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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안 보는 그림책 어떻게 하세요?
<문제의식과 그 문제의식을 갖게 된 계기> 2022년 여름 서대문구에서 개설한 <업사이클링 팝업북 강사 양성과정> 강좌를 듣게 되었습니다. 아이들을 양육하면서 저는 그림책에 깊은 관심을 가지게 되었고, 아이들과 책놀이를 자주해왔던 터라, 새로운 책놀이를 배울 수 있으리라는 기대에 강좌 수강을 결정 했습니다. 그림책과 만들기 자체에 대한 관심으로 시작한 것이었는데, 교육을 받으면서는 이제 안 보는 그림책에 다시 새 생명을 불어 넣는다는 것이 뜻 깊게 느껴졌고, 업사이클링 아트에 대한 호기심을 갖게 되었지요.  (사진은 업사이클링 팝업북 작품과 아이들 수업장면이에요) 그렇게 업사이클링 활동을 열심히 해오던 중 이번에 서대문구 청년 창업센터에서 하는 ‘데이터 기반 창업 교육’을 신청해 수강했습니다. 데이터로 알아보고 싶었거든요, 세상에 버려지는 그림책은 얼마나 될까? 그 버려진 그림책들은 어떻게 처리될까?   <조사해본 내용> 우선 버려진 그림책은 어떻게 되는 지를 알아보았습니다. 서대문구에서 재활용 센터 분이 아시겠거니 생각해 전화를 해보았습니다. 그런데, 그곳은 중고 전자제품과 가구를 판매하는 곳이라고 하시더군요. 인터넷에 검색된 다른 구 재활용 센터도 마찬가지라는 답변을 듣고, 그간 몰랐던 ‘재활용센터’가 하는 일에 대해서 알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다음으로는 구에서 운영하는 것이 아닌 민간업체(고물상)를 검색해서 전화해봤습니다. 개인이 내놓는 것들은 용달차 운반비도 안 나오기 때문에 가지러가지 않으며, 집 앞에 두면 개인 폐지수집인이 가져가서 고물상에 넘긴다고 했습니다. 그림책이건, 박스건 관계없이 kg당 30-50원씩 준다고 시세를 알려주네요. 그럼 고물상에서 받은 책은 어디로 가는지 물었지만, 고물상 사장님은 거래업체도 아닌 일반인들의 질문에 친절하게 답변해줄 여유는 없으신지 바쁘다며 끊었습니다. 개인이 내놓은 그림책은 개인 폐지 수집인들을 통해 고물상으로 들어가고 고물상은 종이류 재활용 업체로 넘겨 재생종이가 되는 것으로 유추할 수 있었습니다. 업사이클링 팝업북 강좌에서 들은 바로는 도서관들도 책을 많이 버린다고 합니다. 도서관 공간은 한정되어 있고, 아이들이 볼 만한 새로운 그림책은 세상에 계속 나오니까요. 책이 얼마나 많이 버려지는 지를 알아보기 위해 도서관 전부 알아보고 싶었지만, 데이터를 찾는 능력뿐 아니라 시간도 많이 없어서 알고 있는 도서관 직원을 통해 파주의 한 공공도서관의 사정을 물어봤습니다. 연간 정말 많이 해진 그림책 10여권 남짓만 폐기한다는 답을 들었습니다. 그리고 도서관에서 폐기도서 목록은 외부 공개할 수 없다고 하네요. 생각보다 폐기량이 적은 것에 대한 몇가지 추측으로는 첫째, 아직 10년이 안 된 도서관이라 공간이 부족하지 않거나, 둘째, 새로운 책을 들여오더라도 폐기는 되도록 하지 않으려고 할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아무래도 공공기관이라 보수적으로 운영할 수 있겠죠. 폐기 되는 도서를 공개하지 않는 이유도 세금낭비라는 의혹을 사지 않기 위해서가 아닐까요?   도서정가제 이후로 출판사들이 팔리지 않는 책을 할인 판매할 수도 없고, 쌓아두면 물류비용만 늘기 때문에 폐기처분한다는 뉴스는 들어 알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그림책에 대한 데이터만 따로 접하기가 어려웠습니다. (https://m.segye.com/view/20160...) 출판사들이 그림책을 얼마나 버리는지 알아보기 위해 우선 어린이책 출판사에서 일하는 지인에게 그곳의 사정을 물어봤어요. 월에 2만여권을 폐기 처분한다고 합니다. 연간 25만여 권에 이르는 엄청난 양의 새 책이 한 출판사에서 버려진다는 게 믿기 힘들정도였어요. 재고가 쌓여 물류관리비용이 많이 드는 것도 출판사의 부담이고, 몇 년 몇월 까지만 판매한다는 식의 계약이 묶여있는 책들이 종종 있는데, 그런 책이 계약연장이 안 되면 폐기처분되어야 하는 것도 많다고 하네요. 그 출판사에서는 폐지업체를 통한 폐기처분도 하지만 한국어 서적도 받는다고 한 외국에 기증한 일이 있다고 해서 흥미로웠습니다. 국내에서는 기증이 출판계의 시장질서를 교란하는 행위가 될 수 있어 국내에서는 기증이 어려운 부분이 있지 않은가 생각되는데요, 외국에서 수요가 있다면 기증도 한 방법이 될 수 있겠구나 싶었습니다. 그림책은 어린이들이 글자를 몰라도 어느정도 이해가 가능하기 때문에 책을 접하기 어려운, 하물며 선명한 그림이 있는 예쁜 그림책은 더더군다나 흔치 않은 곳에서는 꽤나 요긴하게 볼 수 있지 않을까요? 아울러 외국에서 한국어를 공부하려고 하는 사람이 점점 늘어나고 있다고 하는데, 그런 수요에도 쉬운 한국어로 된 그림책이 쓸모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그렇지만 그림책은 책 자체가 무거워서 운반비용이 많이 들 것으로 예상되는데 그로 인한 비용은 누가 감당하는가 하는 것이 문제로 남겠네요. 일반 가정들이 얼마만큼의 그림책을 버리는가에 대한 통계를 얻을 수는 없었습니다. 그래서 자녀가 있는 가정(특별한 경우 외에는 그림책은 주로 자녀들이 보니까요)들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했습니다. 아이들은 자라감에 따라 다른 그림책을 필요로 하는데요, 그러다가 아이가 중고등학생이 되면 더 이상 그림책은 집에 남아 있질 않게 되지요. 몇 년이고 책장에 자리하고 있을 수 있는 어른 책(저 또한 10년, 20년 전에 산 책이 아직도 책장에 있습니다..)과 달리 어린이 책은 그 수명이 짧을 수밖에 없어요. 그래서 이제는 안 보는 그림책을 어떻게 하고 처리하는지 물어보았습니다.  짧은 시간이라 많은 답변을 얻지는 못했습니다만, 몇 가지 시사점을 얻을 수 있었습니다. 1. 사람들은 그림책을 그냥 폐기하기보다는 새 주인을 찾아주려고 노력한다. 2. 다 본 그림책을 나누는데 많은 이들이 동의한다. 3. 그림책을 보는 연령의 아이를 양육하는 가정에서는 나눔을 받는 데에도 대체로 동의한다. 4. 그림책 활용에 관해서는 -> 업사이클링 미술활동으로 활용하거나 함께 나눠보는 것(기부, 교환, 지역 도서관 등)을 원하는 의견 다수.   <생각해본 대안> 그림책이 만들어지기 위해 들어간 수많은 공력을 생각하면 그 많은 그림책들이 폐지로 사라진다는 것은 매우 아쉬운 일인 것 같습니다. 그 점에 설문에 참여한 가정들도 동의를 하는 것 같고요. 그렇다면 버려지는 그림책들은 어디로 가야할까요? 세가지 방향이 있습니다. 첫째. 나눔과 기부 (새 주인 찾기) 둘째. 업사이클링 (새활용) 셋째. 재활용(폐지처리 후 펄프화) 그중에서 우리는 [1. 나눔과 기부 2. 업사이클링]을 통해 그림책의 가치를 연장할 수 있도록 필요한 곳으로 보내는 플랫폼이 필요하다는 결론에 이르렀습니다.  {이런 플랫폼 어때요?} 책을 내놓을 사람[기관]도 정보를 올리고 책을 나눔 받길 원하는 사람[기관]도 쉽게 찾을 수 있는 그림책 나눔 플랫폼 - 1개의 도서관이 이용하는 사람 수는 매우 적지만, 근방 몇 km 안에 도서관이라고는 그거 하나뿐이라면 어린이가 있는 가정은 아마도 이용하기가 매우 어려울 것입니다. 그런 가정들이 있는 마을에 그림책을 나눔할 수 있도록 돌려볼 수 있도록 도와주는 플랫폼 -나아가 글로벌 서비스가 가능해진다면 해외에서 한국어를 배우고 싶은 외국인들이 있는 곳으로, 또는 해외에 거주하는 한국인 어린이들에게도 그림책을 나눠볼 수 있도록 도와주는 플랫폼 -그림책의 가치를 연장할 수 있는 교육활동들(ex. 업사이클링 팝업북 만들기 교육)을 제공하면서 업사이클링을 전파하는 플랫폼 -어린이책을 읽는 문화를 만들어 나가는 플랫폼 -이런 플랫폼을 정부가 제공하면 좋지 않을까요? 아주 작은 마을까지도 나눠보는 그림책들이 배달된다면 얼마나 좋겠어요? 어린이들만을 위한 것이 아니라, 어르신들도 함께 보는 그림책을 제공하는 플랫폼 <더 조사해볼 내용> 더 이상 보지 않는 그림책의 생명을 연장시키는 일을 위해서 앞으로 더 조사해 봐야할 것들이 있습니다.  1. 공공도서관의 폐기 도서량 정보제공을 요청해야겠습니다. 한 곳의 공공도서관이 그 정보 공개를 거절했지만, 세금으로 운영되는 공공 도서관인 만큼 도서폐기에 대한 정보를 공개하는 것이 유익하다고 생각됩니다.  2. 어떤 곳에 책나눔이 필요한지를 알아보는 작업의 일환으로서 전국에 그림책을 보유한 도서관(또는 여타 공공 기관)의 분포도를 그려볼 수 있으면 합니다. 공공도서관 1관당 인구수는 데이터가 있습니다. (https://www.bigdata-culture.kr...) 도서관은 꾸준히 늘어 그 인구수는 줄어들고 있고요. 그렇지만 분포가 불균형하기에 어떤 마을에서는 그림책을 빌려보기가 매우 어렵습니다. 3. 그렇게 그림책을 다양하게 접하기 어려운 곳을 하나씩 발굴하고 조사해나가면서 책을 나누려고 하는 가정이나 기관과 연결이 된다면, 또 그런 사례가 늘어간다면, 곧 하나씩 찾아내지 않아도 원하는 사람들이 찾아올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해봅니다. <앞으로 남아 있는 문제들> 그림책을 나눠보고 바꿔보는 플랫폼을 상상해보았습니다만, 남아 있는 문제들이 있습니다. 운송비가 많이 들 수 있다는 점이지요. 책이 곧바로 연결되어 새주인을 만나지 못한다면 보관하는 것도 비용이 될 수 있겠고요. 세상에 없던 서비스를 생각해 내놓았는데, 원하는 사람들이 많이 있을까? 하는 점도 숙제이지요. 물론 아직 생각도 못해본 문제점도 있을 수 있겠고요. 여러분은 어떻게 생각하세요?  "본 콘텐츠는 서대문 청년창업센터와 빠띠가 함께한 '데이터기반 청년창업교육의 일환으로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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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서구청장 보궐선거 후보자님들에게 전하는 말씀
선거운동을 위해 내걸었던 현수막을 자진해서 철거하여 주십시오! 우리는 쓰레기없는 선거운동을 원합니다! 안녕하세요. 지구를 지키는 배움터 원종준 공동대표입니다. 오늘은 서울특별시 강서구청장 보궐선거일입니다. 이번 선거에 참여한 7명의 후보자님들, 모두 고생많으셨습니다. 그렇지만 후보자님들은 너무 많은 쓰레기를 배출하셨습니다. 현수막만 생각해도 각 후보자들은 읍면동의 2배 이내로 현수막을 내걸 수 있습니다. 강서구에는 20개의 동이 있으니, 각 후보자들은 40개의 현수막을 걸 수 있습니다. 그러므로 이번 선거에서만 280개의 현수막이 쓰였을 것입니다. 이 추정치는 선거사무소에 게재되는 현수막 등은 제외한 수량입니다. 후보자님들은 이번 선거에서 배출된 280개의 현수막을 어떻게 처리할지 고민하셔야 합니다. 지구를 지키는 배움터는 지자체가 선거일후 현수막의 철거 업무를 온전히 떠맡고 있는 현실을 지적하고자 합니다. 선거가 끝난 후 현수막은 공직선거법 제276조에 따라 후보자님들이 철거하셔야 합니다. 이는 권고사항이 아니라 위반할 경우 200만원 이하의 과태료 처분이 가능한 사항입니다. ※ 제276조(선거일후 선전물 등의 철거) 선거운동을 위하여 선전물이나 시설물을 첩부ㆍ게시 또는 설치한 자는 선거일후 지체없이 이를 철거하여야 한다. 그런데 작년 대선과 지선에 쓰인 대다수의 현수막들은 지자체가 철거하였습니다. 공직선거법의 '지체없이' 라는 조항이 명확하지 않아 이 문제를 공직선거 후보자들과 선거관리위원회가 외면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결국 현수막 철거에 따른 행정력 낭비와 폐기물 처리는 지자체가 온전히 감당하고 있습니다. 이는 우리나라 환경 정책의 기본인 오염자 부담 원칙에 어긋납니다. 오염자 부담 원칙은 오염 행위에 따른 피해 복구 비용을 오염자가 부담하는 OECD 환경정책의 제1원칙입니다. 이 원칙은 우리나라 모든 국민들이 참여하는 쓰레기 종량제의 기본 원칙이기도 합니다. 공직 선거에 출마하신 후보자님들도 예외는 아닙니다. 현수막을 사용하신 후보자님들은 현수막의 처리에도 책임을 지셔야 합니다. 더군다나 미철거된 선거 현수막으로 지역 주민들의 안전을 위협하고 불편을 초래한다면, 지역 주민들을 위해 일하겠다는 후보자님들의 다짐은 공허할 따름입니다. 지역 사회를 위하는 마음으로 출마하셨다면 그동안 불편함을 감수했던 주민들을 위해 현수막의 처리에도 신경을 쓰셔야 합니다. 현수막 선거운동은 2050년 탄소중립 선언에 역행하는 행동이기도 합니다. 기후변화행동연구소의 '현수막의 온실가스 배출량 분석 자료'에 따르면 현수막 1장의 온실가스 배출량은 6.28㎏ CO₂e(이산화탄소 환산량)입니다. 따라서 이번 선거에 사용된 현수막으로 인하여 약 1.75t CO₂e의 온실가스가 배출되었습니다. 국림산림과학원의 '주요 산림수종의 표준 탄소흡수량(ver. 1.2)'에 따르면 45년생 잣나무 124그루가 1년간 흡수해야 하는 온실가스 배출량입니다. 현수막 외에 벽보, 선거공보 등의 홍보물을 생각하면 실제 배출량은 이보다 훨씬 많을 것입니다. 2050년 탄소중립 사회로 나아가기 위해 장기적으로 선거운동에 사용하는 홍보물을 점차 줄여야 합니다. 지구를 지키는 배움터 활동가들은 강서구청장 보궐선거 후보자님들의 행보를 지켜볼 것입니다. 더 나아가 쓰레기가 나오지 않는 선거운동을 정착시키기 위해 우리는 꾸준히 행동할 것입니다. 이번 보궐선거에 출마하셨던 후보자님들이 우리의 목소리에 귀기울여 주시길 바랍니다. 지구를 지키는 배움터 2023.1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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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리배출도 놀이가 될 수 있다?
간단하면서도 어려운 분리배출  여러분은 평소에 분리배출을 얼마나 제대로 실천하고 계신가요? 우리나라에서 분리배출을 하지 않는 사람은 없어도, 정석대로 하는 사람 또한 손에 꼽을 것 같은데요. 그만큼 분리배출이 번거로운 행위라는 것은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기 때문입니다.  이에 전국 각 지자체에서는 올바른 분리배출 문화 정착을 위한 각종 단속과 정책을 시행 중입니다. 창원시는 공동주택 재활용품 분리배출 활성화를 위해 지역 공동주택 370개소를 대상으로 ‘재활용품 분리배출 경진대회’를 개최합니다. 이 대회는 올바른 분리배출을 시민들의 생활영역에 신속하게 정착시키고 시민들의 적극적인 참여를 도모하기 위해 마련되었다고 합니다. (브릿지경제, 2023. 08. 25) 환경도 지키고, 돈도 벌고!  이렇게 번거로운 분리배출도 놀이처럼 재미있게 할 수 있는 방법을 소개합니다! 바로 위 사진 속 순환자원 회수로봇 ‘네프론’을 활용하는 것입니다.   네프론은 수퍼빈이 개발한 인공지능 순환자원 회수로봇입니다. 현재 전국에 791대가 설치되어 있는데요, 네프론의 본래 뜻은 신장 세포 단위로, 신장이 혈액을 깨끗하게 정화하듯 도시 내 순환자원을 수집해 세상을 깨끗하게 만드는 역할을 수행합니다. (뉴스펭귄, 2023. 07. 27)  네프론에 캔, 페트병과 같은 분리배출이 가능한 자원을 투입하면 기계가 순환자원 여부를 판단합니다. 이렇게 투입된 자원은 포인트로 적립되고, 2000원 이상 포인트가 모이면 현금으로 환전할 수 있습니다. 즉, 수퍼빈과 같은 위탁 기업이 포인트를 지급하며 시민의 재활용 자원 수거를 유도하는 시스템입니다. 이렇게 별도 배출된 투명 페트병은 경기도에 있는 재활용 처리 공장으로 운송돼 의류용 장섬유로 재생된다고 합니다. (ms today, 2023.05.29) 해외에 있는 재활용 자판기  다음으로는 해외의 사례를 소개해보려 합니다. 하와이에도 네프론과 비슷한 재활용 자판기가 있다고 해요. 이 자판기는 레이놀즈 리사이클링이라는 회사에서 운영하는 자판기로, 알루미늄 깡통, 플라스틱 병, 철기 등의 다양한 쓰레기를 모을 수 있다고 합니다. 재활용할 쓰레기를 자판기에 넣으면 투입한 총 무게와 받을 수 있는 금액 등이 영수증이 나오고, 그것을 직원에게 가져다주면 돈을 지급받는 식으로 운영된다고 합니다. (사이언스타임즈, 18.10.15)  터키에도 재활용 자판기가 있다고 하는데요, 이 자판기는 앞선 자판기들과는 다른 특별한 방식으로 운영되고 있습니다. 네프론이나 하와이의 재활용 자판기는 쓰레기를 사용자에게 돈으로 돌려주지만 터키에 있는 이 자판기는 조금 다릅니다. 바로 쓰레기를 투입하면 교통카드에 금액이 충전되는 것입니다. 이 자판기는 터키의 일부 지하철역에 설치되어 있으며 투입한 쓰레기의 종류와 무게에 따라 금액이 충전된다고 합니다. (뉴욕타임즈, 18.10.17)  또한 위 나라 이외에 싱가포르, 미국, 캐나다, 노르웨이 등 전세계의 다양한 나라에도 이런 재활용 자판기가 설치돼 운영되고 있다고 합니다.  재활용 자판기 네프론은 전국에 791대가 설치되어 있다고 하니 동네에 네프론이 있다면 한번쯤 사용해 보시는건 어떨까요? 돈도 벌고 환경도 살릴 수 있는 기회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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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기후우울 극복일지
안녕하세요? 시민36입니다. 오늘은 기후위기와 개인의 실천을 주제로 글을 준비했습니다. 최근 몇 개월간 저에게는 가벼운 우울감이 있었습니다. 작년 서울 물난리부터 시작해서 세계 각지에서 일어나는 이상기후로 인한 재해로 삶과 집을 잃은 소식들을 죽 접하면서  부터였어요. 재해로 인한 참사뿐만 아니라 물 부족, 가뭄 현상으로 지역 주민들의 고통을 떠올리기만 해도 마음이 무거웠습니다. 가장 최근에는 튀르키예 - 시리아 지역에서 큰 지진이 발생했지요. 이 비극적인 지진으로 4만 4천 300여 명이 사망했습니다. 해당 지역은 난민촌으로, 정부의 도움을 받기 어려운 상황이었습니다. 기후위기는 사회의 불평등을 부각하고 더욱 극대화합니다. 재난과 참사는 모두에게 같은 피해를 안겨주지 않습니다. 언제나 약자가 제일 먼저 가장 아래서부터 고통받지요. 저는 앞으로 살아갈 날이 많은데, 기후위기 문제가 심각해지면서 이런 고통스러운 뉴스를 계속해서 접할것입니다. 이런 생각이 드니 삶이 너무 길고 가혹하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때부터 얇고 가벼운 우울과 회의가 저를 둘러싸게 되었습니다. 아마 이 글을 읽고 있는 분들 중에서도 한 번쯤 비슷한 생각을 해본 분이 있을 거 같아요. 사회 불평등과 모순에 대해 부채감을 갖고, 현재의 시스템에 답답해하면서 아무것도 할 수 없는 무기력함을 갖게 되는 것은 살아가면서 느끼는 아픈 감각 중 하나일 테지요. 저로 말하자면, 지금도 비슷한 상황이지만 더 이상 무기력하게 있지만은 않습니다. 지금부터 무기력에서 탈피하게된 ’꿀팁‘을 하나 공유해보겠습니다.  ‘기후위기를 극복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라는 질문은 ‘세계 평화를 이루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까요?’하는 질문만큼이나 공허합니다. ‘나’라는 개인을 뛰어넘는 거대담론이기 때문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의 일상은 ’나‘로서 이뤄집니다. 인권과 평화는 도달할 수 없는 무지개처럼 떠있지만, ’위‘라는 지향점을 갖고 있습니다. 기후위기 문제는 해결할 수 없습니다. 말 그대로 ’위기‘이기 때문에 얼마나 빠르게 다가오냐의 문제만 있을 뿐입니다. 이를 받아들이고 불평등과 위기의 시점을 최대한 늦추기 위해 전 인류가 공동의 목표로 노력을 해야 할 때입니다. 여기서 ’내’가 할 수 있는 역할로는 무엇을 할 수 있을까요? 덜 소비하기, 덜 버리기, 덜 쓰기 등의 일이 떠오릅니다. 이런 거쯤이야, 너무 작은 거 아닌가? 어떻게 이런 행동이 세상을 바꿀 수 있겠어라고 비웃을 수 있습니다. 과연 정말 그럴지, 찬찬히 뜯어서 살펴볼까요? 2019년 12월 그린피스에서 조사한 결과, 한국인 1인당 연간 일회용 플라스틱 사용량은 생수 페트병 96개, 플라스틱컵 65개, 비닐봉지 460개로 집계됐습니다. 이는 일년에 약 11.5kg의 플라스틱을 소비하는 것입니다. 2022년 8월 그린피스에서 3천506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에서는 일주일간 1인당 약 41.4개의 플라스틱을 사용하는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2023.02.02.중부일보) 저는 ‘올 한 해 1회용 플라스틱 컵, 페트병을 한 번도 사용하지 않겠어’라는 목표를 세워봤어요. 이를 ’높은 강도의 실천‘이라고 해볼게요. 아주 단순한 계산으로, 위 그린피스 조사 결과로 비교하면 평균 연간 161개의 페트병과 플라스틱컵 폐기물을 줄일 수 있습니다. 이 외에도 ‘비닐봉투는 10번 중 1번만 사용하기’와 같은 낮은 강도의 실천 목표를 세우면 연평균 비닐봉지 사용량을 200개가량 줄일 수 있겠지요.  한 사람이 ’플라스틱컵을 사용하지 않겠다’는 목표만으로 플라스틱 폐기물을 줄이는 데에 큰 기여를 할 수 있습니다. 사실 이는 간단하고 쉬워 보이지만 만만찮은 목표입니다. 직장 생활을 하면서 점심시간에 단체로 카페를 간다거나, 누군가 사다준 커피 등 사회생활을 하다 보면 어쩔 수 없이 생기는 위기가 발생하지요. 따라서 이런 목표를 철저히 지키기 위해서는 정말 단호한 결심이 필요합니다. ‘언제 어디서든 텀블러를 갖고 다니겠다’는 마음가짐과 주변인에게 ‘저에게는 플라스틱컵을 절대 권하지 마세요’ 하고 소문을 내야 합니다.  애초에 가장 좋은 방법은 카페 매장에서 1회용 플라스틱컵이 아닌 다회용기를 사용하는 것이지요. 이를 위해 여러 시민단체에서 기업과 정부를 설득하는 활동을 하고 있지만, 지금은 우리가 개인으로서 실천할 수 있는 일에 집중하고 있으니까요. 어쨌든, 한 사람이 높은 강도의 실천을 목표로 세우고 이를 위해 큰 각오를 한다면, 이 세상이 정말 바뀌지 않을까요?  정부와 기업을 비판할수도 있지만, 나 자신의 목표를 세워보고 지향점을 갖는 것도 중요한 변화의 첫 걸음입니다. 지금 이 글을 읽고 계신 여러분 중, 기후위기로 우울감을 앓고 있다면 함께 높은 강도의 목표를 세우자는 제안을 드리며 이번 글을 마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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