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론

어느 국회의원의 행적을 보며

2023.1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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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량입니다

제목 : 어느 국회의원의 행적을 보며

시대전환의 조정훈 의원이 최근 국민의 힘과의 합당을 결정했다. 국회의원 의석 1명을 가진 소수정당이 거대 정당 중 하나로 들어간 것이다. 소수 정당이 거대 정당으로 편입되는 것, 혹은 소수 정당에서 이탈해서 거대 정당으로 들어가는 것이 사실 새로운 건 아니라고 생각한다. 소수정당으로써 국회를 바꿀 수 없다고 생각했을 수도 있고, 의석 1석을 가지고서는 도저히 바뀌지 않는다고 생각했을 수도 있다.

중요한 건 거대정당에 들어가서 무엇을 하고자 하는가이다. 조정훈 의원은 586 운동권을 몰아내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궁금했다. 이 목표가 첫 국회 입성 당시부터 이어진 목표였을까? 그가 국회의원으로써 하고 싶었던 건 뭘까. 

국회의원의 가장 기본적인 업무는 법을 만드는 것이다. 조정훈 의원은 국회의원 당선 후 스스로를 ‘입법 노동자'라고 명명했다. 그렇다면, 그가 대표적으로 발의한 법안이 무엇인지, 어떤 이슈가 있었는지 돌아보고자 한다.

세계은행, 개발협력 전문가 조정훈

조정훈 의원은 국회의원이 되기 전 세계은행에서 근무를 했다. 세계은행은 개발도상국에 도로, 항만, 건설 등 인프라 구축을 위해 활동한다. 저금리로 돈을 빌려주고, 장기간에 걸쳐서 적은 이자로 값을 수 있게 해준다. 대규모 개발협력 프로젝트에 있어서, 세계은행과 함께 하지 않는 곳을 찾기가 어려울 정도다.

출처 : 조정훈 의원 페이스북

조정훈 의원 스스로도 세계은행에서 근무를 하면서, 다양한 개발도상국을 경험했다고 스스로 말했다. 그리고 그는 말했다.

“15년 간 세계은행에서 근무하면서 오랫동안 여러 나라를 옮겨 다니는 이주민 생활을 했다. 낯선 타국에서 이방인의 삶과 희귀피부암을 앓으며 누구보다 낮은 자세로 타인의 고통에 깊게 공감하게 됐다. 이에 자신이 받아온 것들을 이웃과 사회에 환원해야 한다는 사명감을 갖고 합리적임녀서 미래지향적인 이주민 정책을 수립하고자 한다.”

그리고 한 번더 나아가 그는 이렇게 말했다. “이제 대한민국은 외국인과 함께 살아가지 않고서는 존재할 수 없게 됐다.”

대표발의안, <가사근로자의 고용개선 등에 관한 법률안>

조정훈 의원은 지난 3월 21일 <가사근로자의 고용개선 등에 관한 법률안>을 대표발의 했다. 본인을 포함해 총 11인이 함께 했다.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2명, 국민의 힘 의원이 8명이었다.

법안의 핵심 내용은 외국인 가사 노동자를 월 100만 원에 고용하자는 내용이었다. 월 100만 원에서 알 수 있듯이 가사노동자들에게 최저임금 적용을 하지 말자는 것이다.

출처 : ⓒ뉴시스·여성신문

법안 발의 이유는 육아와 가사 부담으로 인해서 여성들이 출산을 하지 않으니, 상대적으로 인건비가 싼 외국인 가사 노동자를 데려와서 경제적 부담을 줄이고, 출산율을 높이자는 취지다. 그는 싱가포르 사례를 설명하며, 이미 활발히 진행되고 있고 우리나라에서도 가능하다고 말했다.

국내에 약 200만 명의 외국인 노동자가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실제 중소기업, 제조업, 농어촌, 임엄에는 외국인 노동자가 없다면 산업이 돌아가지 않는 수준이다. 그만큼 외국인 노동자들은 우리나라에 깊숙이 들어왔고, 그 역할면에서 적지않은 영향력과 중요성을 갖고 있다.

이런 영향력과 중요성에 비해 그가 발의한 법안은 최저임금 보장이 되지 않는 차별적인 법안으로 인식됐고, 거센 비판을 받았다. 정의당, 기본소득당, 한국노총, 이주민단체 등에서 차별을 법제화하는 법안이라며 강하게 비판했다. 또한 해당 법이 위헌 소지가 있다는 비판도 많았다.

실제 출산율을 높이자는 취지와 다르게 예로 들었던 싱가포르의 출산율이 오히라 낮아졌다는 통계가 있었고, 월 100만 원으로 대한민국에서 이주 노동자가 살 수 있는지, 국내 부부들이 외국인 가사 도우미를 신뢰할 수 있을지, 기존 가사노동자조차도 근로기준법적용을 못받고 있는데 이런 부분을 고칠 생각은 않고, 차별적인 법안으로 채우려고 한다는 비판을 받았다. 해당 법안을 환영한 건 오세훈 서울시장이었다.

비판이 강하게 일자 조정훈 의원과 함께 발의한 국회의원 중 이탈자가 발생했다. 이에 법안 발의가 철회되어, 다시 인원을 모아 발의한 바 있다. 해당 법안은 여의도를 넘어 용산으로 넘어갔다.

국내 외국인 노동자들은 어떻게 될까?

조정훈 의원은 외국인 가사 도우미가 없었다면, 자신의 아내 역시 경력 단절 여성이었다 라고 말한 바 있다. 그 만큼 여성의 경력 단절을 위해서도, 가사 부담을 줄이기 위해서라도 해당 법안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해당 기사를 보면서 앞서 조정훈 의원이 말한 “타인의 고통에 대한 공감"이 어디에 있었나 라는 궁금증이 들었다. 가족에 대한 공감은 당연한 것이지만, 그 가족을 위해 일하는 누군가에 대한 공감은 보이지 않았다.

조정훈 의원이 국민의 힘과 함께 한다면, 국내 외국인 노동자들은 어떻게 될까? 현재 국내 외국인 노동자들의 처우는 너무나도 열악하다. 더구나 윤석열 정부는 아니었다고는 하나 주 69시간 근무를 말했던 정부다. 이러한 취지의 정당에 들어가서 과연 본인이 스스로 말한 “타인의 고통에 대한 공감"을 정말로 할 수 있을지 우려 스럽다.

외국인과 함께할 수 밖에 없다는 조정훈 의원 본인의 말처럼, 부디 외국인 노동자일지언정 최소한의 권리는 지킬 수 있으면서 일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이슈

한량 님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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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의 관점에서 법을 발의했는지 알게 되었습니다. 음 차라리 내국인을 더 중요하게 생각했다고 설명했다면 그런가 의도인가보다 생각 했을텐데요. 다른 나라나 개발도상국 이야기가 나온 이후에 이런 법안을 발의했다니 공감이 되지 않네요.

뭐랄까요, 글로 보기에는 참 간단한 행적인데 너무 많은 차별과 혐오가 교차되어 깜짝 놀랐습니다. 특히 '법안 발의 이유는 육아와 가사 부담으로 인해서 여성들이 출산을 하지 않으니, 상대적으로 인건비가 싼 외국인 가사 노동자를 데려와서 경제적 부담을 줄이고, 출산율을 높이자는 취지다' 부분이요...

"조정훈 의원 스스로도 세계은행에서 근무를 하면서, 다양한 개발도상국을 경험했다고 스스로 말했다." 

세계은행에 '근무'하면서 개발도상국을 '경험'했다니... 발의하신 법안을 보아하니 경험이 아니라 '구경'하신 것 같습니다. 국제개발 활동을 하면서도 함부로 그 나라를 '경험'했다고 표현하지 않았습니다. 아무리 그들과 같은 물, 같은 집에 살았어도 분명 의원님과 저는 그 순간 그 곳에서는 누구보다 구조적인 권력자의 위치였을 겁니다.
매번 선진국 따라하기 바쁜 우리나라가 꼭 노동에서는 개발도상국의 규칙을 따르려고 하는 모습이 우습네요.

최저임금에도 못 미치는 임금으로 외국인 노동자들을 ‘사용’하자고 하는 이 분의 말씀이 이제 이렇게 들립니다. “이제 대한민국은 외국인을 싼 값에 마구 부려먹지 않고서는 존재할 수 없게 됐다.”

권위주의 국가에선 가능하지만, 민주주의 국가, 그리고 대한민국같은 정치극단주의 진영정치판에서는 씨알도 안먹힐 법안
하지만 저출산이 심각하기에 검토해볼법하다.
필리핀내니 자국에선 5000~7000페소다.
11~16만원.

안그래도 외국인노동자들, 가사노동자들의 처우가 열악한 환경에서 이러한 법안 발의는 이미 있는 문제를 더 심각하게 만들지 않을까 우려됩니다. 타국민인 노동자를 우리나라에서 심하게 대우하자는 법안을 발의하다니, 부끄러운 일입니다.

솔직히 '저딴 걸 법안이라고 내놓나' 싶은 이야기입니다. 뭔가 제대로된 국민 의견 청취나 실제 노동환경에 대한 고민없이 개인의 경험과 상상에 의존한 법안 발의 같아서 세금 아깝다는 생각이 절로 드는데요. 저출생의 원인은 단순히 육아가 힘들어서가 아닐 겁니다. 육아는 옛날에도 똑같이 힘들었을텐데, 요즘 시대에 출산을 꺼리는 이유는 훨씬 복합적이라고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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