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론

고향사랑기부제, 지역문제 해결의 첫 시작이 될 수 있을까요?

2023.0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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익명의 너구리입니다🦝 함께 목소리를 모아주세요🦝

설날 속 '10만원 내고, 13만원 받아가세요'

설날입니다. 많은 사람들이 부모님, 혹은 조부모님이나 그 외 친척을 만나기 위해 고향으로 내려가죠. 저 역시도 기차를 타고 순천으로 내려갔습니다. 그런데 순천역에서 내리자 놀라운 풍경을 마주했습니다.

“10만원 내고, 13만원 받아가세요"라는 현수막을 든 사람들이 입구에서 대기하고 있었고, ‘고향사랑기부금’이라는 내용이 적힌 팜플렛을 나누어주었습니다. 고향에 기부를 하면 세액공제를 받고 답례품까지 받을 수 있기에 오히려 더 많은 혜택을 누릴 수 있기에 ‘우리들의 고향에 기부해달라’는 것이었습니다. 집에 오는 길에 찾아보니 뉴스에서 설날을 맞아 귀향객들에게 대대적인 홍보를 하고 있다는 사실도 알게 되었죠.

얼마 전에는 손흥민, 나영석 등 유명한 사람들이 고향사랑기부금으로 고향에 기부했다는 뉴스가 있기도 했었죠.(손흥민·BTS도 동참한 ‘고향사랑기부’…나도 귀성길에? - 중앙일보)

고향사랑기부제이란 정확히 무엇이고, 왜 실시하게 되었을까요?

고향사랑기부제란?

출처 : 고향사랑e음


고향사랑기부제란 무엇일까요?

고향사랑기부제란 ‘개인이 고향에 기부하고 지자체는 이를 모아서 주민복리에 사용하고 지자체는 지역의 특산품을 답례품으로 지급하는 제도’입니다. 여기서 고향이란 꼭 내가 태어난 곳을 의미하는 것이 아닌 명목상의 의미로 기부자 본인의 주민등록등본 상 거주지를 제외한 지역자치단체 모두가 해당됩니다. 점차 지방소멸의 위기가 심해지고, 지방의 재정자립도가 떨어지는 상황 속에서 관계인구(지역에 살지 않더라도 지역에 관계를 가지고 참여하는 인구)를 통해 지방정부의 재원을 확보하기 위한 방법으로 올해 도입되었습니다. 즉, 내가 관심을 가지고 있는 지역(고향)에 기부를 함으로써 지역에 재원을 전달할 뿐만 아니라 지속적으로 관계를 가지게 되는 효과가 있는 거죠.

고향사랑기부제로 지역에 기부를 할 경우 10만원까지는 100% 새액공제를 받고,기부를 받은 지역에서는 기부금액의 30% 에 해당하는 답례품을 지급하기에 10만원을 내고 13만원을 받아가라고 이야기하는 거죠(10만원 새액공제 + 3만원 답례품).

실제로 일본에서 2008년에 동일한 제도를 도입했고, 현재는 효과적인 방안으로 자리잡아 정부에서의 재원지원보다 더 큰 세금을 벌어들인 지역도 있습니다. 일본에서 고향사랑기부제를 실시한 첫 해에는 81억엔(약 820억 원)만이 모였지만 점차 기부금의 금액이 늘어나며 8320억엔(약 8조원)이 현재는 고향사랑기부제로 운영되고 있습니다. 

일본 고향납세제도 기부금 수입 추이
출처 : https://news.mt.co.kr/mtview.p...

일본에서는 어떻게 제도를 활성화시켰을까요?

국내에서도 일본의 성공 사례를 보며 지방소멸과 지방 재정의 한계를 극복할 수 있다고 기대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아직까지는 이에 대한 인식이 부족하다는 생각도 듭니다. 현재 고향사랑기부제로 기부를 했을 때 10만원까지는 100% 세액공제가 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사람들은 잘 모르는 경우도 많고, 작년 9월에 한국농촌경제연구원에서 진행한 설문조사에서는 약 80%의 사람들이 제도에 대해 모르고 있다고 답변하기도 했죠. 그렇다면 일본은 어떻게 이 제도를 정착시킬 수 있었을까요?

우선, 다양한 종류의 답례품이 있습니다. 총 40만개가 넘는 답례품이 준비되고 있기에 사람들은 ‘내가 원하는 답례품을 선택해 지역에 기부’를 할 수 있습니다. 각자의 지역별로 특산품을 강조하면서 우리 지역에 기부를 하면 어떤 혜택을 얻는지를 적극적으로 알리기 때문에 시민들은 내가 마치 쇼핑하듯이 기부를 할 지역을 선택하게 되죠. 놀랍게도 단순한 물건 이외에도 템플스테이와 같은 지역의 관광상품도 혜택에 포함되어 있습니다.

그리고 민간 플랫폼을 통해 지자체의 종류와 역할을 한 눈에 보기 쉽게 만들었습니다. 결국 고향사랑기부제는 ‘지역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기부이기에 내가 어디에 기부를 했을 때 어떤 변화를 만들어낼 수 있는지를 보여주어 기부를 했을 때의 효능감을 알려줄뿐만 아니라 기부의 편의성까지 담보할 수 있었습니다. 지역에 대한 소개부터 다양한 기부 금액별 조합방식까지 알려주면서 시민들은 편하게 기부에 참여할 수 있게 되는 것이죠.

일본의 지역사랑기부제 사이트
출처 : https://www.furusato-tax.jp/
나에게 딱 맞는 기부처를 알려주거나, 원하는 문제 해결 방식을 선택하는 등 편하게 참여할 수 있도록 안내가 되어있습니다.

그렇기에 우리나라에서도 ‘고향사랑e음'이라는 플랫폼을 만들고, 사람들에게 적극적으로 알리고 있습니다. 어떻게보면 성공한 사례를 보며 비슷하게 시도하고 있다고 봅니다. 아직 제도의 성공에 대해 판단하기는 어렵지만 저는 제도가 가지고 있는 시장성은 점점 더 커지겠다 생각합니다.


고향사랑기부제, 이 시장은 점점 더 커지리라 생각합니다.

한번 상상해봅시다. 아이유가 티비에 나와서 고흥의 유자를 칭찬하면서 고흥에 기부를 하면 겨울마다 유자차를 보내준다고 하면 어떨까요? BTS가 이천의 쌀이 맛있다고 하면서 이천에 기부를 하면 그 누구보다 빠르게 가장 싱싱한 쌀을 받아볼 수 있다고 SNS에 올리면 어떨까요? 인구가 줄어들면서 지역소멸은 가속화되고 있습니다. 그리고 지역은 살아남기 위해서라도 사람들의 관심과 충분한 재원이 필요합니다. 고향사랑기부제는 지역이 자생력을 갖출 수 있는 첫 번째 시도가 되지 않을까요. 

고향사랑기부금 답례품
출처 : https://shop.ilovegohyang.go.k...


그러나 불과 몇 시간 전에 놀라운 뉴스 <'이런 실수…‘고향사랑기부금’ 낸 손흥민, 세액공제 못 받나'.>를 봤습니다. 2023년부터 새액공제를 하지 못하는 상황에 처했지만 곧 올해부터 새액공제를 할 수 있도록 진행한다고 후속 뉴스가 발표되었죠.... 여러 걱정이 드는 것도 사실이지만, 그래도 의미있는 발걸음이 되었으면 합니다.

이슈

고향사랑기부제 요즘 핫 이슈인데, 다뤄주셔서 감사합니다

그렇네요 멘트가 정말 직관적이에요. 개이득 느낌이 듭니다!

예전에 지역격차 문제로 이야기를 나누면서 고향사랑기부제 이야기에 반색을 했던 분이 떠오르네요. 이런 식으로 차근차근 지원과 제도를 안착시키면서 지역의 인프라를 확충하는 방식은 지역격차 문제 해결에 핵심이 될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언제 시행되나 했더니 드디어 되는군요. 멘트가 직관적이라 (10만원 내고 13만원 가져가세요 ㅎㅎ) 많이들 참여하면 좋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어느 지역의 어떤 특산품이 맛있고 좋더라 같은 정보공유가 활발하게 이뤄질 날을 기대합니다 ㅎㅎ

한국에도 이런 제도가 있다는 것을 처음 알았습니다. 감사합니다. 꼭 활성화될 수 있도록 미력하나마 저도 꼭 보탬이 되고 싶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활성화 되고.. 삶에서 더 익숙한 일이 되면 좋겠네요 :) 

고향사랑기부제, 취지가 좋네요. 선물도 '고향사랑e음' 통해 하면 좋겠다 싶습니다. 좋은 정보 감사합니다. (_ _)

여러가지 사회적 가치 등등도 있지만... 10만원을 기부하고, 전액 새액공제 받고 답례품도 받을 수 있는 매우 좋은 기회이니 모두 '답례품 리스트'에서 답례품을 확인해서 한번 시도해보시면 좋겠다는 생각이 듭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