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론

전세사기 피해자 심층 인터뷰 결과와 전세제도의 개혁 방안

2023.07.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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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무법인 한결 변호사, 대전환포럼 상임운영위원
대전환포럼에서 전세사기 피해자들의 이야기를 직접 듣고 정책대안을 마련하는 <전세사기 특별법 보완 및 문제 해결을 위한 정책포럼>을 개최합니다. 더불어민주당 전세사기 고충센터에 접수된 300여건의 피해사례를 분석하고, 그 중에서 약 10명의 피해자를 심층 인터뷰를 통해 피해사례를 구체적으로 파악하였습니다. 이러한 결과를 바탕으로 전세사기 특별법이 보완되어야 할 방향과 내용을 제시하고자 합니다.
대전환 포럼 안내 보러가기? https://gtforum.kr/g/home/news...


대전환포럼의 정책 세미나의 전세사기 피해자 여덟분과 심층 인터뷰를 하였습니다. 

피해자들로부터 피해 경위, 전세사기가 삶에 미친 영향, 지금의 전세제도와 전세사기 특별법의 문제 등을 질의하였습니다. 

전세사기 피해자 중 상당수는 20~30대의 청년세대였습니다. 그 결과 이번 심층 인터뷰의 대상자의 대부분도 위 청년세대들이었습니다. 이번 인터뷰 과정에서 결혼 적령기, 가임기에 있는 여성 피해자들을 대상으로는 전세사기 피해가 결혼과 출산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를 질의하였습니다.

그 결과 이번 전세사기 피해로 인해 계획했던 결혼을 미루거나, 경제적∙심리적 사유로 결혼 준비에 중대한 지장이 발생하였다는 경우가 대부분이었습니다. 예정된 결혼은 하지만 계획했던 출산은 하지 않겠다고 결심한 피해자(A씨)도 있었습니다. 특히 A씨는 경제적인 사정과 아울러 서민들 살기가 너무 어려운 나라, 일이 벌어졌는데도 아무도 책임지지 않는 나라에서는 아이를 기르고 싶지는 않다는 의사를 밝혔습니다. 

전세사기 피해자 심층인터뷰 결과 전세사기 피해자들이 원하는 것은 단 하나 ‘내 돈 제 때 돌려받기’입니다. 임대인에게 돈을 맡긴 임차인의 당연한 권리의 실현이 매우 어려워진 것이 지금의 현실입니다.

지금의 제도 하에서 임차인이 임차보증금을 안전하게 지키기 위해서는 임대차계약을 체결할 때에는 ‘현재의 주택가격’과 ‘장래의 그 변동가능성’, ‘선순위 담보권의 존재 여부’, ‘그 우선순위’, ‘지역별 최우선변제의 범위와 변동 여부’, ‘임대인의 국세, 지방세 체납 여부 등 등기상 확인되지 않는 선순위 채권의 발생 가능성 여부’, ‘주택임 공매나 경매에 넘어갔을 경우의 낙찰 가능한 가격의 범위’, ‘우선변제권 충족 전에 하루 차이 등기부상 선순위 발생여부’를 확인하고, 임대 기간 동안에는 ‘소유자의 변경 여부’, ‘변경된 소유자가 명의대여자일 가능성’, ‘변경된 소유자의 변제능력’, ‘변경된 소유자의 국세, 지방세 등 우선순위 있는 채무 존재 가능성’, 임대기간 만료 시에는 ‘새로운 임차인의 존재 가능성’, ‘전세시장 변동에 의한 역전세 가능성’ 등 부동산 전문가도 매우 어려운 고차원의 방정식을 풀어야 합니다.

그 동안 피해를 입지 않은 임차인이라면 이는 위와 같은 고차방정식을 잘 풀어서라기 보다는 그 중 어느 하나에도 문제가 생기지 않은 우연의 결과일 뿐이라 해도 지나치지 않을 것입니다.

또한, 위와 같은 고차원의 방정식을 온 국민들이 풀기 위해, 이를 쉽게 풀 수 있도록 하기 위해 우리 사회는 수 많은 기관과 제도들을 만들어 운용하고 있으며 그 사회적 비용은 이를 헤아리기도 어려울 수준입니다.

이러한 문제는 우리가 지금의 사정에 맞지 않는 제도를 계속 유지하려고 하기 때문입니다. 즉, 문제의 근본적인 원인은 1980년 만들어진 주택 임대차제도(주택임대차보호법)를 40년 동안 유지하면서 조금씩 땜질식 처방만 계속하여 왔기 때문입니다.

금융이 발달하지 못한 40년 전 매우 활발했던 사금융 제도가 두 가지 있습니다. 그 중 하나는 지금은 거의 사라진 ‘계(契)’이고, 하나는 ‘전세’입니다. ‘계(契)’를 이제는 거의 찾아보기 어려운 이유는 선진 금융시스템에 의해서 사금융이 대체되었기 때문입니다.

반면, ‘전세’는 월세, 전세, 자가로 이어지는 주거 사다리로서의 효용성 등이 있기에 여전히 그 제도는 필요하고, 유지될 필요가 있습니다. 그러나 그 구체적인 시스템은 지금에 맞게 근본적으로 수정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전세사기 피해자들은 이제 가급적 ‘전세’를 이용하려고 하지 않으며, 전세사기 문제가 널리 알려진 지금 월세나 반전세 수요가 늘고 있습니다. 그래서 지금이 전세제도를 개혁할 수 있는 적기이기도 합니다.

발표자는 임차인의 보증금 반환을 보호하기 위한 궁극적인 해답은 독일식 ‘보증금 의무신탁’제도를 우리 사정에 맞게 수정하는 것이라 보고 있습니다. 발표자가 구상한 방안은 아래 글을 참조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참조: https://blog.naver.com/ysbit/2231290529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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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전세사기 대란을 겪고 나니 신뢰라는 사회적 자본이 점차 붕괴하고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말씀해주신 '보증금 의무신탁' 방안이 꽤나 실효성 있게 들리는데요. 그간 도입되지 않은 이유가 있다면 무엇인지, 금융기관의 붕괴말고 알아두어야 할 위험사항은 무엇이 있는지도 궁금합니다.
한국에서 집의 위상은 실로 엄청난데요. 모두에게 중요한 것임을 앎에도 불구하고 이런 허점이 있다는게 이해가 가지 않습니다. 제도 보완이 필요합니다.
이런 일이 다시는 발생해서는 안되겠지만, 발생하여 모두가 지켜보고 있는 이 시점이 개혁의 적기, 아니.. 개혁을 해야만 하는 상황이라는 데에 공감이 갑니다. 제도의 허점/틈새를 파고드는 이들에게 전세금을 떼일 수밖에 없도록 구조와 제도가 만들어져 있다는 것이 문제라는 점이 들어난 만큼 국가의 책임으로 여기고 어떻게든 해결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제 주위에서도 전세사기 때문에 집을 구하기가 너무 부담된다고 하더라구요. 인터뷰 내용을 통해 변화가 시작될 수 있었으면 합니다.
전세로 살고 있는데 30대입니다. 동갑 친구중에 전세사기 피해자가 있어요. 엄청 꼼꼼하고 똑똑한 친군데,, 내가 아무리 알아보고 따져보고 들어간다 해도 당할 수 있는 게 전세사기구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내가 막을 수 없이 랜덤하게 터지는 러시안룰렛같아요. 전세라는 게 내 큰 돈을 어떤 개인에게 맡기는 건데, 그 개인을 이제 믿을 수 없게 돼버린 것 같습니다. 전세가 점점 축소되고 월세로 바뀔 적기라는 데에 동감합니다.

이후에 인터뷰 결과를 보다 상세히 공유해주시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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