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비박스,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최근 보건복지부가 출생 미신고 아동 전수조사 실시를 발표하면서 베이비박스에 대한 논의가 다시 떠올랐습니다. 베이비박스는 신원을 밝히지 않고 영아를 인도할 수 있는 시설을 뜻하는데요. 아이유, 송강호 등이 출연한 영화 ‘브로커’에 등장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베이비박스는 등장부터 지금까지 필요성에 대한 논의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특히 ‘생명을 보호하는 장치’라는 입장과 ‘영아유기를 조장하는 불법시설’이라는 입장이 지속해서 대립중입니다. 캠페이너 여러분은 베이비박스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베이비박스 필요해요

2009년부터 베이비박스를 운영하고 있는 재단법인 주사랑공동체는 베이비박스가 영아의 생명을 지키는 장치라고 주장합니다. 주사랑공동체는 경찰청의 연도별 영아유기 건수 통계를 바탕으로 “베이비박스 설치 이후, 베이비박스 이 외의 장소에 유기된 아기의 수가 현저히 줄었다”라며 “하마터면 차갑고 더러운 곳에 버려져 사망위험에 노출될 뻔한 아기들이 그만큼 줄었음을 의미”한다고 주장했습니다. 또한 베이비박스 외에 영아유기가 이뤄지는 장소는 “차갑고, 비위생적이며 사람들의 눈에 거의 띄지 않는 곳”이라며 해당 장소에서는 영아의 사망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습니다. 이를 바탕으로 주사랑공동체는 베이비박스를 “아기들의 생명과 건강을 지키는 긴급보호장치”라고 주장했습니다.(주사랑공동체)

베이비박스 공적 기관이 운영해야 해요

김도경 미혼모협회 대표는 베이비박스의 역할을 설명하며  공적 기관이 운영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김 대표는 “베이비박스가 아기 유기를 조장하는 측면도 있고, 아기의 생명을 살리는 기능도 있다”라고 설명했습니다. 이어 “그렇다면 국가에서 어떤 부분이 더 중요한지 따져서 베이비박스가 필요하다면 민간이 아닌 공적 기관에서 운영하는 것이 맞다”라며 베이비박스의 역할과 성격을 따져봤을 때 공적 기관 운영이 필요하다고 주장했습니다.(시사위크.2020.11.18.)

베이비박스 사라져야 해요

정익중 이화여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베이비박스가 영아 유기 수단으로 활용되고 있다고 비판했습니다. 정 교수는 “베이비박스는 합법을 가장한 유기 수단”이라며 “유엔아동권리위원회는 유엔아동권리협약에 따라 베이비박스를 폐쇄할 것을 권고하고 있는데도 운영자측에서는 계속 아기의 생명을 살려낸다고 얘기를 하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이어 “실제로는 아기의 생명을 살려내는 것이 아니다. 아기를 버릴 사람들은 어디든 버리고 있고 아기를 죽일 사람들은 계속 죽이고 있다”라며 “전국에 버려지던 것에서 베이비박스가 생기면서 그곳에 유기 아기가 모아지는 양상”이라고 지적했습니다.(시사위크.2020.11.18.)

베이비박스를 대체할 입법이 필요해요

소라미 서울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임상교수는 베이비박스가 영아 살해를 막는 장치가 아니며 이를 대체할 입법이 필요하다고 주장했습니다. 소 교수는 연도별 영아살해 건수 통계를 바탕으로 “우리나라의 영아살해 통계를 보더라도 베이비박스가 운영되기 시작한 2010년 이후 영아살해 숫자와 베이비박스 운영 사이에 유의미한 연관성을 찾기 어렵다”라고 설명했습니다. 이어 베이비박스에 유기된 아동의 향후 생활을 추적한 통계를 언급하며 “베이비 박스에 유기된 아동 중 80.5%인 748명이 성인이 될 때까지 시설에서 살아가는 실정”이라 지적했습니다. 소 교수는 출산 후 여성이 베이비박스에 이르게 되는 과정을 설명하며 “사회적 곤경에 처한 임산부들이 어떻게 안전하고 건강하게 재생산권을 행사할 수 있도록 보장할 것인가의 논의로 확장되어야 한다”라고 주장했습니다.(베이비박스 무엇이 문제인가 간담회 발제문.2022.1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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