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론

강서구청장 보궐선거 후보자님들에게 전하는 말씀

2023.1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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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거운동을 위해 내걸었던 현수막을 자진해서 철거하여 주십시오!

우리는 쓰레기없는 선거운동을 원합니다!

안녕하세요. 지구를 지키는 배움터 원종준 공동대표입니다.

오늘은 서울특별시 강서구청장 보궐선거일입니다. 이번 선거에 참여한 7명의 후보자님들, 모두 고생많으셨습니다.

그렇지만 후보자님들은 너무 많은 쓰레기를 배출하셨습니다. 현수막만 생각해도 각 후보자들은 읍면동의 2배 이내로 현수막을 내걸 수 있습니다. 강서구에는 20개의 동이 있으니, 각 후보자들은 40개의 현수막을 걸 수 있습니다. 그러므로 이번 선거에서만 280개의 현수막이 쓰였을 것입니다. 이 추정치는 선거사무소에 게재되는 현수막 등은 제외한 수량입니다. 후보자님들은 이번 선거에서 배출된 280개의 현수막을 어떻게 처리할지 고민하셔야 합니다.

지구를 지키는 배움터는 지자체가 선거일후 현수막의 철거 업무를 온전히 떠맡고 있는 현실을 지적하고자 합니다. 선거가 끝난 후 현수막은 공직선거법 제276조에 따라 후보자님들이 철거하셔야 합니다. 이는 권고사항이 아니라 위반할 경우 200만원 이하의 과태료 처분이 가능한 사항입니다.

※ 제276조(선거일후 선전물 등의 철거) 선거운동을 위하여 선전물이나 시설물을 첩부ㆍ게시 또는 설치한 자는 선거일후 지체없이 이를 철거하여야 한다.

그런데 작년 대선과 지선에 쓰인 대다수의 현수막들은 지자체가 철거하였습니다. 공직선거법의 '지체없이' 라는 조항이 명확하지 않아 이 문제를 공직선거 후보자들과 선거관리위원회가 외면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결국 현수막 철거에 따른 행정력 낭비와 폐기물 처리는 지자체가 온전히 감당하고 있습니다.

이는 우리나라 환경 정책의 기본인 오염자 부담 원칙에 어긋납니다. 오염자 부담 원칙은 오염 행위에 따른 피해 복구 비용을 오염자가 부담하는 OECD 환경정책의 제1원칙입니다. 이 원칙은 우리나라 모든 국민들이 참여하는 쓰레기 종량제의 기본 원칙이기도 합니다. 공직 선거에 출마하신 후보자님들도 예외는 아닙니다. 현수막을 사용하신 후보자님들은 현수막의 처리에도 책임을 지셔야 합니다.

더군다나 미철거된 선거 현수막으로 지역 주민들의 안전을 위협하고 불편을 초래한다면, 지역 주민들을 위해 일하겠다는 후보자님들의 다짐은 공허할 따름입니다. 지역 사회를 위하는 마음으로 출마하셨다면 그동안 불편함을 감수했던 주민들을 위해 현수막의 처리에도 신경을 쓰셔야 합니다.

현수막 선거운동은 2050년 탄소중립 선언에 역행하는 행동이기도 합니다. 기후변화행동연구소의 '현수막의 온실가스 배출량 분석 자료'에 따르면 현수막 1장의 온실가스 배출량은 6.28㎏ CO₂e(이산화탄소 환산량)입니다. 따라서 이번 선거에 사용된 현수막으로 인하여 약 1.75t CO₂e의 온실가스가 배출되었습니다. 국림산림과학원의 '주요 산림수종의 표준 탄소흡수량(ver. 1.2)'에 따르면 45년생 잣나무 124그루가 1년간 흡수해야 하는 온실가스 배출량입니다. 현수막 외에 벽보, 선거공보 등의 홍보물을 생각하면 실제 배출량은 이보다 훨씬 많을 것입니다. 2050년 탄소중립 사회로 나아가기 위해 장기적으로 선거운동에 사용하는 홍보물을 점차 줄여야 합니다.

지구를 지키는 배움터 활동가들은 강서구청장 보궐선거 후보자님들의 행보를 지켜볼 것입니다. 더 나아가 쓰레기가 나오지 않는 선거운동을 정착시키기 위해 우리는 꾸준히 행동할 것입니다. 이번 보궐선거에 출마하셨던 후보자님들이 우리의 목소리에 귀기울여 주시길 바랍니다.

지구를 지키는 배움터

2023.1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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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수막 없이 유세를 하면 안 되는 걸까요? 다음 총선에선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움직이는 후보를 뽑고 싶다는 생각이 드네요.
현수막 없는, 쓰레기 없는 선거는 어떻게 가능할지 고민하고 대안을 마련해야 할 시점인 것 같습니다.
공감합니다. 이번 강서구청장 선거 뿐만 아니라 내년에 치러질 총선 앞서서도 선제적으로 논의가 이뤄져야 할 것 같습니다.
"결국 현수막 철거에 따른 행정력 낭비와 폐기물 처리는 지자체가 온전히 감당하고 있습니다." 몰랐던 부분을 덕분에 알게 됐습니다. 감사합니다. 현수막 정말 문제네요..

2시간 전 보궐선거에 참여한 강서구 주민입니다. 선거철마다 생각하지만 현수막... 너무 과하다고 느껴져요... (뻥 뚫린 유세차량 근처를 지나칠 때 느껴지는 냉방 기운도요...) 모든 후보가 '행복한 내일'을 약속하시던데, 기후위기가 가속화되고 있는 우리의 내일까지도 꼭 유념해 주셨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