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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를 고소한 소년, 누구의 잘못일까 [영화 '가버나움']

2023.1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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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적 가치를 다양한 관점에서 다루는 소셜 섹터 팟캐스트


출처 : Daum 영화

 혹시 영화 '가버나움'을 본 적 있으신가요? 레바논베이루트  빈민가를 배경으로  한 이 영화는 끝없는 가난과 가정의 불안정 속에 살고 있는 '자인'이라는 소년이 등장하는데요.. 영화의 소개글이 상당히 흥미롭습니다.

'베이루트 빈민가에서 가혹한 삶에 시달리고 마음의 상처를 입은 어쩌면 열두 살의 소년. 아이는 자기의 부모를 고소한다. 자식을 방치하고 비참한 삶 속으로 몰아넣은 죄로.'

'어쩌면' 12살인 이 소년이 부모를 고소하게 된 이유는 무엇일까요?

(⚠️영화의 내용이 다수 포함되어있습니다! 스포주의!!⚠️)

가장이 되어버린 소년 '자인'

'자인'은 베이루트 빈민가에 사는 어린 소년입니다. 수입원이 없는 부모님을 대신해 아는 아저씨의 가게에서  일을 하며 동생들과 가족을 부양하고 있는데요, 간단한 배달부터 자신의 몸보다 훨씬 무거운 기름통 운반을 하며  돈을 벌고 있죠. 이에 그치지 않습니다. '자인'은 여러 약국을 오가며 엄마가 아프다는 핑계로 마약성 진통제를 처방받습니다. 그리고 이 약을 타 만든 주스를 동생들과 함께 길거리에서 팔죠. '어쩌면' 12살의 이 어린 아이는 어린 나이에 실질적인 가장이 되어 가족을 부양하고 있습니다.

출처 : Giffonifilmfestivfal

가장이 되어버린 소년 '자인'

'자인'에게는 어린 여동생 '사하르'가 있습니다. 이 어린 여동생은 '자인'에게 살아가는 이유이자, 고된 일을 버티게 해주는 원동력이기도 합니다. 마냥 어린 동생이기만 하던 '사하르'는 어느날 첫 생리를 시작하게 됩니다. 이를 알게 된 '자인'은 여동생을 외진 화장실로 데려가 여동생의 속옷을 물로 빨아주면서 대신 이야기합니다. '그 누구에게도 이걸 들키지 말아야 해.'  생리를 시작했다는 것은 '사하르'가 성숙해졌다는 것을 의미하고, 이는 곧 '사하르'가 어느 날 다른 남자에게 팔려갈지도 모른다는 것을 '자인'은 알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자인'은 동생을 지키기에는 아직 너무 어렸습니다. 결국 '사하르'가 일을 하고 있는 가게의 아저씨에게 돈을 받고 팔리게 된 것이죠.


🤦‍♀️진정 부모가 맞을까

'어쩌면' 겨우 12살인 '자인'은 사실 부모님에게 보호와 사랑을 받으며 자라야 할 나이입니다. 하지만 '자인'의 부모님은 자신의 아이를 돌볼 생각도, 여력도 전혀 없습니다. 막내 동생이 방해된다는 이유만으로 발을 쇠사슬로 묶어놓는 장면은 부모가 얼마나 여력이 없는 사람들인지를 여실히 보여주는 장면입니다. 보호받지 못하는 '자인'은 여동생과의 이별에 충격을 받고 가출을 하게 됩니다. 무작정 버스를 타고 떠나던 '자인'은 우연치 않게 들어간 놀이공원에서   '요나스'를 만나게 됩니다. '요나스'는 불법체류자로, 아이를 홀로 키우고 있는 여성입니다. 

'요나스'는   '자인'에게 연민을 느껴 자신의 집으로 데려오고,  '자인'에게 자신의 집에 있으면서 아이를 돌봐줄 것을 요청합니다. 어린 '자인'은 집에서 아기를 돌봐주고 퇴근한 '요나스'에게 12살 소년이 받아야 할 케어를 받으며 잠시나마 행복을 찾고는 합니다. 하지만 모종의 이유로 다시 자신의 집으로 돌아가게 됩니다.

출처 : The Guardian


🙏 "애를 그만 낳게 해주세요."

집에 돌아온 '자인'은 '사하르'가 임신을 했다가 세상을 떠났다는 사실을 접하게 됩니다. 고작 '11살'의 여동생이 임신을 했다가 사망했다는 소식은 '자인'에게 그나마 남아있던 마지막 이성의 끈을 놓게하고, 칼을 들고 아저씨를 쫓아가는 장면이 나옵니다.

이후 법정에 서있는 '자인'과 부모님. 교도소에 들어간 '자인'은 자신의 부모님을 고소하였습니다. 자신을 세상에 태어나게 해서, 동생을 죽게 해서, 또 임신을 했다는 소식을 들어서 말이죠.

'자인'은 판사에게 "저희 부모님이 애를 그만 낳게 해주세요."라는 말을 합니다.

이후 영화는 '자인'이 교도소에서 나와 신분증을 받고, 새로운 삶을 기약하며 웃음짓는 모습과 함께 마무리됩니다.


✍️ 누구의 잘못일까

감독은 이 영화를 통해서 레바논의 암울한 현실과  국민들의 뒤틀린 시민 의식, 무너진 사회 구조 등을 표현하고자 했습니다. 자신의 아이를 제대로 키우지 못하는데도 불구하고 지속적으로 아이를 갖는 무책임한 부모, 아이를 하나의 소유물 그 이상으로 생각하지 않는 사람들. 이러한 사람들이 만연해있는 사회.

위와 같은 복합적인 요소들은 결국 '자인'이  부모님을 고소하는데에 이르게 하였습니다.  


 여러분은 '자인'이 부모를 고소한 가장 근본적인 원인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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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와 사회가 근본적인 원인이에요
사회적 안전망의 부재가 이런 결과를 만들어내는 게 아닐까 싶어요.
부모님이 근본적인 원인이에요 국가와 사회가 근본적인 원인이에요
국가와 사회의 책임이 크기도 한데, '부모됨'은 국가나 사회보다 앞서는 영역이 아닌가 싶은 생각도 듭니다. 국가나 사회가 보호하지 못하도 부모는 아이를 보호해야하지 않나 싶기은 생각이 들어서 안타깝네요.
국가와 사회가 근본적인 원인이에요
영화 한 편을 본 것 같네요. 사회 시스템이 무너졌을 때 개인은 어떤 판단을 하며 살아야 하는가에 대한 물음 같습니다.
김주희 비회원
행동강령 및 운영정책에 따라 가려진 코멘트입니다.
국가와 사회가 근본적인 원인이에요 기타
개인의 책임을 묻는 선택지를 골라야 할까 고민이 됐는데요. 결국 그 개인의 선택이 가능하게 했던 사회의 문제가 더 크다는 생각이 떠나지 않아서 하나의 선택지만 골랐습니다. 사회 구조가 범죄를 예방하지 못할 때 개인은 어떻게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지, 해결하지 못하더라도 어떻게 변화를 만들 수 있을지 고민하게 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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