶의 핵심적인 부분입니다. 결론 AI 기술의 급속한 발전은 우리 삶의 많은 부분을 변화시켰지만, 이 변화 속에서도 인간의 근본적인 가치와 역할은 변하지 않습니다. 우리는 기술이 제공할 수 있는 편리함과 효율성을 환영하면서도, 인간 고유의 창의력, 감성, 그리고 상호작용의 능력이 여전히 중요함을 잊어서는 안 됩니다. 특히, 운동이나 지식의 습득과 같은 활동은 AI의 도움을 받을 수는 있지만, 결국에는 인간이 직접 참여하고 노력해야 하는 영역입니다. 이는 AI가 대체할 수 없으며, 인간의 의지가 중요함을 재확인할 수 있습니다. 이 칼럼을 통해, AI 시대에도 인간의 중요성이 감소하지 않고, 오히려 더욱 부각된다는 점을 강조하고자 했습니다. 인간의 창의성, 감성, 그리고 의사결정 능력은 기술이 발전함에 따라 더욱 중요해지고 있습니다. 이는 우리가 AI와 어떻게 상호작용하고, 이를 우리 삶에 어떻게 통합해야 하는지에 대한 귀중한 통찰을 제공합니다. 결국, AI 기술의 발전은 인간의 능력을 보조하고 확장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지만, 인간 고유의 가치와 역할은 불변입니다. 우리는 기술의 진보를 환영하면서도, 인간 중심의 가치를 유지하고 발전시켜야 합니다. AI 시대에도, 우리 삶의 중심에는 인간의 창의력, 감성, 그리고 의사결정이 있어야 합니다. *이 글은 두 문장을 제외하고, ChatGPT의 GPTs인 'Write for me'에 제 아이디어를 넣어 AI가 작성했습니다(총 소요시간 : 1시간).
인공지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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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께 변화]선거제, 다음 선거까지 진짜 논의되어야 할 것들
2024년 2월 5일, 총선을 두 달 앞두고 민주당은 최종적으로 준연동형 비례대표제를 유지하기로 발표했다. 이와 동시에, 진보당, 새진보연합과 함께 ‘비례연합정당’을 꾸렸다. 이번 민주당의 준연동형 선거제에 관해 여러 냉철한 평가가 이미 이루어졌지만, 정작 선거제와 관련해 다루어져야 할 내용들은 충분히 다뤄지지 못하고 있다고 생각해, 글을 작성하게 됐다.  1. 국회의원 정원 수 확대? 축소? 국민의힘 한동훈 비대위원장이 최근 이야기를 꺼내면서 점화가 된 국회의원 정원 수 논란은 꽤 오래되었습니다. 하지만 지난번에도 홍준표가 대선 후보 공약으로 꺼내는 등 주로 선거 기간에 반짝 관심 끌기용으로 이야기가 나오고 있는데요. 일반적으로 국민들의 여론은 국회의원 숫자를 줄이자는 데 동의합니다. 보통 ‘국회의원들 꼴 보기 싫다’는 이유, 즉 ‘정치 혐오’ 때문입니다. 하지만 국회의원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면 오히려 국회의원 수는 늘려야 합니다. 국회의원의 가장 막강한 권한인 ‘입법권’이 일반적으로 머릿수 - 의결정족수를 채우면 된다는 점을 고려한다면, 의원 숫자를 줄이면 국회의원의 권한은 더 강해지고, 더 기고만장해집니다. 기존 국민여론을 의식하여, 이탄희 의원의 제안대로 국회의원 급여를 줄이며 국회의원 정원 수를 늘리는 것도 고려할 수 있겠습니다. 하지만 국회의원이 마음에 안들면 국회의원 정원을 왜 늘려야 하는지, 국회의원 정원을 줄이면 의원에게 들어가는 세비보다 국민이 더 큰 손해를 보는지 등 국회의원 정원과 관련된 배경 지식을 국민들에게 알리고 여러 대안을 함께 토론하는 게 먼저라고 생각합니다. 또한, 국회의원 정원을 어떻게 확대할지도 중요합니다. 늘린다면 비례대표 의석을 얼마나 늘릴 것인지, 지역구를 더 확대할 것인지에 따라 많은 게 바뀌니까요. 다음 챕터에서 더 자세히 이야기하겠지만, 비례 의석이 많이 늘어난다고 무조건 좋은 것이 아닙니다. 2. 연동형 VS 병립형 이 아닌, 양당제* VS 다당제를 이야기해야 이번 선거제 논란을 짧게 요약하면 ‘준연동형이냐, 병립형 회귀냐’입니다. 이 과정에서 오간 다양한 논점이 있는데요. 예를 들어, ‘국민의 뜻이 더 잘 반영되려면, 연동형이 적용되어야 한다’는 주장과 근거는 위성 정당이 창당되지 않는다는 전제 하에 사실입니다. 그리고 병립형 → 준연동형 → 연동형 비례제로 갈 수록 다당제가 성립할 확률이 높아지죠. 그렇다면, ‘국민의 뜻이 더 잘 반영되는 다당제’가 무조건 옳을까요? 저 개인적으로는 여전히 100% 연동형을 지지하고 비례대표 의원 수나 비율을 높여야 한다고 생각하지만, 양당제를 지지하는 의견도 타당한 지점이 있습니다. 극단적인 소수 의견이 결집되어 정당화될 가능성이 높아지고, 다당제 특성상 협의가 되지 않으면 국정 운영이 양당제에 비해 마비되기 더 쉬우며, 무엇보다 근본적으로 한국의 정치 현실에서 소수 정당의 역량이 충분한지에 대한 고찰이 필요합니다. 아직 22대 총선까지 시간이 남았지만, 개혁신당과 새로운미래가 갈라서는 모습이나 기존 진보 정당의 대표자로 있던 정의당의 지지율 추락(한국갤럽 기준 최근 1~2퍼대)을 보면, 제대로 국회에 진입할 소수 정당이 얼마나 될 지에 대한 근본적인 의문이 들기도 합니다. 3. 선거제, 특정 정당의 승리가 아닌 국민의 승리를 목표로 이야기돼야 무당층인 제 입장에서 이번 선거제에 대한 논의를 지켜보며 가장 많이 들었던 생각은 ‘난 특정 정당이 몇 표 더 얻는 것은 큰 관심이 없는데, 왜 다들 거대 양당 표 계산만 하고 있지’입니다. 선거제를 어떻게 하면 어떤 정당이 몇 표 더 받을 거다, 그래서 특정 제도가 유불리가 어떻다는 이야기는 당연히 정당 지지자와 정치인들에게 매우 중요한 문제겠지만, 선거제에 대한 담론의 주류가 되어서는 안됩니다. 위에 두 가지 논점을 포함하여, 선거제에서 가장 주류로 다뤄져야 할 점은 ‘어떤 선거제가 국민에게 어떻게 이득이 될까’입니다. 물론 자신의 지지 정당 승리가 국가에 더 좋다고 생각하실 수 있겠지만, 소수 정당이나 지역구/비례제 등의 장단점을 생각해서 더 넓은 시야를 가지고 국민들이 자신들의 더 지속적인 큰 이익을 위해 선거제에 대해 논의하게 되길 바랍니다. 선거법 눈알 감시단의 리포트에 따르면, 2016년에 치뤄진 20대 총선에서는 D-42에, 2020년에 치뤄진 지난 총선에서는 D-39에 선거제가 정해졌다고 합니다. 다음 대통령 선거와 국회의원 선거 전까지 미리미리 개헌을 포함한 선거제 논의가 이루어져 더 좋은 세상을 만드는 선거제가 시행되길 바랍니다. *여기서의 양당제는 제도적 양당제가 아닌, 사실상 국정운영에 영향을 미치는 정당이 두 정당만 존재하는 '실질적 양당제'를 의미한다. [22대 총선 논의 시리즈]1편 - 선거제도가 바뀌면 정치가 바뀐다(선거제도의 중요성)2편 - 선거제, 진짜 논의되어야 할 것들 <-3편 - 미정(22대 총선 분석)
선거제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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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는 훌륭한 보조 교사… 하지만 의존해선 안 돼”
[인터뷰] 용인의 한 AI 선도학교에서 교육과정 설계를 맡고 있는 초등학교 교사                                                                                                                    인터뷰어 및 정리 : 김재경 *세상을 바꾸는 인터뷰' 시리즈는 기존 인터뷰들과 색다른 접근(인물, 이슈 등)을 통해 공익적 목적을 달성하고자 기획되었습니다. 김민준(오마이뉴스 시민 기자)과 김재경(연구활동가)가 함께 약 2주에 한 번 오마이뉴스, 캠페인즈, 얼룩소, 브런치에 연재합니다. 2022년 11월, ChatGPT가 처음 출시된 이후 ‘AI’라는 키워드는 알파고와 이세돌의 대국 이후 두 번째 전성기를 맞이하게 됐습니다. AI의 첫 번째 전성기때는 바둑이라는 한정된 분야에서 AI가 인간을 이긴다는 점에서 단순히 흥미로웠다면, 이번 전성기는 글쓰기부터 시작해서 코딩, 번역, 이미지 생성, 동영상 생성 등 다양한 분야에서 가파르게 인간의 보조 혹은 그 이상을 수행하는 모습을 보이며 우리의 삶을 실제로 바꾸고 있습니다. 이에 맞춰 언론에서도 AI와 관련하여 다양한 기사를 매일 쏟아내고 있습니다. 하지만 관련 뉴스에선 주로 어떤 AI기술이 얼마나 발전했는지, 혹은 NVDIA와 같은 반도체 기업의 동향에 대해서 주목할 뿐 정작 보통 시민들이 궁금해 할, AI가 우리의 삶을 어떻게 바꿀지에 대한 정보는 부족한 편입니다. 제가 <세상을 바꾸는 인터뷰>에서 초반에 연재할 내용은 이런 내용을 심층적으로 다루고자 합니다. 이번 인터뷰에서는 AI를 적극적으로 교육 현장에 도입하고 있는 한 초등학교 교사를 인터뷰했습니다. 교사의 요청으로 익명으로 1월 26일에 줌으로 진행된 이번 인터뷰에서는 현재 공교육 현장에서 AI가 어떻게 도입되고 있는지, AI 교육의 장점과 단점은 무엇인지, 앞으로 교육현장에서 AI는 어떤 역할을 할 지 등을 자세히 알 수 있었습니다. 교육 현장에서 AI를 적극적으로 도입하고 있는 초등학교 교사 - 안녕하세요! 간단한 자기 소개 부탁드려요 “안녕하세요. 인터뷰에 초청해 주셔서 감사드립니다. 저는 경기도 용인에 위치한 한 학교에서 근무하고 있는 8년 차 초등 교사입니다. 현재 학교에서 교육과정 설계 연구부장을 맡고 있습니다.”. - 요새 ‘AI 시대’라는 표현이 나올 정도로 AI에 관심이 많은 세상이에요. AI에 대해 얼마나 관심을 가지고 있는지, 또 그 관심으로 인해 어떤 활동을 하게 되셨는지 설명해주세요. “네 물론이죠. 관심 정도를 0에서 10 중에 숫자로 나타내라고 하신다면 9 정도로 표현할 만큼 관심이 매우 높습니다. 현재 교육 정책에서도 AI 에듀테크 활용을 매우 강조하고 있고 여러 교육 사업들도 이와 관련해서 진행되고 있기 때문이죠. 저는 교육 현장에서 AI를 활용하면서 나타나는 긍정적 효과에 관심이 많습니다. AI 기반 교육 프로그램 사용, VR과 AI가 혼합된 영어 단어 학습, AI 기반 창의로봇 융합 교육 등이 포함된 AI 맞춤형 학습 지원 사업을 주도하여 실시하였습니다. 또한 인공지능 교육학회에 참석하여 현재 교육 현장에 필요한 AI 교육 활동들을 탐색해보기도 하고, 얼마 전에는 교육 박람회에 참석하여 AI 교육의 발전 현황을 둘러보기도 하는 등 꾸준히 관심을 가지고 활동하고 있습니다.” AI 교육, 교사가 학생 개개인에게 효과적인 맞춤형 교육을 할 수 있도록 도와줘 - 교육 현장에서 이미 AI를 활발하게 사용하고 계시군요. AI 기술을 수업에 통합하기 시작한 계기는 무엇인가요? “AI 기술을 제 수업에 활용하게 된 계기는 저희 근무 학교 특성, 그리고 저희 반 학생에 대한 고민으로부터 시작했습니다. 제가 근무하고 있는 학교는 경기도 용인 외곽에 위치한 소규모 농촌 학교입니다. 그렇다보니 주변 교육시설이나 문화시설도 부족한데, 학생 부모님께서 농업에 종사하시거나 또 맞벌이를 하시기 때문에 자녀를 케어해 주시기 굉장히 어려운 상황입니다. 그래서 아이들의 학력은 대체적으로 낮은 편인데요. 한 예시로 제가 맡았던 6학년 학생이 분수의 나눗셈을 할 줄 모를 정도로 학습지원이 필요한 상황이었어요. 수업 시간 외에 따로 가르쳐보기도 하고, 학부모님과 학생을 과외를 보내는 방법 등을 같이 고민해 상담해 보았지만 상황은 크게 나아지지 않았어요. 이 학생의 기초학력 부진 문제를 어떻게 해결하면 좋을까 고민을 하던 찰나, AI 시스템으로 맞춤형 학습을 할 수 있다는 것을 대학원 수업을 통해 접하게 되었고 유레카!를 외치면서 AI 기술 기반 수업방법을 도입하게 되었습니다.” - AI 기술을 수업에 도입한 이유 중 하나가 주변에 교육시설이나 문화시설이 부족한 지역적 특성 때문이라고 대답해 주셨는데, 교육/문화 인프라가 좋은 도시에서는 AI 교육의 효과가 부족할까요?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대도시에도 AI 교육이 충분히 효과가 있다고 생각해요. 왜냐면 지금 현재 대도시 같은 경우에는 한 학급 인원이 30명에서 35명 정도인데 교사 1명이 그 30명 각각의 학습 수준을 진단하고 평가하고 맞춤형 피드백을 제시해 주는 건 사실상 불가능하거든요. AI 교육 프로그램을 활용하면, 학생별 수준을 파악하고 관리하는 데 용이하기 때문에 오히려 AI가 더 효과적일 수 있습니다.” - AI를 활용하여 수업 방법에 어떤 변화를 주셨나요? 그에 따른 학생들의 반응은 어떤가요? “AI를 수업에 활용하는 방식은 크게 두 가지가 있습니다. 첫째, 학습자 데이터 분석에 기반한 맞춤형 학습을 제공하는 방법입니다. 제가 활용한 AI의 경우 학생들에게 문제를 제공하고, 제공된 문제를 풀어 내는 과정을 분석해서 학생 수준을 진단하고 필요한 학습 내용을 추천하기도 하고, 취약한 학습 내용에 대해 학생이 반복학습을 할 수 있도록 비슷한 문제를 여러 번 제시하기도 합니다. 예를 들어, 초등학교 5학년 학생이 약수와 배수 개념을 배우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을 때, AI는 곱셈과 나눗셈 중 어느 개념이 부족한지 상세히 분석하고 맞춤형 학습을 학생에게 제공하기도 합니다. 이런 과정들을 교사가 파악하고 학생에게 추가적인 교육을 진행하거나, 학부모님과 공유하여 학생의 현 수준에 알맞은 교육방향을 제시하는 상담을 할 수 있습니다. 두 번째는 학생이 학습하는 과정에서 생성형 AI의 도움을 받는 방법입니다. 작년에 저희 학교 독서 교육의 일환으로 1인 1책 만들기를 했어요. 학생들이 작가가 되어, 자기가 원하는 주제로 책을 한 권씩 만들어서 출판하는 수업이었어요. 이 수업을 듣는 학생 중 다문화 가정 학생이 한 명 있었는데, 문해력이 부족해서 책을 만드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었어요. 그 때 아이가 좋아하는 소재 몇 개를 엮어서 프롬프트(prompt)를 만든 다음, 제 지도 하에 뤼튼(Wrtn)에 입력하게 해서 책에 넣을 이야기를 완성할 수 있었습니다. 학생에게 부족한 역량을 채우는 데 생성형 AI가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는 거죠.” - AI를 활용한 수업에 대해 학생들이나 학부모님들의 반응은 어땠나요? “학생들의 반응은 꽤 긍정적이었습니다. 작년에 교육과정 만족도 설문조사를 실시했는데, 학생들의 90%가 AI 교육 프로그램이 학력 향상에 도움이 되고 흥미로웠다고 응답했습니다. 실제로 수학에 흥미가 없던 학생이 AI 교육 프로그램 도입 이후 수학에 흥미를 붙이게 된 경우도 있어요. 평소에 놀 때 사용하던 스마트폰, 태블릿으로 게임하듯이 공부할 수 있다보니 학생들이 좋아해요. 하지만 AI 교육 도입 초기인 만큼, 새로운 공부 방법이 신기해서 관심을 가지고 있을 가능성도 염두에 두어야 해요. 학부모님들의 경우 AI 교육에 대해 엇갈린 반응을 보이셨습니다.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신 학부모님들도 있었지만, 결국 반복적인 문제 풀이 학습이랑 무엇이 다르냐, 오히려 아이에게 추가적인 학습 부담을 줄 수 있지 않느냐고 의견을 주시기도 했습니다. 그리고 학생들이 태블릿이나 스마트폰으로 접속해서 AI 교육 프로그램를 활용하다보니, 아이가 노는 건지 공부하는 건지 구분이 가지 않는다며, 학교에서 학생들의 AI 교육 프로그램 사용에 대한 가이드라인을 제시해야 한다고 의견을 주시기도 했죠.” - 현재 일하고 계신 초등학교 외에 다른 초등학교, 혹은 중학교나 고등학교에서의 AI 도입은 어떻게 이루어지고 있는지 알고 계신가요? 현장의 분위기나 정부의 지원정책 등 여러 방면에서 교육 현장의 변화가 궁금합니다. “지금 초등학교 중학교 고등학교 학교 급을 막론하고 디지털 교육, AI 교육은 뜨거운 감자입니다. 교육부에서 현재 진행중이거나 계획하고 있는 AI 교육 정책이 많아요. 우선, 교육부에서 2025년부터 AI 디지털 교과서를 도입하겠다고 이미 발표했습니다. AI 교육 관련해서 지원해주는 예산도 굉장히 많아졌고요. 또한 교육부에서는 작년부터 디지털 선도학교, AI선도학교를 시범 운영중이고 올해 더 확장할 계획이라고 해요. 또한 디지털/AI 선도학교 사업을 주도하는 교사들을 대상으로 방학 중 연수를 진행하거나 교육 박람회에 보내기도 하고, 디지털이나 AI 교육과 관련하여 선생님들 간 서로 교류할 수 있는 지식샘터가 운영되는 등 AI를 교육에 더 효과적으로 도입하기 위한 여러 프로그램이 진행되고 있습니다.” - 선생님께서는 교육현장에서 AI 도입에 따른 학업성취도 변화에 대해 최근에 논문까지 작성하신 것으로 알고 있는데요. 실제로 AI 도입 이후 학생들의 학습 성과나 참여도에 어떤 변화가 있었는지 궁금합니다. “저는 AI 교육을 주로 수학 과목에 도입했는데, 수학은 다른 과목보다 이전 학습 내용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면 이후 학습이 어렵습니다. 그런데 앞서 설명드린 것처럼 AI 교육 프로그램을 활용하면 학생이 부족한 부분만 따로 분석도 해주고, 반복학습도 시킬 수 있어요. 그 결과, 3월 진단 검사에서 28점을 받았던 학생이 한 학기동안 56점으로, 56점을 받았던 한 학생은 82점으로 점수를 올랐을 만큼 AI 교육 프로그램이 효과가 높았습니다. 학생들이 AI 교육 프로그램을 활용해 학업 성취도를 높이고, 더 나아가 프로그램에서 어떤 걸 더 공부할 수 있는지를 알려주고 풀고 나면 포인트 등으로 보상도 지급하다보니 게임하듯이 자기주도적으로 공부하는 모습도 볼 수 있었어요. 물론 다른 여러 가지 교육활동, 교사의 격려 등도 학생들의 성적과 태도 변화에 영향을 미쳤겠지만, AI 시스템 도입이 분명 학생들의 변화에 영향을 주었다고 봅니다.” AI 시대에도 여전히 중요한 교사의 역할 - 지금까지 주로 AI 교육의 다양한 장점에 대해 알 수 있었는데요. AI 교육의 단점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우선, AI 교육의 단점은 AI 학습 시스템을 활용하다 보니까 교사와 학생 간 면대면 상호작용 기회가 줄어들었다는 거예요. 초등학생들은 상호작용과 직접 만지고 체험하고 만들면서 배우는 게 사실 더 중요한데 태블릿으로 학습하다 보니 친구와 선생님과 직접 얼굴을 마주 보는 소통의 기회가 줄어들었다는 점이 조금 아쉽습니다. 또한, 현재 AI 관련 교육이 반복적인 문제 풀이에 좀 치우쳐 있고, 교사의 개입 여지가 많이 적어 능동적인 수업 설계가 어렵습니다. 2025년도에 나올 AI 디지털 교과서 등 이후 교육 현장에서의 AI 시스템은 교사들이 보다 자율적으로 수업 설계가 가능하도록 개선이 되어 나갔으면 합니다. ChatGPT가 활성화된 이후 대학 등 일부 교육 현장에서 학생들에게 ‘AI 사용 금지’조치를 내리는 등 교육현장에서 AI 활성화에 따른 우려와 혼란이 있었던 것으로 아는데요. 교육자 입장에서, 학생들이 AI 기술을 사용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문제는 무엇인지, 또 그 문제들을 어떻게 해결하고 계시는지 궁금합니다. “사람들은 AI가 다 제시를 해주면 학생들이 생각할 능력이 떨어지게 되니까 사고하는 방법을 잃어버릴 수 있지 않느냐고 우려합니다. 하지만 저는 학생들이 학습에 AI를 활용하는 과정에서. AI가 제시한 내용에서 충분히 변화를 줄 수 있기 때문에 학생들의 학습 능력 저하를 크게 우려하지 않아도 된다고 봅니다. 아까 책을 만드는 사례를 예로 들면, 학생들은 AI가 짜준 줄거리를 그대로 책으로 만들지 않고 창의력과 사고력을 발휘해서 내용을 수정해 책을 만들었습니다. 하지만 교육 현장에서 AI 기술을 사용하는것에 대한 가이드라인을 교육부에서 정해줄 필요는 있다고 생각합니다. 무분별한 사용을 막기 위해서 교육 현장을 포함한 사회의 소통과 합의가 필요하다고 보는데요. 너무 완벽한 AI를 자유롭게 사용하도록 할 경우, 아이들이 지나치게 AI에 의존할 수 있기 때문에 연령 제한이나 사용 방법에 대한 제한이 필요합니다. 또한, 이런 가이드라인이 확실히 나오기 전까지 학생들의 자율적인 AI 사용을 규제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 최근 보직 교사 기피 문제 등 여러 교사 분들이 업무 과중에 시달리고 있다는 목소리를 내고 계십니다. 이와 관련해서, AI 기술 도입이 교사의 업무 부담에 어떤 영향을 미쳤나요? 업무 부담을 줄일 수 있었나요? 혹은, 앞으로 업무 부담이 줄어들까요? “AI 시스템은 앞으로 교사들의 학생들의 학습이력 관리 및 학습 포트폴리오 구성과 관련한 업무를 줄일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초기에는 교사들도 AI 시스템에 적응해야 하는 부담이 있었지만, 적응하고 나서는 학생 한 명 한 명을 도와주기 수월해져 업무 경감에 도움이 된다는데 대체적으로 동의합니다. 그리고 이제 AI 챗봇인 챗gpt나 뤼튼 등으로 교사가 처리해야 하는 여러 공문서 작업에도 도움을 받고 있어요. 하지만 AI가 아직까지 그렇게 창의적이진 않아, 문서 작성 등의 한정적인 업무에서 보조적인 도움 정도만 받고 있네요.” - AI를 통해 교사의 역할이 어떻게 변화하고 있다고 생각하시나요? AI가 많이 발달하게 된다면, 나중에 교사의 역할은 축소될까요? AI가 다 가르칠 수 있으면 나중에 교사는 없어질 수도 있는 것이 아니냐는 의견까지 나오고 있습니다. “우선, AI는 절대 교사를 대신할 수 없습니다. 현재 AI가 그렇게 똑똑하지 않을 뿐더러 아무리 발달한다 하더라도 좋은 수업을 위해서는 교사의 개입이 필수적입니다. 교사는 학생들을 관찰하며 적절한 때에 피드백해주고, 칭찬하고, 상담이나 피드백으로 동기부여를 해주는 정서적 지원자로서의 역할도 굉장히 중요하다고 보는데 이런 건 AI로 절대 대신할 수 없습니다. 물론 AI 보조교사로 단순 반복 학습이나 풀이 지도 학습 정도는 가능하다고 생각해요. 블룸이 제시한 교육 목표 6단계 피라미드에 의하면, 피라미드의 하위 2단계는 기억하고 이해하는 것이고 상위 4단계는 적응하고 분석하고 평가하고 창의성을 발휘하는 겁니다. 이 중에서 하위 단계의 목표를 위한 교육은 하이테크인 AI가 보조할 수 있지만, 상위 단계의 목표를 이루기 위해선 교사의 세심한 터치, 하이터치가 필요합니다. 이런 개념을 정리하여 ‘하이터치-하이테크’라고 부릅니다.” - 교육현장에서의 AI에 대해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씀이 있으시다면? “이제 AI 기술이 교육에 점차 도입이 되면서 교육 패러다임 자체가 변화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가 최초로 도입하는 AI 디지털 교과서는 아마 전 세계적으로 AI 교육의 본보기가 될 것으로 생각해요. AI 디지털 교과서가 가진 기존 교과서와의 차별점은 공유형 플랫폼이란 점입니다. 이전에는 정해진 교과서로 수업이 진행이 됐다면, 디지털 교과서는 학생과 교사가 함께 만들어가는 학습 자료로 수업이 진행됩니다. 즉, 이제는 학급이나 학교 상황에 알맞은 교과서 학습 자료가 새롭게 탄생할 수 있게 됐습니다. 이런 AI 활용 수업이나 AI 디지털 교과서를 구성하는 것은 지금 충분히 잘하고 있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부족한 부분인 AI 윤리나 저작권 부분에 대한 가이드라인 제시가 조금 더 구체적으로 필요해 보여요. 학생들을 교육하는 목표는 AI 도구들을 활용해서 학생들이 삶과 연계한 지식을 습득하고 궁극적으로는 자기 주도적으로 삶을 꾸려나가는 역량을 키울 수 있도록 하는 것이잖아요. 이를 위해 앞서 말씀드린 교사의 하이터치가 필요하고 그런 교사의 하이터치가 AI 활용 교육에 있어서 중심이라고 봅니다. 특히, 선생님들이 AI 시스템이 주는 편리함에 너무 매몰되지 않도록 경계해야 한다라는 점을 마지막으로 말씀드립니다.
인공지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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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팔리는 책보다는..." 속초 독립서점 운영자의 바람
[인터뷰] 속초 북스테이 <완벽한 날들> 운영자 최세연                                                                                                                                                                  -인터뷰어 및 정리 : 김민준 * '세상을 바꾸는 인터뷰' 시리즈는 기존 인터뷰들과 색다른 접근(인물, 이슈 등)을 통해 공익적 목적을 달성하고자 기획되었습니다. 김민준(오마이뉴스 시민 기자)과 김재경(연구활동가)가 함께 약 2주에 한 번  오마이뉴스, 캠페인즈, 얼룩소, 브런치에 연재합니다.  '서울공화국'이라는 단어가 이제는 어색하지 않은 시절을 살고 있다. 그만큼 수도권으로 모든 것이 몰려들고 지방에 있던 것들도 끌어당기는 형국이다. 자연스레 지방소멸 역시 모두의 고민으로 자리잡았다. 그런 와중에 다른 방식의 삶에 도전하는 사람들도 늘고 있다. 당연히 서울로 가야 한다는 생각, 서울이 아니면 기회를 잡을 수 없다는 생각이 답은 아니라는 것이다.  그렇게 '당연한 삶'에 질문하는 이들에게 주목하던 와중, 속초의 <완벽한 날들>이라는 북스테이를 알게 됐다. 몇 개의 언론 기사를 통해서 얻을 수 있는 기본적인 정보들 중 북스테이를 운영하는 부부가 NGO 활동가 출신이라는 점이 흥미를 끌었다.이들이 어떤 활동을 했고 그것이 북스테이 운영에 어떤 영향을 끼치는지가 궁금했는데, 별다른 정보를 얻을 수 없었다. 그래서 직접 속초 <완벽한 날들>로 찾아갔다. 지난 12일 오전, 1층 북카페에서 최세연씨를 만났다.  활동가로 살다가 북스테이 사장으로 전환  - 간단한 자기소개 부탁드려요."저는 그냥 '완벽한 날들에서 일을 하고 있는 최세연입니다'라고 보통 소개합니다. 속초에서 책방을 하는 건 지금 7년이 조금 넘었네요. 해가 넘어갔으니 이제 만 8년이 됐고요."- 북스테이의 이름을 미국의 시인 메리 올리버 동명의 산문집에서 가져오셨다고요. 어쩌다가 그 이름을 선택하게 됐는지, 어느 부분에서 매력을 느꼈는지 궁금합니다."이 공간에 대한 설명이 먼저 필요할 것 같아요. 2층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1층은 주로 사람들이 앉을 수 있게 되어 있고, 2층은 숙소잖아요. 이 공간의 성격을 명확하게 정의하기가 어려운 것 같아요. 처음에 이 공간을 구성할 때는 단순히 상품으로서의 책이 판매되는 장소보다는 다양한 활동이 이루어지는 것을 표방했어요. 그래서 북토크나 강연, 낭독회, 전시회 같은 걸 많이 하고 있거든요. 서점이라는 이름으로 공간에 한계를 두고 싶지 않아서 자유로운 이름을 고민하고 있었어요. 당시 메리 올리버의 완벽한 날들이라는 책이 서가에 꽂혀 있었고, 사람들이 이 공간을 시간과 공간이 같이 공존하는 곳으로 인식되면 좋겠다는 생각에 출판사에 연락해서 허락을 받고 그 이름을 쓰게 됐습니다."- NGO 활동가 출신이라는 점이 독특한 이력이에요. 어떤 활동을 했는지 궁금합니다. "저는 부천의 '아시아인권문화연대'라는 단체에서 이주민 관련 활동을 했습니다. 부천은 이주의 역사가 오래된 동네인데요, 고용허가제가 도입되기도 전인 1990년대에 산업연수생 제도로 외국인을 받아서 고용했던 공장들이 많았죠. 이주노동자들과 결혼 이주 여성들이 정착하고 그들의 자녀들이 성장하는 일련의 과정에서 문제들이 생길 무렵에 제가 가서 그런 다양한 이슈들에 대처하는 활동을 했었습니다. 아내는 청소년 단체에서 일하다가 결혼하고 나서 속초로 내려왔죠."- 그렇다면 활동을 하시다가 결국 활동을 접으신 건데요, 특정한 계기가 있었을까요?"사실 속초는 제 고향인데요, 단체에서 활동하기 전에는 대학원에서 NGO에 관해 공부하고 있었어요. 처음에 속초에 내려온 건 고향에서 가족의 일을 돕게 돼서였고, 그 시점에 아이가 태어나기도 했습니다. 당시에는 수도권보다는 소도시에서 아이를 키우는 게 더 낫겠다고 판단했어요. 떠나오는 것에 대해 고민을 많이 하다가 여러 가지 사정상 내려오게 됐네요."- 북스테이를 차려야겠다고 생각한 계기도 궁금해요. "대학원에서 공부할 때가 2008년~2009년 그때였는데 그즈음에 서울에 이런 식의 서점들이 몇 개 있었어요. 길담 서원, 책방 이음, 레드북스가 대표적이죠. 그 공간의 매력을 느껴서 그걸 소재로 논문을 쓰던 시기였어요. 그곳에서는 늘 세미나나 모임, 저자 초청 북토크 등이 열리고 있었는데, 그런 지점에서 매력을 느꼈던 것 같아요. 활동가로 살다가 그만두고 집안일을 돕던 시기에 아내가 그런 공간을 꾸리는 일을 지금 시작하는 게 어떻겠냐고 먼저 제안을 했어요."- 활동가로 살다가 북스테이를 운영하는 삶으로 전환하는 과정에서 어려운 점은 없었나요?"저는 그 둘이 크게 다르지 않다고 봐요. 두 가지 일 모두 제가 할 수 있는 선에서 할 수 있는 방식으로 해나가고 있다고 생각하거든요. 활동가로 살았을 때는 이주민 당사자들을 직접 만나서 그들과 잘 지내는 방법에 대해 고민하고 그걸 실제로 구현해내는 시도를 했어요. 지금 이 시대에 우리가 함께 고민해야 할 것들이 있다고 보는 관점에서 보면 책방을 운영하는 것도 비슷해요. 주류적인 관점에서는 포착하기 어렵지만 놓치지 말아야 하는 영역들이 있는데, 그걸 책을 통해서 목소리를 내고 관련 활동을 해서 환기를 시키는 거죠. 여기서 아주 작게, 다른 방식으로 일어나고 있달까요?"  - 그러면 활동을 했던 경험이 도움이 된다고 봐도 되겠군요. "그렇죠. 현장에 몸담고 있었을 때 쌓았던 감 같은 것들도 있고, 활동하면서 느꼈던 한계나 저 스스로 느꼈던 문제점들도 되돌아보죠. 하고자 하는 건 비슷하지만 방식을 바꾸고 싶을 때, 과거의 경험이 토대가 되니까 가능한 것 같네요. 이 공간이 그저 커피나 빵을 파는 공간일 뿐이라면 그런 경험들이 별것 아니겠지만, 그때 당시의 저의 경력이 도움이 된다고 볼 수 있을 것 같아요."- 한편으로는 지금은 장사를 하는 거기도 하잖아요. 내 사업을 하는 차원으로 넘어가면 내가 해봤던 일이 아닌 일을 해본다는 점에서 고민이 되는 점은 없었나요? "이미 본업을 갖고 있으면서 사회문제에 관심을 두는 방식으로 참여 활동을 하는 분들이 많다고 생각해요. 저도 그런 차원인 건데, 물론 저는 그렇게 딱 구분을 하고 있진 않아요. 경제적인 활동을 하면서 생계를 유지할 수 있을 만큼의 돈은 벌어야 하고, 그렇지만 돈만 벌면서 사회적 이슈에 대해 아예 발길을 끊고 외면할 수는 없는 거니까요." - 지역 현안에 목소리를 내는 일에 적극적인 것 같아요. 어쨌든 고향이다 보니 속초라는 공간에 애정이 더 있으시겠네요. 목소리를 내야겠다고 생각한 계기가 있다면.  "저는 속초에 정착하게 되지 않았더라도 제가 살고 있는 곳에서 어느 정도 책임감을 느끼고 목소리를 냈을 것 같아요. 왜냐면 지금 제 세대의 활동가들이 많이 줄고 있고, 특히 지방은 더 줄고 있거든요. 자기가 사는 동네에 관심을 두면서 잘못된 방향으로 가고 있을 때 그건 아니라고 목소리를 내고 바로잡으려는 노력이 필요한데, 그런 시도들이 많이 사라지고 있다고 느껴요. 지방의 경우 특히 그런 분들이 목소리를 내려고 할 때 옆에서 같이 하고 배워 나가는 과정이 있어야 그다음 세대로 이어질 수 있다고 보거든요.부천에서 활동하던 시절에는 40대 초반의 분들이 허리 세대를 맡고 있었는데, 저희 세대로 넘어오면서 운동의 방식도 많이 바뀌었고 지속적으로 활동을 하면서 생계를 이어나가기가 어려워지고 있어요. 그래서 속초로 이사 왔을 때도 지역 문제에 대해 목소리 내는 분들을 열심히 찾아봤어요, 이전부터 같이 힘을 보태야 하는데 그렇지 못하고 있다는 부채감이 있었거든요. 그런데 본인의 생계도 뒤로 하고 열심히 나서서 목소리를 내는 분들이 계셨더라고요. 그래서 제가 할 수 있는 선에서 손을 보태고자 했던 겁니다."점차 명확해지는 공간의 색깔, 와야 할 이유가 분명한 이들이 오는 게 좋아 - SNS에 보이는 문구를 보면 '뚝심'이 잘 드러나는 것 같아요. ("유명인사나 작가에 기대거나 유행을 좇지 않고 시간이 흐를수록 가치 있는 책", "큰 서점에서도 쉽게 구할 수 있는 책은 제외", "기득권의 목소리나 베스트셀러를 반복해서 전달하지 않는 것") 분명 유행이나 흐름을 통해서도 시대정신이나 사회적 분위기를 읽을 수 있을 텐데, 이런 방향으로 가지 않겠다고 대외적으로 천명하는 일이 어렵진 않았나요?"그게 그렇게 거창한 건 아니고요. 주류적인 것이라고 해서 옳은 건 아니니까, 우리가 더 알아야 할 가치를 책을 통해서 목소리를 내는 분들이 계시고 저는 그런 이야기들을 더 찾아내려고 노력하는 거예요. 그런 책들을 모두 취급할 순 없지만, 최선을 다해서 소개하는 것이 서점원인 저의 역할이라고 생각해요. 페미니즘 이슈는 처음 서점 문을 열 때부터 계속 논의되던 이슈고, 최근에는 기후위기, 비거니즘 관련 책들이 계속 많아지고 있어요. 결국, 잘 팔리는 책보다는 우리가 꼭 읽어야 하는 책 위주로 같이 읽으려고 하는 거죠."- 사실 사회적인 발언과 활동을 적극적으로 하는 것도 업이 활동가라면 자연스러운데, 어쨌거나 소규모 공간과 자본으로 살아남아야 하는 '책방 사장'의 정체성으로 '소비자'를 만나야 하는 상황에서는 조금 걱정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도 들어요. 특정한 프레임으로 이 공간을 가둬두는 시선에 대해선 우려하진 않으시나요?"오히려 더 잘됐다고 생각해요. 제가 이 곳에 오는 손님을 먼저 규정을 한 번 하는 거예요. 모든 사람으로부터 이곳이 좋은 공간으로 기억될 수는 없고, 또 그런 욕심도 전혀 없거든요. 모든 사람이 유명한 베스트셀러를 사러 여기 올 필요는 없잖아요. 그런데 그렇게 공간을 구성한다고 해서 모든 사람이 거부감을 느끼는 건 또 아니에요. 책방을 운영하면서 본인의 관심사가 겹쳐서 반가워하는 사람들, 평소에 읽지 못한 분야의 책을 만나서 기뻐하는 사람들을 계속 접하고 있거든요. 혹은 '한강 작가의 소설을 찾고 싶다'고 생각해서 왔는데 다른 색다른 책을 알게 됐을 수도 있고요. 그런 전반적인 경험들이 이 공간에서 벌어진다고 생각하면 특정한 시선에 갇히는 것처럼 보인다고 해서 꼭 손해는 아닌 것 같습니다."- 그렇게 한 번 규정을 하고 손님들을 만나 보니까 어떻던가요?"7년의 초반에는 공간의 색깔이 지금만큼 짙지는 않았어요. 여러 가지 디저트들도 팔고 책도 지금보다 훨씬 더 다양한 것들을 입고해보기도 했었거든요. 근데 그때 너무 힘들었던 기억이 있어요. 공간의 성격이 명확하지 않다 보니까 여기 찾아오는 사람들의 성격도 명확하지 않게 되더라고요. 이제는 여기를 와야 할 이유가 명확하게 있는 분들이 찾아 와주시면 저는 너무 좋죠(웃음)."- 독서 인구가 줄어들고 있다는 얘기가 나온 지는 꽤 오래됐는데요, 그런 와중에 작은 책방을 유지하기 위해 어떤 노력을 하고 계시는지 궁금합니다."방법이 있는지는 잘 모르겠어요. 다만 여기서 하는 모든 일이 사실 그런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한 몸부림인 건 맞아요. 여기서 독서 모임도 여는데, 저희 모두 '이 모임 안 했으면 이 책 끝까지 안 읽었을 것 같다', '독서 모임 안 했으면 1년에 이만큼 책 안 읽었다' 이러거든요. 독서 인구가 줄어드는 문제를 동네의 작은 서점이 직접 해결할 수는 없지만, 비슷한 고민을 나눌 수 있는 개인이나 단체와 함께할 수 있는 일을 해나가고는 있어요. 결국, 꾸준히 활동해야 하는 문제인 것 같습니다."- 정기구독 서비스도 하는 중입니다. 반응이 좋나요?"계속하시는 분들이 계세요. 기간이 끝나면 연장하고 또 연장하는 방식으로요. 그런데 사실 책은 취향이잖아요? 드라마도 아무리 누가 재밌다고 한들 다른 사람은 재미가 없을 수 있잖아요. 책도 마찬가지라고 생각해요. 소설, 에세이를 골라서 보내드리기도 하지만 인문사회 분야의 책도 골고루 큐레이션하다 보니 재미없을 수 있는 책도 있습니다. 그럼에도 또 받아서 봐주시는 분들이 계시더라고요. 어떤 분들은 이 공간이 오래 남았으면 한다면서 책을 사고 공간을 방문하신다고 말씀하기도 해요. 그런 분들이 있다는 게 참 감사하죠. 프렌차이즈 카페에 갈 때 '이 카페가 우리 동네에 계속 오래 남았으면 좋겠어요'라는 마음으로 가진 않잖아요? 여기 오는 분들은 그런 감정을 가져주시니 과분하게 감사드린 마음입니다." - 책방을 계속 운영하게 만드는 마음가짐이 궁금해요. "그냥 열심히, 잘 하려고 노력해요. 책방이라는 공간은 신경을 조금이라도 안 쓰면 티가 많이 나거든요. 주인인 저뿐만 아니라 오시는 분들한테도 느껴진다고 생각해요. 구성이 허술하고 신간이 별로 없으면, '이 책방은 지금 서가에 대한 고민이 별로 없구나'라는 생각을 많이 하곤 해요. 사회적인 이슈에 빠르게 대처하는지 아닌지 역시 책방의 구성을 보면 알 수 있죠."- 공간을 열심히, 잘 꾸려 나간다는 건 어떤 의미일까요?"일단 열심히 출근하는 게 중요합니다(웃음). 책은 책대로, 기획은 기획대로 꾸준하게 해나가야 하는 것도 중요한데요, 하필이면 이름이 '완벽한 날들'이니까 마치 여기가 완벽한 공간이라는 기대를 품게 만들 수도 있고… 이 책방에 오는 길이 편하지도 않은데 공간에 별다른 게 없으면 실망할 수밖에 없죠. 카페는 카페대로, 숙소는 숙소대로, 북토크는 북토크대로 완벽하게 준비하자는 생각을 늘 해요."  - 기획은 어떻게 하시는지도 궁금합니다. "여기서 지내면서 필요할 것 같은 일들을 그때그때 도모해요. 예전에는 다양한 걸 많이 해보려고 했는데, 지금은 그렇게까진 못하고, 꼭 해야 하는 것들 위주로만 하고 있어요. 지원사업도 지금 한림대학교에서 진행하고 있는 것만 하고 있어요, 그렇게 지원금을 받으면 대부분 강사료로 드리는데요, 복잡하게 서류 작업을 하지 않을 수 있어서 좋아요.예전에 일할 때는 결과보고할 때 개요부터 줄줄이 다 써야 하고 성과도 명확해야 했거든요, 단기적인 성과에 집착하지 않았으면 좋겠는데 지원사업을 하거나 단체에서 일하다 보면 그런 부분에서 자유롭기가 어렵잖아요. 지금 기획을 할 때는 당장의 성과보다는 장기적으로 의미 있는지를 먼저 따져요, 인문학 서적을 주로 다루는 공간에서 정량적인 평가를 한다는 게 말이 안 되니까요."-  이 공간이 독자들에게 어떻게 기억되었으면 하나요?"프랑스의 셰익스피어 같은 서점은 어떤 유명한 작가가 와서 글을 쓴 곳이라거나 하는 등으로 기억이 되잖아요? 그런데 여기는 저자들이 많이 사는 동네도 아닐뿐더러, 속초에 이미 유명한 서점들이 많아서 저희가 막 '속초를 대표하는 서점!' 이렇게 홍보하기도 어렵죠(웃음). 거창한 기억을 남기고 싶다는 욕심을 부리고 싶진 않고요, 지역에 소박하게 계속 존재했고, 적은 수의 손님과 모임 참석자들이 찾아왔지만 그래도 꾸준히 책을 통한 만남이 이루어졌던 공간이면 될 것 같아요. 유명하진 않지만 필요한 일을 계속했던 서점으로요."- 마지막 질문입니다. 장, 단기적인 계획은 어떻게 될까요?"다른 서점과 도서관, 관련 기관과 함께 우리가 책으로 지역에서 해나갈 수 있는 것들을 의논하고 있어요. 올해는 그걸 본격적으로 해나갈 예정입니다. 개인적으로는 책을 많이 못 읽고 있다 보니 좀 더 많이 읽고 싶네요. 독서 모임을 하나 정도만 더 해볼까 싶기도 해요. 단기적인 성과에 집착하지 않는 프로젝트를 기획해나가고자 합니다. 장기적으로는 망하지 않는 것이 중요한 계획이죠(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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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께 변화] 내가 돈도 안되는 정치학 대학원을 나왔던 이유
[함께 변화]프로젝트는 우리의 더 나은 일상을 위해 더 나은 정치를 이야기하는 프로젝트입니다. 보통 이런 프로젝트를 함께 하게 되면, 저는 프로젝트의 필요성(당위성)에 대해 먼저 이야기하는 것을 좋아합니다. 즉, 저는 이번 글에서 '왜 정치가 필요한가'에 대해 이야기하고자 해요. 이 주제는 평소 제가 쓰는 글들처럼 다소 딱딱하게, 이론 중심으로 접근할 수도 있겠지만, 조금 더 가볍게 '내가 왜 정치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는가'를 친구와 이야기하듯 풀어내고자 합니다. '더 나은 사회'를 꿈꾸며 - 발명가, 기자, 그리고.. 여러분들의 어릴적 꿈은 무엇인가요? 대통령? 운동 선수? 다양하게 있을 수 있겠지만, 저는 '발명가'가 꿈이었습니다. 당시 위인전 중 '에디슨'의 이야기를 보고, 와 나도 발명을 멋지게 해서 세상 사람들에게 도움이 되고 싶다! 고 생각했거든요. 한참 과학상자로 이것저것 만들어보고, 중학생 때는 과고를 준비하기도 했지만, 발명가의 꿈을 그만두고 평범하게 고등학교에 진학하게 됐습니다.  고등학생때는 꿈이 기자였어요. 저는 여전히 더 나은 사회를 만들고 싶다는 방향을 잡고 있었는데, 중학생~고등학생을 거치면서 저는 제 어머니께 논술을 배우면서 기자라는 직업이 여론 형성을 통해 사회를 바꿀 수 있다고 느꼈기 때문이에요. 하지만 이 꿈 역시 고3때 접게 되었는데, 당시 교내에 있던 논문쓰기 대회에서 언론의 중립성과 객관성에 대한 글을 쓰던 중 신문 기자가 생각보다 '제약'이 많다는 것을 알게 됐기 때문이에요(프레이밍 이론 / 게이트키핑 이론). 저는 지금도 그렇지만 언제나 제 멋대로 사는 걸 되게 중요하게 생각했거든요. 글을 회사와 독자 눈치를 보며 써야 한다니! 제 성격에 맞지 않았어요. 대학교도 적당히 점수 맞춰서 경영학과에 진학했고, 이렇게 더 나은 사회를 만들겠다는 꿈은 가슴 속에 묻어두나 했죠. 그러다가 지금은 사라진 '크리에이터 클럽'이라는 곳에서 활동할 기회를 얻었는데, 거기에 있던 사람들은 너무나도 자기가 살고 싶은 대로 멋지게 사는 사람들이 많았어요! 그래서 저도 묻어두었던 '사회를 바꾸는 꿈'을 다시 실현하자고 동기 부여가 되었고, 정치학을 복수전공 했습니다. 그리고 졸업이 다가오며 제 진로를 고민하게 되었죠. '돈'이 안되는 정치학 대학원에 들어간 이유 건국대학교 정치학과에서 진로를 고민하면서 교수님들과 진로 상담을 했어요. 대부분 대학생들이 그렇지만 구체적으로 뭘 해야 할지 모르겠던 시절, 교수님들은 '국내에서 사회를 바꾸기 위한 일을 할 거라면, 국내 정치학 대학원부터 진학해 봐라'라는 공통된 조언을 해주셨어요. 저 역시 세상을 바꿔야 한다고 말하면서, 어떻게 바꿔야 할 지 모르겠기 때문에 공부를 조금 더 해보자! 라는 마음가짐으로, 약간의 준비기간을 거쳐 연세대 정치학 대학원에 입학했어요.  그래서, 따지고 보면 돈이 되는지 안되는지 관심이 없었기 때문에 정치학 대학원에 들어갈 수 있었어요. 저희 아버지는 공대 박사 출신이신데, 문과 대학원이 일반적으로 랩에 소속되지 않고 돈도 평균적으로 얼마 받지 못한다는 걸 모르셔서 충격받기도 하셨어요. 동료 연구자들도 다들 정말 열악한 환경에서, 혹은 저처럼 가정의 지원을 받으며 생활하고 연구하는 경우가 많아요. 대충 생각해봐도 경제학과, 통계학과, 경영학과 같은 학과에 비해 돈이 안될 건 알았지만, 대학원 생활 중이나 대학원 졸업 후나 꽤 막막하다는 건 들어와서 더 체감했어요. 오죽하면 제 지도 교수님은 농담 반 진담 반으로 '정치학 때려치우고 먹고 살기 위해선 다른 과 공부 빨리 하는 게 낫다'라고 하실 정도로, 정치학은 돈이 되기 어려운 학문이에요.  그래서, 후회하냐고요? 아니요. 저는 대학원에 들어온 덕분에, 그 짧은 2년의 시간동안 정말 많은 발전을 할 수 있었어요. 강제로 많은 논문을 읽고, 간단한 연구들을 진행하면서 국제정치는 물론 국내정치도 어떻게 돌아가는지 어느 정도 머리에 그릴 수 있게 됐죠. 예를 들어, 독재 정권보다 민주주의 정부가 왜 좋은지 설명할 수 있게 됐어요. 경제 제재를 그렇게 많이 받아도 북한이 핵을 왜 포기하지 못하는지 알게 됐어요. 한국이 왜 민주주의 국가라고 말할 수 있는지 알게 됐어요. 이런 지식들도 중요했지만, 제게는 사회 문제를 분석하는 능력을 키울 수 있게 됐다는 점이 제일 중요해요. '사회를 바꾸고 싶다'는 신념을 최소 20년을 넘게 관철해왔고, 그 길이 자연스럽게 '정치학'으로 연결됐다고 정리할 수 있겠네요. 정치, 그래서 더 나은 세상을 만들기 위해 필요해? 그렇게 졸업한 정치학 대학원생이 봤을 때, 정치는 더 나은 세상을 만들기 위해 필요하냐구요? 제 대답은 '그렇다'에요. 물론 정치학과 정치는 조금 달라요. 하지만 정치학에서 가장 보편적으로 인용하는 이스턴의 정치 개념인 '사회적 가치의 권위적 배분 '은 그 정의부터 결국 더 나은 사회를 만드는 일을 뜻해요. 여기에서 '권위적'이라는 말이 어려우실 수 있는데, 민주주의 국가에서 권위는 '선거'등으로 발현되는 국민의 힘이라고 생각하시면 돼요. 캠페인즈에서 이야기되고 있는 소수자의 권리, 동물권, AI, 교사들의 인권, 저출생 문제 등 다양한 문제에는 다양한 사회적 가치가 포함되어 있어요. 우리는 이 문제들을 정치 - 선거를 통해 뽑힌 공직자들이 여론과 전문성을 고려해 법을 만들고, 그 법과 제도를 실행하고 - 하는 방법으로 해결해 나갈 수 있어요. [함께 변화]프로젝트를 포함하여, 캠페이너들의 여러 활동들이 진짜 더 나은 세상을 만들 수 있다고 저는 확신해요. 여러분들도 다른 문제에도 관심을 가지고, 무엇보다 여러 문제를 해결하는 '방법'이자 '시스템'인 '정치'에 조금 더 관심을 기울이고, 함께 해결해 나갔으면 좋겠어요..!  
선거 제도가 바뀌면 정치가 바뀐다[선거제 논의 시리즈 1편]
글 작성 시점으로부터 약 3달 후인 2024년 4월 10일, 대한민국 제22대 국회의원선거(이하 총선)이 실시될 예정이다. 이번 선거로 4년동안 국회에서 국민을 대표해 일할 국회의원 300명을 선출하게 된다. 이번 선거에 출마하기 위한 예비후보 등록을 23년 12월 12일부터 받기 시작했음에도, 선거를 진행하기 위한 '선거 제도'는 아직까지 확정되지 않은 상태이다. 아직까지 선거제를 두고 정당 간 합의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에 [선거제 논의 시리즈]를 기획하여 다음과 같은 주제들을 차례대로 다뤄보고자 한다. [22대 총선 논의 시리즈]1편 - 선거제도가 바뀌면 정치가 바뀐다(선거제도의 중요성) <-2편 - 선거제, 진짜 논의되어야 할 것들 <-3편 - 미정(22대 총선 분석) *일반적으로는 '국회의원 선거제도'에 초점을 맞추고자 한다. **'비례성'개념을 '대표성'에 포함시켜 서술한다. 글의 제목에서 역설하듯이, 이번 글은 ‘선거제도의 중요성’에 대해 주장할 예정이다. 선거제 개편 논의가 본격적으로 시작된 11월 말 ~ 12월 초(캠페인즈 트렌드 검색 결과 - 이미지 첨부는 따로X)이후 선거제와 관련된 여러 논의가 다양한 매체 - 뉴스, 기사, 칼럼, 토론회 - 등이 이루어졌지만 정작 ‘선거제가 왜 중요한가’에 대해서는 논의가 부진했기 때문이다. 기존 한국 정치 상황을 생각했을 때, 대중 입장에서는 ‘정치 혐오’, ‘정치 무관심’에 사로잡혀 선거제도에 관심이 없을 수 있다. 기껏 선거제를 바꿨더니 거대 양당이 위성정당을 창당해서 의미없게 만들지 않나, 양당 다 싫은데 대안으로 뽑을 군소정당들의 역량은 너무나도 부족해보이지 않나. 따라서, ‘어떤 선거제’ 이전에 ‘왜 어떤 선거제’가 좋은지, 그리고 그 이전에 ‘왜 선거제 논의가 중요한지’를 다루는 것은 정말 중요하다. ‘선거’와 ‘선거 제도’의 중요성 선거 제도의 중요성을 설명하려면, 우리는 우선 ‘선거’가 왜 중요한지에 대해 다루어야 한다. 선거는 ‘국민이 권력을 가지고 그 권력을 행사하는’ 민주주의 제도에서 국민이 권력을 행사하는 가장 대표적인 방식이다. 이를 증명하듯, 대부분의 민주주의 지표는 이 ‘선거’가 어떻게 이루어지는지를 중점적으로 본다. 모든 사람들이 직접 토론해서 의견을 조율해서 다수결로 모든 안건을 조율하면 좋겠지만, 현대 사회에서는 너무 많은 사람들이 각자 너무 바쁘게 할 일이 많기 때문에 우리의 대표를 대신 뽑는 ‘선거’를 하게 됐다. 따라서 **선거 제도는 ‘국민의 권력을 어떻게 행사할지를 정하는 제도’**라고 볼 수 있다. 이 ‘선거 제도’가 극한으로 잘못 작동하면 어떻게 될까? 답은 간단하다. ‘부정 선거’가 이루어지고 더 이상 선거에 의 민주주의가 작동하지 않는다. 실제로 북한과 중국도 모두 형식상으로는 ‘민주주의’국가를 표방하고 있으며, 형식적인 ‘선거’가 이루어지기도 한다. 한국도 해방 이후 박정희 전 대통령 시절 체육관에서 유신헌법을 앞세워 강압적인 선거를 강요했던 역사가 있다. 지금 논의되고 있는, 국회의원 선거 제도의 차이가 ‘부정 선거’까지 유발할 차이를 만들진 않겠지만, 국민들이 선거 제도에 관심을 가져야 할 경각심을 가지기에는 충분하다. 선거 제도가 바뀌면 정치가 바뀐다 선거 제도가 바뀌면 어떤 점이 바뀔까? 2편과 3편에서 더 자세히 다룰 예정이지만, 결과적으로는 국민들의 표가 더 선거 결과에 잘 반영되는, ‘대표성(비례성)’이 변할 수 있다. 위 이미지는 21대 총선 결과를 다른 선거제도가 적용되었다고 가정했을 때의 표 변화이다(무려 킹무위키 피셜). 실제 21대 총선과 다른점은, 연동형 선거제도로 인한 표 손실을 방지하기 위한 거대 양당의 위성정당 창당이 이루어지지 않았다고 가정했고  21대 총선보다 더 높은 연동률 - 정당 지지율이 50%에서 100%로 가도록 조정됐으며 연동형 제도에 의한 초과의석만큼 비례의석이 늘어났다. (독일식 선거제와 유사한데, 어렵다면 간단히 이 뉴스를 참고하면 좋다) 그 결과, 대표적 소수정당인 정의당의 의석이 26석이나 증가하였고, 국민의당의 의석은 20석이 증가했다. 이로 인해 두 정당은 실제 선거결과와 비교했을 때 정당 단독으로 법안 발의도 가능해졌고(10명), 교섭단체를 구성해(20인 이상) 국회에 추가적인 발언권 획득이나 국고보조금 지원을 더 받을 수 있게 됐다. 선거제 변화에 따른 소수 정당의 진입 가능성을 두고, 단순히 소수 정당이 국회에 많이 진입한다고 해서 좋은 것은 아니라는 주장이 제기된다. 사실 소수 정당이 많아지면 의견 충돌로 인해 법안 통과가 어려워질 수 있다. 또한, 소수 정당의 국회 진입을 위한 제도 변화보다 소수 정당의 역량 강화 - 정당원을 조직하고 정당을 운영할 수 있는 능력을 키우며, 정당 수준에서 국민에게 필요한 정책과 아젠다를 제시하는 게 먼저라는 주장도 타당하다. 필자 역시 정치인의 대표성과 능력 모두 중요하다는 글을 작성한 적이 있다. 하지만 때로는 ‘대표성’이 먼저 보장되어야 ‘능력’역시 키우고 발휘할 기회가 주어질 수 있다. 소수 정당이 역량을 키우기 위해서는 그 키운 역량이 발휘될 환경이 조성되어 있어야 정당 구성원들의 역량 강화 동력이 생길 것이다. 그리고 지금까지 거대 양당을 제외한 소수 정당에 유의미한 정당 지지율이 집중되는 이유 역시 두 거대 정당의 정치적 활동만으로는 한계가 있다고 국민들이 목소리를 내고 있는 것이다. 선거 제도 변화는 이런 국민들 목소리가 제대로 선거 결과에 반영되게 하여 정치를 바꿀 수 있다. 국민들의 목소리가, 국민의 권력이 제대로 행사되기 위해 중요한 선거 제도. 22대 총선에 적용될 선거 제도에 대해 고민해야 할 점들은 무엇인가? 정치적 이상과 현실적 문제들을 고려하여 2장에서 추가로 알아보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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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피습을 둘러싼 논쟁에 대해.
*이 글은 이재명 피습에 대해 이뤄진 얼룩소의 토론을 보고 필자의 의견을 일부 가져와 편집하였습니다.  2024년 1월 2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부산에서 피습을 당한 큰 사건이 있었는데요, 이를 두고 여러 논란이 있습니다. '이재명 대표가 헬기로 이송된 것은 특혜인가' , '부산에서 치료를 받지 않은 것은 지방 의료를 무시한 것이다' 등의 비판이 있죠. 저는 이재명 대표 피습 사건의 본질을 다시 한 번 상기시켜보고, 해당 비판들에 대해서도 한 번 점검해 보았습니다.  1.  이재명 헬기 이송에 대해 이 부분은 서툰댄서님의 답글을 포함해서, 여론에서도 집중하고 있는 부분 중 하나이다. 이 논쟁은 크게 두 가지 이유에 의해 집중조명을 받고 있다.1)이재명이 헬기를 타고 서울대병원으로 이송된 것은 특혜이다.2)이재명이 부산에서 치료를 받지 않고 서울로 이송된 것은 민주당이 말한 지방 의료 붕괴를 막겠다는 주장과 대비된다(부산의사회 성명서 참고)두괄식으로 말하자면, 사실 이 1번과 2번은 이번 사태의 핵심이라고 볼 수 없다. 이재명 대표 피습의 본질은 혁명읽는사람 얼룩커가 이야기한 대로 '사람이 칼에 찔려 목숨을 위협받은'사안이며, 김민석 얼룩커가 이야기한대로 '미디어의 정치인 악마화'가 원인이 된 사안이기 때문이다. 특혜에 대한 논란도 구조적으로 잘못된게, 정치인이라 특혜를 받기는커녕 정치인이라 오히려 피습을 당한 것이 아닌가? 비판과 논쟁이 시작부터 잘못되었다고 생각함에도, 나름의 의미가 있다고 판단하여 각각의 '논쟁'에 대해 짧게 의견을 붙여본다. 1)이재명이 헬기를 타고 서울대병원으로 이송된 것은 특혜이다.본질적으로 중요한 문제가 아니긴 해도, 이재명이 한국의 제1야당의 대표라는 점에서, 무언가 '특혜'를 받았는지 아닌지는 사람에 따라 판단해 볼 주제라고 나는 생각한다. 이재명 대표가 서울대병원으로 헬기로 이송된 것이 특혜라는 주장은 가능한 주장이지만, 가치판단의 영역이라고 생각한다. 혹자는 '헬기로 이송되는 것은 흔히 있는 일이 아니다'라고 하지만, 2022년 통계를 보아도 등산객이나 응급환자를 이송하기 위해 헬기가 출동한 적은 많았다. 여기서 말하고자 하는 것은 일반인도 상황에 따라 헬기로 환자가 이송되는 것은 의외로 꽤 자주 있는 상황이라는 점이다. 그럼에도 '가치판단의 영역'으로 놔둔 이유는 병원 대 병원 헬기이송에 대해 평소 얼마나 어떻게 이루어지는지에 대한 통계나 상황을 알 수 없기 때문이다. 혁명읽는사람 얼룩커가 인용한 기사를 보면,소방청 발언에 따라 헬기 이송 기준은 충족하는 것으로 보인다.2)이재명이 부산에서 치료를 받지 않고 서울로 이송된 것은 민주당이 말한 지방 의료 붕괴를 막겠다는 주장과 대비된다(부산의사회 성명서 참고)사안을 천천히 보았을 때 '보건복지부가 발표하는 ‘권역외상센터 평가’에서 4년 연속으로 최고 등급인 A등급을 받는 등 외상치료에서 손꼽히는 병원'에서 굳이 서울로 이송 후에 치료를 받은 것은 조금은 의아? 아쉽기는 하다. 헬기 이송을 둘러싸고 이런 문제제기들이 이루어지는 것 자체가 이 사안의 본질을 흐리는 것이지만, 현실 정치에서는 이보다 더한 문제제기가 이루어짐은 이재명 대표 주위 사람들이 더 많이 겪어보지 않았을까 싶다. 당연히 환자 혹은 환자의 가족들의 의견이 우선되어야 함에도 물고 뜯는 현실에서는 공격할 빌미가 하나 늘어난 셈이다.그리고 사실 한 명의 환자가 부산에서 서울로 이송되었다고 해서 진짜 응급한 환자들이 부산에서 서울로 이송을 요청할 것도 아닐 것이고, 만약 이재명이 받은 헬기 이송이 특혜라면 더더욱 일반적으로 부산의 의료 체계는 앞으로도 존중받고 중요할 것이다. 그리고 이 부분은 확인이 필요한데, 사실 부산 정도면 지방 의료 체계의 문제를 이야기할 때 우선 거론될 지역은 아니지 않을까? 진짜 지방 의료 체계가 심각한 지역들은 따로 있을 것이다. 2. 이재명 피습에 대한 정치적 셈법에 대한 논의. 솔직하게 고백하자면, 이재명 대표의 피습 이후 나 역시 속으로 정치적 셈법을 적용해 저울질해보고 있기는 했다. 하지만 위에 게시한 얼룩소 콘텐츠에는 참가하지 않았는데, 그 이유는 두 가지가 있다. 우선, 앞서 말했듯이 선거에 미칠 영향을 논하는 것보다 이 문제의 본질인 '민주주의의 위기'에 대해 논하고 싶었다. 앞서 언급했지만 이재명 피습에서 중요한 것은 다가올 총선에 미칠 영향보다 '증오의 정치', '가짜뉴스와 편향성의 확산'이라고 생각했다. 두 번째 이유는, 사람이 칼에 찔려 쓰러졌는데 정치적 셈법을 논하는 게 유쾌하지 않았다. 그럼에도, 앞서 지방 의료 체계에 대한 이야기를 논할때 말했듯이 현실 정치는 권력에 치우친 단기적 문제를 더 우선시하게 된다. 그리고 사실 대의제 민주주의의 시스템상 '표 싸움'은 선거 기간에 1순위 목표가 될 수 밖에 없기도 하다. 아무리 좋은 정치적 신념이 있고 올바른 정책을 지향하고 제시한다고 해도, 입법되지 않은 정책(명령,조례 등 포함), 실행되지 않은 정책은 의미가 매우 떨어진다. 사실 이상적인 민주주의의 작동 방식은 정당과 정치인들은 순수하게 정치적 신념을 피력함과 동시에 시민들이 올바르게 판단하여 투표하는 것이다. 물론, 순수하게 이렇게 돌아가는 민주주의가 구현되는 국가는 없는 것으로 안다(심지어, 한국의 민주주의 '수치'는 매우 높은 편이다 - 윤석열 정권 하에서 하락했고, 더 내려갈 예정이지만). 요약하면, 나는 이재명 피습에 대해 여의도 셈법을 말하는 것의 우선순위가 상대적으로 낮고 선호하지 않으나, 총선이 3달 남은 시점에서 충분히 생각해 볼만하다고 생각한다. 이 셈법에 대해 궁금한 사람들은 얼룩소 콘텐츠의 덧글창을 확인하면 참고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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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에 대한 비관과 낙관, 그 사이에 선 인간
*본 포스팅은 기고요청을 받아 서울시공익활동지원센터에 먼저 작성된 글입니다. 허가를 받아 출처를 밝힌 후 캠페인즈에 업로드합니다. *지난번 샘 알트만 해고 사태를 포함하여, 기존에 AI에 대해 작성한 글들의 내용과 중복되는 부분도 많습니다! 2023년이 끝나가는 지금, 딱히 기술에 관심이 없는 사람이라도 ‘AI’라는 단어를 한 번쯤은 접했을 것이다. 그만큼 AI는 우리에게 이전보다 친숙하게 다가온 개념이다. 2022년 11월에 출시된 ChatGPT 3.5를 필두로, 2023년 3월에 출시된 ChatGPT 4를 비롯해 구글, 네이버 등 국내외 대기업에서 잇따라 AI모델을 내놓고 있다. 여러 기업이 앞다투어 AI 기술 및 상품 발전 경쟁을 이어나가는 지금, AI는 점점 더 발전하고 다양한 일을 할 수 있게 될 것이고, 따라서 우리 삶에 미치는 영향도 점점 커질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누군가는 AI가 우리의 일자리를 빼앗고 여러 사람들의 그림, 글을 훔쳐 저작권을 침해하는 등 여러 문제를 일으킬 것이라고 AI 발전을 우려한다. 반대로 AI의 발전에 따라 인류는 다양한 일을 할 수 있게 될 것이며, 의학 등 인류에 이로운 과학기술 발전을 가져오고, 인간의 업무를 덜어 노동시간을 단축시킬 것이라며 AI 발전을 긍정적으로 본다. AI 발전에 대한 비관과 낙관 사이, 우리가 취해야 할 태도는 무엇일까?   1. 좋거나 나쁜 과학 기술은 없다. 인간이 좋거나 나쁘다 AI를 두고 대립하는 낙관적/비관적인 시선의 대립은 기존 과학 기술들에도 존재해왔다. 이는 과학 기술이 언제나 인간에게 이롭게 쓰이면서도, 해롭게 쓰여왔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노벨의 다이너마이트는 광산을 뚫는 이로운 기술이지만 사람을 죽이는 데에도 쓰였다. 인터넷의 발전으로 우리는 다양한 정보를 빠르게 찾을 수 있게 됐고 원격으로 토론도 가능해지며 민주주의의 발전에 도움을 줬지만, 동시에 가짜뉴스의 확산이나 자기 의견이 강해지는 반향실 효과를 불러일으키면서 민주주의가 후퇴하는 상황이 발생하였다.   그렇다면, 왜 과학기술은 긍정적인 면과 부정적인 면이 모두 존재하는가? 과학기술은 인간이 개발하고 사용하며 적용하기 때문이다. 사전적 정의에 의하면, 과학 자체는 편견이 없으며 세상과 현상을 다루는 학문이다. 하지만 필자가 여러 책에서 정의하는 ‘과학 기술’의 의미를 분석해본 결과, 편견이 없던 과학이 인간의 이익을 위해 개발되는 과정에서 ‘과학 기술’은 인간의 가치가 개입된다. 정부의 개발비 지원도, 기술기업의 이익추구도, 개인의 호기심도 결국 모두 누군가의 가치가 개입되는 과정이 존재한다. 인간이 추구하는 가치에는 돈이나 욕심 등 이기적인 가치와 선의, 정의 등 이타적인 가치가 모두 존재하기 때문에 과학 기술 역시 인간 사회에 부정적인 가치와 긍정적인 가치를 모두 가지게 된다.   즉, 우리는 특정 과학 기술이 ‘좋다’ 혹은 ‘나쁘다’ 라고 딱 잘라서 말할 수 없다. 모든 과학 기술은 천천히, 자세하게 뜯어보면 사람과 마찬가지로 좋은 점도 있으면서 동시에 나쁜 점도 있다. 하지만 역시나 사람과 마찬가지로, 특정 과학 기술에 대한 좋은 점은 극대화하고 나쁜 점은 최소화하는게 제일 좋다. 이를 위해 AI라는 과학 기술의 양면적인 모습을 몇 가지 살펴보고, 우리는 어떤 태도를 가져야 할지 생각을 나누고자 한다.   2. AI라는 양날의 검은 무엇을 찌르는가 ① 생성형 AI, 편리한 도구지만 인간의 저작권을 침해해  우리는 생성형 AI를 통해 다양한 지식을 빠르게 탐구하거나 글이나 정보를 빠르게 찾고 정리할 수 있다. AI에게 철학적인 질문을 하며 토론을 할 수도 있고 데이터 분석을 도와달라고 할 수 있다. 이전 부분에 삽입한 과학 기술 이미지도 몇 번의 수정을 거치긴 했지만 그림을 전혀 그리지 못하는 필자가 몇 분 안에 그린 이미지다. 뿐만 아니라 AI가 가수처럼 노래를 대신 불러준다던가, AI로 영화를 만든다던가 하는 등 창작의 영역에서도 AI가 점차 할 수 있는 일이 많아지고, 전문성도 점점 갖추고 있다.   하지만 개인이나 기업 단위에서 AI활용에 어려움을 겪는 경우가 많다. 실제로 소프트웨어정책연구소(SPRi)의 보고서에 따르면, 기업들은 AI 기술 도입과정에서 주요 애로사으로 ‘투자 대비 성과의 불확실성’, ‘내부 운용의 기술력 부족’을 2,3위로 꼽으며 AI를 ‘잘’활용하는 방법과 AI가 실제로 성과를 낼 수 있을지에 대한 의문, 어떻게 쓸지에 대한 배경지식이 부족한 경우가 많다고 밝혔다. 기업 단위나 개인 단위에서 업무 뿐만 아니라 일상에서도 생성형 AI를 어떻게 다룰지 다양한 경험과 배경지식을 공유하고, 교육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좋은 도구로서 주목받는 만큼, 생성형 AI가 발전하는 과정에서 가장 큰 문제점으로 지적받는 것 중 하나가 바로 ‘저작권’이다. 생성형 AI가 사용자의 요청에 맞게 특정 결과물을 생성하려면 결국 기존 인간의 창작물을 학습해야 하는데(생성형 AI 작동원리 등에 대한 기본 지식이 궁금하다면 필자의 이 글을 참고하기 바란다), 이 과정에서 사용자의 동의 없이 학습된 데이터도 많다. 수많은 사람들의 글과 그림과 같은 창작물들의 저작권이 보장받지 않는다면, 기자나 작가, 일러스트레이터들의 생계 보장이 어려울뿐더러 창작물이 감소하여 사회적 이익이 저해된다. 생성형 AI 저작권 문제로 ChatGPT를 만든 OpenAI가 소송을 당하기도 하고, 이미지 생성 AI기업들이 단체로 아티스트들과 소송전을 벌이고 있기도 하다.   생성형 AI가 일으키는 저작권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방법은 크게 두 가지가 있다. 하나는 AI의 저작권 침해와 관련된 법안 등의 규제를 만드는 것이다. 현재 AI관련 법안 및 규제와 관련하여 가장 앞서나가고 있는 곳은 유럽연합(이하 EU)와 미국이다. 비록 최근에 프랑스 등의 반대로 AI 법 제정이 불투명해지긴 했지만, EU에서는 2021년부터 AI 관련 법안의 제정을 준비해왔다. 주요 내용 중 생성 AI가 학습데이터의 저작물 정보를 공개해야 하는 조항 등이 포함되어 있다. 미국에서는 저작권청에서 직접 생성형 AI가 일으키는 저작권 문제에 대한 논쟁에 대해 의견을 수렴하고 있으며, AI 기업에 자율규제를 요구하고 안전과 보안, 신뢰를 위해 기업을 강제하는 행정명령을 발표하기도 했다. 한국은 현재 AI규제와 관련된 입법을 시도하고 있지만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고 있으며, 오히려 생성형 AI의 학습 과정에서 저작권 침해를 면책해야 한다는 법 도입이 시도되며 우려를 낳고 있다. AI 저작권 문제의 심각성을 많은 국민이 알고 관련 논의와 여론 형성이 활발해지길 바란다.   두 번째 해결책은 기술적으로 AI가 저작권을 침해하지 못하도록 막는 것이다. 여러 가지 기술이 활용되곤 하는데, 가장 많이 연구되는 방식 중 하나는 AI의 학습 자체를 망가뜨리는 방법들이다. 최근 나온 ‘나이트셰이드’라는 도구는 생성형 AI가 데이터를 잘못 학습하게 하여 사용자의 의도와 다른 결과물을 출력하도록 한다. 기사를 보면 모자 데이터를 학습하여 케이크를 출력하는 것을 볼 수 있다. 이외에도 웹 개발 과정에서 사람은 인지할 수 없지만 컴퓨터는 인식할 수 있는 문장을 넣어 생성형 AI의 학습을 막는 방법 등도 활용되고 있다. 제도적 해결책과 기술적 해결책 모두 생성형 AI로 인해 나타나는 저작권 문제를 해결하는데 필요하다.   ② 편향적이고 차별적인 AI vs AI가 편향적이지 않게 하려는 인간의 노력 앞서 AI가 인간의 데이터를 학습하여 여러 결과물을 만든다고 설명한 바 있다. 주로 인터넷에 있는, 혹은 회사가 가지고 있는 데이터를 학습하여 사용자가 원하는 결과물을 만들어내는데, 이 과정에서 AI가 기존 인간의 편향성을 그대로 드러내는 경우가 자주 있다. 예를 들어, 미국의 한 회사에서는 AI가 고령의 구직자를 자동으로 탈락시켜 소송을 받았다. 또한, 미국 미시간주 디트로이트 경찰이 얼굴 인식 기술로 용의자를 특정하는 과정에서, 무고한 흑인 여성이 용의자로 지정되기도 했다. 기존 사회에서 인간이 가지고 있던 나이, 성별, 직업, 인종 등에 대한 편견과 편향을 AI 역시 그대로 학습할 확률이 높으며, 편향적인 AI가 여러 분야에 활용된다면 기존의 편향과 편견이 더 넓게, 더 강하게 퍼질 수 있다.   이런 AI 편향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기술자와 연구자들은 여러 노력을 하고 있다. 예를 들어, 여러 기술 기업에서는 AI 편향성을 측정하고 평가하기 위한 모델들을 개발하고 있다. 아예 AI 학습 및 설계 단계에서부터 편향성을 줄이기 위한 방법도 시도되고 있다. 또한, 우리는 AI에게 편향성을 줄여달라고 직접 요구하는 것만으로도 AI의 편향성을 줄일 수 있다. 이미 많은 사람들이 편향과 편견에 반대 목소리를 냈던 흔적이 인터넷에 남아 있기 때문이다. 이외에도 AI가 학습할 데이터에 직접 소수 의견, 편향된 의견에 반대되는 의견을 넣는 캠페인을 벌여 AI의 편향 문제에 대응할 수 있다. 이런 기술적인 노력 외에도, 사회 문제에 관심을 가지고 논리적으로 사고할 수 있는 능력을 시민들이 가질 수 있게 하는 노력이 함께 진행되어 인간이 가진 부정적 편향을 근본적으로 줄여 나갈 필요가 있다.   ③ 일자리를 위협하는 AI vs 노동시간을 줄여주는 AI AI의 발전에 따라 예상되는 또 다른 대표적인 사회 문제로, 인간의 일자리를 AI가 뺏을 것이라는 우려가 있다. 속도도 빠르고 능력도 좋은 AI가 산업 전반의 업무를 수행할 수 있게 될 경우, 자연스럽게 인간의 일자리를 AI가 대체할 것이라는 전망을 많은 사람이 내놓고 있다. 앞서 AI가 일러스트레이터들의 저작권을 침해하는 문제가 심각하다고 소개했는데, 일러스트레이터들의 일자리 역시 AI가 침해하고 있다. 다른 일자리는 어떨까? 한국은행은 화학공학 기술자나 철도 및 전동차 기관사 등 국내 일자리 중 약 341만개(전체 일자리의 12%)가 AI에 의해 대체될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AI의 발전은 인간의 일자리를 위협하기만 할까? 인간의 관점에서는 두 가지 대응방안이 있다. 하나는 개인의 역량으로 인공지능과 대결하는 게 아닌, 사회적 협동역량을 길러, 인공지능을 ‘활용’하는 것이다. 지금까지 인간 사회와 문명이 발전할 수 있던 이유는 인간 개개인의 역량이 모여 집단 지성의 힘을 발휘했기 때문이다. 인공지능은 개개인보다 뛰어날 수 있지만, 특정 집단과 사회의 역량으로 대응한다면, 아직 일반인공지능(AGI)에 도달하지 못하고 한계가 분명한 AI의 역량에 대응할 수 있다. 또한 사회적 역량을 발휘하기 위해선 인간 간의 소통과 교감이 필요한데 이 역시 AI가 인간을 대체하기 어려운 분야라고 할 수 있다.   또한 발전한 AI가 일자리를 줄이는 것이 아닌, ‘일하는 시간’을 줄일 수도 있다. AI의 생산성이 늘어난다는 것은 인간이 일할 자리를 줄일 수도 있지만, 고용된 인력은 비슷하게 유지한 채로 인간이 일할 시간 자체를 줄여줄 수 있다는 말도 된다. 빌게이츠는 미국의 팟캐스트에 출연해 ‘기계가 모든 음식과 물건을 만들어줘서 사람들이 생활비를 벌기 위해 주 5일 이상 근무할 필요가 없어질 것이며, 아마 주3일 근무를 해도 괜찮은 세상이 올 것’이라고 낙관했다. 이를 위해선 근로 시간을 조정하는 제도적 지원이 필요하다.   3. AI는 결국 인간의 문제라는 걸 일깨워준 OpenAI CEO 샘 알트만의 퇴출과 복귀 글에서 다룬 내용 외에도 미처 언급하지 못한 AI의 장점과 단점은 정말 많다. 결국, AI의 발전은 인간의 삶에 여러 긍정적/부정적 영향을 미치고, 그 영향들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에 따라 사람마다 AI의 발전을 보는 시각은 복잡하고 다르게 나타난다. 현재 최고의 AI회사인 OpenAI의 이사회 구성원들 사이에서도 AI의 발전에 대해 다른 생각을 가지고 있었고, 이는 OpenAI의 CEO인 샘 알트만의 퇴출 사태로 이어졌다.   OpenAI는 세계 최고의 AI를 빠른 속도로 발전시키며 큰 수익을 얻으며 사회의 주목을 받게 되었고, 이 과정에서 OpenAI는 AI의 발전을 두고 갈등하기 시작했다. AI가 너무 빠르게 발전시키면 AI로 인해 많은 문제가 발생할 것이기 때문에 발전 속도를 늦춰야 한다는 효과적 이타주의(Effective Altruism)와 많은 사람이 발전된 AI로 인한 이익을 볼 수 있도록 하기 위해 발전 속도를 빠르게 해야 한다는 효과적 발전주의(Effective Accelerationism)를 두고 이사회 내부에서 갈등이 생겼고, 이 과정에서 상대적으로 효과적 발전주의에 가까웠던 OpenAI의 CEO인 샘 알트만과 OpenAI의 공동창업자인 그렉 브록만이 갑자기 퇴출되는 사건이 발생했다.   하지만 샘 알트만이 퇴출되고 나서 OpenAI의 투자자, OpenAI의 직원 대다수, 그리고 OpenAI의 최대 파트너인 마이크로소프트(MS)가 샘 알트만의 복귀를 원했다. 특히 마이크로소프트의 경우, 샘 알트만과 그렉 브록만을 MS로 영입한 후, 남은 OpenAI의 이사회 전원 사임을 전제로 둘이 OpenAI에 돌아갈 수 있도록 도왔다. 결국 샘 알트만과 그렉 브록만은 OpenAI로 복귀했으며, 이로 인해 OpenAI는 마이크로소프트라는 글로벌 대기업의 영향을 더 크게 받게 되었으며, 이전보다 효과적 발전주의에 입각한 AI 발전에 더 속도를 올리게 되었다.   우리는 샘 알트만의 퇴출과 복귀 사태를 통해 AI 문제에 대해 두 가지 생각할 점이 있다. 하나는 AI 발전에 대해 고민할 때 효과적 이타주의와 효과적 발전주의 중 어떤 시각이 맞는지, 혹은 또 다른 시각이 맞는지에 대한 고민이다. AI의 발전에 따라 인간에게 미치는 긍정적 영향과 부정적 영향이 공존하는 만큼, 우리는 AI 발전속도에 대해 어떤 입장을 가져야 할지 고민이 된다. 효과적 이타주의가 AI등의 과학기술의 발전에서 오는 이익을 누리지 말자는 이야기는 아니지만, 너무 빠르게 발전한다면 AI가 인간에게 미치는 부정적 영향은 더 커지고 많아질 수 있다.하지만 이미 많은 국가와 기업이 AI 발전 경쟁을 하고 있는 만큼, 특정 회사나 국가가 AI 발전 속도를 늦추자고 하는 이야기는 현실적으로 어려울 수 있다. AI를 빠르게 발전시키되, AI로 인해 나타날 부정적 영향을 최소화할 방법을 찾는 게 최선일 수 있다. 앞선 두 시각과 다르게, AI의 영향력을 현실에 비해 너무 과대평가할 수 있으며, AI HYPE 뉴스를 경계해야 한다는 주장도 있다. 효과적 이타주의와 효과적 발전주의 모두 AI의 미래 영향력에 대한 일종의 ‘믿음’에 근거한 주장인 만큼, AI의 영향력과 가능성에 대해 현실적 감각을 가지려고 노력해야 할 것이다.   또한, 샘 알트만 퇴출 및 복귀 사태는 결국 AI 문제가 인간의 문제임을 다시 한 번 강조한다. 세계 1위를 달리고 있는 OpenAI의 가장 큰 위기는 경쟁사와의 AI 경쟁, 해커의 공격 등 기술적 문제가 아니었다. 이사회 구성원 간의 견해 차이로 인해 발생한 OpenAI의 위기는 회사 구성원들의 의사, 마이크로소프트를 포함한 다수의 투자자들의 이해관계에 의해 해결되었다. 만약 샘 알트만이 복귀하지 못했다면 OpenAI는 내부 분열과 투자 중단으로 원하는 일반인공지능을 개발하기 어려워졌을 수도 있지만, 동시에 더 안전한 AI를 개발하자는 목소리가 전세계적으로 더 커졌을 수도 있다. 결국 AI를 어떻게 개발할 것인지, 어떻게 규제할지 정하고 그에 따른 결과는 인간에게 좋든 나쁘든 큰 영향을 미친다. 이 글이 사회에 영향을 미칠 AI 관련 의사결정에 대한 독자들의 이해에 도움이 되고, 그 도움이 더 좋은 사회를 만드는데 기여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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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penAI CEO 샘 알트만의 해고와 복귀, 효과적 이타주의(EA) vs 효과적 발전주의(E/ACC)
11월 17일부터 11월 21일까지, 단 5일만에 세계 최고의 AI기업인 OpenAI의 CEO인 샘 알트만이 이사회에 의해 해고되었다가 복직하였다. 11월 6일 Devday라는 큰 행사를 치룬 지 2주도 되지 않아 갑자기 해고되며 사람들에게 큰 충격을 주었고, 얼마 지나지 않아 다시 OpenAI로 돌아가며 큰 반전을 선사하였다. 얼핏 보면 회사 내부의 권력 다툼으로 보일 수 있는 이번 사건은, AI 개발 철학 - 안전 중시(EA) vs 인류를 위한 발전(E/ACC)과 AI 거버넌스에 관해 우리에게 큰 교훈을 준다. 이번 사태에 대한 교훈을 살펴보기에 앞서 OpenAI의 목표와 구조를 살펴본 후, 이번 사태를 타임라인대로 간단히 훝어보고자 한다. OpenAI - 비영리적 AI를 위해 영리를 추구해야 하는 모순 우선, OpenAI는 기본적으로 '비영리단체'다. OpenAI 홈페이지의 지배 구조를 통해서도 이는 쉽게 알 수 있는데, Board of directiors로 시작되는 회사의 지배 구조는 Nonprofit - 비영리조직에 우선적인 권한이 있다. 그럼에도 수익을 창출하는 기업의 형태를 일부 띄게 된 것은 목표를 실현함에 있어서 재정적 한계에 부딪쳤기 때문이다. OpenAI가 비영리적으로 추구하는 최종 목적은 일반인공지능 - AGI를 개발하여 그 이점이 전 세계에 고르게 퍼지도록 하는 것이다. 하지만 현실 대부분의 비영리단체보다 더더욱 첨단 기술이 뒷받침되어야 하는 OpenAI는 비영리적인 방법만으로는 회사의 목표를 실현하기 어렵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래서 수익 제한형(capped profit) 영리 부문 조직을 설립하게 된 것이다(MIT Technology Review KR 기사 참조). 이후 OpenAI는 회사의 목적인 안전한 일반인공지능(AGI)개발을 위한 효과적 이타주의(Effective Altruism - 이하 EA)와 인공지능을 발전시켜 많은 사람에게 골고루 이익을 분배해야 한다는 효과적 발전주의(Effective Accelerationism - 이하 E/ACC)사이에서 갈등하는 모습을 보여왔다(두 이념의 대립에 대해선 노마드 코더 유튜브 참조 - OpenAI의 갈등은 필자 해석 덧붙임). 샘 알트만의 해고와 복귀 - 타임라인 위 배경을 토대로, 샘 알트만의 해고와 복귀가 어떻게 이루어졌는지 타임라인을 통해 알아보자. 위에 표시한 E/ACC와 E/A는 이해를 돕기 위해 필자가 임의로 표기하였으므로, 크게 의미를 두지 않았으면 한다(아래 4명의 이사회가 위에 2명 - 샘 알트만과 그렉 브록만을 내보낸 것은 확실하다.). 11월 17일 - 갑작스런 샘 알트만과 그렉 브록만 축출 이사회가 11월 17일 낮 12시 28분 “샘 알트만이 일관되게 솔직하지 못하다고 판단, 이사회 수행 능력을 저해한다는 결론을 내렸다”며 “이사회는 더 이상 그가 오픈AI를 계속 이끌 수 있을 것이라는 확신을 갖지 못했다”고 발표했다. 그리고 그렉 브록만은 이 사실을 퇴출 발표 5분전에 구글 미트로 듣게 된 것으로 확인된다. 이는 이사회를 통한 샘 알트만과 그렉 브록만 퇴출이 갑작스럽게, 그리고 비밀리에 진행되었음을 알 수 있다(참고 : 더밀크).  11월 20일 - OpenAI가 에밋 시어를 임시 CEO로 임명, 샘 알트만과 그렉 브록먼 MS(마이크로소프트) 입사 OpenAI는 샘 알트만을 퇴출한 후 전 트위치 공동창업자인 에밋 시어를 임시 CEO로 임명했다. 그는 기존에 AI 성장에 따른 문제를 우려해서 개발 속도를 늦춰야 한다고 유튜브에서 발언했던 인물로, 남은 OpenAI의 이사회가 AI의 안전한 개발을 중시(EA)임을 다시 한 번 확인할 수 있는 인선이었다. OpenAI에서 퇴출당한 샘 알트만과 그렉 브록먼은 마이크로소프트(이하 MS)에 들어가게 되었다. 만약 그들이 MS에 들어가게 된다면, OpenAI의 변화로 큰 손해를 볼 수도 있었던 MS는 오히려 AI부분의 핵심 인물을 포섭하고 동시에 기존 OpenAI의 연구진들을 영리적으로 포섭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하게 되며 큰 이익을 챙겼다. 이 와중에 샘 알트만은 OpenAI와의 관계를 지속할 것이라고 밝히며 회사와 투자자들, 협력기관들을 안심시키는데 힘썼고, MS도 20일 당일 이사회 사임, 거버넌스 개선 등을 조건으로 샘 알트만 등의 인물이 OpenAI에 복귀하는 것을 반대하지 않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OpenAI 내부 분위기 역시 심상치 않았다. 수많은 투자자들의 반대와 더불어, 내부 직원중 92%, 770명 중 710명이 샘 알트먼이 복귀하지 않을 경우 회사를 떠난다는 의견을 밝히고, 505명이 이사회 사임 요구 성명서를 발표했다. 또한 당시 샘 알트만을 내보낸 이사회 멤버였던 일리야 슐츠케버가 자신의 결정을 후회한다는 트윗(X)를 남기며 회사를 걱정하는 모습을 보였다.   11월 21일 - 샘 알트만, 그렉 브록먼 복귀 블룸버그에서 OpenAI가 샘 알트만과 그렉 브록먼의 복귀 협상에 들어갔다고 알린 지 얼마 지나지 않아, 샘 알트만과 그렉 브록먼의 OpenAI 복귀가 확정되었다. 돌아가면서 샘 알트만은 MS CEO인 사티아 나델라 마이크로소프의 지원 덕분에 OpenAI로 돌아간다고 말하며, 마이크로소프와의 강력한 파트너십을 구축할 수 있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11월 20일,21일 타임라인 출처 : 더밀크 / 요즘IT 이재훈님 / AI타임즈) AI 발전을 둘러싼 두 이념의 대립 -  효과적 이타주의(EA) vs 효과적 발전주의(E/ACC) 이번 사태의 내막을 타임라인으로 정리해보아도, 결국 두 이념 - EA vs E/ACC가 현재 AI를 둘러싼 거대한 두 담론임을 확인할 수 있다. 물론 EA역시 발전하지 말자는 것은 아니지만, 그들은 이번 사태를 통해 OpenAI를 공중분해시킬 수도 있었다는 점을 미루어보았을 때 안전을 위해 꽤나 급진적인 이념을 취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두 이념의 대립은 앞으로 우리가 AI문제를 바라볼 때 항상 존재할 것이다. 필자의 입장은 E/ACC에 가깝기 때문에 지난번[AI, 민주주의의 위기인가? 기회인가?] 를 듣고, [AI, 민주주의의 '기회']를 얘기해보기 에서도 상대적으로 AI 발전의 이로운 점을 역설한 바 있다. AI의 발전 속도를 늦추자는 E/A의 주장은 현실적으로 실현되기 어렵지 않겠다는 근거 역시 필자가 E/ACC의 입장으로 더 기우는 이유이기도 하다. 지금 이 캠페인즈를 운영하는 빠띠를 포함해 수많은 비영리단체는 대부분 금전적 문제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그런데 만약 OpenAI가 시장의 선두로 남지 않는다면, 그들에게는 공익적 목적의 AGI를 개발할 동력인 자금을 확보하기 매우 어렵다. 뿐만 아니라, OpenAI가 멈춘다고 해서 MS, Google, Amazon, Apple, 거기에 중국 기업은 물론이고 유럽, 한국 기업도 AI개발을 쉽사리 멈추지 않을 것이다. 현실적으로 개발 속도를 늦추는게 어렵다면, 어떻게 옳은 방향으로 AI를 개발하게 할 것인지, 어떤 규제를 도입해야 할 것인지, 시민사회에 AI에 대해 어떻게 교육해야 할 것인지에 대해 초점을 맞추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 사태를 바라보고, 이 글을 읽는 독자분들은 어떤 입장과 생각을 가지고 계시는지 궁금하다. 언제나, 정답이 없는 문제이기 때문이다. 결국, AI 문제는 인간이 해결할 문제 - AI 거버넌스 또한 이번 사태는 결국 AI문제는 인간의 문제임을 다시 한 번 확인하는 계기가 되었다. 필자는 지난번에 작성한 '과학기술은 정치적인가?' 에서 '과학기술이란 자연 그대로나 그 법칙인 과학을 인간의 이익에 따라 배우고 학습하고 사용하는 것이며, 이러한 이익들이 충돌하는 과정에서 현실의 권력이 작용하는 정치적 속성을 가집니다' 라는 문장으로 글을 마무리한 바 있다. 이 문장을 그대로 관통하는 사태가 이번 샘 알트만 해고/복귀 사태다.  E/A와 E/ACC가 각자 추구하는 사회적 이익은 다르다. 그리고 이건 결코 어느 쪽이 나쁘다고 볼 수 없다. 하지만 안전한 발전이 가져다주는 이익과 발전을 통한 이익의 분배라는 두 가지 이념은 충돌하였고, 이 과정에서 OpenAI는 내부 권력인 이사회 의결을 통해 샘 알트만과 그렉 브록만을 내보냈다. 하지만 또 다른 권력들 - 거대한 파트너인 MS, OpenAI의 직원, OpenAI의 투자자들의 권력이 이사회의 권력을 넘어섰다. 사실 OpenAI 내부 직원의 90%가 샘 알트만과 그렉 브록만의 복귀를 원했고, 많은 직원들이 그들이 돌아오지 않으면 회사를 나가겠다고 한 시점에서, 한 회사의 이사회의 근본(정당성)이 흔들리는 상황이었다. 국민 없는 국가가 없듯이, 직원 없는 회사는 없으니 말이다. 이번 사태에 대한 사고를 확장해보면 앞으로 있을 AI문제는 단순 AI 기업 내부의 문제를 넘어, AI 기업을 둘러싼 이해관계자들 - 정부, 다른 회사, AI의 영향을 받는 국민 모두 - 가 영향받고 참여하게 됨을 알 수 있다. 이 과정에서 시민이 관심을 주지 않는다면, 정부의 관심도 줄어들 것이고, 결국 사회에 큰 영향을 미치는 AI문제를 AI 기업들만이 다루는 독과점적 거버넌스가 이루어질 수 있다. 샘 알트만의 해고가 OpenAI 직원들의 힘에 의해 취소되었듯이, 앞으로 발생할 사회의 AI문제들을 국민들이 관심을 가지고 해결해나갈 수 있는 AI 거버넌스 구조가 만들어지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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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민주주의의 위기인가? 기회인가?] 를 듣고, [AI, 민주주의의 '기회']를 얘기해보기.
2023년 11월 15일 저녁 7시부터 노무현시민센터 다목적홀에서  '[민주주의랩] AI, 민주주의의 위기인가? 기회인가?' 라는 내용으로 컨퍼런스가 진행되었다. 필자 역시 직접 참여하려고 신청하였으나 환절기 감기로 참여하지 못해 아쉽지만 유튜브 생중계 형태로 참여하였고, 후속 토론을 캠페인즈에 올리고자 한다. 이번 컨퍼런스 발제들의 핵심 주장을 굳이 한 문장으로 요약해보자면 'AI는 민주주의에 주로 여러 위기를 가져올 수 있으며, 이를 위해 같이 해결책을 논의하고 협동해야 한다'이다. 즉, 컨퍼런스 제목에 대한 대답은 이미 AI는 민주주의에 위기로 결론이 났다.  나 역시 대체로 이 내용에 동의한다. 인터넷의 발전 - SNS의 발전으로 이어져온 기술 발전의 짧다면 짧고 길다면 긴 역사에서도 확인할 수 있는 내용이고, 가짜 뉴스에 대한 내용, AI가 재생산할 기존 인간의 편향 등을 고려해도 민주주의에 큰 위협이 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네 분의 발제에서 AI가 민주주의에 가져올 기회에 대해 덜 다루어진 것 같아, 소수 의견으로 보완해보고자 한다. 1. 사유와 탐구의 탈숙련화 강화, 뒤집으면 비숙련의 보완도 가능하다. 첫 번째 발제자이신 이광석 서울과학기술대학교 교수님께서 인공지능이 가져올 문제점 중 하나로 '사유와 탐구의 탈숙련화'효과에 대해 말씀해주셨다. 쉽게 풀어서 설명하면, 'AI에게 물어보고 나오는 대답을 비판 없이 그대로 받아들이게 될 것이기 때문에, 사람들의 생각하는 힘이 약해지지 않을까?'라는 문제제기다.  필자 역시 이 문제제기에 동의한다. 하지만 직접 ChatGPT를 포함한 생성형 AI를 활용하는 입장에서, '사유와 탐구의 탈숙련화'를 가져오게 할 수도 있지만, 반대로 '비숙련된 분야의 사유와 탐구 숙련화'에 도움을 줄 수도 있다. 예를 들어, 지난번 필자가 캠페인즈에 올린 '고도로 발달한 AI는 인간으로 볼 수 있을까요?' 글을 작성하는 과정에서, 부족한 철학 분야의 지식을 ChatGPT와의 대화로 보충하였다. 다만, 교수님이 지적하신대로 '사유와 탐구의 탈숙련화'가 일어날 것을 우려하여, 일부러 한 번씩 ChatGPT가 제시한 철학자들의 이름을 검색해보는 검증 과정을 거쳤다. 비록 AI의 출력물을 검증의 과정을 거쳤지만, '사유와 탐구의 탈숙련화'를 경계하면서 '비숙련 분야에서 사유와 탐구의 숙련화'를 AI가 도와줄 수 있다고 생각한다.  2. AI의 '속도가 문제', 하지만 '속도가 장점' 발제자들이 지적한 '가짜뉴스의 확산', '환각 현상', '편향의 재생산'등은 사실 AI 이전에도 인간 사회에 문제가 되었던 내용들이다. 가짜 뉴스는 삼국유사에 기록되어 있는 '서동요'에서도 나온다. 현대 시대의 정치인, 연예인을 두고 가짜뉴스로 스캔들을 낸 것과 다름이 없다.  “선화공주님은/ 남 몰래 정을 통해 두고/ 서동 도련님(薯童房)을 / 밤에 몰래 안고 간다.” 이보다 더 오래된 기록에서도 아마 가짜 뉴스의 찾아볼 수 있을 거다. 또한, '날씨가 안좋으면 왕 탓'은 어찌보면 기존 인간이 도출하는 '환각 현상'의 거짓이다. 그렇다면 옛날 옛적부터 있어온 사회 문제들이 왜 AI의 문제, 그것도 민주주의의 위기로 작동하는 문제일까? 그것은 바로 AI의 '속도'와 '편의성'이 기존 인터넷과 궤를 달리하기 때문이다. AI의 최대 능력은 '빠르고 길게 특정 결과물을 출력'하는 것이다. 이 속성으로 인해 ChatGPT를 포함한 AI가 '세종대왕이 맥북을 던지는' 대답과 같은 환각 현상을 보이고(지금은 당연히 고쳐졌고, 심지어 ChatGPT는 이제 이런 질문이 '적절하지 않다'고까지 발언한다)가짜 뉴스의 생산과 확산, 기존 차별적인 내용을 편향적으로 재생산하는 문제 등이 '가속화'되어 더 빠르고 많이 발생하고 전파되는 문제가 있다. 이에 대한 해결책은 3번에서 짧게 다루겠다. 여기서는 AI의 빠른 '속도'가 민주주의에 기회가 될 수 있는 관점을 제시하고자 한다. 바로 AI가 가짜뉴스 생산 등의 민주주의를 위협하 행동 뿐만 아니라 자료 정리/검색 등 민주주의에 유익한 활동에 있어서도 속도가 빠르다는 것이다. 자료 검색의 경우 3번에서 더 자세히 제시하겠지만, 1번에서 제시했던 사례와 연결지어 생각하면, AI는 정말 많은 내용을 인간보다 훨씬 빠르게 검색할 수 있다. 기존 인터넷 검색과 다른 점은, 인간이 직접 인터넷으로 검색할 때는 불가능한 검색량과 정리를 단시간 내에 수행할 수 있다는 점이다. 이는 민주주의를 위해 필요한 '숙의'과정에 분명히 도움을 줄 수 있다.    자료 정리의 경우, 단적인 예시지만 Notion AI등을 활용할 경우, 기존 오랜 시간이 걸리던 신문 기사 스크랩 및 정리를 매우 빠른 시간 내에 해결할 수 있다. 직접 작성한 Notion AI 사용법 글에서 가져온 자료 화면 중 하나인데, 웹페이지에서 버튼 하나를 클릭하면 노션에 자동으로 웹페이지 스크랩이 되고, 이를 표로 드래그해 옮기기만 하면 자동으로 해당 글의 키워드 추출, 내용 요약, 글 링크, 스크랩 날짜까지 자동으로 정리해준다. 앞으로는 이보다 더 혁신적으로 민주주의 발전에 도움을 줄 수 있는 빠른 AI 툴,기능들이 등장할 것이다. 3. AI를 만드는 건 여전히 인간! - 권오현 빠띠 대표 AI가 민주주의의 기회가 될 수 있는 강력한 근거를 권오현 빠띠 대표가 발제에서 제시하였다. ChatGPT가 농담을 하였다고 돌아다니는 이미지를 소개하며, 여전히 AI를 만드는 건 인간이라는 점을 언급했다. 그렇다면 여전히 사람이 어떻게 만드느냐에 따라 발제에 나왔던 여러 사례처럼 편향적이고 가짜 뉴스를 만드는 AI가 나올 수도 있고, 소수 의견을 반영하고 스스로를 검토하게 하는 AI를 만들 수 있지 않을까?  실제로 MIT Technology Review에서 나왔던 기사에 따르면, 인간 피드백 기반 강화학습으로 학습시킨 대형 언어모델이 ‘편향적이지 않은’ 결과물을 생산하도록 요청하는 것만으로 결과물에서 놀라울 정도로 긍정적인 효과 즉, 편향적이지 않은 소수의 의견을 반영하는 결과가 AI의 출력물에 나타나는 것을 발견했다. AI가 대량으로 학습한 내용에는 인터넷 어딘가에 있는 '편향을 교정하려는 시도', '소수자를 존중하는 시도' 역시 포함되어 있다. 어쩌면 인간에 의해 덜 편향적으로 AI가 작동할 방법이 있다는 건, 윤형중 LAB2050대표가 말한 'AI가 커먼즈에서 비롯된'덕분에 가능한, 인류의 커먼즈의 기회다. 또한 민주주의에 위협이 되는 가짜뉴스 역시 AI로 잡는 시도를 해볼 수 있다고 생각한다. 아직 베타 버젼이지만, 필자는 최근 출시된 GPT Builder로 'Fact Check AI'를 만들고 있다. 목표는 빠띠의 멋진 그룹 중 하나인 K.F.C.(치킨Korean Factcheckers’ Community)수준에 근접하게 팩트를 점검하는 AI를 코딩 없이 만드는 것이다. 실제로 베타 버젼의 Fact Check AI에서 다뤄진 [팩트체크] 최저임금보다 실업급여를 더 많이 받는다?를 물어본 결과, 단순 정보 뿐만 아니라 점검할 수 있는 일부 내용을 함께 제시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설정한 단계에 따라 기존 주장에 반대되는 주장을 한번 더 검토하는 과정, 4단계에서 앞선 단계를 모두 검토하는 모습도 볼 수 있다. 물론 K.F.C.에서 진행한 팩트체크처럼 비정규직 노동자의 실업급여에 대해서는 다루지 못하는 한계를 보였지만, 제시된 사실에 대해 꽤 높은 퀄리티로 빠르게 검토할 수 있다는 점은 장점이다. 잘 다듬으면 많은 사람들이 가짜 뉴스에 대해 빠르고 편하게 반박할 수 있는 도구가 개발될 수 있지 않을까 싶다.  더 나아가, 권오현 대표가 말한 대로 결국 '기술을 소유'해야만 AI가 민주주의를 위한 기회로 활용될 수 있다. 필자 역시 이에 동의하며, LLM(Large Language Model)이나 LMM(Large Multi Modal)으로 사회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선 시민사회를 위한 AI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다행히 오픈 소스 기반의 AI도 성능이 빠르게 상승하고 있기는 하나, 이를 활용할 컴퓨팅 파워는 시민 사회에 있어서 아주 비싼 값을 지불해야 하는 상황이 발생한다. 시민을 위한 AI를 위해 시민 사회가 뭉칠 수 있길 바라며, 이를 기반으로 사회적 AI, 시민을 위하는 AI가 개발될 수 있길 바란다.
인공지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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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로 쉽게 자료 및 신문 기사 스크랩과 요약 동시에 하기 - Notion AI
우리는 어떤 직업을 가지고 있건 간에, 자료를 수집하고 정리할 일이 발생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학생때는 과제를 하기 위해, 연구자는 연구를 위해, 직장인은 보고서 작성이나 업무 수행을 위해 많은 인터넷 자료를 정리하죠. 그런데 인터넷의 수많은 자료들을 정리하는 건 시간과 노력이 꽤 많이 들어갑니다. 보고서야 요새 ChatGPT를 포함한 많은 AI를 활용해 정리가 가능하지만.. 여러 가지 신문기사를 스크랩하고 요약하여 보기 좋게 정리하는 일은 일일히 복사해서 붙여넣기를 한 다음에 결과를 또 다른 곳에 예쁘게 정리해놓고.. 이렇게 정리하면 나중에 찾을 때도 헛갈리고.. 곤란할 때가 많습니다. 이번 글에서는 정리 및 협업 툴로 유명한 Notion과 이에 탑재된 Notion AI를 활용하여, 쉽게 인터넷 글을 스크랩하고 요약한 후, 스크랩한 글들에서 원하는 키워드로 검색까지 가능하게 하는 저만의 방법을 소개하고자 합니다. Notion을 처음 써보시는 분들도 따라하실 수 있도록 최대한 쉽게 작성해 보았으니, 한 번 따라해 보시기 바랍니다 ㅎㅎ 이번 포스팅에서 사용된 이미지는 모두 제 노션과 브라우져를 직접 캡쳐한 결과입니다. *본 포스팅에서는 PC를 사용할 경우 Chrome과 Whale브라우져,   모바일 기기(핸드폰,태블릿 등)를 사용할 경우 Chrome, Whale, 삼성 인터넷 브라우져에서 사용 가능합니다(제 주위에 아이폰이 없어서, 아마 사파리도 될 겁니다). *Notion은 PC건 모바일이건 미리 설치해주세요. Notion 회원가입의 경우, 구글 계정으로 쉽게 가능합니다. *'페이지 편집 시 자동 업데이트'기능은 Notion AI 유료구독이 필요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구독하지 않으실 경우 수동으로(클릭) 업데이트 가능합니다. 1. Notion 데이터 베이스(표)만들기 우선, 우리가 각종 자료를 모아서 정리할 데이터베이스(표)를 만들 겁니다. 그냥 '표'라고 부르면 좋겠지만, 노션 내에 표와 데이터베이스는 구분되다보니 맞는 명칭인 '데이터베이스'로 설명하겠습니다. 노션에서 빈 페이지를 하나 만들고, 가장 상단을 눌러 제목을 편집합니다. 이후 본문에 /데이터베이스 를 타이핑한 후 '데이터베이스 - 인라인'을 클릭합니다. 그러면 위와 같이 '이름', '키워드'라고 적힌 데이터베이스가 나타날 겁니다. 우리는 이제 이 데이터베이스 속성(분류 기준)을 왼쪽부터 '제목', '키워드', '요약', '링크', '추가 내용' 을 기준으로 정리하고자 합니다. 처음에 속성(분류 기준)이 2개 뿐이니, 맨 오른쪽에 +를 눌러 속성을 총 5개로 만들어주시고, 하나 하나 바꿔봅시다.  그 다음, 속성 이름을 누르면 저렇게 '속성 편집' 메뉴가 나옵니다. 이걸 클릭합니다.  앞으로 새로운 속성을 편집할 때마다 같은 방법으로 속성을 편집합시다.  1-1. 데이터베이스에서 '키워드'추출 자동화하기 처음에 추가할 속성은 '키워드'입니다. 자료에서 핵심 키워드를 AI로 뽑기 위해 속성에서 'AI 주요 정보'를 클릭합니다. '페이지 편집 시 자동 업데이트'가 켜져 있는지(동그라미 오른쪽) 확인해주시고, 아래 '어떤 주요 정보를 추출할까요?'에 '핵심 키워드 5개'를 입력합니다. 이러면 키워드 추출을 자동화할 준비를 마쳤습니다. 1-2. 데이터베이스에서 자료 '요약' 자동화하기 아까와는 다르게, 새로운 속성에서 'AI 사용자 지정 자동 채우기'를 눌러줍니다. 사실 'AI 요약'을 눌러도 큰 상관은 없습니다만 조금 더 저희의 입맛에 맞게 AI를 조작 가능하다고 여겨지는 옵션이라(=프롬프트 자율성) 사용자 지정 자동 채우기로 선택했습니다. '무엇을 생성할까요?'에 '페이지 요약. 두 문단에 걸쳐 요약. 한 문단 작성 완료 후 한 칸 띄고 마저 작성'을 입력합니다. 직접 실험해본 결과 한 칸을 띄지 않고 작성하는 경우는 많지만, 두 문단으로는 자주 작성해 주더라구요. 이렇게만 해 주시면 AI로 자료 요약 자동화할 준비가 끝났습니다. 1-3. 데이터베이스에서 자료 출처 '링크' 자동화하기 역시 '페이지 편집 시 자동 업데이트'를 켜 주시고, '무엇을 생성할까요?'에 'Hyperlink from top of article'이라고 입력합니다. 엥? 갑자기 영어가? 그리고 왜 하필 'top of article'에서 하이퍼링크를 가져오라고 명령할까요? 우선, 단순히 이 명령어(프롬프트)를 한국어로 입력했을 때, 영어보다 잘 인식하지 못하는 경우가 발생합니다(보편적인 해외 AI문제). 때로는 가짜 링크를 생성하는 '환각 현상'도 보이더라구요. 영어로 명령하니 해당 환각은 일단 지금까진 없었습니다. 최상단에 있는 링크를 가져오라고 한 이유를 설명해 드리겠습니다. 제가 다음 챕터에서 소개해 드릴 'Notion Web Clipper' 혹은 모바일에서 '공유하기'를 사용해 인터넷 페이지를 노션에 스크랩할 경우, 위에서 볼 수 있듯이 스크랩한 웹페이지로 통하는 링크가 스크랩 페이지 최상단에 작성됩니다. 혹여나 본문에 다른 링크가 있을 수 있으므로, AI에게 혼동하지 말라고 기준을 정해 준 것입니다.  1-4. 스크랩 날짜 속성 추가하기 이번에는 속성 추가 버튼을 누르면 나타나는 '새 속성 검색 또는 추가' 검색창에 '생성 일시'를 검색하여 선택합니다. 이를 선택하면, 제가 특정 웹페이지를 스크랩한 날짜와 시간을 데이터베이스에 기록할 수 있습니다. 원래는 특정 자료나 신문 기사가 작성된 날짜를 AI로 자동화하여 기록하려고 했으나, 잘 되지 않더라구요 ㅠ 1-1 ~ 1-4까지 완료하신 후에, 속성 추가 버튼을 하나 더 눌러 혹시 추가로 수기로 기록할 내용이 있으면 기록할 수 있는 '추가 내용'탭을 만들면 완료입니다. 속성(분류 기준) 명칭 및 아이콘은 다음과 같이 바꿔주시면 됩니다! 명칭은 직접 타이핑하여 바꿔주시면 되고, 아이콘은 아이콘을 눌러 적절한 아이콘으로 변경해 보세요! 2. Notion Web Clipper 설치 및 사용하기(PC) Notion Web Clipper는 저희가 1번에서 만든 데이터베이스에 자료를 쉽게 스크랩하는 역할을 합니다. PC부터 어떻게 하는지 알려드릴께요. Chrome 오른쪽 상단 점3개 누르고 확장 프로그램 - Chrome 웹 스토어 방문하기를 눌러주세요. Whale의 경우, 오른쪽 상단 점3개 누르고 확장앱 - 호환 스토어를 눌러주세요. 왼쪽 검색창에 'notion web clipper'를 입력하여 다운로드합니다. 오른쪽 위에 퍼즐 조각을 눌러 확장앱 목록을 열고, Notion Web clipper를 찾아 고정하기(핀 아이콘)를 누릅니다. 스크랩할 웹페이지에서 오른쪽 상단에 있는 노션 아이콘을 클릭하고, Add to를 누릅니다. 스크랩하여 저장할 노션 페이지를 검색하거나, 선택하여 저장합니다. 이 때, Add to를 누르지 않고 'Save page'를 할 경우, 최근 스크랩한 노션 페이지에 스크랩됩니다. 스크랩을 완료할 경우, 우리가 앞서 만들어 둔 데이터베이스 아래쪽에 저런 형태(페이지)로 자료가 스크랩됩니다. 이를 위에 데이터베이스로 옮겨 주시면 되는데, 주의할 점은 데이터베이스 '안쪽'이 아니라 데이터베이스 '경계'에 옮겨야 합니다. 혹시 이게 어려우시면,  데이터베이스를 '리스트'형태로 바꿔 주시고 옮겨주세요..!(어려우시면 생략) 모바일의 경우, 오른쪽 하단의 [메뉴] - [공유하기] - [노션(N)]을 누르시면, Notion Web Clipper를 눌렀을 때와 같은 화면이 나옵니다! 3. 스크랩 자동화 결과 확인 및 활용하기 만약 여러분들이 본문을 다 따라와서, 스크랩한 페이지까지 데이터베이스로 옮겼다면, 우리가 까먹고 있어도 알아서 앞서 설정한 업무(키워드 추출, 요약, 링크 생성)을 해줄 것입니다. 그런데 당장 해당 작업들이 필요한 경우가 있죠.  그럴 경우, 속성 명칭을 클릭하고 '모든 페이지 업데이트'를 누르시면, 모든 스크랩한 자료들에 대해 해당 작업을 빠르게 수행해줍니다. 한 자료의 한 속성에 대해서만 업무를 수행하고 싶으시다면,  해당하는 칸을 눌러 저 마법봉을 누르시면 AI가 빠르게 작업을 수행해줍니다. 뾰로롱! 저는 기본적으로 여러 데이터베이스에 이 방법을 적용해 두었지만, 샘플로 몇 가지 가져와 보았습니다. 캠페인즈에서 제가 쓴 글들, AI타임즈의 AI기사 등을 긁어와 보았고, 결과는 성공적입니다..! 아, 각 속성을 눌렀을 때 맨 아래에 '줄 바꿈'을 눌러 비활성화해주시면, 해당 속성이 아무리 길어져도 저처럼 데이터베이스가 길어지지 않으니 참고해주세요! 노션AI를 활용한 데이터베이스를 가장 잘 활용하는 방법 중 하나는 바로 '검색'기능을 이용하는 겁니다. 같은 주제로 자료를 스크랩해두었다고 해도, 특정 주제에 대한 자료만 모아서 보고 싶은 경우가 있습니다. 이 때, [돋보기] 버튼을 클릭해 원하는 키워드로 검색하면, 해당 키워드가 포함된 자료들만 데이터베이스에 띄워줍니다! 기존 데이터베이스를 가지고 글을 쓸 때 정말 유용하게 쓸 수 있겠죠? Notion의 기능을 더 많이 알려드릴 수 있으면 좋겠지만, 글이 너무 길어질 것 같아 이만 줄입니다. 여러분들의 업무나 과제, 활동, 연구 등에 도움이 되길 바라며, 글 마칩니다. 궁금하신 점이 있으면 덧글로 작성해주세요..! 틈틈이 들어와서 답변해 드리겠습니다! 혹은 제 메일로 보내주셔도 좋아요!(프로필을 확인해주세요) 글이 도움이 되셨거나 마음에 드셨다면, '응원하기'를 통해 저를 지지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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