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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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괭이 보호법 발의] 아이들의 목소리가 통했다.
*대체텍스트가 있습니다. 인천에서 23명의 아이들과 함께 배움을 나누고 있는 초등학교 교사입니다. 지난 7월, 수업 중에 학급 아이들과 함께 멸종위기종 '상괭이' 보호에 대한 프로젝트를 진행했습니다. 아이들과 개설한 '웃는 고래 상괭이를 지킵시다!' 캠페인  많은 시민단체와 정당, 국가기관에 상괭이를 지켜달라는 아이들의 손편지를 보냈고, 각 기관들이 나름대로 보호의 의지를 드러내는 답장을 보내주기도 했습니다. 자신들의 의견을 소중히 들어준 듯한 답장을 읽고 아이들은 자부심과 긍지를 느꼈습니다. 시민으로서의 권리를 경험했지요. 그런데 더 놀라운 일이 벌어졌습니다.  한 국회의원실에서 학교로 연락을 주었습니다. 바로 '상괭이 보호법'을 발의했다는 내용이었습니다.  배진교 의원, 국내 토종 돌고래 ‘상괭이 보호법’ 발의 추진 기자회견 우리 아이들이 보낸 손편지가 발의 계기가 되었다며 감사인사를 하러 교실에 방문하고 싶다고 했습니다. 아이들은 발의라는 행동으로 연대의 힘을 보여준 국회의원을 환영했습니다.  이 프로젝트는 '우리 아이들이 시민으로서 세상의 일에 관심을 갖고 자기 목소리를 낼 수 있었으면 좋겠다'는 의도에서 진행되었습니다.  어리다는 이유로 공론장으로부터 차별받지 않고, 각 삶의 주체로서 이슈에 관심을 갖고 사회 변화에 직접 참여하는 경험이 많아지길 바랐습니다.  실제로 많은 기관에서 응답을 해주셔서, 아이들은 자신의 행동이 의미있는 사회 참여로 이어진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법 발의로까지 이어진 오늘의 경험이 앞으로 어떠한 나비효과를 가져오게 될 지 매우 기대됩니다.  이후 아이들은 수업 외 캠페인 활동에 대한 관심이 커지게 되었고, 관련 활동에 대한 참여도도 훨씬 높아졌습니다. 상괭이에 대한 학습은 동물권에 대한 관심으로 이어졌고, 나아가 환경과 기후위기에 대한 관점을 갖게 되었지요. 최근 우리 아이들은 주말에 스스로 마을의 쓰레기를 줍는 활동까지 시작했답니다. 교사의 의도적인 개입 없이도 학생 스스로 활동을 찾아서 참여하는 순간이 많아진 것입니다. 교육자로서 참 기쁘고 고마운 결과입니다. 대부분 어린이 세대는 사회 논의 대상에서 쉽게 배제 당하곤 합니다. 이 프로젝트 과정을 통해서 어린이 시민의 이야기를 귀담아 듣고 실천하는 우리 사회의 모습을 발견했고 교사로서 감사했습니다.  어린이들의 의견을 '미래'로 미루지 않고 동료 시민으로서 경청하는 사회가 되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