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혜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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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림버스 컴퍼니'의 부당해고 사태를 아시나요?"
 "'림버스 컴퍼니'의 부당해고 사태를 아시나요?"  모바일 게임 ‘림버스 컴퍼니’의 여성 일러스트레이터가 사측으로부터 계약 해지 통보를 받았습니다. 그 사유는 ‘신규 캐릭터의 옷’ 때문이었는데요. 남성 캐릭터인 ‘싱클레어'는 노출이 있는 모습인데 여성 캐릭터인 ‘이스마엘’은 노출이 없는 옷을 입고 있었고, 이에 대하여 ‘숨은 의도가 있는 것 아니냐'라는 일부 유저들의 불만이 사건의 발단이었습니다.  그림이 불러일으킨 나비효과 사건의 발단은 온라인 상에서 퍼진 “한 여성 일러스트레이터의 트위터 계정에서 불법 촬영 범죄 규탄 시위 관련 트위트를 인용하거나 래디컬 페미니스트들의 트위트에 태그가 돼 있었으므로 이 여성도 래디컬 페미니스트일 것이다"라는 주장에서 시작됐습니다. 이후 일부 유저들이 해당 일러스트레이터의 과거 SNS 게시글을 수집했는데요. 해당 내용은 불법촬영 규탄시위를 지지하거나 낙태죄 폐지에 찬성하는 등의 내용이었습니다. 과거 SNS 게시글을 찾은 유저들은 이를 바탕으로 해당 일러스트레이터를 ‘남성 혐오자'라고 주장했습니다. 이뿐만 아니라 일부 유저는 게임에 별점 테러를 했고, 림버스 컴퍼니를 서비스하고 있는 프로젝트 문에 찾아가 항의하는 경우도 있었습니다.(한겨레, 23.07.29)  게임 캐릭터의 옷으로 인해 과거의 트위터에서 했던 행동들이 수면 위로 드러나고, 추측성 이의 제기로 인해 결국 해고까지 당하는데 도달하는 시간까지는 세 시간이 채 걸리지 걸렸습니다.  팬덤을 무시할 수 없는 게임업계, 지속되는 사상검증 유저들의 불만이 폭주하자 프로젝트 문지훈 대표는 “해당 일러스트레이터의 작업물을 포함시키지 않을 것이며, 계약을 종료한다"라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한겨레, 23.07.29) 일러스트에 문제가 있다며 별점 테러를 하고, 회사에 갑작스레 찾아가서 난동을 부리는 팬덤들. 그들의 요구를 수용하지 않으면 당장 사업적으로 겪는 손해가 크기 때문에 의견을 받아들이지 않는 것은  쉽지 않습니다. 그래서 유저들이 불만을 표하고, 그로 인해 사상검증 및 해고를 하는 일은 안타깝게도 게임업계에서 지속적으로 이루어져 왔습니다. “지난 2016년 넥슨은 이용자 반발에 '왕자는 필요 없다(GIRLS Do Not Need A PRINCE)' 티셔츠를 입고 인증 사진을 올린 김자연 성우를 자사 게임 '클로저스' 성우진에서 퇴출했고, 지난 2018년에는 '소녀전선', '소울워커', '벽람항로' 등의 게임에서 일러스트레이터 '페미 의혹'이 제기돼 캐릭터와 일러스트가 교체되기도 했습니다.” (서울파이낸스,23.08.07) 게임업계의 사상검증 및 불법해고 이제 그만  경기도 청년세대 노동조합 '경기청년유니온'은 “최근 페미니즘(여성주의)을 지향한다는 이유로 여성 일러스트레이터를 해고한 게임사 '프로젝트문'을 규탄하고 게임업계 부당해고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필요시 추가 입법 운동에 나서는 등 노력에 나서겠다”라고 기자회견을 통해 입장을 밝혔습니다. (서울파이낸스, 23.08.03) 이에 대해 프로젝트 문 김지훈 대표는 "이번 논란은 사상검증, 부당해고가 아니었으며, 이에 대하여 법률적인 판단과 자문을 받았다"라고 밝혔습니다. 이에 더하여 “허위 사실 유포 등에 대하여 강경한 법적 대응을 할 수 있다"라고 강조하기도 했습니다. (톱스타뉴스, 23.08.03) 그러나 경기청년유니온은 “문제가 된 직원은 정규직이었고, 징계해고는 별도 징계위원회를 열었어야 하지만 해고 입장문 게시는 논란 발생 후 3시간도 채 되지 않았다"라는 점을 지적하면서 “징계해고는 회사가 지방노동청에 신고한 취업규칙에 따라야 하는데, 취업규칙은 헌법과 법률에 따르고, 헌법에서는 '양심의 자유'를 인정하기 때문에 정당한 징계 해고로 보기 어렵다"라고 주장하며 팽팽히 맞섰습니다. 이외에도 한국여성민우회, 전국여성노조, 인권위 등 많은 단체에서 개선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이번 사건으로 인한 논쟁이 쉬이 사그라 들 것 같진 않은데요. 게임 업계에서 사상검증을 통한 부당해고는 수차례 이어져 왔기 때문입니다. 법적인 보호를 제대로 받을 수 없는 프리랜서 형태의 근무자가 많고, 팬덤의 영향력을 무시할 수 없는 회사들로 인하여 페미니즘 마녀사냥이 하나의 문화로 자리 잡은 것처럼 보이기도 합니다. 이번 사태는 해외에도 리트윗되면서 논란이 더욱 가속화되고 있어서 씁쓸하긴 하지만, 이를 계기로 부당해고에 대한 개선이 이뤄지는 계기가 될 수 있길 기대해 봅니다.
노동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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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트리밍과 AI에 맞선 할리우드의 인간적인 파업
8월 15일 개봉 예정인 영화 오펜하이머 감독 크리스토퍼 놀란은 영화 오펜하이머 이후에 파업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다면 촬영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영화감독이 촬영을 하지 않겠다니.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 걸까?  먼저 할리우드의 조합들과 파업 역사를 살펴볼 필요가 있다. 할리우드에는 미국 배우조합 SAG-AFTRA, 무대공연 종사자 연맹 IATSE, 미국 감독조합 DGA, 작가조합 WGA이 있다. 이들 노조는 영화 및 TV 제작자 조합인 AMPTP와 단체협상을 맺는다. AMPTP 산하에는 넷플릭스, 아마존, 애플, 디즈니, 디스커버리-워너, NBC 유니버설, 파라마운트, 소니가 있다. 이들은 미국 영화 시장의 90%를 차지한다. 조합이 이들과 하는 계약은 영상업계의 표준이 된다. 작가 조합 WGA는 영화 및 TV 제작자 조합 AMPTP와 3년마다 협상을 한다. 비디오와 TV로 보던 영상 소비 방식이 다운로드와 스트리밍으로 점차 바뀌던 시절인 2007년, 스트리밍을 통해 공개된 콘텐츠에 대해 더 높은 재방료를 요구하며 작가 조합은 파업을 했다. 15년이 흐른 지금 할리우드 작가조합이 다시 파업을 시작했다. 배우조합도 같이 파업을 하고 있다. 작가조합은 AMPTP와 계약 갱신을 앞두고 의견 불일치로 파업에 들어갔다. 작가조합의 요구는 무엇이었을까? 작가조합은 스튜디오들이 임금을 삭감하거나 근로 조건을 훼손했다고 스튜디오 노동 대표들에게 설명했다. 회사 성공에 기여한 가치와 지속 가능한 직업 작가로 보호받길 원하는 내용을 포함해 공정한 급여로 새로운 계약을 체결하기로 결정했다고 덧붙였다. 스튜디오 측이 반응을 내놨지만 작가들이 직면한 위기를 고려할 때 스튜디오 측의 태도가 불충분하다고 입장을 냈다. 스튜디오들의 행동으로 작가들의 노동 환경에 긱 경제가 만들어졌고, 노조 협상에서 스튜디오의 고집스러운 입장이 전문 작가를 평가 절하하는 데 영향을 미쳤다고 덧붙였다. 또한, TV 시리즈에서 고용 보장을 거부하는 것, 코미디 버라이어티에서 일당직을 만든 것, 시나리오 작가들의 무급 노동 그리고 AI까지. 스튜디오는 작가라는 직업을 프리랜서로 만들었다고 강조했다. 회사가 추구하는 방식으로 작가 직업 환경에 심각한 문제가 생겼다는 의미다. 작가 조합 WGA은 아마존을 예시로 들며 기업이 이윤 추구에 몰두한 나머지 전문 작가들을 소모시키듯 했고. 작가들은 짧은 시간 안에 더 일하며 적은 임금을 요구받아왔다고 전한다. 이런 대우에 대해 작가노조는 작가라는 직업이 현재와 미래에 지속 가능하게 남을 수 있는 합리적인 보호책을 추구한다고 밝혔다. 작가 조합 제안에 대해 아마존은 1년 영업액의 0.006%인 3천2백만 달러만 제시했다. 영상 업계의 큰손 넷플릭스를 생각해 보자. 고양이 보고 갈래? 보다 넷플릭스 보고 갈래?가 자리 잡은 세상이다. 영상 제작은 물론 소비 방식까지 모두 넷플릭스화 돼버렸다. 스트리밍 서비스가 활발하기 전에는 시리즈물 편수도 많았다. 편수가 많으니 작가들 일거리도 많았다. 하지만, 넷플릭스에서 출시되는 시리즈물을 보면 대게 10화 미만이다. 전보다 일거리가 적고 스트리밍이라는 특성에 맞게 제작도 빨리해야 하니 원고도 단기간에 빨리 작성해야 한다. 할리우드 작가들의 경험담을 보면 한국이나 미국이나 경영계가 노동자를 대하는 태도는 별반 다르지 않다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돈을 버는 기간은 짧아지고 단시간에 일거리는 많아진 상황이라 보인다. 흥행이 되면 일거리가 없어질 걱정은 덜 해도 된다. 흥행이 되지 않는다면 다음 시리즈가 언제 촬영에 들어가게 될지 알 수 없다. 언제 다시 일거리가 생길지 모르는 불안감에 살아야 한다. 스트리밍 시대가 작가들을 몰아붙이고 있다. 새로운 업계 환경으로 인해 변한 노동 환경 외에 이들에게 불안감을 심어주는 것이 있다. 인공지능이다. 작가 조합은 영화와 TV 대본에 AI 기술 적용 제한을 목표로 하고 있다. AI를 사용해 원천 자료와 문학 자료를 작성하는 것에 대한 규정을 제안했다. 하지만, AMPTP는 작가 조합의 제안을 거절했다. AI 기술을 경계하는 이유는 복잡하지 않다. AI에 의해 각본이 쓰이면 작가들을 위한 일자리는 줄어들게 된다. 또는 AI가 작성한 각본을 사람들이 수정하는 주객전도 상황이 벌어질 수도 있다. 현재는 심각하지 않지만 스튜디오 회사들이 AI 기술을 더 채택하게 되고, 별도의 규제 없이 향상된 AI 기술을 이용하게 된다면 영상 산업의 큰 부분을 차지하는 작가들 생존권에 큰 문제가 된다. 작가들이 파업하는 이유가 이해된다. 작가조합 파업에 이어 배우조합도 7월 14일 파업을 시작했다. 마지막 배우조합 파업은 1980년이었다. 배우조합이 AMPTP에 요구하는 조건은 작가조합의 요구 조건과 비슷하다. 스트리밍 대기업에 공정한 수익 분배를 요구하고 더 나은 근무 조건과 AI 사용 제한이다. 스트리밍 이전 사업 모델에서는 방송 재상영 분배금을 지급했지만 스트리밍 회사들은 이와 관련한 정보를 밝히지도 공유하지도 않고 있다고 한다. 넷플릭스 시리즈 오렌지 이즈 더 뉴 블랙에 출연한 키미코 글렌은 자신이 받은 재상영 분배금은 27달러라고 인스타에 게시했다. 유명한 시리즈에 출연한 배우가 이 정도라면 다른 배우들은 어떨까. 배우조합은 인공지능을 이용해 배우의 디지털 복제품(Digital Replica)이 만들어지거나 배우들의 목소리나 형상, 연기가 변한다면 배우들에게 사전 동의를 받아야 하며 공정한 보상이 필요하다고 요구했다. 반면, AMPTP는 배우들의 동의나 배우들에 대한 보상 없이 배우들의 모습을 사용하고 싶다며 입장을 밝혔다. 이 부분은 초상권이나 저작권 침해 문제로 생각하면 이해하기 쉽다. 배우들의 목소리나 얼굴 또는 연기를 허락 없이 사용하며 AI까지 접목시켜 재가공하겠다는 의미로 봐도 무방하다. 이번 협상이 결렬되어 스튜디오가 규제 없이 AI를 사용하게 된다면 우리는 극장에서 영화가 아닌 컴퓨터 그래픽만 보고 나오게 될 것이다. 배우들의 파업 이유가 남의 일 같지만 않다. 작가조합 역시 이들 파업에 대해 연대와 지지를 보내고 있다. AMPTP는 배우조합 파업이 수많은 업계 종사자를 재정적 어려움에 빠뜨리게 될 거라며 반발했다. 밥 아이거 디즈니 CEO는 배우조합과 작가조합 모두가 비현실적 요구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런 혼란을 가중시키기에는 세계적으로 최악의 시기라고 덧붙였다. 크리스토퍼 놀란은 이번 파업을 가족을 부양하고 식탁에 음식을 계속 올리기 위해 노력하는 직업 배우에 관한 것이며, 텔레비전 프로그램 스태프 작가들에 관한 것이라고 말했다. 모두들 절대 파업을 원하지 않을 거라고 생각하지만, 파업이 필요한 순간이 있고 그게 지금이라고 생각을 밝혔다. 크리스토퍼 놀란이 말한 것처럼 할리우드 업계 사람들이나, 그들이 만든 작품을 감상하는 소비자들도 파업을 원하진 않을 것이다. 그러나, 자신들이 스스로 만든 일터를 거대 자본과 새로운 기술에게 잠식당하지 않기 위해 선택한 지극히 인간적인 파업이다. 단순히 임금을 더 달라는 파업이 아니다. * 두 노조의 동반 파업은 로널드 레이건 전 미국 대통령이 배우로서 SAG를 이끌던 1960년 이후 처음이다.*미국 감독조합 DGA는 지난 6월 단체 협상에 성공해 이번 파업에는 참여하지 않는다고 한다.*현재 데드풀3, 글래디에이터2, 베놈3, 미션임파서블 등의 영화가 촬영 중단되었다고 한다.
노동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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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노총 총파업, 왜 하는 거래?
얼마 전 우연히 옆에 있는 사람들의 대화를 듣게 되었는데요. “00차 파업이 정당하다는 00랑 무슨 얘길 하냐?”라는 말이 귀에 들어왔습니다. “파업은 정당하지, 하지만 남한테 피해를 주면 안 되지!”라거나 “시위할 수 있지, 하지만 길을 막는 건 안 되지!”라는 말을 들으면서 조용히 생각이 많아졌습니다. 그 대화를 하던 사람들은 목에 사원증을 하나씩 걸고 있었어요. 본인들도 노동자인데 왜 다른 노동자의 파업에 그렇게 적대적일까, 하는 의문을 품게 되었습니다. 어떤 노동자들은 파업으로 권리를 주장하고, 어떤 노동자들은 그런 파업이 자신들의 권리를 침해한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노동조합은 항상 투쟁 중입니다. 어떤 이들은 그런 일을 불편해하고요. 지금도 민주노총은 7월 3일부터 15일까지로 예정된 총파업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윤석열 정권 퇴진’을 내걸고 공격적인 투쟁을 선언한 만큼 정부도  이에 엄정 대응하겠다고 밝혔습니다. ? 양경수 민주노총 위원장  “노동·민생·민주주의·평화를 파괴하는 윤석열 정권하에서 우리가 꺼내 들 수 있는 카드는 총파업뿐이다. 모든 영역의 퇴행을 바로잡아야 한다는 절박함으로 총파업에 나선다.” ?‍? 이정식 고용노동부 장관 “민주노총은 다음 달 파업 및 대규모 집회를 예고하는 등 국민경제와 일상생활을 볼모로 한 투쟁을 고집해 국민의 우려를 자아내고 있다”, “파업 돌입 시 범정부 대응체계를 구축하고 쟁의권 미확보 등 불법파업에는 법과 원칙에 따라 엄정 대응할 것” ?양 위원장은 이 장관의 발언에 대해 “국민을 불안하게 하는 건 오히려 윤석열 정부”라고 일갈하며, “이 장관은 총파업에 대해 합법이니 불법이니를 이야기하는데, (본인이) 법무부 장관인지 노동부 장관인지 헛갈리는 것 아닌가”라고 말했습니다.  민주노총 “7월에 2주간 총파업 돌입”···높아지는 노·정 갈등 수위 - 경향신문 총파업, 왜 하는 걸까요? 의제는 아래와 같습니다. 노조 탄압 중단, 노조법 2.3조 개정  일본 핵 오염수 해양 투기 중단  최저임금 인상, 생활임금 보장  민영화․공공요금 인상 철회, 국가 책임 강화  공공의료․공공돌봄 확충  과로사 노동시간 폐기, 중대재해 처벌 강화  언론의 자유, 집회 시위의 자유 보장 민주노총 총파업 돌입…“윤석열 정권 퇴진 방아쇠 될 것” | KBS 뉴스 논란이 많은 핵 오염수 해양투기 문제를 비롯하여 우리의 삶과 밀접하게 맞닿은 의제들이 눈에 들어옵니다. 여러 문제를 제기하는 만큼 ‘모든 주장에 동의하지 않는’ 의견들도 많을 것으로 보입니다. 이번 파업을 촉발한 원인도 다양하게 이야기되고 있습니다. 노동절 아침 분신해 이튿날 사망한 고 양회동 건설노조 강원건설지부 3지대장 사건은 민주노총이 윤석열 정권 퇴진 구호를 본격화하는 계기가 됐다. 고 양 3지대장은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이 지난해 화물노동자 파업 강경 진압에 이어 건설 현장 불법행위를 근절하겠다며 실태조사를 실시하고, 경찰이 이에 발맞춰 200일 특별 단속을 벌이는 과정에서 무리한 수사를 받다 분신했다. 고 양 3지대장은 “정당하게 노조 활동을 했는데 집시법(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도 아니고 공동공갈이라니, 자존심이 허락하지 않는다”며 “윤석열 정권 퇴진시켜 달라”고 유서를 남겼다. '윤석열 퇴진' 민주노총 7월 총파업 막 올랐다 물가는 오르지만, 월급은 제자리. 게다가 공공요금이 오르면서 서민들이 살기 더 어려워졌다는 말이 나옵니다. 민주노총에서 발표한 노동 현장 실태조사 보도자료에 따르면 ‘노동자 4명 중 1명인 28.2%가 임금체불을 경험, 이 중 임금체불은 100인 이하 작은 사업장 노동자(73.1%), 15시간 미만 초단시간 노동자(30.6%)와 52시간 초과 장시간 노동자(43.7%)에게 집중되어 있다.’고 합니다. 민주노총은 가장 기본적인 권리인 임금조차 제대로 실현되지 않고 있는 현실을 지적하며, 사업장 규모가 작고 노동시간이 규칙적이지 않은 경우일수록 취약한 현 구조를 국가가 나서서 바로잡아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보도자료] 2023년 전국 노동조건 실태조사’ 발표 기자회견 사실은 저도 임금체불을 경험한 적이 있습니다. 카드값 나가는 날이 다가올수록 울적해지던 나날들이 떠오르네요.?‍? 근로소득으로 생활하는 사람들에게 임금체불은 치명적입니다. 분명 법에 명시된 권리가 있고 고용노동부를 통한 임금체불 진정 등 권리를 주장할 방법은 있지만, 현실에서 법의 영향력은 다소 미온적인 것이 사실입니다. 사업주에게도 임금 지급을 ‘권고’할 수 있을 뿐이고, 상습적으로 임금체불을 해도 사업을 유지하는 데 어려움이 없기 때문에 문제는 지금도 반복되고 있습니다. 이런 현실에 문제를 제기하기 위해 총파업을 감행한다는 것이 민주노총의 입장인 것 같습니다. 그런데 정부와 일부 언론들은 이번 파업이 시민들에게 불편을 초래할 것이기 때문에 ‘부당하다’는 목소리를 내고 있습니다. 특히 보건의료노조에서 진행하는 총파업은 여러모로 뜨거운 감자입니다.  의료 인력 확충과 처우 개선, 직종별 업무 범위 명확화 등은 노조가 주장할 수 있는 내용이다. 그러나 지금 정부도 해결책을 모색하고 있는 중이다. (중략) 더구나 이번 파업은 민주노총 정치 파업에 장단을 맞추기 위한 것이기도 하다. 정치 한다고 환자들을 위험에 빠뜨리다니 이들이 의료인이 맞는지 묻지 않을 수 없다. (2023.07.14.조선일보) 조선일보 사설에서는 의료인들의 파업이 환자들을 위험에 빠뜨리고 있다고 적었습니다. ‘인력 부족 문제와 의료 붕괴 위기를 알리기 위한 파업’이라는 노조의 입장에 “정작 의료 붕괴를 부른 것은 노조였다.”고 냉소합니다. 의료현장의 문제가 심각하기 때문에 노조 파업이 일어난 것일까요, 아니면 노조가 파업했기 때문에 의료 현장이 어지러워지는 것일까요? [아침신문 솎아보기] 보건의료노조 파업 두고 조선 “의료인 맞나” 한겨레 “가장 큰 책임은 정부” [카드뉴스] 보건의료노동자가 왜? 파업에 나설까? 시위는 권리지만 시끄러우면 안 되지. 저를 조용하게 만들었던 처음 대화 내용으로 돌아가 보겠습니다. 사원증을 건 사람들은 파업이 시민의 불편을 초래하는 일이라고 말했습니다. 가뜩이나 차가 막히는데 도로를 점거하고, 덥고 습한 날씨에 투쟁가까지 시끄럽기 때문일 것입니다. 재밌는 것은, 최저임금이 오르고 휴게시간이 보장된다면 파업에 적대적인 사람들의 임금도 오르고 노동시간도 함께 줄어들 것이라는 점입니다. 길이 막히고 택배가 늦게 오는 것은 불편하겠지만 그런 일을 수없이 반복하며 조금씩 최저임금이 올랐습니다. ‘시위는 할 수 있지만 길을 막는 것은 민폐’라는 것은 ‘메일을 보내는 건 좋지만, 컴퓨터를 켜는 것은 민폐.’ 뭐 이런 말과 비슷하다고 볼 수 있겠습니다. 시위는 소요와 점거로 권리를 주장하는 것이지 민원 접수가 아니니 말입니다. 파업하는 사람들을 도저히 이해할 수 없다는 그 사람들도 카드값이 두렵고 전기세가 부담스러운 평범한 사람이겠죠. 그들도 언젠가 퇴근길 도로를 막고 비를 맞으며 행진하는 사람들이 자신과 별반 다르지 않다는 사실을 깨달을 수도 있습니다. 그렇게 생각하며 저는 그 자리를 떠났습니다.?   ❓파업은 ‘시민을 볼모로 잡고 정부를 협박하는 노조의 도구’일까요? 아니면 ‘시민 권리의 실현’일까요?  ❗파업으로 불편했던 경험이나, 이번 총파업에 대한 다양한 의견들을 댓글로 남겨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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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일의 대화] 인공지능과 함께하는 미래의 노동(서울_성수 / 정확한 회의주의자)
안녕하세요, 조은초입니다. 지난 6.24일 [10일의 대화] 빠띠 공론장이 열렸던 날 저녁, 대화모임을 진행했습니다. 공론장을 마치고 모인 친구들과 ‘밥상머리 토론회’를 했는데요 뚝도시장의 정겨운 할머니가 운영하시는 옛 모습의 노포에서 다가올 노동의 미래를 나누었던 이야기를 나누려고 합니다. 모임 장소 및 일시 ✓ 일시 : 2023.06.24 토요일 5시 ✓ 장소 : 성수동 시골집 ✓ 참가인원 : 은초, 몽뜨, 초록, 소모소솜, 은영, 물비, CHAT GPT 우리는 이렇게 만났습니다. ‘정확한 회의주의자’팀은 다소 진지한 주제로 가볍게 대화하기를 즐기는 친구들이 만들었던 모임입니다. 이번 모임에서는 기존의 팀 구성원 3명과 지인, 빠띠에서 만난 구성원을 초대해   다양한 분야의 생각을 나눌 수 있도록 노력했습니다. 그리고 CHAT GPT를 한명의 대화 구성원으로 두고 대화에 참여시켰습니다.  ◾이번 토론회 구성원을 소개합니다.  은초 : 공간 디자이너로 일하면서 카페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몽뜨 : 환경 분야에서 일하고 있는 연구원입니다. 초록 : 플랫폼 회사에서 운영 직무를 담당하는 직장인입니다. 소모소솜 : 독립 전시 기획자로 현재 웹 전시를 준비하고 있습니다. 은영 : 1인 개발자로 아티스트를 위한 웹서비스를 만들고 있습니다. 물비 : 뭔가 새로이 알게 되는 것을 즐거워 하는 직장인입니다. 그리고 CHAT GPT  이런 대화를 나누었습니다.  ◾평소에 AI 기술을 사용하고 있나요? 은영 : CHAT GPT 프로그램 개발 코딩에 활용 초록 : 베이비시터 선생님들을 매칭하는 플랫폼 서비스 내에서 간접적으로 사용, 이직 자소서 작성 등에 활용 몽뜨 : CHAT GPT 업무에서 사용  소모소솜 : CHAT GPT를 취업 준비 시 활용 & 미드저니를 웹 전시 콘텐츠 소스 제작에 활용 물비 : 회의록 작성 시 문장을 다듬어야 할 때 사용 ◾메뉴를 못고르겠다! CHAT GPT에 물어보자 메뉴판이 없는 실비집에서는 손님이 먹고싶은 메뉴를 생각해내서 주문합니다. 누가 참신하고 적합한 음식을 생각해내느냐고 중요합니다. 저희는 제육볶음과 계란말이를 먹고 더 이상 시키면 좋을 메뉴가 생각나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chat gpt에 물어봤습니다. Q. 지금 제육볶음이랑 계란말이를 먹었어. 음료는 맥주와 사이다인데 적합한 안주메뉴를 추천해줘 CHAT GPT의 도움을 받아 김치찌개와 주먹밥을 주문했습니다. 메뉴가 조금 다른듯하면서도 비슷했는데 겹치는 메뉴였던 김치찌개를 고르고 선택지 중에 다른 음식과 먹으면 맛있다는 주먹밥을 주문했습니다. ((번득이는 답변은 아니었지만 답변의 양이 방대해서, 꽤 유용했습니다.)) > 이렇게 업무가 아니더라도 일상에서 chat gpt를 사용하고 있는지 나누었습니다. 은초: 패션 커뮤니티에 일상글을 올릴 때 조회수를 많이 받을 수 있는 제목을 물어봐서 올렸더니 효과가 있었습니다. 제가 잘 모르는 분야의 지식을 검색할 때도 도움이 되었어요. 키우고 있는 구상나무가 건강하지 않지만 일반 검색으로는 식물의 개론이 많이 나오고 시들해져가는 이유는 찾기 어려웠습니다. Chat gpt는 내가 물어본 질문에 대해 디테일 하지는 않아도 찾고있는 내용에 구체적인 대답을 해줘서 이용했던 경험이 있습니다 초록: 자소서를 작성할 때 사용했습니다. 처음부터 같이 작성하기보다는 초안을 직접 쓰고 chat gtp에 검토 및 수정을 요청해 작성합니다 몽뜨: 해외 업체에 영어 이메일을 쓸 때 번역을 돌려 초안을 작성하기도 하고, 보고서를 작성할 때 기획 단계에서 머리가 안 돌아가는 것 같으면 챗지피티한테 물어보고 시작하기도 합니다. 그 밖에도 업무 중에 심심하거나 상사한테 물어보기 곤란한 업무 질문도 물어보고요. 챗지피티가 거짓말을 하는지 안하는지 더블 체크해보고 쥐피티랑 같이 일하다보면 시간이 금방가요.  은정: 매달 한 편 에세이를 쓰는데 chat gpt를 통해 피드백을 받곤 합니다. 좋은 기준을 정의해준 후 평가해달라 할 때도 있고, chat gpt가 생각하는 좋은 글을 물은 후 그에 맞게 부족한 부분을 찾아달라 하기도 합니다. 함께 합평하는 사람들과는 다른 방식으로 답변을 주어 도움이 됩니다.  물비: 궁금해만 하고, 정작 많이 사용하지는 않았네요. chat gtp는 아니지만 맞춤법 검사 프로그램은 자주 사용합니다. ◾이용자 측면에서 CHAT GPT 의 장단점 -  은초 : 인공지능을 이야기하는 유튜브 내용 중에 사람들이 평소에 하는 일상대화가 chat gtp에게는 가장 어려운 대화라는 내용을 본 적이 있어요. 심심이 같은 대화 인공지능은 사실 몇년동안 사람들의 대화를 머신러닝 시키고 내보내는 상태에서 적합한 대화를 맞춰서 하는거지 감정적인 기대를 하고 대화를 하는건 어려운 것 같아요. -  물비 : CS에 전화를 걸거나 문의를 할 때에 사람이 연결되었을때가 훨씬 편하고 케어받는 느낌을 받아요. 선택지를 읽고 옳은 답변을 고르고 하는 것도 제 노력이 많이 드는 건데, 이 노력이 부담스러워서 그냥 문의하지 말자 포기할 때도있어요. 기술이 고도화되며 해결될 수 있는 문제같기도 하지만, 챗봇같은 인공지능은 제 질문을 정교하게 이해하는 것 같지는 않아요. 저는 A를 말하는데 B라고 생각하기로 결심하면 인공지능은 B 얘기만 되풀이할 때가 있어요. 근데 말하다보니 이건 사람도 마찬가지 이려나요? -  몽뜨 : 상사한테 물어보기 힘든 질문을 챗GPT한테 먼저 물어보고 대강 파악한 후에 대화를 나누면 유용해요. 그리고 어떤 질문을 해도 친절하게 답변해주니까 맘껏 질문할 수 있죠. 단점은 정보성 질문 위주로만 물어볼 수 있다는 점이겠죠. 친절하게 답해주긴 하지만 아무래도 깊이 있는 대화를 주고 받기는 어려워요. 감성적 측면에 대한 공감은 동료 인간으로부터 더 진득하게 느낄 수 있는 인공지능이 닿지 못하는 영역인 것 같아요. 현재로서는 21년도까지 데이터를 취합해서 정보를 주기 때문에 참고정도만 해야하는 부분도 있고요. 창의성을 따져봤을 때에도 데이터 활용과 학습 면에서는 챗GPT를 따라가진 못하겠지만 있던 걸(?)로만 학습해서 결과물을 도출하는 거니 이전에 없던 새로운, 혁신적인 무언가가 나오는데에는 한계가 있지 않을까요?  ◾대체 될 것이라 예상되는 직업과 그렇지 않은 직업 우리의 노동, 그리고 직업에 대해 생각해 봤습니다. 예전부터 인공지능이 발달하면 미래에 없어질 직업으로는 은행원, 회계사들이 얘기되었고 창조적인 일을 하는 계통은 위협 받지 않을 것이라는 말이 있었지만 최근, 인공지능이 그린 그림과 글이 대회에서 상을 받고, 미국에서는 작가 협회에 시위를 하기도 했습니다. 과연 어떻게 될까요 체감하는 바를 이야기 했습니다.  -  물비 : 인공지능의 발달로 가장 먼저 사라질 직업 중 하나가 회계사라는 말이 있잖아요. 그런데 이미 이 직업 내로 진입한 사람들은 직업을 잃거나 하지는 않을 것 같고, 회계 프로그램을 관리하는 일을 하지 않을까 싶어요. 드라마 [이어즈&이어즈]를 재미있게 봤는데, 보면 회계사였던 인물이 해고되고 재취업이 어렵게 된다는 설정이 나오거든요. 이런 상황을 대비하기 위해 코딩이라던가 관련된 기술을 미리 습득해놔야 겠죠. 사실 회계사라는 직업을 획득하기 위한 과정 자체도 쉽지 않은데 획득 후에도 또 스스로를 개발해야 하고, 동시에 새로운 고용은 적거나 거의 없어지는 상황이 올 것 같긴 해요.    반면 사라지지 않을 직업이라 일컬어 지는 것에는 돌봄 노동이 많은 것 같아요. 근데 이게 좀 삐뚤게 바라보면 저임금 노동인데 또 자동화하기는 어려우니 기계와 프로그램 개발을 안하는건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들어요. 회계사는 임금을 주는 대신 프로그램을 만들 비용을 들이는 게 이익인 반면, 돌봄 노동은 임금 자체가 높지 않으니 그럴 가치가 없는 건 아닐까요. 제가 개인적으로 돌봄 노동에 대해 가치 없다 보는 것은 아니에요. 돌봄 노동이 상황이나 사람에 따라 다 다르게 적용해야 하는 꽤 변수가 많은 일인데, 저평가되고 있다 생각해요. -  몽뜨 : 사무직이요. ~원자가 들어가는 직업이 없어진다던데요? 회사원, 은행원, 종업원, 판매원, 안내원, 경비원, 승무원 등 창의적이고 불규칙한 일보다는 어느 정도 반복적인 업무를 매일 하는 사람들이죠.  -  소모소솜: 고비용을 요하는 창작 직군의 직업이요. 머리 감겨주는 기술이 발전하면 좋겠다, 빨래 알아서 돌리고 널어주는 기술이 있으면 좋겠다. 일상에서 종종 이런 말들을 뱉으며 편한 나의 미래 일상을 생각해볼 때가 있습니다. 하지만 기술이 가장 먼저 해결하는 건 이와 같은 저비용 일상 노동이 아닌 고비용 창작 노동입니다. 정당하지 않은 학습으로 추정되는 AI에게 창작을 맡기고, 말끔하게 다듬는 저비용의 노동만 사람에게 맡기는 것. 직업의 존엄성은 어디서 찾을 수 있을까요. 어떤 일자리들이 살아남을 수 있고, 사라져야 할까요.  -  은영: 그림그리는 AI로 인해 일러스트레이터들는 이미 많은 일자리를 잃게 되었어요. 그렇지만 AI가 만들어내는 그림은 창의력의 산물이 아닌 학습된 데이터와 최대한 비슷한 결과물을 복사해내는 방식이라고 볼 수 있어요. 만약 일러스트레이터가 학습데이터를 제공한 공로를 인정받고 정당한 대가를 받을 수 있다면 오히려 새로운 학습데이터 창작이라는 새로운 일거리가 생길거라고 생각해요. 현재까지 공개된 AI모델들은 어떤 그림으로 학습했는지 명확하지 않아 아티스트에게 로열티를 지급하는 것이 어려울거라고 말하지만, 제도를 어떻게 정비하고 정상적인 루트를 만드느냐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고 봅니다. 과거 인터넷 초창기 불법 복제 음악, 영화, 게임으로 인해 관련 산업이 다 망할거라고 했지만 오히려 지금은 스트리밍이나 게임기술이 발전해서 합법적으로 많은 엔터테인먼트 산업이 호황을 누리는 것 처럼요. 저작권이 있는 데이터를 무단으로 학습하는 것을 불법화하고, 합법적으로 AI를 훈련시키는 것을 장려해서 많은 아티스트들이 자신들의 그림스타일과 정체성을 잘 지키게 되길 희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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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일의 대화] 10년 뒤 우리는 이 대화를 보고, 어떤 생각을 할까?(서울-경기/제군들)
함께한날 2023년 7월3일(월) 저녁, 서로 알게 된지 10년이 더 된 어느날   함께한 사람들  5명 (노동영자, 망고, 포터, 영철, 순자) 대화의 시작(모임 시작 계기) 같은 학교 학생으로 만나, 이제는 서로 다른 일터에서 직장인으로 살아가고 있는 친구 5인이 모였습니다.  한때는 시끌벅적했던 단체 메신저방도, 이제는 결혼 같은 큰 소식이 아니면 잠잠한 방이 되어가고 있네요. 그런 와중, 오랜만에, 또 한번 서로가 만날 수 있는 이유가 되지 않을까? 하여, 안부 인사 겸 새로운 놀이시간으로 대화모임을 열어보았습니다.  대화의 흐름 대화에 앞서, 주제에 대한 각자의 생각과 경험을 떠올리기 위해 사전 영상(들썩들썩떠들썩 - 디지털 기술, 노동의 위기인가 기회인가)을 함께 보았습니다.  저희는 특히 ai 가 인간의 삶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를 가장 많이 이야기한 것 같아요. ai 가 스포츠에 적용된다면? 정치에도 적용될 수 있을까? ai는 나의 직업에 어떤 영향을 미칠까? 대화의 일면 친구들과 나눈 대화를 가급적 그대로 인용하려다보니, 평어를 그대로 사용하였습니다:) 디지털 시대의 '좋은 노동'이란 무엇일까요?  달라지는 노동(일)  과거에 하던 노동의 방식(제조, 육체 노동 등)보다 디지털 기술을 활용하는 노동이 훨씬 더 많은 이익을 창출하는 시대에 이제 새로운 노동의 개념을 고민해야할 것 같아  나는 요즘 리모컨 만지는 것조차도 귀찮아지더라고(대신 해주는 것이 나와서).. 이제 진짜 단순한 일들은 사람이 할 필요가 없으니, 그만큼 다른걸 할 수 있게 되지 않을까?   감정이 있고, 없고 감정의 교감이 사라지는 노동 결국 ai는 ‘맞다, 아니다, 이렇게 해야 된다’라는 것만 제시해 줄 수 있기 때문에 점점 뭔가 그냥 어떤 펙트만 더 중요해지는 사회가 될 듯 디지털 기술로 원하는 시간대에 우리가 이렇게(온라인으로) 만날 수 있게 됐지만 뭔가 이렇게 내가 ‘너(친구)’ 배를 때리는 이런 행위를 할 수 없는, 이런 환경이 되면 사회가 더 재미가 없어지지 않을까 감정의 교감이 없어지는 거지. 근데 나는 그게 더 좋은데?? 감정의 교감이 경쟁력이 되는 노동아니 근데 또 역으로 생각하면은 막 이렇게 펙트만 말해주는 변호사가 있어. 머리 자를 때 아무런 말도 안 거는 ai가 있어. 또 진료를 볼 때 말도 안 걸고 너는 무슨 병이다, 진단만 내려주고 딱 처방만 해줘. 이런 게 또 계속되면은 오히려 또 나중에는 역발상으로 해가지고, 감정적인 의사. 감정이 있는 변호사 이런 게 나중에는 한 번 또 이렇게 정반합이 될 수도 있다고.? 디지털 기술 발전에 따라 우리의 삶과 노동은 어떻게 변할까요? 어쨌거나 디지털 기술이 당연한 세상 우리가 지금 당연하다고 생각하며 누리고 있는 기술(공장 기계 등)처럼, 미래에도 지금 개발된 기술(ai 등)을 그렇게 사용하고 있을 것 같아 디지털 기술의 선택적 적용(차용) 어제 축구 경기를 봤는데, 심판이 한쪽만 유리한 판정을 해주고 있다는 이야기들이 있더라, 실제로 내가 봐도 그렇고, 이럴 땐, 심판을 그냥 ai로 해서 진짜 깔끔하게 정확한 기준을 가지고 하는 게 좋지 않나.. 한편으로 편가르기가 심한 정치 영역에서, 실질적으로 사회에 뭔가 변화가 일어날 거라는 예측을 ai가 할 수 있겠지만 그걸 실제로 도입하려고 할까? 결국, 이 ai가 만들어낸 결과를 활용하냐 마냐는 또 인간의 의사결정이기 때문에, 뭔가 선택적으로 사용하게 되지 않을까? 깔끔하게 판단해 주는 게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스포츠 영역에서는 도입 할 수도 있겠는데 깔끔한 판단을 오히려 하고 싶지 않은 영역에서는 사람들이 활용하지 않을 수도.. 불균형과 혼란이 올 수도 데이터의 지배자 양질의 데이터는 결국 비싼 데이터이기 때문에 그 데이터를 확보할 수 있는 기업과 산업들만이 좋은 ai를 만들 수 있고 그 ai만 결국 살아남게 되잖아, 데이터의 지배자가 나타날 거고, 사회는 더 불균형해질 것 가치의 혼란 (최소한) 인간은 좀 이래야 된다. 선의 개념, 이런 게 우리가 보통 생각하는 게 있잖아. 근데 이런 디지털 시대에서는 이런 것이 이제 구분이 또 안 될 수도 있는 거지. 뭔가 구분을 해야 되는데 ai가 어떻게 구분을 할 것인가.. 농담이지만, 타노스가 나올수도.. 야 이거 뭔가 사람이 너무 많아가지고 지구가 너무 오염돼, 이거 인간의 한 반은 없애야 돼. 이러면 이제 진짜 (영화)터미네이터처럼 사람 죽이고 다니는 이런 로보트 나오는 거죠. 디지털 기술은 기회일까? 위기일까? 기술이 대체하는 직업을 넘어서, 기술이 지배하는 세상? 변호사, 의사..사람들이 지적으로 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영역들이 ai가 훨씬 더 잘할 수도 있다고 하네. 사실 ai가 편하긴 한데 ai에게 모든 걸 다 이렇게 일임하고 맡기면 나중에 진짜.. 나는 옛날에 매트릭스 영화를 너무 재밌게 봤어 가지고..기계에 진짜 지배당하는 그런 시대가 오는 건 아닌가..?  근데 아직 예술적인 부분이나, 정말 감정적인 부분에 대해서 기계가 그것까지 대체하기에는 시간이 정말 많이 필요하지 않을까?  이미 사람이 이게 진짜 감정있는 사람인지, ai인지 구분하지 못할 정도로 자연스럽게 대화하기도 한데.. 그럼 ai 합시다. ai 의사도 나오고? 디지털 기술을 잘만 활용한다면?  근데 분명히 좋은 점도 있어서 적당히 활용을 하면 좋을 것 같긴해. 예를 들어서, 이 시대에 변호사는 똑똑한 사람들이 되고 있는데 만약에 ai를 활용할 수 있으면 그런 똑똑함은 조금 부족해도, 조금이라도 더 감정적으로 사람을 잘 대하는 사람도 변호사가 될 수도 있을 것 같아.  이렇게 사람의 장점과 ai의 장점을 합쳐가지고 하면, 더 좋은 시너지가 날 수가 있기 때문에 ai는 그래도 필요는 한데 무분별하게 쓰면은 분명히 악용되거나 잘못될 것 같기는 해서 그 선을 잘 정하는 게 중요할 것 같아? 소비자로서는 너무 좋아, 그러면 노동자로서는?  우리는 ‘소비자이자 노동자’이다. 난 이 말을 오늘 처음 들었는데 이 개념이 너무 신기한 개념같아. 이런 디지털 시대에서 우리가 일도 해야 되는데 이런 자동화되는 거 ai , 챗 gpt 이런 걸 우리가 누리며 살잖아. 근데 내 생각에는 소비자들은 거의 좋은 거밖에 없어 사실 기회지 않겠어? 변호사 비용 겁나 비싼데 ai 프로그램 돌려서 기가 막힌 변호를 값싸게 해준다고 그러고, 머리 미용실 디자이너분 인건비 겁나 올라가는데, ai 컴퓨터 착착착착 이렇게 잘라준다 하면? 그러면 우리 일자리는 어떻게, 유지 가능합니까? 어떻게 됩니까? 당연히 이건 기회인데, 이건 사실 이제 내가 안 잘린다라는 전제 하에 기회다.. 변호사나 의사까지 대체할 수 있으면, 솔직히 뭐 ai 가 모든 산업의 모든 분야에 적용될 수 있지 않을까?  지금 많은 부분이 자동화되고 있는데, 이런 것처럼 우리가 하는일도 언젠가 대체되겠지? 하이라이트 한마디 결국, ai를 도입함으로써 완전한 세상이 될 것 같지만 오히려 더 불완전한 세상이 될 것 같아? 에피소드 대화 모임 어땠어? 근데 이런 거를 뭔가 생각할 기회가 없었는데 우리 다 회사를 이제 다니고 직장을 다니잖아. 그러면은 맨날 그냥 주어진 일만 하잖아. 오늘 내가 할 일, 또 한 일주일, 2주 안에 할 일, 이런 것만 생각을 하다가 또 이런 생각을 해보니까, 우리 어르신들 만나는 거 나만 갈 수 있는 건데 ai가 대신 가면은 나도 또 뭔가 개발을 해야 되나 그런 생각이 또.. 그러니까 이런 정답이 없는 거를 가지고서 논의하고 사고할 수 있는 그거는 끝없이 이어지기 위해서 ai가 어느 정도는 제한돼야 될 것 같아요. ai를 개발하지 말자. 그냥? 10년 뒤, 우리들은 이 대화록을 보고, 어떤 생각을 할까? 그때, 우리의 생활은 어떤 모습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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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일의 대화] 디지털 시대와 노동에 대한 관점(feat. 기술의 발전에 따른 양극화)
4차 산업혁명이라는 말은 이제 진부하게 느껴질 정도로 디지털과 플랫폼은 우리의 일상 속으로 들어왔습니다. 이제는 누구나 클릭 한번만 하면 문 앞에 모든 것들이 올 수 있을 정도로 사회는 발전했지만, 오히려 ‘누가 내 문 앞에 이러한 것들을 가져다주는지’에 대한 고민은 점차 희미했어요. 특히 코로나19로 인해서 재택근무가 보편화되기 시작하면서 우리는 서로의 존재를 잊고, 결과물만을 바라보게 되었습니다. 내가 이야기하는 사람이 가지고 있는 표정과 감정은 모른 채, 눈 앞의 화면만 보는 것이죠. 지난 6월 29일, 디지털 기술이 발전함에 따라 우리는 노동을 어떻게 바라보아야할지에 대한 고민을 나눠보고자 온라인 공간에서 3명의 지인이 모였습니다. 나름(?) 같이 대학원에서 공부하는 분들이라 그런지 재미있는 이야기들이 많이 나왔어요. 노동 4.0에 관한 <노동 4.0과 미래를 위한 민주주의>와 플랫폼과 노동자의 삶을 다룬 <플랫폼 노동은 자유로운 삶을 제공할까요?> 를 읽고 ‘디지털 시대의 좋은 노동’이라는 주제로 이야기를 진행했습니다. 디지털 시대의 좋은 노동이란 무엇일까 4차 산업혁명에서 노동에 대한 관점은 크게 2가지로 나뉩니다. 1. 단순노동에서 모두가 벗어나 창의력을 발휘할뿐만 아니라, 자율적인 선택에 기반에 일을 할 수 있는 환경이 마련된다.2. 노동은 여전히 하게 되지만 노동의 시간이 훨씬 줄어들고, 자유시간을 즐길 수 있는 워라벨이 커진다. 두 가지의 관점은 비슷한 것 같지만 초점은 조금 다릅니다. 첫 번째는 기계가 대부분의 일을 진행하고, 인간은 흔히 말하는 ‘인간만이 할 수 있는’ 일을 하게 되는거죠. 두 번째는 디지털 기술을 활용해 재택/유연 근무 등을 충분히 누릴 수 있는 삶에 가깝습니다. 최근에는 재택근무를 도입하는 회사가 많아졌기에 두 번째에 관한 내용이 우리 삶에 더 빨리 찾아오지 않을까 생각했었는데, 실제로 함께 이야기한 한 분은 ‘재택근무를 할 수 있는 환경 자체가 좋은 노동이라는 생각이 들어요. 그런데 막상 회사를 보니 지역이 다양하지 않더라. 결국 서울에 살아야 일을 하기 쉬운 환경이겠다 싶더라.’ 라며 아직까지는 우리에게 먼 미래라는 생각이 든다고 하더라구요. 도대체 노동이란 무엇이길래 이야기를 주고받으며 한 가지의 질문이 나왔습니다. “도대체 노동의 정의와 범위가 뭐야?” 노동의 범위가 굉장히 넓어서 ‘좋은 노동’의 생각이 조금씩 다를 수밖에 없다는 거죠. 가사노동도 노동이고, 식물을 키우는 것도 노동 중 하나인데, 어떻게 논의를 해야할지 고민이 들었습니다. 보통 노동이라고 하면 대부분 전제하고 있는 것이 먹고살기 위해 ‘원치 않는' 것들로 한정되고 있습니다. 그런데 인간이라는 존재는 노동으로 자아를 찾기에 계속해서 노동을 하게 되지 않을까 싶어요. 잉여시간이 생겨서 그 시간을 다른 활동에 쓴다고 하더라도 무언가를 하지 않을까요? 결국 우리는 ‘다른 형태의 노동’을 하게 될 것이라는 결론으로 이어졌습니다. 사회 발전 속 점차 심화되는 양극화 노동에 대한 관점은 조금 달랐지만 모두 디지털 기술의 발전으로 인해 ‘양극화’가 심해질 것이라는 우려에는 모두가 고개를 끄덕였습니다.  우선 디지털 양극화도 있지만 삶을 영위하는 양극화도 심해진다는 의견이 있었습니다. 디지털 기술이 발전해서 삶이 좋아질 것도 있겠지만, 한 사람에 대한 기대가 커지는 단점이 있는 거죠. 1910년도에는 하나의 기술만 있어도 되었겠지만, 현재는 다양한 기술이 있어야 일을 할 수 있는 현상이 발견되고 있습니다. 기술의 발전으로 일의 시간과 기술을 배우는 시간이 줄어들었지만 그만큼 새로운 디지털 기술을 배워야 하는 노력이 필요해지고 있어요. 그리고 이 흐름을 타는 사람과 아닌 사람의 격차가 커지게 되죠. 비슷한 사례로 서빙 로봇이 많아지고 있는 것을 보며 전문가들은 서빙 로봇이 들어와서 제조,관리 등으로 직업군이 늘어난다고 하고 있지만 청년의 입장에서는 그 직업군으로 들어갈 수 없는 상황이 발생하기도 합니다. 즉, 디지털 기술로 인해 사회에 진출할 수 있는 사람과 없는 사람에 대한 양극화가 심해지고 특히 지금 사회에 진입한 청년일수록 이 양극화는 극단으로 이어질 것 같다는 걱정으로 대화 모임이 마무리되었습니다. 대화 모임을 통해 ‘한 사람에게 기대하는 것들이 늘어나는 현상’ 이 디지털 기술의 발전과도 영향이 있겠다는 발견을 하게 되었어요. 누구나 원하는 것을 할 수 있는 세상이라고 하지만 결국 누구나 할 수 있다는 말 아래에 청년들은 ‘모든 것을’ 해야하는 상황에 놓이고 있죠. 여전히 어렵습니다. 한 번의 대화 모임으로 해결방법을 찾을 수 있다고 생각하지는 않았지만, 머리가 더 복잡해졌네요. 그만큼 사회가 쉽지 않다는 의미이겠죠. 이번을 시작으로 디지털 시대의 발전과 그로 인해 우리의 노동이 어떻게 변화되는지 더 고민해보고자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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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일의 대화] 공유경제 플랫폼과 노동, 시민이 해야 할 질문은?
안녕하세요, 한량입니다. 지난 7월 1일, 공유경제 플랫폼과 노동에 대한 대화모임을 가졌습니다. 각자 관심사와 배경이 다른 다섯 사람이 모여, 공유경제의 탄생, 긍정적 가치, 부정적 가치, 공유경제 속 노동자의 모습에 대해 이야기 했습니다. 그리고, 디지털 시대의 좋은 노동은 무엇일지, 공유경제는 혁신일지 퇴보일지, 더 나은 공유경제 플랫폼과 노동을 위해선 어떻게 해야할지 이야기 나눴습니다. 생각보다 길어진 모임에, 전달 드릴 글도 길 예정입니다. 아무쪼록, 저희들의 대화를 읽고 여러분의 생각을 공유해주세요! 모임 장소 및 일시 일      시 : 2023. 07. 01. 토. 14:00~17:00 장      소 : 서울시 마포청년나루 참가인원 : 총 5명 주      제 : 공유경제 플랫폼과 노동 진행순서 : 주최자 발표 -> 질문 별 토론 이런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질문 1. 디지털 시대의 좋은 노동이란?  강해은 : 플랫폼 노동자들이 산업혁명 초기 노동자들처럼 사회적 안전망 없이 일하고 있잖아요? 그런데 독일에서는 이미 이 부분이 논의되고 있다고 하더라고요. 제가 느끼기에 좋은 노동은, 플랫폼 노동의 본질은 살리면서 근로자 권리도 동일하게 받는 게 좋은 노동이라고 생각해요. 내가 원하는 곳에서, 내가 원하는 때에, 최저생계비, 보험, 퇴직연금을 지원받으면서 일할 수 있는 게 좋은 노동이라고 생각합니다. 강연지 :  저 또한 해은님과 비슷하게 생각했습니다. 디지털 시대에 새롭게 등장한 노동, 일자리를 생각했을 때 유튜버, 스마트스토어 운영 등 다양한 일자리가 있어요. 우리 모두 한 사회 시민으로서 노동권을 갖고 있고요. 그래서 디지털 시대의 좋은 노동이란, 어떤 형태의 일자리든 기존 일자리와 똑같이 재난재해와 사회적인 멸시 혹은 질타로부터 자유로운 공간에서 경제활동을 이어나갈 수 있는 노동이라고 생각합니다. 김동섭 : 저는 지금 플랫폼 노동자들의 문제가 디지털 시대가 닥쳤기 때문에 새로 등장한 문제가 아니라, 디지털 시대가 이전부터 있었던 문제가 지속되고 있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디지털 시대 이전에는 조선업 등 대기업에서 하청 노동자들에게 하고 있던 모습이라고 생각해요. 그래서 이 디지털 플랫폼 경제 역시 대기업을 중심으로 한 자본가들이 노동자들을 착취하기 위해서 새로운 수단을 쓰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근데 이 새로운 수단이 더욱더 악질적인 것은 알고리즘이라는 보이지 않는 디지털화 된 수단을 쓰기 때문에 책임 소재를 물을 수 없다는 점인 것 같습니다.그래서 앞서 있었던 자본가들과 노동자 간의 착취 구조를 더 잘 드러내기 위해서 이런 플랫폼 기업을 사용자로 규정하고 그 플랫폼 기업의 책임을 물을 수 있는 제도가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그에 앞서서 가장 필요한 것은 디지털 플랫폼 노동자들이 분명히 자영업자가 아닌 노동자라는 지위를 갖고 있다는 것을 명시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때문에 플랫폼 노동자들을 다른 정규직 노동자들과 같은 대우를 할 수 있는가에 대한 사회적인 토론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이주희 : 저도 해은님이 말씀하셨던 것처럼 플랫폼의 성격을 유지하되 지금 놓쳐지고 있는 노동자들의 권리들이 보장되어야 한다고 생각을 합니다. 좋은 노동이라고 했을 때 좋은 그 개념은 받아들이는 사람 따라 다르다고 생각을 해요. 누군가에게 돈을 많이 버는 게 좋은 노동일 수도 있고, 누군가에게는 돈을 좀 적게 받되 내가 누릴 수 있는 모든 권리를 누릴 수 있는 것이 좋다라고 느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때문에 정확히 좋은 노동은 이거라고 명확하게 말하기는 사실 힘들다고 생각합니다. 권리는 보장되어야하고 보장되어야 한다는 걸 알지만, 이에 대한 목소리를 내는 건 쉽지 않다고 생각해요. 라이더분들도 불공평한 상황에 계신 것 같아요. 내 콜이 얼마짜리인지, 다음 콜이 얼마짜리인지 모르는 그 상황은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어쩌면, 내가 놓인 상황이 불합리하고, 이 불합리한 것에 대해서 목소리를 내는 게 어려운 상황에 계신 게 아닌가 생각돼요. 이런 부분은 목소리를 내도 된다고, 권리를 챙겨야 한다고 말해줘야 할 필요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부당한 것에 목소리를 내고, 마땅히 투명하게 알려달라고 말하는 게 당신의 권리이며 그 권리를 찾기 위해서 목소리를 낼 필요가 있다고. 이런 환경을 만들어주기 위해선, 라이더분들이 모르기 때문일 수도 있으니, 관련된 정책이나 시스템도 논의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윤성민 : 말씀 감사합니다. 해주신 말씀들 들어보니까, 이런 생각이 들어요. 플랫폼 기업은 자신들을 IT기업이라고 정의해요. 때문에 고용하지 않았다고. 반면, 노동자들은 우리가 그들의 통제를 받고 있다고 하고. 고용관계가 아닌데, 왜 통제를 받지? 이 부분이 가장 큰 이슈 같아요. 그래서 추가 질문을 드리고 싶습니다. 여러분들이 보시기에, 플랫폼 기업은 IT 기업일까요? 아니면 라이더를 고용하는 운송업자일까요? 플랫폼 기업이 고용관계가 아니다, 라고 말할 수 있는 이유는 스스로의 정체성을 IT 기업이라고 하기 때문이고, 라이더는 그저 우리 플랫폼을 이용하는 사용자일 뿐이라고 말하거든요. 우리는 주문을 원하는 소비자와 배달을 원하는 라이더 두 사용자를 중개할 뿐이라고. 이 부분에 대한 생각을 듣고 싶습니다.  노동권의 사전적 정의를 찾아봤는데, 사회적으로 근로할 기회를 요구할 수 있는 권리라고 하더라고요. 사회적으로 근로할 기회란, 단순히 돈을 버는 게 아니라 사회적 질타로부터 자유롭고, 재난 및 재해로부터 자신의 안전을 보장받을 수 있는 환경인 것 같아요. 질문2. 플랫폼 기업은 IT 기업일까요? 라이더를 고용하는 운송업자일까요? 김동섭 : 저는 우선 고용 관계라고 생각합니다. 앞서 미국 판례를 보면, 우버 노동자들이 자신들의 노동자 지위를 인정해 달라는 소송을 했고, 재판이 이루어졌어요. 승소했습니다. 그 이유는 우버 기업이 원하는 바를 우버운전자들이 하고 있다는 점이 인정된 거였어요. 우버의 이익을 위해 그들이 운전했다는 겁니다. 기업에 직접 연관된 일을 하고 있기 때문에, 실질적으로 자영업자라고 볼 수 없다고 했습니다. 국내에는 타다가 있어요. 타다의 경우엔, 택시 기사가 배차를 받았을 때 어디에 도착하는지 모른다고 합니다. 도착지를 알면 타다 기사들이 배차 거부를 할 수 있어서요. 이 부분 자체가 자영업자가 아니라, 노동자를 AI를 통해서 기업이 원하는 대로 움직이게끔 하는 증표라고 생각합니다. 때문에 단순히 AI 서비스를 제공하는 기업이 아니라, 본인들의 이익에 맞게끔 노동자들을 사용하고 있는 거라고 생각합니다. 강해은 :  파운더라는 영화를 보면, 맥도날드 창업주한테 맥도날드의 본질이 뭐냐는 질문을 해요. 햄버거를 파는 거냐고 묻죠. 대답은 아니다였어요. 우리는 임대업을 하고 있다고 해요. 대중 인식과는 다르죠. 일반 대중은 맥도날드를 햄버거 파는 곳이라고 생각하잖아요? 이처럼 배달의 민족으로서는 우리는 AI를 만드는 곳이라고 생각할 수 있어요. 하지만 그 AI를 움직이기 위해 라이더에게 외주를 주는 거예요. 배달의 민족 앱이 구동되기 위해서. 이런 점에서 저는 AI가 원하는 조건에 맞게 배치가 되도록 설계가 되어 있는 것이고, 라이더 분들은 그 AI 구동과 앱 구동을 위해 움직이는 것이기 때문에 고용관계가 성립된다고 생각해요. 이주희 : 저 또한 결국 플랫폼 기업은 IT를 이용한 인력 중개업체일 뿐이라고 생각해요. 고용관계가 아니려면, 수평적이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모든 관계가 동등하고, 수평적이어야 하는데 앞서 발표해 주셨듯이 패널티가 존재하고, 우리가 알 수 없는 불투명한 알고리즘이 불공평하게 작용하는 것 같아요. 이것 자체가 수평적이지 않다고 생각해요. IT 회사들이 위에 있고, 돈줄을 쥐고 있다면 그건 이미 수평적인 게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이미 깨진거라고 생각해요. 라이더처럼 플랫폼 사용자를 1인 사업가라고 말하려면 책임감과 동시에 내가 하고 싶을 때 할 수 있는 실질적인 자유가 존재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배민과 같은 IT 플랫폼은 존중한다고 하지만, 결국 지켜진 게 없는 것 같아요. 실질적인 고용관계라고 생각합니다. 강연지 : 현재 플랫폼을 보면 단순히 IT 서비스를 제공하는 게 아니라, 근본적으로 라이더들의 활동으로써 운영되는 거라 생각해요. 그래서 단순히 IT 플랫폼이다, 라고 볼 수는 없는 것 같아요. 플랫폼이라는 정의가 성립되려면, 이 서비스를 이용하는 사용자가 자유롭게 출입할 수 있어야 해요. 하지만 알 수 없는 알고리즘으로 실질적으론 계정 사용 중지 등 통제가 이루어지고 있어요. 이는 자유로운 출입이 불가능한 것이고, 단순 플랫폼 기업이 아니라 고용관계의 갑이 되는 사용자라 보는 게 합당 하다고 생각합니다. 이 부분에서 노동자에 대한 처우를 확실히 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윤성민 : 말씀 모두 감사합니다. 들으면서 저도 생각을 정리할 수 있었어요. 주희님이 말씀주신 것처럼, 정말 자유로운 1인 사업가, 1인 사장님이 되려면 플랫폼과 개별 1인 사업가가 평등한 관계가 될 필요가 있어 보입니다. 또한, 연지님이 말씀주신 것처럼 자유로운 출입이 가능해야, 플랫폼 입장에서 라이더들을 고용하지 않았고, 플랫폼 서비스만 제공했다는 말에 힘이 실릴 것 같습니다. 그럼 세 번째 질문으로 넘어가볼게요. 공유경제가 굉장히 커지고 있습니다. 앞으로도 커질 것으로 예상되고. 그렇다면, 이 공유경의 성장은 우리 사회의 혁신일까요? 아니면 퇴보일까요? 질문3. 공유경제의 성장은 우리 사회의 혁신일까? 퇴보일까? 이주희 : 개인적으론 혁신과 퇴보, 반반이라고 생각합니다. 경제위기가 왔을 때, 공유경제가 경제 위기 해결책 중 하나로 등장했어요. 실제 기여한 부분도 많다고 생각해요. 하지만 이 부분이 발전의 한계를 그었다고 생각합니다. 앞서 발표 들으면서, 개인적으로 다른 쪽으로 사회 문제다라는 생각을 했어요. 라이더 업체에 몹쓸 말을 하던 분 영상을 보고 느낀건데, 인권적 비하를 한 건 정말 나쁜일이라고 생각하고, 절대 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해요. 개인적으로 직업에 귀천이 없다고 생각하고요. 하지만, 그 분 말씀에서 “좋은 대학을 나오면 라이더 안 한다”가 있었어요. 저는 이 부분이 ‘공부를 하지 않고, 더 알아가려는 노력으로 하지 않아도 돈을 벌 방법이 있으니, 결국 교육 받고 싶지 않아하고, 않아도 된다고 여기게 하는 계기가 되지 않을까?’ 라는 걱정이 됐어요. 만약, 이렇게 된다면 자기 계발을 할 수 없게 된다고 생각해요. 그렇게 되면, 교육도 멈추게 될 거고, 교육이 멈추면 사람의 가치관이나 생각도 플랫폼이 하라는 대로만 시키는 대로만 하게 된다고 생각해요. 자기 생각을 못 드러내게 되고. 때문에 저는 경제 뿐만 아니라, 나라 자체가 흔들릴 수 있다고 생각했어요. 교육이 망가지면 안 된다고 생각하고, 어쩌면 너무 쉽게 돈을 벌 수 있다는 것 자체가 발전의 퇴보를 만드는건 아닐까? 이런 생각을 했습니다. 강해은 : 저는 사실 혁신이라고 생각합니다. 왜냐하면, 플랫폼 일자리가 생기면서, 문제들이 나타났고, 라이더에 대한 처우가 개선되면서, 택시 기사에 대한 처우 개선도 되는 것 같아요. 저는 처음에는 노동부분에서 살짝 퇴보함에도, 더 나은 사회를 만들 수 있는 발판이 된다고 생각해요. 실제 파리나, 뉴욕 등에서 이루어지고 있고요. 더 나은 일자리 논의가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고, 사람들에게 더 많은 수입을 가져다줄 수 있는 새로운 형태의 경제 수단을 제공해 준다고 생각을 합니다. 그리고 주희님께서 교육이 무너지는 거 아닌가라고 걱정을 하셨어요. 저는 사실 지금 이루어지고 있는 교육이, 산업사회 노동자를 길러내기 위한 교육이라고 생각해요. 지금 시대는 일의 형태가 점점 다양화되고, 과거에 획일화 된 기준으로 줄 세워서 일의 기회를 얻는 게 아니라, 자기가 좋아하는 걸 하면서 돈을 벌 수 있는 시대가 열린 거라고 생각해요. 그래서 저는 근본적으로 현재 교육 시스템을 유지해야 하나라는 의문이 있어요. 저는 오히려 스카이 대학 나와서도 배달 일을 하시는 분들이 있듯이, 대학 졸업장의 의미가 퇴색되는 거라고 생각하고, 옅어지면서 정말 배우고 싶은 것을 배우는 교육 혁신으로 나아가는 발판이 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강연지 :  저 역시도 혁신이자 퇴보라고 생각합니다. 혁신은 앞서 발표해 주신 것처럼, 나의 유휴 자원을 언제든지 자유로운 시간 혹은 범위 내에서 활용하고 싶은만큼 활용할 수 있게 됐다는 점, 또한 경제적 소득을 얻는다는 점 같습니다. 이를 통해 마이크로 사업가로 성장할 수 있는 발판이 마련 됐다고 생각합니다. 반면, 앞서 Poopers 사례를 보여주셨는데, 그걸 보면서 사회적으로 책임감은 결여 되는 거 아닌가 싶었어요. 강아지는 키우고 싶지만, 더러운 뒷처리는 하고 싶지 않다는 건가? 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모던 패밀리라는 미드가 있는데, 거기서도 딸이 아버지들을 비꼬는 장면이 나와요. 아빠는 가사 노동도 어플로 다 외주를 주고, 음식도 배달하는데 나는 왜 안되느냐면서. 결국, 공유경제란, 내가 돈만 내면 된다는 사회로 나가게 만드는 발판이 되지는 않을까? 라는 우려가 듭니다. 김동섭 : 저는 우선 키워드 중심으로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먼저 공유경제 플랫폼의 성장이 뭔지를 먼저 질문하면 좋겠어요. 공유경제 성장이, 플랫폼의 세를 확장한다는 것인지 혹은 사회적 영향력이 커지는 걸 말하는 건지. 그것도 아니면, 공유경제 플랫폼이 지향하는 것처럼 수요자와 생산자를 연결시켜 교류의 확장을 이루는 걸 성장이라고 하는 것인지. 이렇게 다양한 부분으로 논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성장을 수요자 측면, 생산자 측면에서 생각해 보겠습니다. 일단, 앞서 택시에서 가졌던 문제점은 해결되어야 하는 게 사실입니다. 타다의 경우 택시 기사의 불친절 서비스, 택시 기사 사납금 문제를 해결할 수 있어요. AI를 통해서 몇 km 이동했는지 파악이 되니까. 이 부분은 분명 긍정적입니다. 이처럼 수요자와 생산자들이 겪었던 골칫거리 줄이고, 이득을 넓힌다는 측면에서는 플랫폼의 성장이 혁신을 일으킨다고 생각합니다. 두번째로, 공유경제에서'공유'라는 단어에 집중해보고 싶습니다. 공유를 좋게 해석하면, 사람들을 연결시킨다는 의미지만, 안 좋게 생각하면 플랫폼을 통해 사람을 상품화 시키고, 이 상품을 공유한다는 생각이 들어요. 배민을 예로 들면, 사람들이 상품이 되서 인간을 상품처럼 거래할 수 있다는 것처럼 보이고요. '미안해요. 리키'라는 영화에서 택배 노동자가 사람으로 취급되지 않고, 빠른 운송 시스템하에서 빨리 처리해야 하는 상품처럼 다뤄져요. 사람이 빈사 상태에 이르는 영화입니다. 이처럼 공유라는 개념이, 누구를 위한 것인가? 사람을 연결시키는 것인가 아니면 사람을 상품으로 만들어서 상품을 공유하는 것인가? 라는 생각이 듭니다. 질문4. 여러분의 공유경제 사용은 이들을 긍정적으로 키웠나요? 부정적으로 키웠나요? 이주희 : 사실 저는 이런 플랫폼을 사용해 본 적이 없어요. 배달 어플 자체를 사용해 본 적이 없습니다. 직접 사용해보지 않았기 때문에, 부정적으로만 보는 걸 수도 있다고 생각해요. 하지만, 실제 사용한 친구들 이야기를 들어보면 커피 하나도 집까지 배달해주는 게 엄청 편리하다고 하더라고요. 반면, 험하게 운전하시는 라이더 분들을 보면 물론 다 그러시지는 않겠지만, 너무 사회적으로 논란을 만드는 건 아닌가? 라는 생각을 했었어요. 이런 부분에서는 부정적으로 느꼈고, 가끔 보면 최소한의 보호 장비도 없이 배달하는 분들도 봤어요. 근데 이 문제를 배달앱도 알고 관련 교육을 한다고 들었거든요. 하지만 실제로는 지켜지지 않고. 결국, 이 말은 플랫폼이 라이더들을 전국에 뿌렸지만, 관리는 못하고 있는 수단을 쓰기. 알고리즘을 통해, 얼마나 이동했고, 제한 시간 내 완료했다 등은 체크하고, 그 외 부분은 관리하지 못하는 것 같아요. 제가 직접 사용한 건 아니기 때문에, 긍정적인 부분에 대해서는 잘 모르겠어요. 윤성민 : 주희님 말씀에 덧붙여서 제 생각을 말씀드릴게요. 사실 저도, 배달앱을 써본 적이 없어요. 핸드폰에 설치해 본 적도 없습니다. 물론, 물론, 친구들이랑 같이 밥먹을 때 배달 시킨다고 하면 저도 메뉴 고릅니다. 하지만 개인적으로 써 본 적은 없어요. 첫째, 배달을 원래 잘 안해 먹었어요. 집에서 해 먹고, 굳이 식당에 가서 먹지 배달해서 먹는 것에 익숙하진 않았어요. 둘째, 제가 해 먹는 게 더 맛있어요. (웃음) 셋째, 플랫폼 생태계 자체를 그렇게 긍정적으로만 보지는 않아요. 부정적인 게 있다고 생각하고. 내가 과연 이 플랫폼에 돈을 쓰는 게, 부정적인 것을 더 키우는 것은 아닐까? 라는 생각이 평상시에 있었습니다. 때문에, 굳이 내가 안 좋은 면을 키우는 데 돈을 쓸 필요는 없겠다는 생각에 안 썼습니다. 예전에는 이런 모습이 괜찮다고 생각했어요. 하지만 돌이켜 보면 문제가 있다고 생각을 했으면 더 적극적으로 말하고, 개선하려고 해야 하지 않았을까? 라는 생각이 듭니다. 사견이 길었네요. 김동섭 : 공유경제 서비스를 사용하면서, 부정적인 생각이 많이 커진 게 사실입니다. 저는 일단 공유 경제라는 것 자체를 부정적으로 봤어요. 예를 들면, 제가 백화점에 가서 물건을 샀어요. 그러면 점원 분과 대화하고, 그 점원 분은 제게 본인이 좋아하는 스타일을 추천하면서 즐거움을 얻을 수 있어요. 노동 과정에서 얻는 즐거움이죠. 단순히 돈 버는 수단이 아니라, 노동 자체에서 기쁨과 감정 공유를 할 기회가 있었어요. 하지만, 공유경제 어플리케이션을 사용하면서 서로가 접할 기회가 단절된 것 같아요. 배달 라이더가 우리 집에 어떻게 도착할지에 대해서 전혀 생각도 안 하고, 그냥 사용자로 규정하고 하면 된다는 생각만 하게 만드는 것 같아요. 노동 과정 속에 숨겨진 교류, 감정의 교환을 공유경제가 없애버렸다고 생각해서, 공유경제가 부정적이라고 생각했습니다. 또, 예전에 카페에서 알바를 할 때였어요. 비가 오는 날이었고, 배달 중에 사고가 생겨서 지연됐어요. 그걸로 한 고객이 컴플레인을 엄청 거셨어요. 분노가 배달 라이더에게까지 미쳤고요. "왜 이 비용을 받고, 빨리 배달을 안 해서 내가 이런 책임을 다 분담하게 하느냐, 왜 빨리 연락을 하지 않아서 해결할 수 있는 걸 못하게 했냐, 빨리 라이더를 교체했어야지" 라면서요. 근데 이 상황에서, 라이더한테는 아무도 관심을 안 갖더라고요. 라이더는 언제든 대체될 수 있는 존재 같았어요. 인감임에도, 대체될 수 있는 상품처럼 여겨지는 것에서 굉장한 거리감이 느껴졌고, 동시에 자영업자 입장도 이해가 되더라고요. 한 사람의 잘못이 아니라 구조 자체가 이렇게 만드는 거구나. 그래서 공유경제라는 게 좀 부정적으로 다가왔던 것 같습니다. 강해은 : 많은 분들이 공유경제의 부정적인 면을 말씀해 주셨는데, 저는 사실 공유 경제가 편리해요. 배민만뿐만 아니라 다양한 서비스가 있어요. 예를 들어, 졸업 사진을 찍는다고 하면 예전에는 한번 입을 옷을 20~30만 원 주고 사입었어요 됐어요. 그런데 공유경제가 생기면서 대여 서비스가 생겼고, 언제든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게 됐거든요. 장점이라고 생각해요. 또, 저는 잘 몰랐는데 전화 공포증이 있는 사람들이 있더라고요. 배달 주문할 때 사람과 대면하는 걸 힘들어 하는 사람도 있고. 이런 사람들에겐 배달 앱이 너무 좋아요. 앱 들어가서 클릭 몇 번 하면 되고, 배달원과 마주칠 필요 없고. 반면, 부정적으로 보이는 부분은 배달료의 등장이에요. 예전에는 음식 가격에 포함되어 있었는데, 어느 순간부터 배달비가 당연한 게 됐어요. 어쩔때는 1만 원도 나오고. 배달비 무서워서 시켜 먹기 힘들때도 있더라고요. 두번째는 일회용 품이에요. 하나 배달 시키면 일회용품이 몇 개씩 쌓여요. 기후위기, 환경문제가 심각한데 이거를 계속 이용해서 먹으면 뭔가 지구한테 죄짓는 기분이 들더라고요. 예전에 중식당에 주문하고 음식 다먹으면, 씻어서 밖에 내놓으면 수거해 가셨잖아요. 이 부분에서는 명과 암이 있는 것 같아요. 강연지 : 저의 경우 공유경제 플랫폼을 활발하게 사용하고 있어요. 주로 이동할 때 씁니다. 에어비앤비도 이용하고요. 장점을 보면, 사회 초년생인 가질 수 없는 자차의 혜택을 누릴 수 있습니다. 멀리 여행도 갈 수 있고. 이 부분에서는 정말 큰 장점을 제공하고 있는 것 같아요. 에어비엔비도 유명한 호텔이 아니라, 지방에서 민박을 운영하고 계신 분들도 오픈 된 공간에서 더 많은 대중에게 시설을 소개할 수 있어요. 장점이죠. 소카, 따릉이, 스윙도 그렇고요. 이런 것들 활용하면서 들었던 생각은, 모두에게 개방된 시설이다 보니까 안전 수칙이나 법 제도가 근본적으로 좀 미흡하다였어요. 소카는 연령만 충족되고, 아마 면허도 1년 지나면 빌릴 수 있는 걸로 알아요. 근데 문자적인 조건들이 그 사람이 정말 이 차를 운전하기 위해서 충분한 자격 조건을 갖추고 있는지 판단할 수 있을까? 싶어요. 모두에게 개방된 공유경제 플랫폼이 어떻게 보면 모두에게 또 해를 가할 수도 있는 거고요. 그런 부분에서 저는 긍정적인 것도 있고 부정적인 것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윤성민 : 모두 답변 감사드립니다. 마지막 질문입니다. 그러면 '더 나은 플랫폼과 더 나은 노동 환경 혹시 노동자를 위해서 필요한 건 뭘까요?' 어느 한 쪽만이 아니라 플랫폼과 노동자가 동시에 좋아질 수 있으려면 뭐가 필요 할까요? 질문5. 플랫폼과 노동자가 모두 좋아지려면 뭐가 필요할까요? 강연지 : 가장 근본적이고, 가장 어려운 건 인식 개선이라고 생각해요. 앞서 발표에서 보여주셨듯이, 대학 나왔고, 열심히 노력해서 부자가 됐다, 나의 노력에 대한 사회적 보상은 당연한거다. 노력하지 않은 당신들은 비판 받아야 마땅하고, 무시 받아야 마땅한 거라고 보였고 노동이 굉장히 경직되고, 위계가 있다고 느껴졌어요. 이런 인식들이 무너지는 게 필요한 것 같아요. 플랫폼 노동을 보고 안정적인 일자리를 가진 거라고 보진 않잖아요? 플랫폼 사용자와 노동자 간의 관계를 명확하게 규정하고, 이걸 사용하는 사람들의 처우 개선을 확실하게 해준 다음 일반 시민들 내에서도 인식 개선이 되어야 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이주희 : 저도 인식 개선이 가장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다양한 공유 경제 플랫폼이 생기면서, 유튜브 처럼 정말 성공만 하면 정말 막대한 수익을 벌 수 있잖아요. 조회수 하나에 상상할 수 없는 금액을 한 달 혹은 일주일 하루에 벌 수 있게 된 세상이에요. 물론 쉽다는 건 아니에요, 엄청 어렵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공부만 하던 사람들은 한 번의 큰 성공을 위해 공부에 청춘을 바쳐요. 저는 이게 긴 시간을 투자하는 거라고 생각합니다. 그때문에 과거 학위에 대해 사회적 지위를 부여했던 거라고 생각하고요. 하지만, 현재는 관계성이 흐려진 것 같아요. 땀 흘려 노동한만큼 돈이 나온 게 아니라, 돈 버는 방식이 변한 것 같아요. 그리고 변한 만큼 논의되어야 할 것들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특히 우리가 마땅히 필요로 하는 권리들에 대해서 논의해야 할 것 같아요. 4대 보험 이라든지, 고용관계라든지, 플랫폼에 대한 정의라든지 이런 부분을 명확하게 논의해서 개선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또, 이런 생각을 받아들이기 위해서 기업 경영진의 인식 개선도 필요하다고 개인적으로 생각합니다. 물론 힘들거예요. 어쨌든 불편함을 이야기해야 하니까. 하지만 이런 부분을 잘 개선한다면 오히려 이미지가 더 좋아지는 효과도 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김동섭 : 크게 세 가지 질문을 던지고 싶습니다. 첫째, 배달 노동자들이 배달업을 하고 싶을까요? 불황의 해결책으로 공유 경제가 나왔는데, 다르게 해석하면 불황 경제가 만든 '암'이 공유경제라고 생각해요. 원래 생업이 있던 분들이 길을 잃고, 어쩔 수 없이 선택한 곳이 공유경제 일 수도 있잖아요? 정규직에서 피치못하게 플랫폼 노동으로 온 분들도 계실거예요. 그 때문에, 플랫폼 경제라는 것이 불황의 신호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만약, 플랫폼 경제를 어쩔 수 없이 선택한 거라면, 이는 플랫폼 경제 문제가 아니라, 전반적인 사회 문제라고 생각해요. 때문에 플랫폼의 활성화를 하나의 위기 신호로 봐야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둘째, 플랫폼을 사용할 수 있는 사람은 누구일까요? 노인, 장애인, 외국인 노동자 등 플랫폼 노동자로만 투입되고 사용자 지위에 오르지 못하는 구성원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노인분들은 배민, 요기요 등 앱을 이용 못할 수 있어요. 그래서 전화를 했더니, 앱으로 주문하라는 답변을 받아요. 이건 분명한 소외예요. 플랫폼에 적응하지 못하는 노인, 장애인 실제로 노인분들이 배민이라던가 요기오라던가 아니면 저희가 이용하는 그런 어플리케이션을 사용 못하실 수 있어요 그러면 전화를 했는데 어플로 주문하세요라고 노인분이 대답을 받으십니다. 그러면은 이런 플랫폼 경제에 적응하지 못하는 노인 등 정보 격차를 느끼는 분들도 플랫폼을 이용할 방안을 생각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셋째, 플랫폼 노동자를 위한 산재, 고용보험 등 안전망입니다. 건강 보험이 좋은 사례라고 생각해요. 건강보험은 대한민국 국민이면 정규직 비정규직 없이 가입합니다. 병원에 가면 혜택을 받을 수 있어요. 하지만 고용보험, 산재보험은 안 됩니다. 병원에 가면 혜택을 받을 수 있어요. 물론 산재, 고용 보험의 경우 모두를 가입시키면 돈을 내는 사람만 손해를 보는 거 아닌가? 하는 이슈가 있어요. 이런 이슈를 공론화를 통해 대화하고, 탁산공론을 넘는 개선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강해은 : 기술이 발전하면서, 점점 더 인간에게 어떻게 하면 편리함을 줄까? 인간의 손이 안 타는 방향으로 변하는 것 같아요. 자율주행의 경우에도 상용화가 안됐는데, 사고시 책임 소재를 묻는 문제가 나오고 있잖아요? 이처럼 우리 사회 큰 변화에 앞서서, 위험을 어떻게 분담하고, 법과 정책 적용은 어떻게 할지 등 사회적 합의가 이루어져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오늘은 플랫폼 노동 특히 배달 라이더 분들을 통해 이야기 했지만, 사실 드론과 로봇 등이 등장하면서 배달 라이더의 수명도 짧아진다고 생각해요. 이제 정말 사람이 하는 일자리가 별로 없고, 기술과 자본을 가진 사람들의 힘이 더 세지는 방향으로 갈 것 같아요. 그래서 앞으로는 기본소득처럼 사회 안저망을 논할 수 있는 사회적 토론도 많아져야 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윤성민 : 오늘 참여해 주셔서 모두 감사합니다. 다음에 또 뵐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감사합니다.
노동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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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일의 대화] 디지털 기술과 거리가 먼 청년 활동가들의 노동 담론 (슬런치팀)
*대체텍스트 있음 지난주 들썩들썩떠들썩 <함께 만드는 노동, 10일의 대화>의 대화모임을 진행했습니다. 서울 곳곳에 무지개가 뜬 날, 한 비건 카페에 모여 안전한 시간을 가졌답니다. 대화모임 설명회에서 ‘밥상머리 대화모임’이라는 표현이 인상 깊어 저희도 맛있는 밥을 먹으며 편히 이야기를 나눴어요.  교육 기획자, 기후 캠페이너, 민주주의 활동가. 각기 다른 노동을 하는 청년이 모였습니다. 활동과 노동을 깊게 연결하며 살아가고 있다는 공통점이 있기도 하지요. 우리가 바라보는 ‘디지털 시대의 노동’이 궁금했습니다.  ⏰ 일시 : 2023년 7월 1일 토요일 17:00-19:00☕ 장소 : 서울시 상수동🙂 사람 : 니나, 마공, 자야✏️ 방법 : 캠페인즈 글 사전 정독, 사전영상 함께 시청, 대화, 회고   이렇게 모이게 되었어요 다양한 주제의 뉴스레터를 많이 구독합니다. 어느 순간부터 모든 분야에서 ‘AI’를 언급하기 시작하더라고요. 우리는 만들어 내는 기술자도 아니고 주 사용자도 아니잖아요. AI를 어떤 태도로 대해야 할지 생각해 볼 계기가 없었는데, 이 대화모임을 통해 나의 생각을 정리하고 싶었어요.    교육의 관점으로도 디지털 시대의 노동이 무엇인지 찬찬히 사고하고 싶었어요. 기존 대안교육에서는 유난히 아날로그를 대안으로 여기고 있잖아요. 그래서 더 기술의 발전을 빠르게 따라잡지 못하게 되는 것 같아요. 언제까지나 변화를 외면할 수는 없어요.  기술에 대한 정보가 충분하지 않다는 것 자체가 이미 노동자 간의 격차를 만들고 있습니다. 노동자가 디지털 기술을 어떻게 대해야 할 지에 대한 논의가 부족하다고 생각해요.  이런 대화를 나눴어요 디지털 시대의 '좋은 노동'이란 무엇일까? 좋은 노동의 조건에는 자아실현이 가장 중요해요. 빠띠 사전영상 중 인터뷰에서 ‘디지털 기술을 내 노동에 활용할 수 있도록 학습하는 시간까지 근로의 연장으로 보장해야 한다’는 말이 나왔는데요. 이 제안이 당장 시도할 수 있는 좋은 방법인 것 같아요. 시대가 어떻게 전환되고 있는 건지 설명해 주는 이가 없으니 공감하지 못하는 노동자도 분명 많을 거예요. 아마 그들은 자신도 모르는 새 ‘디지털 약자’로 정의되겠지요.  디지털 시대의 좋은 노동은 기술이 정의롭게 생산되었다는 전제가 필수예요. 사용자의 마땅한 권리를 위해 제작 과정과 윤리제도가 투명하게 공유돼야 한다고 생각해요.  이야기를 나누다 보니 좋은 노동의 본질은 변한 적이 없다는 생각이 들어요. ‘좋은 노동’ 앞에 ‘디지털 시대’가 붙으니 지금까지와는 다르게 정의해야 할 것 같다는 조바심이 들기도 해요. 사실 노동운동에서 늘 요구하던 조건이네요. 시민사회는 아주 오래 전부터 노동의 충분한 대가와 안전한 환경, 사회적 정의를 외쳐왔어요. 당연하지만 여전히 지켜지지 않는 이 기준은 어느 시대에서도 중요하게 여겨질 거예요. 2. 디지털 기술은 기회일까? 위기일까? 디지털 시대에 고소득자는 자동화의 편리함을 느끼지만, 저소득자는 스스로가 대체될 수 있다는 위협을 느낀다는 글을 읽었어요. 계층 간에 디지털 전환을 바라보는 관점이 매우 다릅니다. 그래서 이 질문은 직무보다 계층별로 다시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기술은 자본가에게 이윤을 가져다주는 구조로 발전했어요. 처음부터 약자를 위해 발명된 것이 아니라는 뜻이죠. 지금 디지털 기술을 활용할 수 있는 노동자는 매우 한정적이에요. 어느 정도 이상의 교육을 받아 이미 사회에서 주류로 정의된 사람들만 빠르고 쉽게 활용하고 있지요.  ChatGPT만 보더라도 이미 AI는 공공재가 아닌 하나의 상품이 되었어요. 그 상품을 자본가가 소비해서 노동의 영역으로 들여온 거죠. 변화가 빠를수록 기업가의 언어를 잘 파악해야 합니다. AI를 ‘노동의 도구’로 활용한다고 포장하지만, 사실 그냥 ‘제품을 소비하는 행위’를 하고 있을 뿐이기도 합니다.  3. 디지털 시대의 노동, 시민사회는 어떻게 대응해야 할까? AI로 노동권을 침해받는 노동자를 위해 그렇지 않은 노동자도 함께 연대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디지털 시대로 진입하며 파편화된 노동 형태가 많아졌는데, 그래서 더욱 노동조합이 필요합니다. 시민단체는 시민의 계층, 그리고 각 분야를 대표하고 대변합니다. 가장 열악한 곳을 들여다보고 그들을 위해 목소리를 내야 해요. 빠띠가 디지털 플랫폼을 통해 민주주의를 혁신하는 단체잖아요. 계속해서 이 주제의 논의 자리를 만들었으면 좋겠어요. 노동에 대한 지난날의 논의를 살펴 보며 현재에 적용할 수 있는 대안을 찾아내는 과정이 필요해요. 시민들이 직접 ‘분배’와 ‘규제’에 대한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자리가 더 많아지면 좋겠어요. 특히 우리 사회는 디지털 노동에 관련한 상상력이 부족하다는 생각이 들어요.  시민사회가 기술의 보편화에 앞장서는 거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공적 영역을 통해 시민에게 디지털 기술을 자유롭게 제공하는 것이요. 하지만 기업은 항상 그것보다 더 나은 기술을 금방 또 생산할 거예요. 그래서 이건 완벽한 대안이 될 수 없을 거라는 회의적인 마음도 들어요. 사회 체제 또는 인식이 바뀌어야 합니다.  우리의 생각을 공유해요 자야가 예전에 “AI를 잘 활용하지 못하는 노동자가 잘 활용하는 노동자로 대체되는 것이지, 기술이 사람을 대체하는 것이 아닌 것 같다”는 이야기를 했어요. 마치 사람이 무형의 것과 싸우는 듯 보이지만 사실은 결국 사람과 기술 뒤 사람의 싸움이라고. 이 말에 동의해요. 좋은 노동은 모두에게 기술을 잘 이해하고 활용할 수 있는 선택지가 평등하게 주어졌을 때 함께 정의할 수 있다고 생각해요. 아직 노동자의 맥락을 통해 설명되는 ‘기술을 정의롭게 활용하는 방법'이란 없는 것 같아요. 디지털 시대의 노동이라는 게 아주 새로운 논의처럼 들리지만, 기존의 논의와 크게 차이가 없을 수도 있겠다고 생각하게 되었어요. 새로 심는 것이 아니라 뿌리가 이미 내려진 서사인 거죠. 지금까지 노동 관련 논의가 어떻게 진행되어 왔는지 점검하는 것이 중요할 것 같아요. 우리는 디지털 노동의 특성에 맞는 방법론에 대한 고민을 더 해야겠지요.  디지털 시대는 바꿀 수 없는 흐름입니다. 그 안에서 시민들이 정의롭고 민주적으로 잘 살아갈 수 있도록 사회를 재정비하는 과제가 남아있어요. 그 앞에서 무기력해지지 않았으면 해요. 개별 노동자들은 당장의 삶이 있으니 일단 기술에 유연하게 적응하는 시간이 필요합니다. 시민사회가 계속 거시적인 문제의식을 던져 주길 바라요. 디지털 노동에 대한 시민 역량 강화, 사회문제 연구, 제도 감시 등의 역할을 빠띠와 같은 시민단체가 해주었으면 좋겠어요. 다들 직업이 직업인지라 일상의 경험을 나누기보다 더 넓은 담론으로 이어졌어요. 참여자 모두 변화를 심각하게 느끼면서도 막상 이 주제에 대해 생각을 나눠보는 시간은 처음이더라고요. 서로의 이야기를 엮으며 단단하고 촘촘한 사유의 시간을 가질 수 있었습니다.
노동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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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일의 대화] ‘디지털 좀비가 되어가는 우리, 건강한 사회적 대화가 필요합니다.’ (빠띠 공론장팀)
빠띠편, 이렇게 진행했습니다. 일      시 : 2023. 06. 24. 토. 14:00~16:30 장      소 : 서울시 성동구 헤이그라운드 성수 시작점 참가인원 : 총 28명 주      제 : 디지털 시대, 기술의 변화는 우리의 노동에 위기인가? 기회인가? 진행순서 사전 당일 사전 콘텐츠 제공 ➡ 발제 ➡ 소그룹 토론 - 캠페인즈 전문가글 - 빠띠 오리지널 콘텐츠 영상 - "좋은 노동을 위해 어떤 사회적 연대가 필요한가?" - "디지털 기술은 기회일까? 위기일까?" - "플랫폼 노동은 자유로운 삶을 제공할까?" - "디지털 시대의 노동, 시민사회는 어떻게 대응해야 할까?" - 소그룹 별 토론 진행 - 소그룹 토론 내용 전체 공유 - 회고 ⬇ ⬇ ⬇ 주제 이해를 도움 주제에 대한 심층적 이해를 도움 세부 주제를 선택, 자신의 의견 개진 및 나눔 이 대화, 누구와 나누어야 할까요?     6월 24일, 빠띠는 <함께 나누는 노동의 미래, 10일의 대화>의 첫 번째 대화 모임을 열었습니다. ‘디지털 노동'이 주제인 이번 대화는 모두가 당사자인 만큼 다양한 분들이 참여해 주셨습니다. 초등학교 5학년부터 60대까지 총 27명의 시민이 참여한 이번 대화 모임에는 우리 삶에 밀접한 주제인 만큼 나에게 어떤 영향을 미칠지 함께 얘기해 보고 싶다는 이유가 가장 많았습니다.  ‘디지털 시대에 이슈가 제 삶에서도 중요한 주제여서 이야기해 보고 싶었어요. 특히 성큼 다가온 변화 앞에서 나의 노동에 어떤 영향을 줄지 궁금해요.’ 답답합니다. 그래서 우리는 대화가 필요해요. 또 왜 그러는데 뭐가 못마땅한데 할말 있으면 터놓고 말해봐 . . 대화가 필요해 🎤 더자두 ‘대화가 필요해’ 노래 가사 중     기술의 발전에 우리는 분명 편리함을 느끼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동시에 석연치 않음도 느끼고 있죠. AI가 그린 그림을 보며 탄성을 지르면서도 하나의 창작물을 위해 혼신을 다하는 인간의 노력이 한순간에 무너지는 것 같아 못마땅함도 느낍니다. 그러면서 우리는 익숙하게 키오스크 앞에 서서 손가락을 움직입니다. 우리의 마음 한켠을 불편하게 하는 ‘이것'은 무엇이며 ‘어디’에 터놓고 얘기할 수 있을까요? 그래서 빠띠는 ‘대화’를 하기로 했습니다.      우리가 부대낌을 느끼고 있는 원인이 무엇인지 한국의 현 위치, 일의 속성의 변화, 노동자적 관점, 시민사회의 역할 등 4가지 관점에서 짚어보기로 했습니다. 그동안 뉴스에서 수없이 얘기하는 ‘산업'이 아닌, ‘노동'의 관점에서 노동자로서 시민으로서 함께 우리의 고민을 나누고자 했습니다. 그렇게 <함께 나누는 노동의 미래, 10일의 대화> 빠띠 편을 진행했습니다. 우리, 어떻게 대화할까요?     <함께 만드는 노동의 미래, 10일의 대화> 빠띠 편은 이렇게 진행했습니다. 대화의 장에 참여하기 전, 이번 이슈를 충분히 이해할 수 있도록 참가하는 분들에게 캠페인즈의 전문가 글과 빠띠 오리지날 콘텐츠 영상을 공유했습니다. 그리고 6월 24일 당일, 공유했던 영상을 다시 함께 보며 대화를 시작했습니다.      1부는 4명의 전문가 발제를 들으며 주제를 더 심층적으로 이해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사단법인 미래학회 부회장이자 <노동 4.0> 저자이신 이명호 님, (주)더와리랩 대표이사 김홍태 님, 사회적협동조합 빠띠 이사인 김연수 님 그리고 캠페이너인 박초롱 님은 한 명의 청년 노동자로서 발제해 주셨습니다. 그리고 2부는 소그룹 토론을 진행했습니다. 소그룹은 각 발제 주제에 따라 4개로 구성했습니다. 소그룹 토론은 공통 질문 1개와 각 조별 개별 질문 1개, 총 2개의 질문으로 토론을 진행했습니다. 소그룹 토론에 구성된 질문은 모두 전문가가 직접 구성한 질문이었습니다.     이번 대화 모임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시민이 전문가에게 질문하고 답을 구하는 것이 아닌, 중요한 의제를 전문가가 질문하고 시민이 그 답을 채우는 것입니다. 그리고 시민의 목소리를 담은 *녹서를 완성하는 것입니다. (* 녹서Green Paper : 정책적 결정에 앞서 구성원의 다양한 질문과 의견, 그 수렴 과정을 담은 일종의 대화록) (*자세한 발제 내용은 하단 영상을 통해 보실 수 있습니다.) 전문가 질문에 시민이 답합니다… ‘좋은 노동’이란?     앞서 말했듯 각 4개의 조는 다른 주제, 다른 질문으로 토론했습니다. 그리고 각 조의 질문은 전문가 질문 중 아래 질문으로 선정하여 토론을 진행했습니다. [공통] 디지털 시대의 '좋은 노동'이란 무엇일까요?  1조 : '좋은 노동'을 위해 사회적 연대가 필요하다면 무엇이 필요할까요? 2조 : 디지털 기술이 기회 혹은 위기가 될 수 있는 시대, 디지털 변화에 대응하여 ‘좋은 노동’이 가능하기 위해서는 무엇이 필요할까요? 3조 : 노동자의 자유로운 삶을 보장하는 디지털 일자리의 조건은 무엇일까요? 4조 : 디지털 시대의 노동과 민주주의를 위해 시민사회가 준비해야 하는 것은 무엇이며, 어떻게 대응 해야 할까요?     1조, '좋은 노동을 위해 사회적 연대가 필요하다면 무엇이 필요할까요?’라는 질문에 ‘사회적 연대를 위해 국가 단위, 공동체 단위의 해법이 필요하다.’라고 의견을 주었습니다. 사회적 연대를 위해선 국가나 공동체 단위가 함께 움직여 주어야 가능한 일입니다. 국가에서 기본소득을 보장한다든지, 노동자를 보호할 수 있는 법 마련, 신분격차, 양극화로 언급되는 한국 사회 사회시스템의 구조적 문제 해결을 위한 제도의 필요성을 얘기했습니다. 또한 이번 대화 모임과 같이 지역공동체에서 노동에 대한 의사결정 논의의 장을 열고 함께 의사결정을 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얘기했습니다.      2조는 ‘인간다움'에 대해 주로 얘기를 나눴습니다. ‘디지털이 인간을 대체할 수 있지만, 생산성이 관점으로만 노동을 바라보지 말고 사람이 할 수 있는 영역은 무엇인가에 대해 고민하면 좋겠다.’며 위기에 대해 생각을 전환할 수 있는 새로운 질문을 나누기도 했습니다. 결국 질문할 수 있는 직업이 생존할 거고 문제해결력, 고도의 사고력, 감정적 공감, 창의성 등이 요구될 텐데 그 핵심은 ‘인간다움’이라고 함께 짚었습니다.     3조는 ‘사용자는 더 자유로워졌지만, 노동자는 그렇지 못한 플랫폼’에 문제의식을 가진 시민분들이 모여 의견을 나눠주었습니다. 플랫폼 노동에선 노동자들이 흩어져 있기 때문에 노동자들이 모여서 이야기를 나누고, 전달할 수 있는 장이 마련되어야 한다고 입 모아 얘기했습니다. 또한 노동자가 안전할 수 있는 최소한의 가이드라인의 필요성을 얘기했습니다. 플랫폼 알고리즘은 기업의 자산이지만, 서비스 제공 과정 즉, 노동 과정을 투명하게 보여줌으로써 좋은 노동의 전제를 만들 수 있을 거라는 의견도 있었습니다.      4조는 디지털 시대의 노동과 민주주의를 위해 시민사회가 준비하고, 대응해야 하는 것에 대해서 얘기를 나눴습니다. 기술이 발전할수록 양극화는 심해지고, 새로운 기술을 얼마나 빨리 습득하냐에 따라 노동 시장에서의 생존도 갈린다고 얘기했습니다. 디지털화로 많은 정보를 볼 수 있는 건 장점이지만, 자극적인 콘텐츠가 많다는 문제의식도 있었습니다. 이것을 시민 단체, 시민 사회에서 조례나 약속으로 분위기를 만들어 갈 수 있다고 얘기 했습니다. 현재 한국 사회에서 교육받으며 수동적 좀비가 되기 전, 이러한 토론의 장을 통해 시민사회도 디지털 기술을 강화하고, 감각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지적했습니다. 결론적으로 건강한 대화의 필요성과 확산에 모두 공감했습니다.     그래서 좋은 노동이란 무엇일까요? 이날 모인 시민분들은 이렇게 답해주셨습니다. 사용자와 관계 그리고 조직 내 합의할 수 있는 틀이 마련되는 것. 노동 시장에서 배제되는 사람이 없이 자아실현과 사회적 의미를 창출할 수 있는 것. 노동자 입장과 개인의 개성이 반영되어 업무 효율을 높이고 기업과 노동자 모두에게 이익이 되는 것. ‘자기다움'이 지켜질 수 있는 것. 이렇게 좋은 노동에 대해 다양한 의견이 나왔습니다. 각자의 경험과 배경, 일가치관이 다르기에 때문에 다른 의견이 나오는 것은 당연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정답은 없습니다. 그럼에도 이 추상적이고 거창한 질문을 모두에게 던진 것은 ‘좋은 노동’에 대해 우리 삶에서 한 번이라도 생각해 볼 기회를 가져보기 위함이었습니다. 이 날의 우리는 대화를 통해 우리 삶과 미래를 위해 한 번쯤 생각해 봐야 하지만 놓치고 있었던 질문에 다시 줄을 쳐보고 답해보는 시간을 가졌다는 것에 큰 의미가 있었습니다.  (*더 자세한 대화 내용은 곧 완성될 ‘녹서'를 통해 읽어보실 수 있습니다.) 미래는 혼자 고민할 수 없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대화가 필요합니다.     ‘아직 노동자가 아니여서 이번 주제가 어렵지만, 발제를 듣고 토론을 해보니 사용자도 좋아하고, 노동자도 좋아하는 노동이 ‘좋은 노동'이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이날 참가한 초등학교 5학년인 이규언 님이 말했습니다. 우리는 왜 마주 앉아 얘기를 나눠야 할까요? 커다란 변화 앞에 우리가 할 수 있는 건 많지 않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계속 반복될 사회 이슈와 변화를 어떻게 고민하고 대응해야 할지 이렇게 대화를 통해 연습할 수 있습니다. 지금 그리고 다음 세대를 위해 이 대화는 계속 이어지고 확산하여야 합니다. *’10일의 대화’ 모임글은 시리즈로 이어집니다. 전문가 4인의 발제 다시보기 (*빠띠 유튜브 채널에서 전문가 4인 모두의 발제 영상을 볼 수 있습니다.)
노동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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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일의 대화] 우리에게는 아직 먼 이야기, 디지털 노동 (철인왕)
 안녕하세요, 저는 이번 10일의 대화를 부산에서 오랜 친구들과 함께 진행한 미타라고 합니다 ?대화 모임을 진행한 저희 다섯 명은 모두 부산의 모 대학 철학과에서 만나 함께 놀고 공부하는 친구들이에요. 지역의 인문학 전공자라는 특수성 - 어차피 이래도 저래도 취업은 안된다는 배경 - 때문에대화를 나누면 나눌수록 주제와는 멀~리 떨어지는 것 같아 진행자로서 조바심을 느끼기도 했는데요. 모임 내용을 정리하다보니 이런 대화 내용조차도 어떤 함의점이 있지 않나 싶어서,약간은 부끄러운 마음으로 그리고 신선한 느낌으로 저희 모임을 회고해보려고 합니다.    ✋이렇게 모임을 진행했습니다 :       진행 일시와 장소 | 23. 7. 3. 월요일 11시~13시, 부산의 한 카페      함께한 사람들 | 로크, 비트겐슈타인, 퐁티, 니체, 미타 (5인)  우리는 이렇게 만났습니다 : 저희는 평소에도 다양한 주제로 함께 노가리를 까는(?) 친구들이에요. 자유를 사랑하는 로크, 분석적인 비트겐슈타인, 회의주의자 니체, 다양성에 열려있는 퐁티, 그냥 미타... 이렇게 다섯이 술자리에 모이면 어떤 이야기도 재미있게 할 수 있습니다. 특히 로크와 미타는 사회경제관이 달라서, 평소 경제 시스템과 노동에 대해 자주 이야기하고는 했었는데요. 작년에 우연히 '경제적 자유란 진정한 자유인가?'를 주제로 열띤 논쟁을 하다가 노동의 미래도 함께 고민하게 되었어요. 거기에 더해 로크는 최근 졸업하고 잠깐 쿠팡에서 일용직 노동을 하게 되면서 느낀 바를 공유하고자 했고, 취업 준비를 하고 있는 니체의 이야기도 궁금했습니다. 비트겐슈타인과 퐁티는 맛있는 커피에 회유되어 당일 오전 합류하게 되었습니다.   이런 이야기를 나누었어요 :  1.  미래에 어떤 일을 하고 싶나요?  평생 월급 노동자로 살고 싶지는 않다. 파이어족처럼 빨리 은퇴하고 싶다. 결국에 돈을 벌기 위해서는 창업이 답이라는 생각을 한다. 직장과 창업을 병행하다가 후자가 안정되면 일을 그만둘 것 같다. 비트겐슈타인: "저도 이제 일하면서 6시까지는 노동하고 밤에는 바 하나 차려서 하면서 안정될 때까지는 투잡을 하지 않을까요.  …. 어느 정도 안전성도 추구하면서 불로소득을 꿈꿀 것 같아요."니체: "근데 진짜 영혼까지 끌어서 대출했는데 낮에 하는 일로 갚을 수가 없어, 그럼 어떡해?"비트겐슈타인: "그때부터 이제 노동으로부터의 억압 평생 완전한 억압"로크 : "그러면 이게 절대 망하면 안 되겠네. 솔직히 망하면 안 돼. 2. 디지털 기술은 기회일까, 위기일까? 솔직히 철학과 입장에서는 상관없다고 생각한다. 디지털 기술이 있든 없든 우리 일자리는 없다.  AI 시대에도 인간만이 노동에 책임을 질 수 있다고 생각한다. 일이 잘못되었을 때 결국에 책임을 질 수 있는 건 인간이니까, 책임을 보증하는 일자리가 생기지 않을까? 개인한테는 위기인데 전체로 봤을 때는 기회일 수 있을 것 같다.  결국 대체가 쉬운 인력들은 빨리 대체될 것이고, 대체 불가능한 진짜 최소수인 사람들은 살아남을 것이다. 내가 어디에 속하느냐에 따라 다를 것 같다. 3. 디지털 기술 시대의 노동에 대해 우려하는 것이 있나요? 생성형 AI로 인해서 글을 쓰는 노동에 대한 가치가 떨어질 것 같아서 우려된다. AI가 글을 쓰는 데 일부 참여할 수 있다고 해도, 결국 세부적인 것들은 인간이 쓰는 건데 노동 수당을 책정할 때 AI의 기여를 더 크게 평가한다면 인간 작가의 글쓰기는 보조적인 것으로 전락해버리는 거니까.  인간 노동의 가치가 떨어질 것이라고 하는데, 오히려 AI 대중화가 되면 인간이 하는 노동이 프리미엄화 되어서 사회 일부 계층만 누릴 수 있게 되지 않을까 싶기도 하다. 법률 서비스도 AI가 많이 대체한다면, 법률 대중화에 기여할 수도 있지만 한편으로는 인간 법률 서비스 비용이 매우 비싸져서 소수 기득권 유지에 쓰일 수도 있지 않을까? 일자리 대체 수준은 아니지만 저작권 문제가 많이 발생할 것이다.  4. 디지털 시대의 좋은 노동이란 무엇일까요? 각자가 생각하는 좋은 노동은 무엇인가요?  솔직히 돈이 제일 중요하다. 돈과 명예. 디지털 시대라고 해서 좋은 노동의 정의나 가치가 크게 달라지는지는 모르겠다. 어떤 일을 하든 자신이 선택할 수 있으면 좋은 거고 어쩔 수 없이 해야 하는 거면 안좋은 것 아닌가.  재택근무, 리모트 워커라는 것들이 말이 좋지 사적 영역까지 공적 영역이 완전히 침범, 아니, 침범을 넘어서 이제는 일체화되려는 거 아닌가 싶다. 물론 당사자들이야 당장 힘들게 출근 안해도 돼서 좋다고 말할 수 있겠지만 조금 더 구조적으로 보면 공적 영역이 사적 영역과 일치되는 건 무서운 일이라고 할 수 있다. 5. 디지털 시대에 노동 시장으로 진입해야 하는 우리는 무엇을 준비해야 할까요? 솔직히 선제적으로 막 준비해야 할 것 같지는 않다. 우리 세대는 다들 최신 기술에 대해 거부감이 딱히 없지 않은가. 스마트폰이 처음 나올 때도 엄청 거대한 변화가 올 거라고 했지만 결국에 다들 점점 적응하는 식으로 수용하게 되었다. 앞으로도 계속 내가 있는 직장에서 배워야 할 기술을 배우고, 안배워야 할 것은 냅두고 그런 식으로 유연하게 적응하면서 살지 않을까. 새롭게 올 기술을 잘 활용하는 사람들 중에 누군가는 그걸로 부자가 될 거고 기회가 될 수도 있을 것 같다. 하지만 모두가 반드시 그래야 하는지는 모르겠다. 철학이나 규범, 관념이 기술에게 길을 제시할 수 있을 것 처럼 이야기하지만 사실 기술사를 돌아보면, 기술은 그 내적 논리로 계속 확장하는 거고 규범이나 철학은 그걸 따라가서 사후적으로 설명을 덧붙일 수 있을 뿐이다. 이만큼 발전 속도가 빠른 시대에 어떤 '좋은' 기술 활용의 관념을 정하고 선언하는 것이 큰 의미가 있을까? 기존 노동 시장에서 계속 반복되던 문제와 다를 바 없는 문제들이 다른 기술 사회에서 다른 현상으로 나타나는 것이고, 이 현상이 정말 해결될 수 있는 건지도 생각 해 볼 필요가 있다. 기술 발전이 되면 그 기술로 장애를 해결하는 사람들이 생기는 것 만큼이나 데이터 라벨링같은 비인격적인 노동을 하는 사람도 생겨나는 것이고... 모두가 대체되지 않는 사회를 이야기하기에는 이미 먼 길을 온 것을 인정하고 가야 하는데 어떤 사람들은 여전히 러다이트 운동을 하고 있는 것 같다.    ☺️ 대화가 끝나고 이런 생각을 했습니다:   디지털 노동 전환이라는 주제는, 수도권의 평균적인 노동 환경조차 갖추지 못한 일자리가 다수인 지역에서는 아직까지 먼 이야기 같습니다. 일단 디지털이든 뭐든-이라고 말하면 무례할 수 있겠지만요,- 좋은 노동 전에 노동을 할 직장에 들어갈 수 있느냐 없느냐가 문제니까요. 친구들의 이야기를 멀찍이 듣던 저는 두 가지 생각이 들었어요. 첫째, 디지털 노동에 대한 고민은 우리에게는 '그들만의 고민' 같다는 생각. 디지털 기술에 대한 접근성이 높은 산업들이 수도권에 몰려있는 한, 많은 지역 청년들에게 디지털 전환은 반가움도 두려움도 주지 않는 것 같아요. 둘째, 하지만 이러한 전환에 대한 무감각이 언젠가 우리를 우리도 알지 못하는 틈에 쓸어 버릴 수도 있겠다는 생각. 기술 발전과 그 열매의 확산이 수도권에서 점점 일어나며 적응을 해나가는 동안, 우리는 아무런 소식도 듣지 못하다가 한 순간에 도태 - 라는 표현은 정말 싫어하지만요, - 될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지금 도래하는 기술 사회가 '우리에게' 어떤 의미인지 더 쉽게, 넓게 확산되어서, 이를 대비하든, 무시하든 간에, 많은 이들이 기술을 가까이 인식할 수 있는 설명들이 더 필요할 것 같습니다.  모임 진행 사진 :    p.s 비트겐슈타인은 모임 진행 동안 디지털 기술에 대해 대체될 수 없는 노동에 대해서 이야기했는데요, 모임을 끝내고 이야기하던 중, 저희 대화를 녹음하고 그대로 녹취록으로 풀어주는 '클로바 노트' 라는 앱을 처음 알게 되었습니다.  그렇게 입장이 바뀌었다고 하네요 
노동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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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란봉투법을 둘러싼 대립 앞에서
노란봉투법을 둘러싼 대립 앞에서 지난 6월 30일, 일명 ‘노란봉투법’이 국회 본회의에 부의됐습니다. 노란봉투법은 2월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전체회의 통과 후 법제사법위원회의 심사 과정에서 처리가 진행되지 않고 있었습니다. 이에 환노위 소속 야당 의원들이 국회법을 근거로 직회부를 의결 했습니다. 야당 주도로 국회 본회의에 부의됨에 따라 여야는 차후 본회의에서 이 법을 통과시킬지 표결하게 됩니다. (한겨레, 2023.06.30.)  노란봉투법이란? 2009년 쌍용자동차의 대규모 정리해고에 노동자들은 77일간 파업을 진행합니다. 회사는 손해배상 소송을 걸었고 2013년, 노동자들이 약 47억 원을 배상하라는 법원 판결이 내려졌습니다. 그 소식을 들은 한 주간지 구독자는 4만 7,000원이 담긴 봉투와 편지를 보냈습니다.  저의 본론은… 해고 노동자에게 47억원을 손해배상하라는 이 나라에서 셋째를 낳을 생각을 하니 갑갑해서 작지만 제가 할 수 있는 일을 시작하고 싶어서입니다. 47억원… 뭐 듣도 보도 못한 돈이라 여러 번 계산기를 두들겨봤더니 4만7000원씩 10만명이면 되더라고요. 법원에 일시불로 내야 하는지는 잘 모르겠는데 우선 이 돈 4만7000원부터 내주실 수 있나요? (시사인, 2013.12.30.) 편지를 시작으로 4만7000원 모금 운동이 전개됐고, 파업 노동자들에게 청구되는 손해배상·가압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입법은 이른바 ‘노란봉투법’이라고 불리게 됩니다. 노란봉투법의 제안이유와 주요 내용 노란봉투법의 구체적인 입법 내용은 현행 노동조합및노동관계조정법(노조법) 제2조와 제3조의 개정입니다. 2월 국회 환경노동위원회에서 제안한 노동조합및노동관계조정법 일부개정법률안(대안) 제안이유 및 주요 내용은 아래와 같습니다. (의안정보시스템) ✔하청 등 간접고용 근로자도 원청 사용자와 단체교섭 등을 할 수 있도록 함으로써, 이들의 근로3권을 보장할 필요 ✔노동쟁의의 대상을 ‘근로조건의 결정’에 관한 사항으로 한정하고 있어, 노동조합이 사용자의 부당노동행위, 단체협약의 불이행 등과 같은 사항에 대해서는 쟁의행위를 할 수 없는 바, 노동쟁의의 대상을 ‘근로조건’에 관한 사항으로 확대하여 정당한 쟁의행위의 범위가 확대될 수 있도록 함 ✔법원이 조합원 등의 쟁의행위 등으로 인한 손해배상책임을 인정하는 경우 그 손해에 대하여 각 배상의무자별로 각각의 귀책사유와 기여도에 따라 개별적으로 책임 범위를 정하도록 함 ✔사용자가 쟁의행위 등으로 입은 손해에 대해 제3자인 신원보증인에게까지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어, 신원보증제도가 실제로는 노동조합의 활동을 억압하는 수단으로 작용하고 있으므로, 쟁의행위 등으로 인해 발생한 손해에 대해서는 신원보증인의 배상책임을 면제함 계속되는 입장 차이 2022년 12월 투표글 <노동조합법 2, 3조, 개정이 필요할까요?> 에서 노란봉투법에 관한 주요 논쟁과 찬반 의견을 확인할 수 있는데요, 부의 후에도 입장차는 계속되고 있습니다. 30일 대한상공회의소 관계자는 “국회는 노란봉투법이 가져올 심각한 산업 현장의 혼란과 법체계상의 문제점을 다시 한번 숙고해 일방적인 입법 추진을 중단해 주길 바란다”고 호소했습니다. 전국경제인연합회 관계자는 “노란봉투법이 국가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크고, 나타날 수 있는 부작용이 작지 않기 때문에 국회의장의 의사조정 과정에서 여야가 충분한 합의가 이뤄져야 한다”는 입장입니다. (동아일보, 2023.07.01.) 대통령실 역시 내부적으로 노란봉투법에 관한 거부권 행사 방침을 정한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동아일보, 2023.07.01.) 노동계는 노란봉투법의 취지를 강조하며 입법을 촉구하고 있습니다. 한상진 민주노총 대변인은 “손해가압류는 사용자의 재산권 보전이라는 목적과 다르게 노조를 방해하고 노동자들을 경제적으로 위협하는 수단으로 악용됐다”며 “윤석열 대통령이 매일 말하듯 ‘노동시장 이중구조’를 해소하기를 원한다면 거부권을 행사해선 안 될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이지현 한국노총 대변인은 “쟁의행위는 노동자의 권리이지만 현재 노조법상 ‘합법적 쟁의행위’는 사실상 불가능했고, 간접고용 노동자들은 교섭을 위해 ‘진짜 사장’을 만나기도 어려웠다”며 “정부는 ‘불법파업 조장법’이라며 법안 취지를 왜곡하지 말고 법 시행을 위해 적극 협조해야 한다”고 밝혔습니다. (경향신문, 2023.06.30.) 법원의 판단과 고용노동부의 입장 최근 대법원은 현대자동차가 금속노조 현대차비정규직지회 조합원들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 소송에서 “노조의 의사결정이나 실행행위에 관여한 정도는 조합원에 따라 큰 차이가 있을 수 있다”며 “개별 조합원에 대한 책임 제한의 정도는 노동조합에서의 지위와 역할, 쟁의행위 참여 경위 및 정도, 손해 발생에 대한 기여 정도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판단해야 한다”고 판단한 바 있습니다. 노동계는 아쉬운 지점이 있지만 노란봉투법의 취지에 부합하는 판례라며 긍정적으로 평가 했습니다. 반면, 고용노동부는 “노조의 불법행위에 대해서만 ‘부진정 연대책임’의 특별한 예외를 인정해 불법행위자 개별로 손해액을 산정해야 한다는 노조법 개정안 내용과는 관련이 없다”고 선을 그었습니다. (서울신문, 2023.06.16.) 고용노동부의 입장은 이정식 고용노동부 장관이 본회의 부의를 앞두고 노란봉투법에 우려를 표하며 국회에 입법 재고를 요청한 것과 궤를 같이 합니다. 이 장관은 특히 손해배상 책임과 관련하여 "불법행위자에게 오히려 특권을 주고 피해자의 손해배상 청구를 제한하는 것은 사법질서를 무력화하고 이중구조를 심화시킬 것"이라고 지적합니다. 노동기본권 보장 문제는 사회적 대화와 국민적 공감대를 토대로 해결해야 한다는 것 입니다.(뉴시스, 2023.06.29.) 다시, 쟁의란 무엇인가? 노란봉투법을 둘러싼 대립이 극한으로 치닫고 있습니다. 끝없이 평행선을 달릴 것 같지만 어떻게든 끝맺음이 나고야 말 대립 앞에서, 쟁의의 의미를 되새기고 우리 법제가 지향하는 바가 무엇인지 고민하게끔 만드는 글을 공유하며 마칩니다. 파업권과 단체행동권을 쟁의권이라고 부르기도 하는데, 쟁의(爭議)는 말(言)로써 정의(義)를 다툰다(爭)는 뜻이다. 쟁의는 갈등을 폭력으로 해결하기보다는 평화적으로 해결하는 원리를 표현한다. 쟁의를 억제한다고 갈등이 해소되지는 않는다. 억압된 것은 반드시 되돌아온다. 더 큰 폭력을 수반한 채.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통해서 파업권을 억제하려는 시도를 방조하는 법제는 어떤 체제와 원리를 지향하는 것인가? 박제성, <불법+파업>의 손해배상책임. "노란봉투법" 논쟁에 부치는 글 : 프랑스 사례의 사실과 진실 그리고 우리에게 주는 시사점, 무빈다방(sites.google.com/site/mubindabang), 2022. 10. 16.
노동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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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마주한 질문'들']노동운동의 비전: 연대의 심화와 확장
새로운 세상을 꿈꾸고 실천했던 노회찬 5주기를 맞이해 기후위기, 디지털 전환, 불평등 심화 등 복합위기의 시대에 우리가 마주한 ‘질문’들을 나누며, 한국 사회를 진단하고 진보적인 대안을 고민하는 자리를 준비했습니다. 이번 심포지엄에 많은 관심과 참여를 부탁드립니다. 감사합니다.※ 이번 행사는 노회찬재단 공식유튜브 채널로 생중계됩니다👉심포지엄 안내 보러가기 http://hcroh.org/notice/462/ 노동운동의 비전: 연대의 심화와 확장- 민주노총의 주요 전략에 대한 검토를 중심으로 이창근 서론 본 발제문의 목적은 그간 민주노총이 추진해왔던 주요 전략 중 산별노조주의, 전략조직화, 비정규직 정규직화·차별철폐 노선을 비판적으로 검토하고, 노동운동의 비전 모색에 주는 시사점을 도출하는 데 있음  시대의 변화에 조응하는 노동운동의 비전 모색은 진공상태가 아니라 역사적으로 형성된 전략에 대한 성찰, 즉 기존 전략을 어떻게 변화된 상황에 맞춰 재구성할 것인지에서부터 출발해야 한다고 판단함  이는 아무리 훌륭한 비전과 혁신 전략이라도 노동운동 내 주체들 사이에 공감대가 형성되지 못하면 실현되기 어렵기 때문 산별노조주의, 전략조직화, 비정규직 정규직화·차별철폐 노선은 민주노총이 역사적으로 계급적 연대의 심화와 확장을 위해 추진해왔으며, 주체들 사이에서 세부내용은 다소 차이가 있더라도 노동조합이 추구할 전략으로서 위상 자체는 광범위하게 인정했다는 점에서, 향후 노동운동 비전을 모색하는 기본적인 출발선은 제공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  산별노조주의는 노동자 정치세력화와 함께 ‘양날개론’으로 불리며 일찌감치 민주노조운동의 중추적 전략으로 간주되었고, 전략조직화 역시 2003년 민주노총 정기대의원대회에서 공식 의결된 이후 20여 년 동안 진화를 거듭해 왔으며, 비정규직 정규직화·차별철폐는 1998년 IMF 외환․경제위기를 계기로 심화되어 온 노동시장 유연화에 맞서는 유력한 대응 전략으로 추진됨  위 세 가지 전략은 각각 독자적인 맥락과 위상을 가지고 있지만, 동시에 상호 간에 긴밀히 연결되고 영향을 주고받으면서 추진되어 왔음 이하 본문에서는 위 세 가지 전략을 각각 검토하여 평가되어야 할 지점과 개선 과제를 정리하고, 마지막에 종합적으로 노동운동의 비전 모색에 주는 시사점을 도출하도록 함본 발제문의 한계는 한국 사회에서 조직노동을 대표하는 양대노총 중 하나인 민주노총의 주요 전략에 대한 비판적 검토를 바탕으로 노동운동이 나아갈 방향에 대한 시사점을 도출하고 있기 때문에, 그 이외의 다양한 노동운동 주체들의 상태와 전략은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 산별노조주의 산별노조주의는 “1987년 노동자대투쟁 직후부터 이미 제기되고 있었고, 1990년 건설된 전국노동조합협의회(전노협)는 이를 그 핵심 과제로 설정하여 강령에 포함”(임영일, 1998:2)되었으며, 1995년 출범한 민주노총 강령에도 명시되어 있는 민주노조운동의 대표적 전략 산별노조 건설을 추진하게 된 기본적 문제의식은 기업별 노조주의의 한계를 극복하고 계급적 연대를 확장하려는 기획 기업별 노조주의의 한계는 조직화와 단체교섭이라는 두 가지 측면에서 제기됨.  ① 조직화의 측면에서, 기업별 노조는 중소․영세기업 노동자, 임시․일용직, 실업자 등 비정규직․불안정 노동자를 조직하는 데 적절한 그릇으로 기능하기 어려움  ② 단체교섭의 측면에서, 기업별 교섭은 노동조건과 노사관계에 영향을 미치는 거시적 의제를 다룰 수 없고, 대기업과 중소기업, 정규직과 비정규직 간 격차에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없음 위와 같은 문제의식에 기초한 산별노조 건설이 실제 본격적으로 추진된 데는 두 가지 정세적 요인이 큰 영향을 미침① 1998년 IMF 경제위기를 겪으면서 개별 기업 단위에서 구조조정 및 실업 문제 대응은 근본적으로 한계가 있다는 점을 경험적으로 깨닫게 되었고, ② 노조전임자 임금지급 금지와 기업 단위 복수노조 허용 등 노동법 개정에 따라 기업별 노조의 운영상 어려움과 교섭력 약화에 대한 우려가 확산되었기 때문“2007년 노사관계 로드맵이 시행되어 기업별 노조의 교섭력과 조직력이 위축될 것이라는 위기의식이 확산되면서, 산별노조는 이러한 요구에 부응하는 대안으로 수용되었던 것”이며, “산별전환은 ‘비정규직 조직화’나 ‘여론 악화’와 같은 규범적 정당성과 관련된 것이 아니라, 제도적 환경 변화에 적응하는 형태로 경제적 조합주의가 강화되고 외연적으로 확장되는 특성을 지녔음”(김재훈, 2009; 금속노조, 2018:264에서 재인용). 따라서 산별노조주의의 현 상태에 대한 진단은 단체교섭과 조직화라는 양 측면을 통합적으로 고려할 필요가 있음.  산별노조주의 실현의 주요 요소는 산별교섭(초기업교섭)을 통한 임금 및 노동조건 평준화와 더불어 미조직 노동자 특히 비정규직·불안정노동자 조직화를 통한 계급 대표성 제고라 할 수 있음 금속노조가 2018년 펴낸 『산별노조 발전전략 연구보고서』에 따르면, 지역지부 발전모델 관련하여 초기업 교섭모델과 조직화모델을 두 이념형으로 놓고 각 단위별로 자율적으로 무게중심을 잡아가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제안하고 있음(금속노조, 2018: 311)“초기업교섭모델에 따르면, 지부집단교섭을 강화하기 위해 지부교섭 의제의 확장, 지부교섭 참여사업장, 적용범위의 확장을 위해 모든 노력을 기울여야 함. 반면 조직화모델에 따르면, 교섭을 통한 성과보다는 미조직노동자의 조직화와 밑으로부터의 동원, 지역 사회운동과의 연대활동에 집중해야 함. 그러나 초기업교섭모델과 조직화모델을 대립적으로 사고할 필요는 없음.”(금속노조, 2018: 311~312). 이하에서는 민주노총 내 산별노조주의를 세 가지 유형을 살펴보고, 산별교섭과 조직화라는 두 가지 측면에서 각 유형별 특징과 상태를 진단함 민주노총 내 산별노조주의의 유형은 시기별로 구분되는데, 크게 세 가지 흐름으로 나타남 첫째, 1990년대 후반에서 2000년대 중반 사이에, 기업별 노조에서 출발하여 산별노조로 조직형태를 전환한 유형으로 금속노조, 보건의료노조 등이 대표적 둘째, 대체로 2000년대 후반 이후, 고용형태 및 업종 특성상 처음부터 초기업노조로 조직된 유형으로 건설노조, 학교비정규직연대회의 등이 대표적 셋째, 2010년대 후반 ~ 2020년대 초반 사이에 기업별 노조 연합체인 연맹을 해산하고 조직형태를 산별노조로 전환한 유형으로 화섬식품노조, 사무금융노조, 공공운수노조가 대표적 그동안 산별노조주의에 대한 평가는 시기적으로 가장 먼저 추진되었고 대산별노조주의에 가장 근접했던 첫 번째 유형에 집중되었는데, ‘무늬만 산별’이라는 표현으로 상징됨.  ‘무늬만 산별’은 산별노조라는 형식에 걸맞은 제대로 된 산별교섭을 실현하지 못함으로써, 산별노조의 본질적 목적인 산업 차원의 계급적 단결과 연대, 임금과 노동조건 평준화를 달성하지 못하고, 노동자 내부 격차가 커지는 것을 막아내지 못했음을 압축적으로 표현 제대로 된 산별교섭을 실현하지 못한 데는 산별교섭에 부정적인 재벌 대기업 등 사용자의 태도, 해당 산업·업종의 사용자단체 미결성, 기업별 교섭을 사실상 강제하는 법·제도적 한계 등과 더불어 주체적인 측면에서 기존 기업 단위 단협 성과를 극대화하자는 현실 안주 경향과 조합원 대중의 조직이기주의-실리주의 경향을 제어하지 못하면서 운동적 정체성이 약화(산별연구모임, 2023)된 점도 주요 원인“산별노조나 교섭을 부정하지는 않는 것이고, 10여 년 동안 진전이 없다는 것에서 거의 포기 수준이고, 그럼에도 포기하고 나가지 않는 것은 그나마 우산 안에 있는 게 낫다는 생각이 동시에 있다.”(간부 면접조사, 금속노조, 2018: 266) 한편, 앞서 언급했듯이, 산별노조주의의 본래적 목적을 실현하는 데 산별교섭이 매우 중요한 수단이기는 하지만, 비정규직을 포함한 미조직 노동자 (전략)조직화라는 측면도 계급적 연대 확장을 위한 주요 경로인 만큼, 이와 관련한 산별노조의 실천도 균형적으로 평가할 필요가 있음. 전략조직화 노선에 대한 검토는 다음 장에서 구체적으로 살펴보겠지만, 여기서는 산별노조주의를 구성하는 주요 요소 중 하나라는 관점에서 살펴봄 2010년대 들어 전략조직화 사업은 산별․연맹으로 확산되기 시작했는데, 특히 3기(2014~2017)에 이르러 금속, 공공, 보건, 건설, 민주일반 등 10여 개 가맹조직들이 자체 전략조직화 사업 계획을 수립하여, 사업체계와 전담자를 배치했으며, 서비스, 화학섬유는 총연맹 전략조직화 사업과 연동하여 전략조직화 사업을 추진했고, 대학, 언론, 사무금융도 전략조직화 사업 대상 선정과 조직화 사업을 위한 체계를 구축(민주노총 정책대의원대회, 2016). 첫번째 유형의 대표 조직인 금속노조와 보건의료노조도 상당히 활발한 전략조직화 사업을 펼쳤는데, 두 조직 모두 단순한 조합원 확대를 넘어 소규모 사업장과 비정규직 노동자를 대상으로 한 전략조직화에 초점을 맞추면서 해당 산업에서 계급적 연대의 확장을 도모  금속노조의 경우, 전략조직화 사업을 본격적으로 추진한 2016년 약 15만 3천여 명에서 2022년 말 기준으로 19만 6천여 명으로 지난 6년 동안 4만 명 이상의 조합원 증가. 전체 조합원 규모에서 뿐만 아니라 소규모 사업장 조직이 증가(김우식, 2022)했고, 제조업 내에서 점증하고 있는 비생산직 노동자 조직화에도 성과적인 교두보를 구축(남우근·손정순, 2022)  보건의료노조의 전략조직화 사업은 2011년부터 본격적으로 추진되었는데, 의료기관 중심으로 조직사업을 하다가 돌봄영역인 요양보호사가 포함되었고, 병원실습생(예비노동자), 간접고용 용역노동자, 작은병의원 등으로 조직 대상이 확대됨(남우근․손정순, 2022: 37~38). 2016년 49,003명에서 2021년 현재 8만여 명으로 전략조직화 사업이 본격화된 2015년 이후 조합원이 뚜렷하게 증가함.  금속노조와 보건의료노조는 여전히 대규모 사업장 정규직 조합원 중심이어서 해당 산업 전체 노동자의 대표성 차원에서 구조적 한계가 있음을 부인하기 어렵지만, 2010년대 후반부터 본격화된 비정규직 및 중소영세 사업장에 초점을 맞춘 전략조직화 사업의 성과가 조금씩 나타나면서 산별노조의 대표성 제고와 계급적 연대의 확장 가능성을 보여줌 다만, 두 노조 모두 비정규직 노동자를 조직함에 있어서 가장 큰 어려움은 정규직 노동자와의 이해충돌이라는 점에서, “간접고용 노동자에 대한 기존 조합원들의 반 연대의식 개선”이 시급한 과제(보건의료노조, 2022; 남우근·손정순, 2022: 42) 산별노조주의의 두 번째 유형은 주로 내수부문 서비스업에 종사하는 비정규직․불안정노동자 중심의 초기업노조주의7)인데, 기업별 노조에서 출발하여 산별노조(초기업노조)로 전환한 것이 아니라 처음부 터 초기업적 방식으로 조직하고 단체교섭도 업종 또는 직종 단위 초기업교섭을 진행하고 있음 특히 특수고용노동조합은 “영세업체가 난립하는 상황이 많았고, 기업별 단협이 없어서 더더욱 직종이나 업종 차원의 비교적 균등한 ‘외부노동시장’의 영향을 받았으며”, “그 이전의 사업장 중심 투쟁에 비해 전국적인 직종/업종 수준의 의제와 투쟁/교섭을 전개함으로써, 산별노조 건설의 중요 동력 노릇을 함.”(장진범, 2022) 두 번째 유형에 대한 본격적인 관심과 고찰은 첫 번째 유형과 비교하면 상대적으로 그리 오래되지 않았는데, 이는 민주노조운동의 ‘원칙’으로 간주되었던 대산별노조주의에서 빗겨나 있다는 점, 해당 조직의 주체들이 비정규직․불안정노동자라는 점 등이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추정됨 비정규직․불안정노동자 중심의 초기업노조주의는 첫 번째 유형의 산별노조주의와 비교할 때 가장 큰 차별성은 세부적으로 다소 차이가 있지만 큰 틀에서 해당 업종·직종 소속 조합원들에게 통일적으로 적용되는 사실상 ‘표준임금’을 결정하고 있는데, 이는 단순히 동일한 임금인상률을 적용하는 차원을 훨씬 뛰어넘는 연대임금 정책을 실현하고 있다는 점임. 초기업교섭을 통해 체결된 단체협약에서는 대부분 해당 조합원을 협약 적용대상으로 명시하고 있지만, 실제적으로는 비조합원뿐만 아니라 타 노조에까지 영향을 미치고 있음.체결된 초기업협약의 ‘비노조 부문’으로의 확산 효과는 상당한데, 이는 △ 높은 노조 조직률에 따른 일반적 구속력 적용 △ 조합원 확대 및 민주노조에 대한 사측의 견제 △ 원·하청 관계의 경우 ‘인건비 출혈경쟁 방지’(하청업체) + ‘노무관리의 효율성 증진’(원청업체) 필요성 △ 해당 직종에서 ‘유형 설정자’(pattern setter)로서의 역할 등이 하나 혹은 둘 이상의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는 경로를 통해 확산되는 것으로 파악됨(이창근․이정희․허인, 2018) 학교비정규직연대회의와 교육부․전국시도교육청은 2022년 임금(단체)협약에서 임금체계 개편을 위한 노사협의를 합의했는데, 이는 초기업적 노사교섭(협의)를 통해 임금체계 표준화를 시도하고 있다는 점에서 매우 의미가 큼.  두 번째 유형의 산별노조주의(초기업노조주의) 사례는 조직화의 측면에서도 대체로 성과적인 것으로 파악됨. 대표적 사례인 건설노조만 살펴보면, 2011년과 2021년 사이에 조합원이 3.4배 증가했는데, 전략조직사업이 본격화된 2019년부터의 증가율이 더 높아짐.  요약하면, 비정규직․불안정노동자 중심의 산별노조주의(초기업노조주의)는 산별노조의 본래 취지인 노동자계급 단결과 임금 표준화의 측면에서 상당히 큰 효과를 거두고 있는 것으로 평가됨. 다만, 고용형태상 노동시장에서의 지위가 불안정한 만큼 초기업교섭구조의 안정성과 지속가능성이 언제든 흔들릴 수 있다는 점이 문제임. 최근 건설노조에 대한 정부의 탄압과 이로 인한 건설노조 집단교섭의 불안정성이 대표적 사례임. 산별노조주의의 세 번째 유형은 공공운수노조, 화섬식품노조, 사무금융노조 등으로 조직 형식의 측면에서 첫 번째 유형과 유사하게 기업별노조에서 산별노조로 전환했지만, 내부 조직 구성이 다양하고, 초기업교섭 체계가 일부를 제외하고는 정비되어 있지 않은 특징을 나타냄 공공운수노조는 ‘노조’라는 명칭과 달리, 현재 연합단체와 단위노조의 성격이 혼재된 혼합조직 성격이며, 전체 조합원의 3분의 2는 산별노조로 전환되어 있으나 산별노조의 실질적 운영이 장기간 정체된 상황. 공공연구노조 등 일부 초기업교섭단위를 제외하고 대부분 기업별 교섭(배형찬, 2023) 사무금융노조는 최근 연맹을 해산하고 산별노조로 전환하고, 업종본부 중심으로 조직을 편제했으며, 대각선 교섭이나 지부교섭이 일반적. 증권업종본부 산하 7개 지부만 통일교섭 진행(김경수, 2023) 화섬식품노조도 금속노조와 비슷하게 화학섬유연맹 내 일부 사업장이 먼저 산별노조로 전환하여 설립되었으며 이후 화섬연맹 산하 노조가 지속적으로 산별노조 형태로 조직전환을 하면서 최종적으로 2022년 2월 화섬연맹은 해산(남우근․손정순, 2022). 중앙교섭 시도는 없었고, 현재 지역지부가 관장하는 사업장별 대각선 교섭(임영국, 2023) 조직화의 측면에서 보면, 공공운수노조는 매우 다양한 업종·직종 노동자가 조직되어 있는데 거의 ‘조직하는 노조’로 변모된 수준이며, 화섬식품노조의 경우 주된 조합원은 여전히 석유·화학업종, IT 업종 노동자이지만, 전통 도심제조업(섬유, 의류·봉제업종) 노동자, 네이버, 카카오 등 국내 IT 사업체의 개발 노동자, 타투이스트 등 기존 집단적 이해대변의 사각지대에서 새로이 등장하는 노동자를 집중 조직하고 있음(임영국, 2023). 사무금융노조는 보험설계사와 콜센터 노동자 조직화에 집중  공공운수노조의 전략조직화 사업은 총연맹의 2기(2010~2013) 전략조직화 사업에 인천국제공항 비정규직 조직화 사업이 선정되면서 본격화. 10여 년간 공공운수노조의 전략조직화 사업은 국내 산별노조 전략조직화 사업을 주도. 목적의식적인 조직대상 선정과 자원 투여 방식인 ‘전략’에 초점을 맞춘 조직화에서 점차적으로 공공운수노조의 전조직 단위가 미조직 사업을 전개하는 양상으로 변모하기 시작. 즉, 전략조직화 사업을 통해 노동조합의 일상조직화 사업이 양적, 질적으로 확대되면서 자연스럽게 전략조직화 사업과 융합(남우근․손정순, 2022) 사무금융노조는 2010년대 중반까지 목적의식적인 조직확대 사업을 전개하지는 않았지만, 통상적인 상담을 통한 조직화 방법을 통해 소규모 사무직 노동자와 보험설계사 등 특수고용 노동자를 조직.  2019년 우분투 재단 설립 및 재단 산하에 비정규 센터를 설립, 운영하면서부터 본격화.  화섬식품노조의 조직 확대사업은 2018년부터 본격. 특징적인 점은 노동조합이라는 집단적 이해대변에서 소외되어 왔던 노동자 계층을 집중 조직. 특히 전통적인 특수고용형태인 봉제업종의 객공 노동자 조직화를 위해 봉제인 공제회라는 ‘노동공제회’ 조직화 형태를 활용. ‘전략조직화’라는 명칭을 사용하는 것은 아니지만 조직확대의 새로운 형태와 경로를 제시하고 있어서 의미가 큼 요약하면, 세 번째 유형의 산별노조주의는 최근 들어 조직 형식적인 측면에서 대산별노조로 전환하였고, 대산별교섭을 지향하지는 않으며, 업종·직종·특성별 다양한 초기업교섭을 모색하고 있음. 전략조직화의 측면에서 보면, 특히 공공운수노조는 거의 ‘조직화 노조’로 변모한 수준이며, 화섬식품노조는 이해대변 사각지대 노동자를 조직하는 특징을 보이고 있음. 상대적으로 사무금융노조의 전략조직화 성과는 다른 조직에 비해 낮은 편임  종합적으로 보았을 때, 민주노총이 역사적으로 추진해 왔던 대표적 전략으로서 산별노조주의 기획을 뭉뚱그려 성공과 실패라는 이분법으로 단정하기에는 무리가 있음유형별로 발전 양상이 불균등한데, 단체교섭과 조직화의 양 측면에서 상당히 성과적인 유형이 있는반면, 수출 대기업이 주도하는 부문에서는 기업규모와 원하청 위계에 따른 계급의 이질성이 구조화되고 이에 따른 현장 노동자의 경제적 실리주의 경향이 강화되면서, 산별교섭 자체가 형해화되어 버린 유형도 있음. 다만, 후자의 경우라 하더라도 비정규직·불안정 노동자 계층을 대상으로 한 전략조직화 사업이 상당히 전개되면서, 계급 대표성 제고를 위한 교두보를 일정하게 마련하고 있음 한국 산별노조주의(초기업노조주의)는 부문별·조직별로 불균등한 발전 양상을 좀 더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아래와 같음 기업별노조에서 산별노조로 전환한 첫 번째 유형의 경우 제대로된 산별교섭을 성사시키지 못하고 산별적 정체성 형성에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조직화 측면에서 비정규직 전략조직화에 일정한 성과를 거두면서 해당 산업에서 노동자 연대의 확장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음을 평가할 필요가 있음 두 번째 유형은 상대적으로 균질한 외부노동시장의 영향을 많이 받는 내수부문에 종사하는 비정규직․불안정노동자 위주의 초기업노조주의인데, 교섭과 조직화 양 측면에서 계급적 연대와 단결의 확장이라는 초기업노조의 본래 취지에 일정하게 부합하는 활동 성과를 낳고 있는 것으로 평가되지만, 노동시장에서의 지위와 연동된 불안정성 극복 문제가 과제.  세 번째 유형은 부분적으로 기업별 노조에서 산별노조로 전환한 첫 번째 유형과 유사한 측면이 있지만, 단체교섭의 측면에서는 몇몇 업종을 제외하고는 초기업별 교섭체제를 정비하지 못하고 있음. 다만 조직화 측면에서 보면 양상과 성과에서 조직별로 차이가 있음. □ 한국 산별노조주의가 유형별로 불균등 발전 양상을 띠고 있음을 고려하면, 향후 발전 전략도 산업․업종․직종 등 각 부문이 처한 조건을 충분히 고려한 실천적․단계적 접근이 필요. 구체적인 과제를 제안하면 아래와 같음. 그동안 민주노조운동의 원칙으로 여겨지던 ‘대산별 노조-대산별 교섭’을 현실에 맞게 조정하여, 조직 형식은 대산별 노조를 지향하되, 교섭 단위는 주·객관적 조건과 실행 가능성 등을 고려하여 업종· 직종·지역 등 적절한 유형의 초기업교섭 추진을 고려될 필요.  초기업교섭 활성화는 조직·부문별 불균등한 발전 단계와 업종별 특성을 고려하여 단계적으로 추진. △ 우선 비정규직·불안정노동 부문에 역량을 집중하여 초기업교섭을 활성화시키고, △ 이미 업종·직종·지역 등 초기업교섭이 진행되고 있는 사례들의 경우 안정성과 지속가능성을 담보하기 위한 제도화 및 정부 당국의 행정적 지원을 촉구하고, △ 대기업·정규직 부문은 교섭구조의 집중화라는 형식적 측면보다는 대각선 교섭의 실질화 등 내용적 조정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산별노조의 적극적 역할을 수행하면서(조정된 분권화), △ 장기적으로 전체 노사관계가 현행 기업별 교섭이 지배적인 체제에서 초기업교섭이 지배적인 체제로 전환되도록 할 필요가 있음. 금속노조와 보건의료노조는 최근 현행 중앙산별교섭체제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한 시도를 계획하고 있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음. 금속노조는 공단노사정협약, 조선업 하청노동자 지역단협 등 지역과 소규모 업종에서부터 다양한 초기업교섭을 모색하고 있음. 또한, 임금격차 축소를 위한 산별차원의 임금제도 표준화를 위한 단계적 접근을 시도하고 있음. 보건의료노조는 중소병원·의원 표준임금제 도입, 사회적 협약 체결 필요성을 제시하고, 이를 위해 병협과 <모든 보건의료노동자의 노동기본권 보장을 위한 교섭>을 추진하고 있음. 즉, 노동조합에 소속되지 않은 중소 병·의원 노동자들에게도 최소한의 노동조건이 보장될 수 있도록 사회적 교섭을 시도하고 있음.  현행 노조법은 기업별 교섭을 강제하는 독소조항을 포함하고 있어 제도개선이 필수적이지만, 산별교섭(초기업교섭) 활성화를 제도개선 투쟁으로 등치시키는 것은 곤란하며, 법 개정 이전이라도 각 조직 및 부문별 조건을 고려한 창의적인 활성화 전략이 필요 이를 전제로 주요 제도개선 과제를 제시하면, △ 사용자(단체) 범위 확대, 즉 사용자 공동이익 증진 목적으로 설립된 단체(소위 ‘사업자단체’)의 사용자단체성 인정 △ 기업별 교섭을 강제하는 창구단일화제도 개선 △ 단체협약의 사회적 공익성을 고려하여 효력확장 제도의 개선 △ 중앙노동위원회에 초기업단위 교섭단위 결정 제도 신설 등이 필요.  특히, 산별노조(초기업노조)가 계급적 단결이라는 본질적 목적을 구현하기 위해서는 정책적으로 격차해소를 위한 연대임금정책을 의식적으로 추진해나가야 함.  여기에는 초기업 단위 임금교섭, 하후상박 임금인상(정액인상 요구안 포함), 동일가치노동 동일임금을 지향하는 산별임금체계 마련, 하청노동자 등 불안정노동자 및 지역사회와 연대하기 위한 연대기금조성 등이 포함되며, 더불어 미조직 노동자와의 격차 해소를 위해 법 개정 이전에라도 초기업협약의 적용범위를 비조합원까지 확장하기 위한 자체적인 노력 필요.  산별교섭(초기업교섭)은 기업별 교섭보다 임금 격차 해소와 조율에 유리함. 김정우(2022)에 따르면, 초기업 교섭은 저임금분위 노동자 임금을 높이고 고임금 분위 노동자 임금을 낮추는 효과13)를 통해 결과적으로 기업단위 교섭에 비해 유노조 부문 임금 불평등을 완화함. - “가장 많은 문제 제기는 산별운동의 원칙에 따라 교섭 과정에서 격차 해소와 동일노동 동일임금이 실현되고 있는가라는 것이다. 관련해서 산별교섭을 진행했던 4년 동안의 교섭 결과를 살펴보면 당장 동일노동 동일임금이 쟁취된 것은 아니지만 그래도 아무런 조율기능이 없는 기업별교섭보다는 산별교섭이 격차 해소 등 산별적 목표 달성에 보다 더 근접한 교섭 형태인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세부적으로 지난 산별중앙교섭 시기에 산별에서의 임금 교섭 결과를 평가해보면 규모와 특성, 지불 능력의 차이 등 다양한 편차를 보이고 있는 산하 병원의 임금협상을 한꺼번에 산별중앙교섭에서 진행하면서 과정에서 많은 우여곡절을 겪었지만 최종적으로 일괄 타결되면서 산별임금교섭의 장점을 확인하였다.”(이주호, 2023: 94) 산업정책 등 산별노조의 활동과 직결된 정부 정책에 대한 효과적 대응을 위해, 해당 부문의 정부위원회 또는 협의 틀, 국회 내 이해당사자 협의 등 다양한 형태의 이해당사자 정책 협의 틀을 적극적으로 구성·활용하여, 산별노조의 정책적 개입 능력을 제고할 필요. 👉발제문 전문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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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일의 대화] '소외되는 사람들을 위한 더 너른 이야기' (남성과함께하는페미니즘)
<남성과 함께하는 페미니즘>은 남성과 남성성을 중심으로 활동하는 페미니즘 단체입니다. 디지털 기술의 발전이 노동 분야와 사회적 소수자/약자의 삶에 어떤 영향을 미칠까 함께 고민해보았습니다. 진행개요 진행일시 : 2023년 6월 28일(목) 21:30~22:10 진행장소 : 이한열기념관 1층 (서울 신촌역 인근) 함께한 사람들 : 3명 (한, 태이, 곽명진) 대화모임의 계기 시민사회 활동가로서 '노동'이 가지는 의미를 고민해보고 싶었습니다. 디지털 기술의 발전으로 사회적 소수자와 약자들이 어떤 영향을 받을지 함께 이야기 나누고 싶었습니다. 진행 흐름 사전 영상을 각자 시청했습니다. 진행자가 대화모임의 취지를 소개했습니다. 5가지 질문을 중심으로 토론했습니다.  토론 정리  [질문 1] 나에게 노동이란 OO다. 한 : 의미와 생계 그 어딘가를 떠도는 일. 태이 : 나에게 노동이란 사람들과 만날 수 있는 기회다. 곽명진 : 돈벌이를 위한 것, 내 인생의 가장 큰 줄기 중 하나, 가장 긴 시간을 보내는. [질문 2] "좋은 노동"이란 무엇일까요? 한 : 정당한 보상이 있으면서도 개인의 삶을 잠식하지 않을 수 있고 또 그것이 단지 한 사람의 밥벌이에만 그치지 않고 사회에 최소한의 가치를 만들어낼 수 있는 노동 태이 : 사람들과 연결되어 있으면서, 동시에 각자의 역할을 다 할 수 있을 때 좋은 노동이지 않을까. 그리고 노동의 결과가 사회 전체에 도움이 되면 제일 좋은 것. 곽명진 : 스스로 존재 가치를 확인할 수 있는 노동. 즐거움을 느껴도 좋고 자신만의 자부심을 느껴도 좋고, 각자 일련의 의미를 부여할 수 있으면 그게 좋은 노동이라 생각합니다. [질문 3] "디지털 노동"하면 드는 느낌은? 한 : 디지털을 통해서 만들어지는 생산물이 실질적인 가치를 만들어낼 수 있을 것인가? 에 대한 물음이 있으면서도, 한편으로 챗GPT의 발달 같은 것을 보면서 노동 해방이 가능하지 않을까. 아니 가능했으면 좋겠다 하는 바람도 여전히 든다. 태이 : 내 일자리가 없어질까봐 두려움. 동시에 내가 지금 하고 있는 일에서 챗GPT 같은 기술을 적극적으로 활용해서 생산성을 높일 수 있겠다는 기대감. 근데 적응 못한 사람들은 뒤쳐지지 않을까 하는 약간의 걱정. 곽명진 : 디지털 노동 시대에 책은 어떻게 될 것인가. 이미 영미권 출판계에서는 초벌 번역을 하고 있고, 관련 번역가들이 일자리를 잃었다고 한다. 나도 걱정되기도 하고, 기술이 더 발전하면 일에 활용할 수 있을까 싶기도 하다. [질문 4] 디지털 기술 발전은 위기일까요 기회일까요? 한 : 둘 다 일거라고 생각. 너무 뻔한 이야기지만 누군가에게는 기회이겠고 누군가에게는 너무 큰 위기일 것이 자명한 현실에, 이것을 어떻게 다루어야 좋을지 같이 이야기 나누는 장이 더 많이 필요하다고 생각. 이를테면 '저작권', '개인정보'라는 개념에 있어서도 엄청난 변화가 있어야할 것이고, 생산물을 분배하는 과정에 있어서도 '노동' 아닌 다른 대안이 모색되어야. 태이 : (위기) 정보와 기술을 자본이 있는 기업/국가가 소유해서 시민들이 상대적으로 노동 영역에서 소외될 수도 있겠다. (기회) 역사적으로 없었던 새로운 노동시장이 열리면서, 인간 미래에 도움이 되는 것들이 많아지지 않을까. 곽명진 : 늘 새로운 게 나오면 소외되는 이들이 있고, 배제되는 이들이 있다. 과거 산업혁명은 위기였을까, 기회였을까. 결국 위기나 기회를 만드는 건 기술 발전이 아닌 그걸 사용하는 제도, 사람의 문제라고 생각함. 우리가 고민해야 할 건 이걸 기회로 만들기 위해, 소외되는 이들이 없게 하기 위해 무엇을 할 수 있는가가 아닐지. [질문 5] 디지털 기술의 발전이 사회적 약자 또는 소수자의 노동에 어떤 영향을 미칠까요? 한 : 디지털 기술 발전 자체는 생산성을 높인다거나 다양한 가능성을 열어준다는 점에서 분명 많은 사람들에게 긍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 다만, 문제가 될 수 있는 것은 그로 인한 소외가 아닐까? 재분배에 대한 소외, 정보접근성에 대한 소외, 노동 가치의 소외. 태이 : 온라인 플랫폼을 기반으로 하는 노동이 점점 많아지면서, 몸을 쓰는 노동에 대한 값이 점점 낮아지고, 노동권이 보장받지 못하는 상황이 이미 발생하고 있다. 집청소, 아이돌봄, 배달노동자 등등 곽명진 : 디지털 기술을 생산, 소비, 향유하는 매체는 주로 고가일 것이고, 그렇다면 접근성 자체에 문제가 생길 수밖에 없지 않을까. 특히 맹목적으로 좇다 보면 뒤처지는 이들은 필연적으로 발생하리라 생각함. 기억에 남는 발언 혹은 감상 앞으로는 저작권에 대한 개념이 바뀔 것이다. 이미 웹툰 시장에서는 저작권 관련 논의가 많다.  기술의 발전으로 추가적인 소득이나 가치가 발생할 때, 이것을 어떻게 분배할 것인가에 대한 사회적 논의가 더 필요하다. 몸으로 하는 노동과 신기술 기반의 노동 사이에 의미부여가 달라지면서, 점점 노동의 가치가 극과 극으로 나뉠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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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일의 대화] 리모트워크 기획자들의 노동 이야기(크레파스팀)
원격근무를 기반으로 일하는 우리들이 생각하는, 이 시대의 좋은 노동은 무엇인가 각자의 생각이 궁금했습니다. 대화를 나누고, 모든 영역에서 우리가 나눈 주제로 대화가 필요하다는 회고를 했습니다!  10일의 대화, 크레파스팀 편 대화 모임 주제:  리모트워커 기획자들의 노동 이야기 일시: 2023.06.29. 10:30-11:40   장소: 오프라인 헤이그라운드 & 온라인 줌 함께한 사람들6명. 검정, 하양, 겨자, 자색, 회색, 분홍 대화 모임 시작 계기 우리도 대화 해보자! 듣기만 할 수 없다!  현재 원격근무를 기반으로 일하는 우리들이 생각하는, 이 시대의 좋은 노동은 무엇인가 각자의 생각이 궁금했습니다.  진행 흐름 각자 영상과 캠페인즈 글을 보았습니다.  가위바위보로 역할을 나눴습니다(진행자, 기록자, 결과작성자 등 진행설명서에 따라서요).  3개의 질문으로 대화를 나눴어요. 나는 ‘노동자’인가요? 나에게 노동은 무엇인가요?  [필수] 디지털 기술 발전에 따라 우리의 삶과 노동은 어떻게 변화할까요? 디지털 기술 발전에 따라 노동의 변화를 경험한 적이 있나요? (어떤 변화를 경험했고, 어떻게 대응했나요?)  [필수] 디지털 시대의 ‘좋은 노동’이란 무엇일까요?   회고를 나눴습니다.  토론 요약 정리  1. 나는 ‘노동자’인가요? 나에게 노동은 무엇인가요?  겨자: 제도적인 차원에서 노동자라고 생각.  지금은 잘 모르겠음  검정: 가치를 형성하는 모든 활동으로서 노동. 시민사회 활동가로서 나는 하루종일 노동을 한다고 생각함  하양: 사회적 가치가 있는, 경제적 가치 유무와 다른 차원으로 노동을 해왔다고 생각. 활동가라는 말을 쓰기도 하는데 일자리, 직장을 넘어서는 의미에서 우리 노동을 가리키기 위한 이름이라고 생각함  회색: 일반 회사 다닐때 노동이라고 생각. 비영리 활동을 하면서 노동자라는 인식이 낮아짐  분홍: 활동가이자 노동자로서의 정체성 갖고 있음. 비영리, 시민사회 일이라고 해도 노동력이 들어가는 것 자색: 일하는 사람이 노동자가 아닌 경우는 없을 것. 근로, 활동이라는 단어로 노동이 대체되고 있는데, 시민들이 노동이라는 단어를 추제적으로 찾아와야 함  2.  [필수] 디지털 기술 발전에 따라 우리의 삶과 노동은 어떻게 변화할까요? 디지털 기술 발전에 따라 노동의 변화를 경험한 적이 있나요? (어떤 변화를 경험했고, 어떻게 대응했나요?) 검정: 코로나19 기간 동안 스마트워크 경험. 모니터 너머에 사람이 있다는 걸 잊지 않으려고 함, 일할 때 각자의상황, 사람의 감정을 더욱 신경쓰면서 일하려고 함  하양:  지금 직장에 와서 원격으로 일하면서, 모든 정보를 공개하고 공유하는 방식에 처음에는 적응이 힘들었음. 지금은 익숙해져서 공유하면서 협업해서 일을 만들어간다는 감각을 배운 것 같음. 워킹맘으로써 원격근무 기반이 없었다면, 일을 그만뒀을 거라고 생각함. 자율적으로 유연하게 일할 수 있는 문화가 중요하고 소중함   회색: 이전 일터는 고전적인 방식으로 대면, 서류 중심의 경험. 빠띠에 오면서 디지털, 일에 대한 경험을 새롭게 정의하게 됨. 새로운 기술을 배우고 긍정적으로 활용해나갈 수 있을거란 기대가 있음  자색: 영상작업을 하면서 최신의 기술들을 적용해봤는데 재미있었음. 그런데 3일동안 직접 편집작업하고 나서 ai가 이 작업을 10초만에 끝내주는 도구를 보니까 충격이 좀 있었음 분홍: 원격근무하면서 출퇴근 시간이 줄고, 내 생활을 컨트롤 할 수 있게된 부분에서 만족도가 높음. 그런데 식사를 제때 챙기거나, 체력적인 부분에서 어려움을 겪기도 함. 대면에서의 즉각적인 소통과 다른 비대면의 기다림이 어려울때도 있음  겨자: 디지털 기반 업무, 새로운 툴 사용을 항상 하면서 활동해왔음. 운좋게도 디지털 친화성이 높아서, 코로나19 이후의 온라인으로의 전환 과정에서 어려움을 느끼지 못했음. 다만 변화에 따라 어려움을 겪는 다양한 계층을 보게되고 이부분에 대한 관심을 갖게 됨  3. [필수] 디지털 시대의 ‘좋은 노동’이란 무엇일까요?  겨자 : ‘선택’이란 키워드가 중요. 노동자 개인이 선택할 수 있는 옵션이 충분해야 하고, 그걸 보장하는 제도가 필요 검정: 개인적으로 정체성과 자아실현의 가능성. 기술이 효율성을 높인다고 하는데, 우리가 일하는 시간을 줄지 않고 있음. 이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지 관심. 사회적으로 효율성과 간편함이 아닌 새로운 가치, 더 많은 사람들이 이 기술의 발전으로 혜택을 누릴 수 있어야 하고 이런 측면에서 디지털 민주주의가 중요함  하양 : 좋은 노동의 개념이 디지털 시대라 특별히 다를까? 그동안 제대로 보장받지 못했던 노동자의 자율성, 안정성이 보장되는 좋은 노동이 필요. 디지털 기술이 노동자를 감시하는 도구가 아니라 새로운 협력과 소통의 기반으로 쓰이기를 바람  회색 : 개인들이 노동자라고 인지하는 것부터 필요. 변화를 위기보다 나의 노동에 유용한 도구로 적극 사용할 수 있는 생각, 노력이 있을때 좋은 노동이 가능   자색: 시대가 바뀌어도, 좋은 노동의 본질은 그대로. 자본의 논리가 앞세워지지 않는 노동. 노동자의 노동  분홍: 사람, 변화속에서 주체적인 사람일 수 있게 하는 노동. 키오스크도 불편한 사람들이 변화에서 소외되지 않는 사회 전반의 노력이 필요   * 기억에 남는 발언 혹은 감상  디지털 시대라고 좋은 노동의 의미가 달라질까. 지금까지 실현하지 못한 좋은 노동을 만들 수 있을지도…!  다른 일을 하는 사람들과 대화를 통해 새로운 것을 알게 되는 경험을 했다. 모든 영역에서 우리가 나눈 주제로 대화가 필요하다.  주변에 이런 대화를 나눌 사람을 찾는게 쉽지는 않은데, 이렇게 일터에서 동료들과 대화를 나눠보니, 재미있다. 우리부터 대화를 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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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기] '파도처럼 몰려오는 디지털 기술에 점령당하지 않고 일하는 법'
* 이번 글은 들썩들썩떠들썩에 참여한 분이 보내주신 후기글 입니다.   저는 최근 이슈가 되고 있는 ‘디지털 시대의 노동’에 대한 정보도 얻고, 다양한 사람들과 얘기를 나눠보고 싶었습니다. 마침 빠띠에서 시민 누구나 참여할 수 있는 공론장을 진행한다 하여 참여했습니다.   ‘디지털 시대의 노동’이라는 주제를 처음 접했을 때 ‘어렵다, 두렵다'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빅데이터나 인공지능, 알고리즘, 챗 GPT와 같은 디지털 기술에 대한 화두는 뉴스나 이곳저곳에서 쏟아지는 데요. 그 주제에 대해 공부해 본 적도 없고 사회에 미칠 영향이 무엇인지도 알 수 없었기 때문이었습니다. ‘파도처럼 몰려오는 디지털 이슈에 점령당하지 않고 이를 잘 이용하며 사는 게 가능할까?’ 라는 의문도 들었습니다.   ‘디지털 기술’은 많이 낯설기도 하지만 평소 많이 접한 것이기도 합니다. 대학교에 재학 중일 때 코로나19가 터지면서 화상 회의를 이용해 수업이나 모임을 많이 하기도 했고. 또 컴퓨터 언어를 접해봐야 한다는 생각에 java기초 강의를 신청해 들었던 경험이 있습니다. 인문학을 전공한 사람으로서 앞으로 사회에 진출해 노동했을 때 디지털 기술은 어떤 영향을 끼칠까. 현재 사람들은 어떻게 일하고 있을까 약간은 불안하고 궁금한 마음으로 공론장에 참석했습니다.    공론장에 도착하니 총 4개의 조로 구성되어 있었습니다. 디지털 노동이라는 큰 주제에서 세부 4가지 주제로 나눠져 있었습니다. 자신이 불리고 싶은 이름과 토론 참여의 적극성을 0부터 10까지의 불꽃 점수를 매겨 스티커에 표시했습니다. 저는 이야기를 많이 듣는 것에 비중을 두고 싶어 불꽃점수 3을 썼습니다.  ⏶ 참여한 1조의 책상 모습.    공론장은 디지털 노동에 대한 4명의 전문가 발제 후에, 각 조에서 소그룹 토론을 하는 순으로 진행되었습니다.  발제1 “좋은 노동을 위해 어떤 사회적 연대가 필요한가?” 사단법인 미래학회 부회장 이명호  이명호 님은 노동 4.0이라는 책의 저술자이시기도 한데요, 그만큼 4차 산업혁명에 노동을 조명하셨습니다. 발제는 큰 질문 세 가지로 이루어졌고 첫 번째 질문은 노동의 변화를 준비할 수 있는가입니다. 4차 산업혁명에 노동 격변의 시점이 다가오고 있고 이에 대비하여 노동과 자본의 좋은 관계가 형성되도록 질서 있는 변화를 계획해야 합니다. 두 번째 질문은 디지털 시대에 좋은 노동을 위해 무엇이 필요한가입니다. 유연한 디지털 시대 노동은 좋은 영향도 나쁜 영향도 있는 만큼 어떻게 좋은 영향을 많이 끼치게 할 것인가 논의해야 합니다. 세 번째 질문은 좋은 노동에 왜 사회적 연대가 필요한가 입니다. 한국 사회에 만연한 각자도생의 이중구조는 연대가 포기된 형태입니다. 좋은 노동을 위해서는 산업별 노동조합의 연대와 사회적 합의가 필요하다면 발제를 마쳐주셨습니다. 발제2 “디지털 기술은 기회일까 위기일까?” (주)더와이랩 대표이사 김홍태   김홍태 님은 개인의 관점에서 디지털 변화가 위기인지 기회인지에 대해 말해 주셨습니다. 디지털은 파도처럼 막을 수 없는 사회 현상이자 트렌드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변화의 혼란에서 노동자에게 기회와 어려움은 항상 있었습니다. 현재에는 디지털 기술의 발달로 노동의 경계 변화가 일어나기 시작했습니다. 예를 들어 은행의 비대면 거래가 늘면서 창구 은행원의 일자리는 줄어들고 은행 어플을 만드는 개발자의 일자리가 늘어났습니다. 이처럼 디지털 기술로 이런 노동의 경계가 무너진 세상에서 노동자는 이를 어떻게 받아들일 것인가 생각해 보아야 한다고 지적해 주셨습니다. 또한 일자리를 노동의 관점에서 봤을 때 유망한 노동, 좋은 노동에 대한 활발한 논의가 필요하다고 얘기해 주셨습니다.  발제3 “플랫폼 노동은 자유로운 삶을 제공할까?” 캠페이너 박초롱   박초롱 님은 노동자의 입장에서 플랫폼 노동의 이면을 말해 주셨습니다. 플랫폼의 간편함이 자유로움을 줄 거라는 생각과 다르게 플랫폼 노동은 노동자에게 자유로운 삶을 제공하지 않습니다. 플랫폼 노동은 일반적으로 큰 회사와 개인의 경제적, 사회적 격차에 기반을 두고 있습니다. 노동자들은 절반 이상은 계약서를 작성하지 않기에 노동자 지위와 협상력을 갖기 어렵습니다. 또한 플랫폼의 알고리즘으로 노동자를 통제하기에 노동자의 자율성이 침해될 수 있습니다. 이에 디지털 시대에 노동자의 입장에서 맞는 좋은 노동의 정의를 찾아야 하며, 플랫폼 노동자들을 구속하는 알고리즘에 의문을 던지고 요구할 필요가 있다고 얘기해 주셨습니다. 발제4 “디지털 시대의 노동, 시민사회는 어떻게 대응해야 할까?” 사회적협동조합 빠띠 이사 김연수(람시)  김연수 님은 디지털 기술의 양가성을 지적하면서 시민사회에서 디지털 기술 발전 따른 디지털 민주주의가 필요하다고 말해 주셨습니다. 근래 AI가 그린 그림이 미국 미술전에서 우승하는 등 사건과 이러한 AI 창작물에 반대하는 시민 움직임도 있었다는 걸 예시로 들었습니다. 디지털 기술 활용은 사회 곳곳에서 일어나는데, 악이나 선으로 가릴 수 없고 어떤 맥락과 목적으로 활용하느냐에 달려 있습니다. 이에 빠띠는 디지털 기술 발전 따른 디지털 민주주의 장을 만들어 가고 있습니다. 앞으로 디지털 기술을 이용하여 어떻게 민주주의를 발전시키고, 시민들이 사회에 대한 의견내도록 도울지 고민해야 한다고 했습니다.     제가 속한 1조의 토론은 ‘좋은 노동이란 무엇인가'라는 공통 질문과 ‘좋은 노동을 위해 어떤 사회적 연대가 필요한가?'라는 질문에 대해 답하면서 이루어졌습니다. 일반 참여자 외에도 좋은 노동과 사회적 연대라는 주제에 대해 발표하신 이명호 님과, 조마다 토론을 자연스럽게 열고 이끌어 주시는 퍼실리테이터 가 토론에 함께했습니다. 다음은 저희 조의 요약한 토론내용입니다.  질문1 좋은 노동이란 무엇인가   좋은 노동에 대해서 개인적인 견해를 말해주신 분도 있고, 넓은 범위에서 통용될 수 있는 좋은 노동에 대한 생각을 말씀하시기도 했습니다.  좋은 노동의 중요한 조건 중 하나는 자기결정권이다. 디지털 매체는 노동자에게 시간과 장소의 구애를 받지 않도록 한다는 측면에서 자기 결정권을 확보 해준다.  요즘 논의가 활발한 기본소득이 있는데, 기본소득이 있어도 노동하겠다는 의견이 많았다. 즉 노동은 개인이 사회구성원이라는 정체성이나 자아실현 감과도 연관이 있고, 이를 충족시켜 주는 노동이 좋은 노동이다.  관계가 중요하다. 내가 어떤 상사 밑에서 좋은 교육을 받을 수 있는지, 어떤 동료들과 원활하게 소통할 수 있는지와 같이 좋은 노동 환경에는 사람들 간의 관계성이 중요하다. 질문2 좋은 노동을 위해 어떤 사회적 연대가 필요한가 동료와 혹은 노동자들 간에 경쟁이 아닌 공감과 소통의 감각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그러기 위해 공론장처럼 다양한 사회 구성원들과 소통할 수 있는 느슨한 연대 경험을 해볼 수 있는 환경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과거에는 자본주의가 생겼을 때 노동자들의 연대인 주식회사 제도가 있었다. 여러 명의 사람이 모여 위험 감수를 하고 이득을 나눠 갖는 방식이다. 현대적인 주식회사 제도가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개인의 실천도 좋지만, 국가에서 노동자나 사회적 연대를 위한 제도적 보완이 필요하다.   각 조의 토론이 끝난 후에는 간단하게 조별로 나왔던 답변을 공유하는 시간이 있었습니다. 좋은 노동이란 무엇냐는 질문에 대해 다른 조에서 ‘사용자는 노동자의 인간다움을 지켜주고, 노동자는 자신만의 자기다움을 찾을 수 있어야 한다’는 답변이 기억에 남습니다. 또한 안전한 시민들의 공론장이 많이 필요하다는 의견에는 깊이 공감했습니다.    이번 들썩들썩 떠들썩에 참여하면서, 조 안에서 토론했던 경험이 사뭇 즐거웠습니다. 조 안에는 제 또래도 있었고 저보다 나이가 많은 분도 있었습니다. 사회에서 제가 알지 못했던 분들과 만나 앞으로의 디지털 사회에 대해서, 좋은 노동에 대해 공유한 시간이 제가 느꼈던 불안함에 대한 위로가 되기도 했고, 배우는 지점도 있었고, 이러한 형태의 만남에서 공동체감에 대해 느낄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발제를 들으면서 4차 산업혁명의 노동이라는 주제에 대해 막연한 두려움이 어느 정도 해소될 수 있었습니다. 다음에는 주제에 대해 미리 많이 고민해 본 상태에서 사람들과 더 적극적이고 밀도 있게 참여해 보고 싶다는 마음이 들었습니다.   본 공론장의 이름이 ‘함께 만드는 노동의 미래, 10일간의 대화’였던 만큼 빠띠는 디지털 시대의 노동에 대한 이야기를 당일뿐만이 아니라, 밥상머리 앞에서도, 기업에서 대표와 직원들도, 친구들과 카페에서도 이루어질 수 있도록 신청을 받고 다과비 등을 지원할 계획이라고 합니다. <10일의 대화> 신청하기 ?https://demosx.org/g/home/meet/16/212 ✏️ 글 : 오다움 / 들썩들썩떠들썩 참여자
노동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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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마주한 질문'들']진정으로 인간적인 노동체제에 관하여
새로운 세상을 꿈꾸고 실천했던 노회찬 5주기를 맞이해 기후위기, 디지털 전환, 불평등 심화 등 복합위기의 시대에 우리가 마주한 ‘질문’들을 나누며, 한국 사회를 진단하고 진보적인 대안을 고민하는 자리를 준비했습니다. 이번 심포지엄에 많은 관심과 참여를 부탁드립니다. 감사합니다.※ 이번 행사는 노회찬재단 공식유튜브 채널로 생중계됩니다?심포지엄 안내 보러가기 http://hcroh.org/notice/462/ 1. 들어가는 말 1919년에 베르사이유 조약의 일환으로 채택된 국제노동기구(ILO) 헌장은 전문에서 이렇게 말한다. “항구적인 평화는 사회정의의 토대 위에서만 가능하다.” 당연하게도 사회정의가 세계평화에 기여하려면 모든 나라들이 동참해야 한다. 헌장의 언어로 표현하자면, “어느 한 나라라도 진정으로 인간적인 노동체제를 도입하지 않는 것은 다른 나라들이 자국에서 노동자들의 지위를 개선하고자 하는 노력에 장애물이 된다.” 요컨대 “진정으로 인간적인 노동체제”는 “사회정의”와 같은 말이라고 할 수 있다. 2. 진정으로 인간적인 노동체제 “진정으로 인간적인 노동체제”는 두 가지로 읽을 수 있다. 가. 진정으로 인간적인 체제 첫 번째 독법은 노동에 관하여 “진정으로 인간적인 체제”로 이해하는 것이다. 이것은 노동의 이행을 둘러싼 조건들을 인간적인 것으로 만들어야 한다는 의미이다. 고용보장, 적정임금, 노동삼권 보장, 사회보장 등이 해당될 것이다. 나. 진정으로 인간적인 노동 두 번째 독법은 “노동 자체가 진정으로 인간적인 것”이 될 수 있도록 보장하는 체제로 이해하는 것이다. 인간의 노동은 사유와 행위의 결합이라고 할 수 있다. 인간은 형이상학적 동물이기 때문이다. 표상과 현실. 이 두 가지는 인간의 노동을 진정으로 인간답게 만드는 요소이다. 인간은 노동을 통해서 자연을 지배한다. 그러나 동시에 현실의 경험을 통해서 자연에 복종한다. 생물학적ㆍ물리적 현실을 부정하는 노동은 인간적인 노동이라고 할 수 없다. 마찬가지로 사유를 금지ㆍ부정하는 노동도 인간적인 노동이라고 할 수 없다. 3. 정의로운 노동분업 정의로운 노동분업은 두 가지 질문을 제기한다. 첫째는 노동을 할당하는 원리의 정의로움에 관한 것이다. 둘째는 그렇게 할당된 노동을 이행하는 방식의 정의로움에 관한 것이다. 가. 할당원리의 정의로움 공동선의 실현에 필요한 여러가지 일이 있다고 할 때 그 일을 누구에게 할당한 것인가? 식당을 예로 들면, 누가 메뉴와 가격을 정하고, 누가 요리를 하고, 누가 홀서빙을 하고, 누가 계산을 하고, 누가 설겆이와 청소를 할 것인가를 정하는 문제이다. 나. 이행방식의 정의로움 이행방식의 정의로움은 어떤 식으로든 정해진 할당원리를 적용한 결과로, 요리를 하거나 홀서빙을 하거나 청소를 맡은 노동자가 각자의 일을 수행함에 있어서 어떻게 하면 그것이 진정으로 인간적인 노동이 될 수 있는가 하는 질문에 관한 것이다. 국제노동기구의 목적에 관한 필라델피아 선언(1944)의 표현을 빌리자면, “노동자가 자신의 기술과 지식을 최대한 발휘하고 공동선에 최대한 기여하는 것을 가능하게 하는 노동”을 보장하는 문제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선언의 구절은 진정으로 인간적인 노동을 위한 두 가지 조건을 제시한다. 첫째, 노동자가 자신의 기술과 지식을 최대한 발휘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것은 노동의 이행조건(how to work)에 관한 것이다. 둘째, 노동을 통해서 공동선에 최대한 기여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것은 노동의 내용과 목적(what and why to work), 즉 노동의 의미에 관한 것이다. 4. 전환의 시대, 노동의 의미를 묻다 가. 디지털 혁명과 노동의 의미 디지털 혁명과 함께 오늘날 일의 세계에 심대한 영향을 미치고 있는 거대한 변화들, 특히 기후생태위기에 노동법이 제대로 대응하기 위해서는 당연히 다양한 부분들이 검토되어야 하겠지만, 특히 무엇보다 노동을 임금노동 즉 고용으로 환원하는 고질적인 제도적 습성으로부터 벗어나는 것이 일차적으로 필요하다고 할 것이다. 노동과 고용은 같은 말이 아니다. 노동은 인간의 신체적ㆍ정신적 에너지의 발현 그 자체이며, 고용은 특정한 시대 특정한 문화적 조건 속에서 노동이 제도화된 형식을 가리킨다. 오늘날의 자동화 사회에서는 고용에 기반한 포드주의적 혹은 케인즈주의적 모델의 부활은 불가능하다. (노동의 종말이 아니라) 고용의 종말은 노동의 재발명을 요청하며, 노동법은 고용을 넘어 전개되는 노동의 지평을 품어야 한다. 나. 기후생태위기와 노동의 의미 나의 노동이 자연을 파괴할 때 나는 그 노동에서 어떻게 의미를 찾을 수 있을까? 사업의 조직과 경영이 생태ㆍ환경에 미치는 영향에 관하여 노동조합이나 노사협의회에 관련 정보를 제공하고 협의ㆍ교섭하도록 해야 한다. 그렇게 함으로써 기업의 생태적 책임을 제고하고, 노동자들로 하여금 자신의 노동이 자기 자신과 사회, 그리고 자연에 대하여 갖는 의미에 대하여 성찰하고, 발언할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다. 사회적 분업은 모든 인간사회에 고유한 특징이다. 탈탄소 사회에서 우리는 어떤 일을 어떤 방식으로 하게 될 것인가? 사회적 분업은 어떻게 이루어질 것인가? 지속가능한 공동체를 위해서 노동의 의미는 어떻게 재구성되어야 하는가? 이것이야말로 사활이 달린 질문일 것이다. 다. 사용가치로서의 노동 이른바 “자생적 시장질서”(하이에크)를 신봉하는 지금의 체제에서는 시장이 각 상품의 교환가치를 정확하게 가격에 반영한다고 간주되기 때문에, 마찬가지로 노동이라는 상품에 대해서도 노동시장에서의 교환가치, 즉 임금이 노동의 가치를 그대로 대변한다고 간주되지만, 그래서 고임금을 받는 의사가 저임금을 받는 청소 노동자보다 훨씬 가치 있는 노동을 하는 것으로 간주되지만, 사실 이 임금에는 노동의 사용가치가 제대로 반영되어 있지 않다. 사용가치의 측면에서 보면 청소 노동자의 노동이 성형외과 의사의 노동보다 가치가 더 낮다고 할 수는 없을 것이다. 이것은 우리 헌법에서 말하는 “적정임금”의 판단기준을 새로 정립해야 한다는 말과 일맥상통한다고 할 것이다. 라. 직업적 인격과 사회적 인출권 프랑스의 노동법학자 알랭 쉬피오(Alain Supiot)는 유럽연합 집행위원회의 의뢰를 받아 공동연구한 결과를 정리하여 1999년에 출판한 보고서, <고용을 넘어 – 유럽에서 노동의 변화와 노동법의 미래>에서 “직업적 인격” 및 “사회적 인출권” 개념을 제안했다. 직업적 인격과 사회적 인출권 개념은 고용 또는 일자리의 변동이나 재배치, 나아가 좀 더 일반적으로 노동의 전환이 요구되는 모든 국면에서, 노동자들이 그 과정에서 직면하게 될 사회적 위험에 보험의 방식으로 수동적으로 대처하는 개념이 아니라, 노동자들이 각자의 지향과 의지와 판단에 따라 능동적으로 변화를 주도할 수 있는 자유와 가능성을 높이고자 하는 개념이다. 5. 결론에 갈음하여 상품으로 취급되는 노동이나 양으로 환원되는 추상적 노동이 아니라 구체성을 회복한 살아 있는 노동, 타인에 대한 의무로서의 노동 그리하여 사회적 연대의 토대를 구성하는 노동에 대한 비전, 그리고 구체적 노동을 가능하게 하는 일터와 분업의 재조직, 도시의 재디자인, 주체의 재구성, 그리고 이를 뒷받침하기 위한 법과 제도의 재구축. 이런 전망과 상상력이 필요하다. 
노동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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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썩들썩떠들썩] 함께 만드는 노동의 미래, 10일의 대화
AI가 인간을 상대로 바둑을 이기고, 전화가 아닌 앱으로 배달 주문을 하고, 사람이 아닌 키오스크에게 음식 메뉴를 말하는 시대. 기술의 발전은 위기일까요? 기회일까요? 우리의 일자리는 앞으로 어떻게 바뀔까요? 지금 내 직업은 미래에도 안전할까요? 나도 모르는 사이 한 순간 사라지게 되진 않을지 걱정해보신 적은 없나요? 깊든 가볍든, 한 번씩은 생각해보셨을 겁니다. 어떻게 하면 좋을지 주위 사람들과 이야기 나누고도 싶으셨을 거예요. 여러분을 위해 빠띠가 ‘대화의 장’을 마련했습니다. 바로 ‘함께 만드는 노동의 미래, 10일의 대화'인데요. 미래 노동에 대해 이야기 나누고 싶은 시민이라면 누구나 대화 자리를 만들고 참여할 수 있습니다. 다양한 자료로 여러분의 대화를 풍성하게 만들어 드릴게요. 운영 가이드로 모임을 쉽게 열 수 있게 해드릴게요. 회의비로 든든한 대화 자리를 만들어드릴게요. 여러분은 평소의 생각과 고민만 들고 오시면 됩니다. (10일의 대화 자세한 내용 보기 / 링크) 이 글에서는 여러분의 이야기를 도와줄 콘텐츠 자료의 주요 대목을 소개합니다. 전문가, 기업인, 시민, 그리고 빠띠까지 다양한 관점의 이야기가 실려있습니다. 각 글의 ‘자세히 보기’ 링크를 따라가시면, 좀 더 깊은 내용을 살펴보실 수 있어요. "좋은 노동을 위해 어떤 사회적 연대가 필요한가?" / 사단법인 미래학회 부회장 이명호 독일의 노동 시간에 대한 합의 과정을 보면 한국의 상황은 여전히 일방 통행이다. 산업의 파트너인 노동은 없고, 여전히 자본과 정치권의 일방 통행이다. 주 52시간 노동 정책에서 순식간에 주 69시간, 2주 최대 80.5시간 노동 정책이 강요된다. 그러면서 ‘디지털에 가장 앞선 나라’, ‘디지털 전환’이 논의된다. 선출된 권력이 무엇을 국민에게서 위임받았고, 무엇을 국민이 결정해야 하는지에 대한 제도나 문화는 여전히 개도국 수준이다. 노동의 주체인 노동자는 노동에 영향을 미치는 노동 정책의 결정 과장에서 여전히 소외되어 있다. 진정한 민주주의는 자신의 문제를 자신이 결정할 때 가능하다. 특히 변화가 예상되는 상황에서 앞으로 닥칠 문제를 인지하고, 서로 일방적인 주장만을 관철시키는 것이 아니라 서로 양보하고 노력해야 할 부분을 찾아서 더 나은 관계로 발전시켜 나가는 방안을 결정하는 것이 진정한 민주주의라고 할 수 있다. (자세히 보기) "디지털 기술은 기회일까? 위기일까?"  / (주)더와이랩 대표이사 김홍태  변하지 않는 유일한 진리는 모든 것은 변화한다는 사실입니다. 그리고 기술이 만들어낸 커다란 변화는 막을 수 없다는 것을 많은 역사에서 배우게 됩니다.디지털과 기술의 발전은 기존 일자리와 일의 속성을 변화시키고 있습니다. 일부 일자리를 대체하는 반면 또 다른 일자리를 창출하기도 합니다. 생산성과 필요 기술의 변화는 더 큰 임금 격차와 불평등을 확대하기도 합니다. 일자리를 구하는 방법도 변화시키고 있습니다. 1980~1990년대까지만 하더라도 일자리 정보는 신문이나 방송을 통해 알 수 있었습니다. 2000~2010년대 인터넷이 발전하면서 취업사이트(취업 포털)를 통해 일자리 정보를 획득했습니다. 기업이 채용공고를 올려야만 나의 입사지원서를 제출할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2020년대가 되면서 소셜네트워크와 비즈니스네트워크 기반 링크드인, 리멤버 등을 통한 경력 채용이 활발히 진행되고 있습니다. 내가 먼저 나의 프로필과 경력을 공개하면 기업이 나를 찾아오는 프로세스로 변해가고 있습니다. 자기소개서나 면접도 AI가 검토하기 시작합니다. 디지털 활용 기술 및 대응 역량에 따라 일자리 정보의 접근 기회가 달라진 것입니다.변화가 클 수록 중심을 잡는 것이 중요합니다. 그 시작은 나 스스로 '좋은 노동'을 정의하는 것입니다. (자세히 보기) "플랫폼 노동은 자유로운 삶을 제공할까?" / 캠페이너 박초롱 ‘공유경제는 공유하지 않는다’의 저자인 알렉산드리아 J.레브넬 노스캐롤라이나대학 조교수 역시 저서를 통해 긱이코노미* 생태계의 최첨단 플랫폼은 노동자를 초기 산업사회로 데려간다고 주장합니다. “초기 산업사회에는 노동자가 장시간을 일하더라도 시간이 아니라 생산량을 기준으로 임금을 받고, 산업안전이란 개념도 존재하지 않았습니다. 긱이코노미도 종사자는 중계인만 있고 고용자가 없습니다. 소속된 직장도, 정식 계약도, 병가 휴가와 육아휴직도 없으며 노후를 위한 연금, 퇴직금도 없습니다. 플랫폼은 수수료만 가져갈 뿐 그 외의 책임을 일체 지지 않는 구조입니다. 서비스 처리 건수 기준으로 돈을 지급합니다. 심지어 요구에 늦게 응답하면 일을 주지 않거나 고객의 나쁜 평가를 검수하지 않고 노동 정지 처분을 일방적으로 내립니다.”알렉산드리아 J.레브넬은 책에서 “공유경제라는 말이 처음으로 대중의 어휘속으로 들어왔을 때, 돈을 적게 쓰면 돈을 많이 벌지 않아도 되고, 그만큼 여가 시간이 늘어나 가족, 친구와 많은 시간을 보낼 수 있으니 '나홀로 볼링' 현상의 성장세도 꺾일 거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공유경제가 일으킨 파괴는 전진으로 이어지기 어렵다. 경제적 불안정성과 노동자의 취약성만 키고 있을 뿐이다. 노동자들은 임시 노동을 전전하면서 말이 독립적인 사장님이지 실상은 플랫폼의 독단적인 피벗과 이용 정지 처분에 속수무책으로 당할 수 밖에 없다”고 설명합니다. (자세히 보기) *긱 이코노미 : 기업들이 정규직 보다 필요에 따라 계약직 혹은 임시직으로 사람을 고용하는 경향이 커지는 경제상황을 일컫는 용어(두산백과) "디지털 시대의 노동, 시민사회는 어떻게 대응해야 할까?" / 사회적협동조합 빠띠 이사 김연수(람시) 한국사회에 지구적인 디지털 기술 혁신과 관련한 대응이 없는 것이 아닙니다. 디지털 기술 혁신이 ‘경제성장을 위한 신성장 동력 발굴'을 목표로 기업과 산업, 정부와 전문가 중심으로 기업간의 경쟁이나 국가간의 경쟁 차원에서만 이루어지고 있는 것이 문제입니다. 시민의 권리와 민주주의보다는 자본의 이윤이나 국가의 통제 논리에 따라 발전 방향을 결정하고 그 성과를 특정 주체가 독식하게 될 가능성이 높은 것입니다. 기술 그 자체가 위험한 것이 아니라 기술을 발전시키고 활용하는 특정 주체가 독점적인 이윤과 통제를 추구한다는 점이 위험한 것입니다. 디지털 기술에 힘입은 새로운 산업 체제의 구축은 국가와 자본이 아닌 시민·노동자·사회적 소수자 등, 시민사회 차원의 다양한 주체의 대응이 없다면 불평등과 양극화를 심화하고 고착화 하게 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중략)우리는 독일에서의 사회적 대화를 통해 도출 된 ‘노동 4.0’에서 배울 필요가 있습니다. 국가적 차원에서 정부, 기업, 학계, 노동계, 시민 등 다양한 주체들에 의해 연구, 토론 등 다양한 방법으로 사회적 논의를 거쳐 정책 방안을 도출하는 대응 전략을, 한국사회의 버전으로 추진할 필요가 있습니다. 디지털 기술의 혁신에 따른 한국사회에서의 변화 양상에 대한 탐구, 그에 따르는 민주주의와 노동 차원에서의 문제점의 인식, 사회변화에 대응하는 사회안전망의 변형 및 제도화 대안 마련, 디지털 기술을 활용한 현 시대에 적합한 디지털 민주주의의 실현 등 다양한 이슈에 관한 국가 차원의 사회적 논의를 할 수 있는 공론장과 거버넌스를 만들어 가야 합니다. (자세히 보기) 딱 10분만 시간 내셔서, 빠띠 오리지널 콘텐츠(미니 다큐멘터리)도 살펴보세요! 디지털 시대 속 노동이 어떻게 변화했는지, 그 속에서 어떤 위기와 기회를 맞닥뜨렸는지, 정부와 기업, 시민의 역할은 무엇인지 등 다양한 시사점을 살펴보실 수 있어요. 10일의 대화는 2023년 6월 24일 시작합니다.총 열흘 간 진행되는 대화에서, 여러분의 생각과 아이디어를 마음껏 들려주세요.디지털 시대에 더 좋은 노동을 만들기 위한 다양한 대안이 나오길 바랍니다. 10일의 대화, 빠띠도 합니다! ? 개요- 일시 : 2023년 6월 24일(토요일) 14:00~16:30- 장소 : 헤이그라운드 성수 시작점 지하 1층 (서울 성동구 뚝섬로1나길 5)- 대상 : 관심 있는 시민 누구나(선착순 50명) ? 이렇게 진행됩니다.- 1부 : 발제 | 14:00 ~ 15:00   • "좋은 노동을 위해 어떤 사회적 연대가 필요한가?" | 사단법인 미래학회 부회장 이명호  • "디지털 기술은 기회일까? 위기일까?" | (주)더와이랩 대표이사 김홍태  • "플랫폼 노동은 자유로운 삶을 제공할까?" | 캠페이너 박초롱  • "디지털 시대의 노동, 시민사회는 어떻게 대응해야 할까?" | 사회적협동조합 빠띠 이사 김연수 - 2부 : 토론 | 15:00 ~ 16:30  • 소그룹 토론  • 전체 나눔과 회고 신청하기 (클릭) * 문의 : dx@parti.coop* 주최 : 사회적협동조합 빠띠* 후원 : Open Society Foundatio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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끼인자의 권고사직 - 갑.을.병.정 그리고 나
빠띠 민주주의 활동가 학교 참여자 청론장 팀 소니아입니다.  웅성웅성 민주주의 공론장을 구성하게 되었고, 그 후기를 공유해 드립니다.  ▶  안녕하세요. 웅성웅성 민주주의 공론장 2팀 청론장의 소니아입니다.  저희 팀은 청년의 일자리를 위해 의견을 모으다 “중간지원조직”에서의 일 경험이 공통적으로 나왔습니다. 현재 나의 직장이 중간지원조직이 아니어도, 내 주변에 한 명쯤은 일하고 있는 중간지원 조직에서의 일 경험에 대해 이야기를 나눠  보는 것으로 의견을 모았고, 중간지원조직의 민간위탁 계약이 종료됨에 따라 일자리를 잃게 되는 경험을 하게 된 저의 이야기를 바탕으로 공론장을 구성하게 되었습니다. 저희 조는 "노동권"이라는 무거운 개념을 어떻게 하면 가볍게 이야기할 수 있을까 고민을 많이 했던 것 같습니다. 그래서 결론은 없지만 중간지원조직에서 일한 모두의 이야기를 모아보자에 초점을 맞췄습니다. ▶청론장 팀의 발제 주제  저희 팀은 중간지원조직 노동자에 대해 이야기를 해보고 싶었습니다. 노동권이라는 무거운 주제에 결론은 낼 수 없을 것 같아. “한풀이”를 목적으로 공론장을 구성했습니다. 분위기는 가벼웠지만 공론장에 참여한 우리들은 깊게 생각해 볼 수 있는 시간이었습니다.  발제는 제가 직접 진행을 했습니다. 이전에 중간지원조직에서 일했던 경험과 그때 배운 “중간지원조직”에 대한 개념을 설명해 드리고 싶었습니다. 왜 나는 이 조직에서 오래 일할 수 없는지, 그 해결책을 내놓을 수는 없었지만 중간지원조직에서 일한 경험으로 무엇을 얻었는지, 어떤 걸 사람들과 공유하고 싶은지에 초점을 맞춰 발제를 진행하였습니다. 개인적으로 발제를 준비하며 기억에 남았던 것은 제가 중간지원조직에 머물며 생각보다 많은 성장을 했다는 것과 이 경험이 헛되지 않았다는 것이었어요. 누군가에게는 그저 스쳐 지나갈 수 있는 조직이 저에게 이런 발제를 할 수 있는 경험으로 연결될지 누가 알았겠습니까.  “끼인자의 권고사직-갑.을.병.정 그리고 나”라는 다소 자극적인 제목으로 진행된 발제는 중간지원조직의 개념부터 중간지원조직들의 씁쓸한 현 상황들까지 공부할 수 있는 시간을 주었고, 이전에 일한 경험들이 왜 소중했는지 깨우치게 해주는 시간이었습니다. 대시민을 대상으로 사업을 한다는 것은 당시에는 몰랐지만, 지역에 활기를 채워주고, 지역민의 삶의 질 향상에 기여를 했구나란 생각이 들었습니다. ▶조별 소그룹 토론 처음 발제를 시작하기 전에 소그룹 토론을 먼저 진행했습니다. 중간지원조직을 알고 계시냐는 질문을 시작으로 발제를 열었는데요, 소그룹 토론을 진행하며 저희 그룹의 대부분은 중간지원조직에 일하고 계시거나, 사업에 참여해 어느 정도 중간지원 조직을 알고 계신 분들이었습니다. 또한 오랫동안 중간지원 조직에 머물며 중간지원조직의 한계에 대해서 알고 계신 분들이 있어 더욱 공감되었습니다. 또한 위탁을 받는 기관들끼리 경쟁을 하기 때문에 연대가 어렵고, 그 이유로 점점 위탁 기관의 운영 수명이 짧아져 아쉽다는 이야기와 제도상의 문제로 이런 일들이 비일비재하는데, 그것들이 크게 드러나지 않아 아쉬웠다는 이야기가 기억에 남습니다. 이런 일이 매우 많이 발생하는데 정말 중간지원조직의 사람들은 무력하게 사라져야만 하는지 아쉬움도 컸지만, 같이 모여 이야기를 나누고 나니 위로도 받게 되었습니다. ▶민주주의 활동가 학교와 함께한 소감 개인적으로 공론장에 직접 참여해 발제를 해 본 것은 처음이었습니다. 발제는 저에게 굉장히 멀다고만 생각했거든요, 사실 저는 제가 발제를 직접 하게 될 줄 도 몰랐답니다.  제 안에서 문제라고 생각했던 것을 꺼내 이것을 공론화하고 모두와 이야기를 나누는 것은 처음이었습니다. 공론장이 멀게만 느껴졌었는데, 민주주의활동가 학교에서의 경험으로 처음으로 공론장이 쉽게 느껴졌습니다. 처음 다양한 툴을 사용할 때에는 낯설었지만 점점 이용을 하는 저를 발견하게 되었고 내 안에서 또는 생활에서 문제라고 생각하는 주제들을 가지고 쉽게 공론장을 만들 수 있겠구나 싶었습니다. 또한 한 팀 한 팀 밀착하여 공론장을 구성할 수 있게 도와주신 빠띠 멤버분들에게도 감사드립니다. 짧지만 저에게 굉장히 소중한 시간이었고, 오래 기억에 남을 것 같습니다.
노동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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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대] 함께 만드는 노동의 미래, 10일의 대화
AI가 바둑을 두고 책을 쓸 때, 우리는 생각했습니다."기계가 사람을 대신하면, 나의 일자리도 없어질까?"기술의 발전은 위기일까요? 기회일까요? 우리에게는 대화가 필요합니다.디지털 기술 변화 앞에서 우리의 '노동'을 어떻게 만들어갈지,미래 노동에 대해 시민과 함께 답을 만드는 '대화의 장'에 여러분을 초대합니다. ? 신청하기 '10일의 대화 - 빠띠 편' 신청하기 ? (클릭) 대화 모임 신청하기 ? (클릭)※ 대화 모임 신청 시, 회원가입이 필요합니다. 1️⃣ 설명회란? ‘10일의 대화가 뭔가요?’ 궁금하신 분들이라면 일단 들어오세요. ??‍♀️‘10일의 대화'가 무엇인지, ‘대화 모임’은 어떻게 운영하는지, 총정리해드립니다.(*온라인 중계, 대화모임 및 공론장 신청자에 한해 시청 링크 제공) 2️⃣ 10일의 대화란? ‘주변 사람들과 사회 문제를 함께 나누고 싶어요. 그런데 어떻게 시작해야 할까요?’ 그렇다면 ‘10일의 대화' 모임에 신청하세요.누구나 콘텐츠(영상, 글, 발제자료)를 통해 사회 문제를 이해하고, 빠띠 운영가이드를 통해 대화모임을 열 수 있습니다. 방법 하단 신청하기 버튼을 누르고 양식 작성 및 제출 6/23(목) <10일의 대화> 콘텐츠 확인 (*신청자에 한해 안내 메일 발송 예정) 6/24(토)~7/3(월) 중, 대화 모임 집행 나눈 대화 기록을 빠띠 채널(캠페인즈)에 공유 지원 및 혜택 공론장 운영 방법 안내 (설명회 영상) 함께 나눌 질문(의제)가 담긴 콘텐츠 ‘디지털 노동' 오리지널 영상 (약 10분) 전문가 글, 발제 자료 공론장 개최 소식 빠띠 채널 홍보 대화 모임 운영 가이드 및 키트 제공 온라인 운영 지원온라인 사회, 퍼실리테이팅, 줌 유료 버전 지원 ※ 추후 협의하여 가능여부 확인 운영비 지원최대 10만원 (1인 5천원, 그룹 당 3인~ 20인) ※ ‘10일의 대화 주간’(6/24 ~ 7/3)에 진행시 지원 가능 ※ 결과 및 명단 공유 완료 후 지급 ? 10일의 대화 - 빠띠 편 : ‘10일의 대화, 빠띠도 합니다.’ ‘디지털 노동’에 대해 전문가 발제를 듣고 문제와 대안에 대해 함께 나누고 싶다면?'10일의 대화' 모임을 진행하기 전, 어떻게 얘기를 나누고 운영해야 할 지, 참고하고 경험하고 싶다면?'10일의 대화 : 빠띠 편'에 신청해 보세요. ? 상세내용보고 신청하기 3️⃣ 결과 나눔이란? ‘다른 공론장은 어떻게 진행 되었나요?’다른 지역, 다른 사람들 하지만 같은 주제 ‘디지털 노동'으로 어떤 대화모임이 진행되었고, 어떤 이야기를 나누었었을지 궁금하지 않으세요? ‘10일의 대화'를 마치고 한 자리에 모여 이야기를 나눕니다.※ 일정 및 장소 추후 공지 ? 신청하기 '10일의 대화 - 빠띠 편' 신청하기 ? (클릭) 대화 모임 신청하기 ? (클릭)※ 대화 모임 신청 시, 회원가입이 필요합니다. ? 문의 : dx@parti.coop | 주최: 사회적협동조합 빠띠| 후원: Open Society Foundation
노동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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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 시대의 노동, 위기일까요? 기회일까요?
디지털 시대의 노동, 위기일까요? 기회일까요? 1차 산업혁명 이후 산업혁명이 있을 때마다 일자리에 대한 우려는 지속되었습니다. 19세기 말 영국의 러다이트 운동이 시작되었습니다. 숙련공이 필요한 수공업과 다르게 방직 기계가 보급되자 비숙련자만으로도 대량생산이 가능하게 되었습니다. 비숙련자인 미성년자 고용, 도시로 몰려든 잉여 노동력이 넘쳐나면서 열악한 노동환경과 저임금 문제가 부각되면서 부의 재분배 문제가 집단행동으로 이어졌습니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방직공 1인당 생산량은 50배가 증가하고, 1830~1900년 사이 방적공 고용은 4배 이상 증가하였습니다. (Economist, 2016) 우려와 달리 새로운 기술 진보와 산업혁명이 있을 때마다 전체 일자리는 증가하였습니다. 생산성의 향상으로 낮아진 생산 비용만큼 소비자는 더 많은 혜택을 누리기 시작했습니다.   언론고시 vs 크리에이터  유튜브 이전에 콘텐츠를 생산하는 직업(PD, 기자. 아나운서, 배우, 개그맨 등)을 가질 수 있는 사람은 극소수였습니다. 2014년도 MBC의 예능PD 경쟁률만 무려 712:1이었습니다. 아나운서의 경우 1000:1에서 2000:1 사이의 극심한 경쟁을 뚫어야만 입사할 수 있었습니다. 그래서 “언론고시”라는 말이 나왔습니다.  그러나 지금은 어떨까요? 우리나라의 크리에이터는 2022년 기준 1,750만 명입니다. 우리나라 인구 3명 중 1명이 크리에이터입니다. 그리고 유튜브의 경우 9만 7,934개의 채널이 수익 창출을 하였습니다. 이제는 특정한 자격 조건이 없어도 누구나 크리에이터가 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우리는 소비자로서 크리에이터가 만든 다양한 콘텐츠를 무료로 소비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이렇게 디지털은 일의 경계를 희미하게 만들면서 일의 속성을 변화시키거나 새로운 직업을 만들어냅니다. 디지털 기술이 노동의 경계를 무너뜨리고 있는 지금, 위기일까요? 기회일까요?   유망한 직업은 있는데, 왜 유망한 ‘노동’은 없는 걸까요? 1960~1970년대 육체 노동을 통해 직접 생산에 기여하는 제조업, 건설업, 광업 등에 종사하는 직업군이 주류였습니다. 1980~2000년대 사무직, 금융 등을 중심으로 하는 대기업의 일자리 인기가 높아집니다. 이때 취업이 잘되는 전공은 경영학 등 인문 사회계열이었고, 구직자들이 가장 많이 준비한 스펙은 학점과 토익 등의 어학점수였습니다.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임금 격차가 커지기 시작합니다. 2010년대 공학/이학 계열 전공자가 진출할 수 있는 엔지니어 등의 취업이 잘 되면서 ‘이과 전성시대’가 열립니다. 그리고 2020년대 현재 가장 선호되는 전공이자, 스펙은 ‘프로그래밍 언어’가 되었습니다. 모두에게 ‘코딩’을 권하는 사회가 되었습니다. 높은 연봉을 주는 소위 ‘네카라쿠배’라 불리는 IT기업의 인기가 대기업을 넘어서지만, 중소중견기업의 구인난은 더 심각해지고 있습니다. 4차산업혁명과 관련하여 개발자를 포함 각종 기관에서 유망직업을 전망하고 있습니다. 2022교육부와 한국직업능력개발원이 발표한 ‘2020년 초·중등 진로 교육 현황조사’를 보면 유튜버를 비롯한 1인 미디어 콘텐츠 크리에이터는 초등학생들이 원하는 장래 희망 직업 4위를 차지했습니다. 희망하는 직업도 변화하기 시작했습니다. 유망직업의 기준은 무엇일까요? 일자리 수요 증가 또는 취업자 수의 증가, 고소득, 안정성 등이 기준입니다. 즉, 일자리 수와 일이 주는 외재적 보상이 기준입니다. 직업은 일을 통해 보수의 대가를 받아 경제생활을 영위하게 해주니까 외재적 보상이 중요한 기준이 될 수 있다고 봅니다. 그럼 유망한 ‘노동’도 있을까요?   디지털 시대 '좋은 노동’이란 무엇일까요? 1834년 영국에서 세계 최초의 (증기)자동차 사망사고가 발생합니다. 사고가 많으니 증기자동차에 대한 부정적 여론이 생겨납니다. 특히 증기자동차를 반대한 곳은 경쟁자인 마차 업계였습니다. 증기자동차의 속도는 마차보다 빠르고 탑승 인원도 많고 요금도 저렴했습니다. 일자리를 걱정한 마차 업주와 마부 조합은 영국 의회에 청원을 넣어 1865년 ‘적기조례’를 제정하여 공표하였습니다. 증기자동차는 시속 30~40km를 달릴 수 있음에도 시내에서는 시속 3.2km로 제한을 받게 됩니다. 또 증기자동차를 운행할 때는 운전사, 기관원 그리고 적기(붉은 깃발)를 든 신호수 3명이 반드시 운행해야 했습니다. 신호수는 차량의 앞에서 적기를 들고 다니며 마차나 말이 접근할 때 운전사에게 신호를 보내는 역할을 합니다. 마차와 사람보다 느리고, 인건비가 더 드는 증기자동차 업계는 적기조례가 유지되는 30년간 사라질 수밖에 없었습니다. 일자리가 없어진 증기자동차 기술자와 사업가들은 미국, 독일, 프랑스 등으로 빠져나가 다른 나라에서 자동차 산업을 발전시킵니다. 그리고 영국 시민들도 피해를 봅니다. 더 빠르고 편리한 교통 서비스를 이용할 수 없었으니까요. 변하지 않는 유일한 진리는 모든 것은 변화한다는 사실입니다. 그리고 기술이 만들어낸 커다란 변화는 막을 수 없다는 것을 많은 역사에서 배우게 됩니다.   디지털과 기술의 발전은 기존 일자리와 일의 속성을 변화시키고 있습니다. 일부 일자리를 대체하는 반면 또 다른 일자리를 창출하기도 합니다. 생산성과 필요 기술의 변화는 더 큰 임금 격차와 불평등을 확대하기도 합니다. 일자리를 구하는 방법도 변화시키고 있습니다. 1980~1990년대까지만 하더라도 일자리 정보는 신문이나 방송을 통해 알 수 있었습니다. 2000~2010년대 인터넷이 발전하면서 취업사이트(취업 포털)를 통해 일자리 정보를 획득했습니다. 기업이 채용공고를 올려야만 나의 입사지원서를 제출할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2020년대가 되면서 소셜네트워크와 비즈니스네트워크 기반 링크드인, 리멤버 등을 통한 경력 채용이 활발히 진행되고 있습니다. 내가 먼저 나의 프로필과 경력을 공개하면 기업이 나를 찾아오는 프로세스로 변해가고 있습니다. 자기소개서나 면접도 AI가 검토하기 시작합니다. 디지털 활용 기술 및 대응 역량에 따라 일자리 정보의 접근 기회가 달라진 것입니다. 변화가 클 수록 중심을 잡는 것이 중요합니다. 그 시작은 나 스스로 '좋은 노동'을 정의하는 것입니다.   디지털 시대의 ‘좋은 노동’이란 무엇일까요? 디지털 시대, 노동의 변화는 우리에게 위기가 될까요? 기회가 될까요? 디지털로 인해 각종 편리함과 유용함을 소비하고 있는 우리는 디지털 시대 소비자이자 노동자입니다. 디지털의 변화를 소비자의 관점에서 바라보면 위기가 될까요? 기회가 될까요? 
노동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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