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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취약점과 고통을 보인다는 것은 신뢰의 표현이기도 한데요, 그 신뢰를 이용하는 이들에게 너무나 화가 납니다. 우울증을 겪는 환우들에게 많은 오해와 편견이 있어 더 익명성을 요구하는 온라인 커뮤가 생긴 것 같아요. 안전한 관계를 맺고 걱정을 해소할 수 있는 방법이 많아지면 좋겠어요.

"C씨는 “익명성이 보장되고 우울한 얘기를 해도 남들이 거부감을 느끼지 않는다”며 “힘들 때 생각날 수밖에 없는 곳”이라고 했다."
디씨 자체가 사회에서 '정상'적이지 않다고 여겨지는 사람들이 모이는 곳인데, 사회에서 받아들여지지 않아야만 하는 표현을 하는 사람들 뿐만 아니라 사회에서 응당 받아주고 받쳐줘야 하는 상황에 처한 사람들마저 같은 곳에 모여 그 상황을 악용하려는 사람들에 의해 결국 피해자가 되고 만다는 게 정말 비극적인 일입니다.
물론 시스템이 해결할 일들이 있지만 우리가 서로에게 개인적으로라도 좀 더 포용적이었다면 이런 피해는 막을 수 있지 않았을까요.

게시판을 폐쇄한다고 하면 ‘죄수’들은 여기저기 흩어질 거예요. 물론 어디에선가 다시 모일 거고요.

자신을 둘러싼 환경이 나아지지 않은 곳에 소속감을 느낄 수 있는 곳이 있으면 서로 살아갈 이유가 만들어지죠. 하지만 우울증 갤러리에서 발생한 사건으로 어디에도 안전함을 느낄 수 없고 신뢰마저 할 수 없게 되어버린 것 같아요.

익명성과 불특정 다수가 모인 커뮤니티인데다 모임을 책임지는 관계자 조차도 부재하다시피 한 곳처럼 느껴져요. 그래서 이런 피해가 발생해도 대책을 세울 수 없다는 게 안타깝고 화가 나구요..

온라인공간은 화면을 끄면 보이지 않게된다는 이유로 문제가 방치되거나, 경시되고 있지 않나 생각해봅니다. 이렇게 위험한 공간이 화면 밖 어딘가에 있다면 진작에 단속이나 규제가 됐지 않았을까 싶구요. 익명으로, 누구나 접근해 쉽게 서로 소통할 수 있다는 점에서, 우리 사회가 더 관심가지고 주의깊게 다뤄야할 문제 같네요. 안전한 디지털 공간 만들기에 관심 있기에 더더욱 눈여겨보았습니다. 약자가 더 피해를 크게 본다는 점은 어디나 똑같아서 마음 아프네요.

영화 <다음 소희>가 떠오르는 기사에요. "특성화고 현장실습생이 일하다 다치거나 숨지는 사고 잇따라 발생하자 현장실습제도는 조금씩 개선됐지만, 실습생은 현장에서 여전히 값싼 노동력 취급을 받았다." 학생들의 성장과 발전에는 관심 없이, 그저 값싼 노동력으로 쉽게 대체가능한 존재로 바라보는 시각을 어떻게 개선할 수 있을까요.. 교육이 학생들을 안전히 지켜주는 것이 아닌 열악하고 위험한 환경으로 내몰고 있는 현실이 가슴 아프네요.

사람을 그저 도구로 취급하는 현실이 마음 아픕니다. 하루 빨리 일상을 회복하실 수 있길 바라겠습니다.

저는 실제로 이 곳에서 야간 아르바이트를 해본 적이 있는데요... 이 곳에서 이런 일이 발생할 줄은 상상도 못했네요. 삼성 하청업체였고, 이 곳에서 제가 했던 일은 단순 부품 끼우는 작업이었어요.

일 하면서 제가 느꼈던 불편한 지점이 있다면 업장이 부품을 다루는 곳이라 그런가 사람들에게도 부ㅜ품 취급한다는 거랄까요. 작업자가 이주노동자들에게 반말이나 거친 행동 일삼기도 했던 점. 식사가 무척 부실했다는 점이 기사에 나오는데 사실이구요...이런 열악한 환경에서 앉아서 일할 수 없이 12시간 일하는게 온당한가 싶었습니다.

실습생을 보면서 다음 소희 영화가 생각났어요. 사회로 출발점과 학교 울타리에서 벗어나는 중간 지점에 위치한 실습생들은 학교와 회사 중간에 끼인 상황인데, 실습생은 그 둘 사이에서 구축한 안전망을 통해 사회로 나갈 채비를 준비하길 바랐겠죠.. 하지만 현실은 부조리한 조건들이 개선되지 않고 개인의 문제로 돌리는 지점에 한 숨이 쉬어졌습니다.

’노동‘이라는 소중한 가치를 함부로 대하는 모습에 정말 화가 납니다. 노동의 결과가 질병이라니, 믿고 싶지 않습니다. 안전했어야 할 일터와 그의 안전을 챙겼어야 할 학교가 사회에 이제 막 나온 수현 씨의 손을 이렇게 놓아버리네요. 그가 현장실습으로 배워야 하는 것은 분명 부당함도 괴롭힘도 배고픔도 가난함도 아니었을 거예요. 특히나 ‘현장실습생’의 노동 조건은 자주 들여다보고 발전시켜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