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론

이선우_전장연 시위를 보는 시선들_혐오란 무엇인가

2023.02.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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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철학 연구자. 일어/중국어 교육 및 번역. => 돈 되는 일은 다 함

혐오(嫌惡, hate)란?

1) 싫어하고 미워함

2) 더러운 것, 사회에 적합하지 않은 것, 전염성이 있는 것, 거슬리는 것, 존재하지 않았으면 하는 것 등에 대해 불쾌한 생각을 하게 만드는 아주 강한 감정.

3) UN 「시민적 및 정치적 권리에 관한 국제규약」 제20조 2항: 차별, 적의 또는 폭력의 선동이 될 민족적, 인종적 또는 종교적 증오의 고취

4) UN 「모든 형태의 인종차별 철폐에 관한 국제협약」 제4조 2: 인종적 우월성이나 증오, 인종차별의 고무에 근거한 모든 관념의 보급 그리고 피부색이나 또는 종족의 기원이 상이한 인종이나 또는 인간의 집단에 대한 폭력행위나 폭력행위에 대한 고무, 인종차별을 조장·고무하는 조직과 조직적 및 기타 모든 선전

5) UN 혐오표현 대응 행동전략 계획3: 종교, 민족, 국적, 인종, 피부색, 혈통, 성별, 기타 다른 정체성 요인에 기하여 개인이나 집단에 대해 이루어지는 경멸적이거나 차별적 언어 혹은 공격으로 말, 글, 행동으로 이루어지는 모든 형태의 표현

6) 유럽인종차별위원회 일반정책권고 제15호 5: 인종, 피부색, 언어, 종교나 신념, 국적이나 출신국가·민족, 혈통, 나이, 장애, 성, 성별, 성별정체성, 성적지향 등을 포함한 개인의 특성이나 지위에 기하여 이루어지는 비하(denigration)나 이를 옹호·증진·선동하거나, 적대·비방, 괴롭힘, 모욕, 부정적 고정관념, 낙인찍기나 위협 및 이러한 모든 표현을 정당화하는 표현

7) 국가인권위원회, ‘혐오표현 실태조사 및 규제방안 연구’보고서: 어떤 개인·집단에 대하여 그들이 사회적 소수자로서의 속성을 가졌다는 이유로 그들을 차별·혐오하거나 차별·적의·폭력을 선동하는 표현

(이상, 3)부터 7)까지는 국가인권위원회, 「혐오표현리포트」,  2019, p.10~p.11)

 

이를 요약하면: 혐오란 “다수자와 구별되는 속성을 지닌 특정 집단을 대상으로 이들의 특성, 지위에 토대를 두고 이루어지는 비하적인 관념을 옹호, 증진, 확산하거나, 이들을 비방, 비하, 모욕, 멸시, 낙인찍기, 위협, 공격하는 표현을 하고 이것을 정당화하는 생각”

혐오의 구성 요소

 1) 대상: 다수와 구별되는 속성을 지닌 특정 집단

 2) 관념: 그 집단에 대한 부정적인 생각

 3) 표현: 말, 글, 행동을 통한 표현

 4) 효과: 표현을 통해 이루어지는 부정적인 결과

 

혐오를 강화시키는 요소(국가인권위원회, 「혐오표현리포트」, 2019, p.49~p.56 요약)

  1) 혐오표현을 하는 사람의 지위: 사회적 지위, 집단내 지위, 청중에 미치는 실질적인 영향력

  2) 혐오표현의 맥락: 대상 집단에 대한 사회적 차별의 존재, 대상 집단에 대한 법·제도 장치, 언론지형, 정치지역, 혐오표현이나 폭력의 발생 빈도, 대항표현과 대항역량의 확보

  3) 혐오표현의 범위: 공개성, 조직성, 계획성, 반복성·지속성

  4) 혐오표현의 매체: 매체의 공신력, 매체의 영향력, 복제와 유포의 용이성

  5) 혐오표현의 의도와 효과


결론: 함께 생각해볼 지점

 

01 전장연 시위를 부정적, 혹은 혐오적으로 표현하는 발언에는 공통적으로 두 가지 기조가 깔려있다. 첫째는 이것이다.

“과격한 시위는 공감받기 어렵고, 장애인인 이미지만 해친다”

이런 태도에는 기본적으로 시위의 형식만 보고 왜 시위를 하는지는 보지 않으려는 태도가 깔려 있다. 물론 형식/방식도 중요할 수 있다. 그러면 왜 그들은 과격한 방식을 택하는지, 시위는 왜 과격해 지는지에 대해 생각해봐야 한다.

시위도 개인과 사회의 관계 속에서 이루어지는 상호작용이다. 장애인의 이동권에 대한 대중의 시선, 정부의 대응, 경찰의 대처가 전장연의 “과격한” 시위를 촉발한 것은 아닌지 돌아볼 필요가 있다. 장애인 이동권 투쟁이 본격적으로 시작된 것은 2001년이다. 우리는 얼마나 바뀌었는가?

장애인차별금지 및 권리구제 등에 관한 법률(약칭: 장애인차별금지법)에는 이런 조항이 있다.

제19조(이동 및 교통수단 등에서의 차별금지) ①「교통약자의 이동편의증진법」 제2조제5호 및 제6호에 따른 교통사업자(이하 “교통사업자”라 한다) 및 교통행정기관(이하 “교통행정기관”이라 한다)은 이동 및 교통수단 등을 접근ㆍ이용함에 있어서 장애인을 제한ㆍ배제ㆍ분리ㆍ거부하여서는 아니 된다. <개정 2010. 5. 11.>
②교통사업자 및 교통행정기관은 이동 및 교통수단 등의 이용에 있어서 보조견 및 장애인보조기구 등의 동승 또는 반입 및 사용을 거부하여서는 아니 된다.
③교통사업자 및 교통행정기관은 이동 및 교통수단 등의 이용에 있어서 장애인 및 장애인 관련자에게 장애 또는 장애인이 동행ㆍ동반한 보조견 또는 장애인보조기구 등을 이유로 장애인 아닌 사람보다 불리한 요금 제도를 적용하여서는 아니 된다.
④교통사업자 및 교통행정기관은 장애인이 이동 및 교통수단 등을 장애인 아닌 사람과 동등하게 이용하여 안전하고 편리하게 보행 및 이동을 할 수 있도록 하는 데 필요한 정당한 편의를 제공하여야 한다.
⑤교통행정기관은 교통사업자가 장애인에 대하여 이 법에 정한 차별행위를 행하지 아니하도록 홍보, 교육, 지원, 감독하여야 한다.
⑥국가 및 지방자치단체는 운전면허시험의 신청, 응시, 합격의 모든 과정에서 정당한 사유 없이 장애인을 제한ㆍ배제ㆍ분리ㆍ거부하여서는 아니 된다.
⑦국가 및 지방자치단체는 장애인이 운전면허시험의 모든 과정을 장애인 아닌 사람과 동등하게 거칠 수 있도록 정당한 편의를 제공하여야 한다.
⑧제4항 및 제7항을 적용함에 있어서 그 적용대상의 단계적 범위 및 정당한 편의의 내용 등 필요한 사항은 대통령령으로 정한다.

이 법은 2017년 7월 26일부터 시행되었다. 우리는 이 법 앞에서 장애인들의 이동권이 침해받지 않았다고 자신 있게 말할 수 있을까? 왜 이 법은 이야기하지 않을까?

만약 그 시위가 과격한 시위라면, 그것은 오랫동안 해결되지 않는 제도적 문제와 아직도 만연한 대중의 차별적인 시선이 낳은 결과다. 원론적인 이야기지만, 사회에 깔려있는 장애인에 대한 차별적인 문화, 불평등을 이해하려는 노력 없이 이 문제는 절대 해결되지 않는다.

 

전장연 시위를 비난하는 사람들이 자주 들고 오는 이야기 중 하나는 “서울 지하철역의 엘리베이터 설치율이 94%이며, 이는 세계적으로도 손에 꼽히는 것”이라는 것이다. 하지만 엘리베이터와 리프트는 뻑하면 고장이 나고 사람들은 장애인에게 양보를 해주지 않는다. 환승구간을 연결하는 승강기가 없어서 환승을 못하는 경우도 많고, 승강장과 열차 사이의 간격과 단차 문제는 아직도 해결되지 않습니다. 장애인 콜텍시는 50분을 기다려야 겨우 오고, 저상버스 보급은 오래전부터 100%를 약속했지만 아직 달성하지 못했다. (한겨레.2022.04.29.)

이 세상에 100%가 쉽냐, 이 정도도 대단한 거다라고 말할 수도 있다. 아주 틀린 이야기는 아니다. 하지만 숫자만 채우면 이 문제가 끝날까? 이동수단의 질에 대해서는 왜 이야기를 들으려 하지 않을까? 여기에는 장애인을 동료 시민이 아니라 시혜의 대상으로 보는 시각이 깔려있기 때문이다.

한국에 온 외국인들이 자주 이야기하는 것 중 하나가 한국의 거리에선 장애인을 보기 어렵다는 것이다. 2021년 기준, 한국의 등록장애인은 264만 5,000명으로 전체 인구대비 5.1%, 이 중에서 중증장애인은 37.2%이고, 지체장애인은 45.1%를 차지한다.

여러분은 평소에 길을 다니면서 중증장애인을 몇 명이나 마주치시나요?

 

02 기본적으로 장애인에 대한 차별과 장애인 시위에 대한 혐오에는 시혜적인 태도가 깔려 있다. 다양한 차별/혐오를 분류해서 이야기했지만 이 모든 차별과 혐오는 “돈 있으면 해주겠지만, (비장애인 쓸) 돈도 없는데 꼭 해줘야 하나?”라는 식의 태도에서 기인한다. 장애인은 법적으로, 정치적으로 우리와 동등한 시민이고, 시민이어야 한다. 또, 생물학적으로, 윤리적으로 우리와 동등한 생명이고 인간이다. 장애인에 대한 시혜적인 태도는 이런 인식의 결핍에서 기인한다.

혹 스스로가 장애인에 대한 차별, 장애인 시위에 대한 혐오를 하지 않는다고 생각하는 사람이라 할 지라도, 혹은 장애인 시위를 적극적으로 지지하는 비장애인의 경우에도 법적으로, 정치적으로, 생물학적으로, 도덕적으로 그들을 동등한 시민/인간으로 생각하고 있는지, 혹시 동정적이거나 시혜적인 생각을 가진 적이 있는지에 대해 끊임없이 반성해야 한다.

 

03 혐오 표현의 수집과 분류의 필요성

우선 혐오 표현이 실제 어떤 맥락과 의도, 효과를 지니고 있는지 분명히 살피는 데에 목적이 있다. 이를 통해 혐오 표현의 문제성과 이를 해결하는 것에 대한 필요성을 사회 구성원 모두가 고민하는 것, 즉 혐오 표현의 문제성, 위험성에 대한 가시화해결 방안의 공론화를 위해서다.

모든 사회 문제가 그렇듯이, 혐오 표현도 개인의 문제이자 사회의 문제다. 그러므로 혐오 표현 방지에 대한 제도적 장치(법적 제재, 정책)와 개개인의 자율적인 규제가 동시에 이루어지기 위해서는 혐오 표현을 분류하고 이를 공론화하여 그 방안과 범위를 사회적으로 토론할 수 있어야 한다.


혐오 표현의 종류

1 기분파: 불편한 기분이 든다, 내 기분에 거슬린다

 1-1 역차별파: 장애인이 벼슬이냐, 역차별이다

 1-2 과도파: 시위 방식이 과도하다, 그만해라, 지겹다

2 인상파: 이런 시위는 장애인에 대한 인상을 안 좋게 만든다

 2-1 일부파: 모든 장애인이 그러는 게 아니다

3 경제파: 장애인 시위를 돈으로 계산하면

 3-1 공정파: 비장애인도 힘든데 장애인을 왜 돕나

4 정치파: 박원순 때는 가만 있더니 오세훈이 되니까 이런다

 4-1 유착파: 전장연 시위와 유착관계에 있는 사람들이 있다

5 법치파: 시위는 법으로 막고 처벌해야 한다

6 날조파: 거짓정보 만들기, 거짓과 사실을 뒤섞기

7 비하/욕설파: 그냥 욕하기

8 종합파: 한 번에 하나씩 하지 않는다


01 기분파: “불편한 기분이 든다, 내 기분에 거슬린다”

  시위 행동과 시위에 대한 지지 표현이 거슬린다고 생각하고 시위를 하는 사람, 시위에 대한 지지를 보내는 사람, 심하게는 소수자 자체에 대해 욕설이나 비아냥을 보내는 경우. 여기에는 시위 자체에 대한 반감을 가지고 있는 경우가 많으며, 자신의 거슬림을 정당화하기 위해 시위로 인해 발생한 자신의 일상에서의 불편, 혹은 그 누구도 직접 겪지 않은 일에 대해 가정 혹은 상상하며 이야기하는 경우가 많다. 

이준석 2022년 4월 13일 JTBC <썰전>에서: “지하철 막은 다음에 악플을 안 받길 기대하셨나”
이준석 2022년 12월 9일 자신의 페이스북에서: "전장연 사태는 올초에 전장연의 불법시위에 무릎꿇고 언플하던 사람들이 책임지면 되는데..... 그럴 리 없죠. 후안무치하니까."
여명숙 전 게임물관리위원회 위원장, 자신의 유튜브 계정 개수작TV에 2022년 4월 20일 업로드한 <포동포동 돼준스기는 살찔지언정>에서 : "정상적인 사회에서 불편함을 감수하는 건 우리가 자발적으로 이해하고 배려하며 스스로 불편함을 감수하는 것이지 비장애인에게 의도를 갖고 고의로 불편을 주기 위해 벌인 행위까지 감수할 필요는 없다"
(안산 선수의 전장연 기부에 대해) "안산 선수 글을 읽으면 '난 50만원을 전장연에 줬다. 피해를 본 시민들아, 그 정도는 감수해라, 난 50만원이 냈는데' 라는 뜻으로 보인다" "이건 장애인, 비장애인의 문제가 아니다. 만약 안산 선수가 지하철이 늦어 경기 참여를 못해 국가대표에 떨어진다고 해도 감수할 수 있겠느냐" "지하철이 지연돼 힘들어한 시민들이 안산 선수보다 사회생활을 덜하고 바보고 배운 게 없어 화낸 것으로 보이냐" "내가 너무 기가 막혀서 곱씹고 있다. 상식적으로 누구한테 뭘 감수하라고 요구할 게 아니라 그 누구도 불편함을 감수하지 않는 세상이 맞는 것 아니냐"
나무위키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전동열차 운행방해 사태> 항목: “뒤돌아서면 행인에게 행패를 부리는 노숙자 집단처럼 행동하는 사람들이 앞에서 아무리 화려한 미사여구를 동원하고 자신을 희생양으로 치장한다 한들 그 진정성을 신뢰하기 힘들다. 기본적 에토스(Ethos)의 문제이다.”

 

01-01 역차별파: 장애인이 벼슬이냐, 역차별이다

  소수자에 비해 非소수자이 더 힘들다고 주장하거나, 소수자에 대한 복지/지원에 대해 불만을 표시하는 경우. 소수의 이익을 위해 다수의 일상(실제로는 우위성優位性)이 침해되고 있다고 주장하며 평등을 해친다고 주장하는 경우. 혹은 시위, 시위 참여자, 혹은 소수자 자체를 사회가 건드려선 안 되는 것으로 만들고 있다(성역화聖域化한다)고 생각하는 경우.

이준석, 2022년 3월 31일 MBC 라디오 인터뷰 “지금까지 우리 당의 정치원로들이나 아니면 다른 지금까지 정치 문법에 있어서 애초에 장애인 관련 문제 같은 것은 건드리지 말라는 문법” “어느 책임 있는 정치인도 나서지 않아서 상황이 계속 악화하고 있었다면 당연히 전장연의 불법적 시위 방식을 중단하라고 요구할 수 있는 것” “그게 지금 젊은 세대들이 바라는 그리고 서울 시민들이 바라는 정치의 방법” “(4.3, 여순사건, 5.18 피해자 들)이런 분들이 최대다수의 불편을 야기해서 본인들 의사를 들리게 했다는 얘기를 저는 들어보지 않았다”
나무위키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전동열차 운행방해 사태> 항목: 시위로 인해서 정시출근을 못하고 지각하면 이유를 떠나서 한성깔하는 상사들에게 갈굼당하는건 약과고, 기본적으로 출퇴근 관련 근태점수가 서서히 깎여나간다.
김민수 장애인 연대 대표, 2022년 12월 24일 중앙SUNDAY와의 인터뷰에서 “비장애인이 사는 환경도 100% 만족스럽지 않다.”

 

01-02 과도파: 시위 방식이 과도하다. 그만 해라, 지겹다.

소수자들의 요구사항이나 힘든 점에 대해 이해한다, 알고 있다고 말하면서, 그 시위 방식이 잘못되었다고 말하거나, 시위의 기간이 너무 길어서 지겹다고 말하는 경우.

김민수 장애인 연대 대표, 2022년 12월 24일 중앙SUNDAY와의 인터뷰에서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출퇴근하는 시민들의 발목을 잡는 시위는 정당하지 않다. 이런 선례가 생긴다면 다른 단체도 이런 방법으로 문제를 해결하려고 할 것이고, 그러면 국가가 제대로 돌아갈 수 없다. 시민들의 불만이 폭발하기 전에 당사자인 우리가 먼저 목소리를 내야겠다고 생각했다” “오죽하면 울산에서 일하고 있는 둘째 딸이 전장연으로 오해받을 수 있으니 지하철을 타지 말라고 했다. 비장애인인 딸이 장애인 아빠에게 이렇게 말할 정도면 그동안 전장연 시위에 대해 부정적인 소리를 얼마나 많이 들었겠나.”
구기정 삼각지역장, 2023년 1월 9일 조선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저도 6급 지체장애인이에요. 똑같이 비교할 순 없지만 그래서 전장연분들 심정을 조금이나마 이해합니다. 하지만 휠체어로 사람을 들이받고, 보안관 머리채를 잡고… 이건 정말 지나친 것 같아요.”
김민수 장애인 연대 대표, 2023년 1월 12일 조선biz와의 인터뷰에서 “지난해 전장연의 시위를 보고 ‘이건 아닌데, 우리가 그간 장애인 인식 개선하려고 노력했는데’라고 생각했다. 비장애인들이 불편을 겪지만 시위자들이 장애인이기에 항의를 못한다고 생각했다.” “이동권 보장이라는 취지에 대해선 공감한다. 그러나 100% 완벽한 사회는 없다. (중략) 비장애인도 100% 교통 편의가 완벽하지는 않다. 다수의 발목을 잡는 행위가 정당할 수는 없다.” “전장연이 지하철을 막아서 장애인 권리 예산이 보장된다면 앞으로 장애 유무를 떠나 모든 집단이 예산을 요구할 때 지하철을 막지 않을까. 나쁜 선례를 만들면 안 된다.

  

02 인상파: 이런 시위는 장애인에 대한 인상을 안 좋게 만든다

  소수자들이 非소수자들, 혹은 사회의 상식으로부터 인정을 받아야 한다고 주장하면서, 과격하거나 불편한 방식의 시위를 해서는 안 된다고 말하는 경우.

  소수자 당사자들 중에서도 이런 인식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 꽤 있어서, 소수자 운동을 할 때 깨끗하고 깔끔하며 조용하고 온건한 방식의 운동을 해야만 한다, 하지 않으면 안 된다고 주장하는 경우가 많다.

한국지체장애인협회 2022년 3월 9일 성명서 “우리 협회는 전장연이 지난 20년 넘는 세월동안 과격한 시위를 이어왔다는 점을 간과할 수 없습니다. 전장연이 취해 온 강경투쟁이 우리 사회에 적지 않은 불편을 주었고, 장애인식개선에 악영향을 미쳤습니다.” “선량한 시민사회전장연의 불법 및 강경투쟁이 전체 장애인에 대한 부정적 이미지를 고착화시키고 있습니다. 이는 장애인은 물론 장애인복지 증진을 위해 노력해 온 장애인단체의 이미지를 훼손하는 엄중한 행위라는 점을 분명히 밝혀두고자 합니다.”
박마루 복지TV 사장(장애인 분야 서울시 명예시장), 2023년 1월 9일 장애인관련단체장 서울시장 신년 간담회: “(전장연 집회에 대해) 56>#/span###가 반대한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있다” “장애계가 전장연 시위로 인해 얻는 것보다 잃는 것이 많다. 소신 있는 목소리를 내야한다”

 

02-01 일부파: 모든 장애인이 그러는 게 아니다

소수자들이 요구사항을 제시하는 경우, 혹은 소수자가 어떤 잘못을 했을 경우 이들에 대해 선을 긋고 모든 소수자가 그런 것은 아니라고 말하는 경우.

오세훈, 2023년 1월 9일 장애인관련단체장 신년 간담회: “전장연을 만나기는 하겠으나 (전장연이) 전체 장애계의 입장이 아니란 점을 분명히 하고 만나겠다” “장애인 단체의 의견을 면밀히 검토해 바람직한 방향으로 민원을 제기하는 분들이 손해보는 일이 없도록 각별히 신경 쓰고 장애인의 편의와 권익증진에 노력하겠다”
황재연 서울시지체장애인협회장, 2023년 1월 9일 장애인관련단체장 서울시장 신년 간담회 “전장연이 장애계 전체를 대표하는 것처럼 잘못 인식되고 있으니 장애계도 목소리를 내야 한다”
전치국 서울시교통장애인협회장, 2023년 1월 9일 장애인관련단체장 서울시장 신년 간담회 “장애인들이 전장연의 집회에 강압적으로 불려 나오는 경우도 있다”
나무위키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전동열차 운행방해 사태> 항목: “전장연과 전장연 편을 드는 정치인, 언론들은 자신들에 대한 비판을 장애인 혐오로 모는 논법을 전가의 보도처럼 사용하지만, 여기에 대한 논파는 간단하다. 전장연은 대한민국의 장애인 전체를 대변하는 합법적 대표로 선출된 사람들이 아니다. 한마디로, 전장연=장애인 전체라고 할 수 없고, 전장연에 대한 근거 있는 비판이나 정당한 의법조치는 장애인 혐오가 아니다. 전장연은 장애인 중에서도 일부 소수의 사람들로 구성된 일개 이익집단일 뿐이다.


03 경제파: 장애인 시위를 으로 계산하면…….

  소수자와 非소수자의 문제를 금액, 시간, 인력 등의 수치로 환산하면서, 소수자에 대한 복지나 지원, 더 나아가서는 소수자의 존재 자체를 인정하는 일에 큰 비용이 들어간다고 이야기하는 경우. 

오세훈, 2023년 1월 1일 MBN 인터뷰에서: “1년간 (열차 지연으로) 손해를 본 것이 6억 원 정도”
서울시, 서울교통공사, 2023년 1월 19일 발표: "열차운행 방해 시위로 열차 탑승 승객이 입은 피해는 약 4400억원이며, 기존에 열차를 이용하던 시민들이 열차를 이용하지 못해 입은 피해는 약 50억원으로 산출됐다"
강영연 기자, 2023년 1월 20일 <한경사회> 기사 제목: “전장연 시위로 2년간 피해액만 4450억원

 

03-01 공정파: 비장애인도 힘든데 장애인을 왜 돕냐.

  소수자들을 지원하거나 그들의 힘든 점을 해소해주는 것보다 더 중요한 일이 있다고 이야기하면서(非소수자들의 삶이 더 힘들다, 소수자들의 요구는 사회의 가치에 반한다) 그들을 돕는 것, 혹은 소수자들의 요구사항이 공정/공평하지 못하다고 말하는 경우.

이준석 2022년 4월 13일 JTBC 썰전: “대한민국에는 장애인 이동권 못지않게 중요한 우선순위 사업들도 있어 조율이 필요하다”

04 정치파: 박원순 때는 가만 있더니 오세훈이 되니까 이런다

  소수자들의 시위나 요구가 정치색에 따라 바뀐다고 요구하는 경우. 혹은 소수자와 정치/정치인/정당이 연결되는 것 자체를 비난하는 경우.

이 경우는, 정치, 정치인, 정당, 권력에 대해 부정적인 인식을 가지고 있는 경우와 정치, 권력에 대해 잘못된 이해를 하고 있는 경우로 나뉜다. 

이준석, 2022년 3월 31일 MBC 라디오 인터뷰 “오세훈 시장이 들어온 뒤에 서울시장을 볼모잡는 형태로 진행되고, 대선 과정에서 시민들 불만이 높아지니까 심상정 후보가 찾아왔다는 이런 이유로 시위를 중단한다”
나무위키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전동열차 운행방해 사태> 항목: “전장연은 21년간 쌓아 온 장애인으로서의 억하심정과 그간 5명의 대통령들의 행동에 대한 불만을 모두 현 정권에게 풀어내고 있다.” “간단히 정리하자면, 문재인 정부 때 장애인 예산을 1576억 원 깎아도 조용하던 사람들이, 윤석열 정부에서는 자신들이 요구하는 이동권 예산을 정확하게 집어서 2배 늘어난 1155억 원이나 증액했는데도 극단적 시위를 계속하고 있다. 물론 시위 목적이 이동권이 아니라는 점을 시사하는 부분이기도 하지만, 근본적으로는 두 정부에 대해 아예 다른 잣대를 적용하고 있다는 것이다.” “많은 진보언론들은 자칭 팩트체크를 통해 이것이 전혀 사실이 아니라고 주장하지만 교묘한 거짓말이다.”

 

04-01 유착파: 전장연 시위와 유착관계에 있는 사람들이 있다

  소수자들의 시위나 요구나 단순한 것이 아니라거나 표면적으로 드러나는 것만 있는 것이 아니라고 말하며, 직간접적으로 이들과 유착관계를 맺고 있는 거대 권력이 존재한다고 주장하는 경우.

  이 경우는 이익, 이권이라는 단어에 유독 집착하며, 사실과 거짓을 뒤섞거나 작은 일을 크게 만드는 등 음모론에 기반하여 이야기를 만들어내는 경우가 많다

나무위키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전동열차 운행방해 사태> 항목: “2022년 4월부터는 국가인권위원회도 여기에 합세해서 이준석의 표현이 혐오에 해당하는지 검토해 보겠다느니 하고 입장을 내거나 시위 현장을 방문하고 있다. 하지만 전장연과 인권위는 간접적인 유착관계 즉 이해관계가 있는 세력이어서 이들의 개입 시도는 도덕적인 비판을 받고 있다.” “전장연과 그들 편을 드는 편향된 언론들에게는 혐오표현을 쓰지 않으면 잘 훈련된 혐오자고, 혐오 표현을 쓰는 사람은 그냥 혐오자가 된다. 한마디로 이들의 세계관에서는 사전적인 의미에서의 헤이트스피치가 아닌, 자신들에게 감히 말대꾸하고 반대를 표명하는 행위, 자신들과 다른 의견을 갖거나 의문을 제기하는 것, 자신들의 카르텔과 이익관계를 훼방놓는 것이 곧 혐오라는 것이다.” “김예지 의원 비서관의 남편이 인터넷에 알려진 것처럼 단순히 전장연 소속일 뿐 아니라, 한때 전장연측의 입장을 대표하러 토의 자리에 나오는 중요한 직위의 사람이었다는 것이 된다. 게다가 김예지 의원의 비서관 이가연은 사실 전장연 기관지인 비마이너에서 활동하던 인물이었다.”

 

05 법치파: 시위는 으로 막고 처벌해야 한다

  소수자들의 시위 중 법에 저촉되는 부분을 유달리 강조하거나 확대해 이야기하면서, 불법, 처벌, 소송 등의 단어를 자주 사용하는 경우.

  이 경우, 소수자들의 시위를 불법으로 규정하며 처벌하자고 주장하는 경우가 많은데, 더 나아가서는 기존의 형사사법기관이 소수자들을 지나치게 미온적/온정적으로 대하고 있다고 주장하기도 한다. 

권성동, 2022년 9월 14일, 자신의 페이스북에서 “정부는 엄정한 법과 원칙에 따라 불법 시위를 예방하고 엄단해주시기 바라고, 국회는 장애인 복지에 최선의 노력을 기울이는 동시에 반복된 불법행위를 주도한 시민단체에 대한 국고 보조금을 제한하는 입법이 필요하다는 국민 목소리도 경청해야 한다” “전장연을 비판하면 일부 야권 인사들은 혐오와 차별이라고 낙인찍는데, 다른 의견을 도덕적 파탄으로 몰아세우며 정치적 지분을 확보하려는 선동” “사회적 약자의 어려움을 자신의 이윤 창출 수단으로 삼는 전형적인 갈등산업 종사자의 모습”
나무위키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전동열차 운행방해 사태> 항목: “2020년 1월 22일부터 진행중인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의 지하철 운행방해 불법 시위이다.” “해당 시위는 형법상으로 철도안전법, 업무방해,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 감염병예방법, 교통방해죄로 처벌받을 가능성이 있다.” “경찰은 이 시위에 대해서 제재를 해야 할 일차적인 책임이 있는 사람들임에도 불구하고, 매일같이 일어나는 이 불법시위를 보자마자 제대로 제지하기는커녕, 이들을 따라가서 방관하고 있기만 했다. 제대로 제지한 적이 있다고 해도 그 횟수는 손에 꼽을 정도에 불과하다. (중략) 한 경찰 관계자에 따르면, 장애인에 대한 행동 하나하나에 대해서 전장연에게 크게 트집잡힐 수 있기 때문에 제대로 제지가 안된다는 말이 있다. 하지만, 법 질서를 무너뜨리는 행동을 하는 이들을 제지해야 하는 사람이 오히려 이들의 눈치를 보아서 제대로 제지하지 않는 것은 한낱 핑곗거리에 불과하며, 경찰로서의 자질이 형편없음을 스스로 증명한 셈이다.”

 

(나무위키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전동열차 운행방해 사태> 항목 中)

오세훈, 2022년 12월 26일 자신의 페이스북에서 “오늘 오전 서울경찰청장과 논의를 마쳤다. 서울교통공사에서 요청하면 경찰이 지체 없이 신속하게 대응할 것” “시위 현장에서의 단호한 대처 외에도 ·형사상 대응을 포함해 필요한 모든 법적인 조치를 다하겠다” “불법에 관한 한 이제 더 이상의 관용은 없다


06 날조파: 거짓정보 만들기, 거짓과 사실을 뒤섞기

  소수자들의 요구, 혹은 소수자 자체에 대해 날조, 왜곡을 하거나 그들의 주장을 곡해하는 경우. 특히 언론에서 신원을 확인할 수 없는 누군가에게 들었다면서 그 말을 인용하는 식으로 보도하는 경우가 많다. 

나무위키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전동열차 운행방해 사태> 항목: “기존에도 경찰은 유치장에 수용하기 귀찮고 힘들다는 이유를 대며 이들이 심각한 범죄를 저질러도 적당히 풀어주곤 했다.” “이들의 시위는 결국 장애인 이동권이 아닌 탈시설 비리에 얽힌 이권, 그리고 거기에 반대하는 정치인들에 대한 테러행위를 동원한 항의가 본질이라고 할 수 있다. 거기에 더해 이들의 오랜 기간에 걸친 극좌 성향 때문에 보수 정당 후보에 반대한 것은 덤이다.”
조선일보 최훈민 기자: 왜 범행 현장에서 연행하지 못하느냐 물었다. A씨는 ‘연행하는 과정에서 난동을 부린 뒤 조금이라도 다치면 인권 침해라며 난리를 피울 거라 ‘그냥 다치지 않을 정도로 맞으며 버티자’는 게 우리의 유일한 시위 대응 방법”이라고 했다.

 

07 비하/욕설파: 그냥 욕하기.

  소수자의 특성을 들어서, 혹은 소수자 집단의 존재 자체에 대하여 욕설과 비난, 비하를 하는 경우. 그냥 죽으라고 말하는 경우가 많으며, 나치 독일, 생체실험(마루타) 같은 단어를 자주 사용한다.

 

08 종합파: 한 번에 하나씩 하지 않는다

  위의 각 사항을 동시에 세 가지 이상 하는 경우.

나무위키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전동열차 운행방해 사태> 항목: “찬성 측에서는 그동안 수많은 정권에서 교통약자 관련 정책을 등한시했다는 이유를 들어, 장애인들의 현실 상 충분히 고려할 수 있는 방법이라는 의견을 내세우고 있지만, 반대측에서는 이를 위해 그들은 무고한 시민들에게 명백히 금전적 손해를 포함한 여러 피해를 끼치고 있고, 개인 및 지자체 등 사회생활을 하는 사람들에게 시간적, 경제적 피해를 입혔다는 점에서 다른 사람들이 수인하고 있는 피해의 규모와 등가성이 맞지 않고, 또한 그들은 미신고 불법 집회를 하고 있다는 점, 철도역에서 벌이는 노숙, 음주 술판 등 집회의 명분과는 전혀 관계없는 무질서행위를 저지르기에 이르렀다는 점을 피력하고 있다고 여러 근거를 들어 반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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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장연 시위가 한참일 때, 지하철 탈 때마다 저는 어떤 사람이었는지 생각해보게 되었습니다.

감사합니다. 혐오에 대한 이해가 좀 넓어진 것 같아요. 그리고 전장연 시위에 대해 이토록 많은 혐오표현이 있다는 것에 대해서도 놀랐네요. 

인상적인 글이네요! 한 이슈에 대한 혐오 표현을 수집하고 분류하는 작업의 필요성에도 공감하고요. 이렇게 많은 혐오의 시선들처럼 연대와 상생의 시선도 다양(?)하면 좋겠습니다.

대박. 8개 유형 정리라니;; 그걸 다 찾고 또 눈으로 직접 보는 시간이 너무 힘들었을 것 같은데 너무 대단하신거 아닌가요. 재일 인상깊었던게 '기분파'인데요, 말하기 전략일 수 있지만 동시에 혐오가 인지적인 이유 -합리적인 차원에서 스스로에게 정당화된 이유- 보다는, 정서적인 차원에서의 문제라는 생각이 또 들기도 했어요. 물론 저기 나온 혐오스피커들은 저걸로 장사(?)를 하는 사람이니 아주 인지적인 차원에서 저런 이야기를 하겠지만, 비슷한 프레이즈에 반응하는 다른 시민들은 아마 정서적인 차원이 더 크겠죠. 그렇다면 설득과 대화를 위한 전략도 또 고민해볼 수 있을 것 같고. 일상에서도 더 잘, 많이, 대화를 걸어봐야겠어요.  

연주 비회원

전장연 시위를 사례로 다양한 혐오의 분류와 주제를 알 수 있는 글이었습니다. 혐오의 종류 만큼이나 연대의 종류도 다양해지면 좋겠네요. 잘 읽었습니다. 

세세하게 장애인 이동권 시위에 관한 혐오적 태도/시선을 구분해주셔서 너무 잘 읽었습니다. 장애인 이동권 시위 자체를 어느 순간부터 정치적으로 프레임화된 전장으로만 인식하게 되었는데, 사실 현실에도 너무나도 다양한 유형의 혐오가 존재하고 있었다는 걸 다시금 알 수 있게 되었습니다...!

다양한 형태의 장애인 혐오 사례를 확인할 수 있었네요.. 혐오와 차별은 민주주의의 적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이렇게 분류를 해서 보니까 우리 사회에 참 다양한 혐오가 존재한다는걸 깨닫게 됩니다... 이런 사안에 대해 건강한 토론이 답이 된다고 매번 말하지만, 어떤식으로 해야할지는 고민이 듭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