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론

세월호 참사 해경 지휘부 무죄 확정, 도대체 책임은 누가 지나요?

2023.1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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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플랫폼과 사회 이슈에 관심있는 서비스기획자

출처:픽사베이

지난 2일 세월호 참사 당시 초기 대응을 잘못해 구조에 실패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해경 지휘부들에게 대법원에서 무죄가 확정됐습니다. 세월호 참사가 발생한지 9년 만의 일입니다. 세월호 참사가 발생한 이래로 어떤 일들이 있었는지 살펴보고자 합니다.


아쉬운 대응으로 인해 최악의 인재로 이어진 세월호 참사 

2014년 4월 15일 인천 연안여객터미널을 출발, 제주로 향하던 여객선 세월호(청해진해운 소속)가 4월 16일 전남 진도군 병풍도 앞 인근 해상에서 침몰해 304명의 사망·실종자가 발생한 대형 참사인 세월호 참사. 이 사고로 탑승객 476명 가운데 172명만이 생존했고, 304명의 사망·실종자가 발생했습니다. 특히 세월호에는 제주도로 수학여행을 떠난 안산 단원고 2학년 학생 325명이 탑승해, 어린 학생들의 피해가 커서 더욱 안타까운 사고였습니다.

사건의 원인으로 추정되는 급격한 변침(變針, 선박 진행 방향을 변경)으로 인해 침몰이 시작되었는데, 구조작업은 이뤄지지 않고 ‘가만히 있으라’는 방송만 반복되었습니다. 그래서 사고를 인지했음에도 불구하고 많은 사람들이 대처를 하지 못하고 대응시간 지연되었으며, 선장과 선원들의 무책임한 행동, 해경의 소극적 구조, 정부의 뒷북 대처 등으로 인해 최악의 인재로 이어졌습니다.  [네이버 지식백과] 4·16 세월호 참사 (시사상식사전, pmg 지식엔진연구소)


밝혀진 것도 없고, 책임자도 없는 세월호 참사

참사 이후 지금까지 사고의 원인을 규명하고, 사회적 책임을 다하기 위한 노력이 지속되었으나 결과적으로는 아무것도 밝혀진 것이 없습니다. 

2014년 당시 검찰은 사고 원인, 구조 실패, 청해진해운 비리, 해운업계 비리와 관련해 총 399명을 입건하고 154명을 구속했습니다. 이 중 구조 실패와 관련해서는 진도VTS센터장, 현장에 출동한 123정장 등 17명을 입건하고 5명을 구속하는 데 그치면서 참사에 대한 국가의 책임을 최소화 하려하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2015년 '세월호 참사 진상규명 및 안전사회 건설 등을 위한 특별법'에 따라 세월호 특별조사위원회(1기 특조위)가 출범하였으나, 3년 6개월간의 활동 끝에 명확한 결론을 내지 못하고 활동을 끝냈습니다. (조선일보,220610)

2020년 해경 지휘부 11명이 기소되었으나, 법원은 세 차례의 판단 모두 무죄를 선고했습니다. 이로써 국가는 구조실패 책임을 사실성 떨쳐냈으며 지금까지 구조실패의 책임으로 인해 기소된 해경은 모두 12명이었으나, 2015년 징역 3년이 확정된 것은 당시 현장지휘관이었던 김경일 정장만 유일합니다. (한겨레, 231102)

이에대해 유가족 단체인 4·16세월호참사가족협의회와 4·16연대는 이날 대법원 선고 직후 기자회견을 열어 묵념하고 "국가가 어떤 지시도 구조 계획도 세우지 않아 생명이 무고하게 희생되더라도 책임을 지지 않는다는 선례를 사법부가 남기고 말았다"고 밝혔습니다. (연합뉴스, 231102)


책임 회피가 아닌, 책임지는 국가의 모습을 보여주세요

지난 2일 대법원 선고 이후 세월호 참사에 대한 울분도 많지만 이태원 참사와 오송 참사에 대한 국민들의 기대마저 무너져 버렸는데요. 

이미현 10·29 이태원 참사 시민대책회의 공동상황실장은 지난 2일 대법원 선고 직후에 "여전히 좁은 시각으로만 해석하고 면죄부를 주는 사법부와 행정부, 입법부 때문에 이태원 참사와 오송 참사가 벌어진 것"이라며 "사법부는 법을 만들고 집행해온 이들의 잘못을 바로잡을 마지막 기회를 걷어찼다"라고 비판하기도 했습니다. (연합뉴스, 231102)

두 사건 모두 국가의 아쉬운 대처로 인해 수많은 사람이 희생되었다는 점이 세월호 참사와 유사한데요. 이태원 참사는 예상되는 상황에 대한 매뉴얼이나 안전요원 배치 등이 전혀 없었고, 사후 조치에 대해서도 중대본을 바로 설치하지 않았으며, 신고자가 많이 있었음에도 아쉬운 대처로 이어졌습니다. (광주일보, 231027오송 참사는 언론 보도를 통해 제방이 무너질 것을 우려한 인근 주민의 119 신고가 있었음에도 별다른 조치가 없었고, 112는 엉뚱한 곳에 출동했으며, 금강홍수통제소의 경보 발령과 교통 통제 통보에도 흥덕구청은 필요한 조치를 취하지 않았습니다. (KBS뉴스, 230719)

국민들은 각자의 자리에서 각자의 책임을 다하는 것 같은데, 국가는 각자의 자리에서 책임을 다하지 않는 것으로 보이는데요. 비슷한 참사가 지속되는 가운데 세월호 참사의 책임 규명에 대하여 오랜 기간 지켜본 유족들에게는 9년 전과 지금이 크게 달라진 점이 없다는 게 더욱 큰 상실감으로 다가올 것 것 같습니다. 도대체 유족들의 울분은 누가 어떻게 해결할 수 있을까요? 반복되는 상황들에 대해서 국가는 조금 더 경각심을 가지고 진상 규명을 해주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이슈

4.16 세월호 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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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사결정권자들에게 책임을 져도 된다고 말해주고 싶습니다....
피해자에게는 노상을, 유가족에게는 고통을, 함께 하는 시민들에게는 불신을 주는 최악의 과정입니다...
한국 사회의 사회적 참사에 대한 대응을 보면, '대체 국가는 왜 있는걸까?'하는 의문이 생깁니다.
법적 판결과 별개로 여객선이 침몰해서 300명이 넘게 죽었는데 신고를 수차례 받고도 제대로 된 구조 조치를 취하지 않은 해경에게 책임이 없는지 의문입니다. 수사와 처벌 외에도 참사에 대한 책임을 지는 사회가 되길 바라는 마음도 있네요. 책임자들이 자신은 죄가 없다는 걸 피력하는 수사와 재판 과정을 지켜보는 게 생존자와 유가족들에겐 또 한 번의 상처가 되는 것 같아서요. 수사를 통한 처벌 대상이 아니더라도 책임자들이 잘못을 인정하고 사과했다면 조금은 달라지지 않았을까 싶기도 합니다. 어쩌면 지금까지 제대로 된 참사 조사가 없었기 때문에 수사와 처벌에만 초점이 맞춰진 건 아닐까 싶기도 하고요. 참 여러모로 답답하네요.

사고의 발생 원인과 그에 따른 책임을 명확히 규명하고, 사고 예방 및 피해 감소를 위한 체계적인 개선 방안에 대해 논의되어야 합니다. 사고를 다시 발생하지 않도록 해야 하며, 모든 관련 당사자들이 책임을 다하고 협력하여 안전한 사회를 구축하는 데 힘써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