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론

잼버리대회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 걸까요?

2023.08.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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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실이 중요
사진 출처: 2023 새만금 제25회 세계스카우트잼버리 공식 사이트


세계스카우트대회인 ‘잼버리’는 4년마다 개최되는 전세계적인 청소년 야영 축제 활동으로 전 세계 150여 개 회원국에서 수만 명의 청소년과 지도자들이 세계시민으로 성장하는데 기여하는 세계 최대 청소년 국제시민행사입니다.

대한민국은 2017년 8월, 제25회 세계스카우트잼버리 개최국으로 선정되어 2023년 ‘Draw your Dream’을 주제로 8월1일(화)부터 12일까지 전라북도 부안군 새만금 일원에서 행사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잼버리 행사는 시작부터 연일 도마에 오르고 있습니다. 심지어 대회 도중 영국과 미국의 대원들이 잇달아 철수하는 사태도 일어났습니다. 이유는 위생 문제와 안전성 때문이었습니다. 도대체 잼머리 대회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 것일까요?

먼저 대회 이탈을 선언한 영국 측의 관계자는 “너무 더웠고 벌레도 많아 생활하기 힘들었다”며 고충을 토해냈습니다. 앞서 잼버리 대회에서는 개막식부터 폭염으로 온열질환자가 나왔고, 벌레 물림 등으로 피부 발진을 호소하는 환자들도 많았습니다. 또한 아침 식사로 제공된 구운 달걀에 하얀색 곰팡이가 피어 논란이 되었기도 했습니다. 잼버리 비용으로 약 6500달러(약 850만원)을 지불한 것에 비하면 너무 허술한 준비에 학부모들은 분통을 터트렸습니다.

또한 태국 남자 지도자가 여자 샤워실에 출입하는 사고도 생겼는데요. 여성가족부 장관은 경미한 사건으로 보고받았다는 의견과 달리 현장에 있던 한국스카우트 전북연맹 조범석 대장은 태국 지도자가 가까운 샤워장이 아닌 25분 거리 떨어진 여성 샤워장에 출입한 점, 여성 샤워실을 단순히 더워서 출입했다고 하는 점, 발각되자 자신의 신원을 속인 점 등을 나열하며 명백한 성범죄였다며 제대로 조치를 취하지 않은 주최측에 항의하고 연맹 차원의 퇴영을 결정하기도 하였습니다.


“준비기간 6년, 소요예산 1천억대”

충분한 준비 시간과 가용 예산이 있었음에도 잼버리는 왜 이리도 허술하게 진행되었던 것일까요?

1.인프라 조성보다 우선시된 조직위 운영비 사용

잼버리를 배운다는 명목으로 담당 공무원들의 99번의 출장이 있었지만 잼버리를 개최한 적 없는 스위스와 이탈리아를 방문하거나 관광지 방문이 대부분이었습니다. 이런 식으로 조직위 운영비로 소요된 금액이 1천억 중 700억이 넘었고, 중요한 인프라 조성을 위한 비용은 100억 내외로 매우 적었습니다.

 

2. 컨트롤타워의 부재와 아무도 책임지지 않는 구조

조직위원회 구성에 문제가 컸습니다. 애초 김현숙 여가부 장관, 김윤덕 의원(더불어민주당, 전북 전주갑) 2인 공동조직위원장 체제였으나, 지난 2월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 박보균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강태선 한국스카우트연맹 총재가 공동조직위원장에 임명되면서 책임이 분산되었습니다. 결국 아무도 책임지지 않는 구조가 만들어졌습니다. 폭우와 폭염에 대한 대책을 강화해야 한다는 지적이 있었지만 우야무야 지나가며 큰 피해를 입혔습니다.

 

잼버리 행사를 중단해야한다는 요구가 있었지만 정부는 중단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밝혔고 뒤늦게 지원의 손길을 펼쳤습니다. K팝 콘서트 연기 말고도, 서울시와 부산시, 경주시 등은 문화 체험과 관광 코스, 숙소를 지원하기로 했으며, 삼성그룹은 음료 20만개를 지원하기로 한 데 이어 삼성의료원 의료진을 대회장에 파견했습니다. 현대차와 LG그룹도 공장 견학 프로그램을 마련했고, 조계종은 전국 170여 사찰 시설을 야영이나 숙박용으로 개방하기로 했습니다.

그러나 이번 잼버리 사태가 국가적 이미지에 미친 막대한 손해를 회복하기는 어려워보입니다. 부산엑스포에도 유치에도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중론입니다. 무엇보다 부푼 기대를 안고 한국 잼버리 대회에 참가한 어린 학생들의 꿈과 희망이 절망과 공포로 바뀌었다는 게 안타깝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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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과 몇 년 전에 평창올림픽을 성공적으로 개최한 나라 맞나 싶은 생각이 듭니다. 큰 기대를 품고 왔을 아이들에게 미안하고 부끄러운 마음도 들고요. 연일 뉴스에서는 책임자들의 변명과 책임 회피성 발언들이 넘쳐나서 더 화가 납니다. 새만금 만능설과 무능한 정부의 멋진 콜라보레이션.. 아이들이 무사히 자신의 나라로 돌아간 이후, 어떻게 이런 지경에 이르렀는지 확실하게 규명해야 합니다.

‘조직위 운영비로 소요된 금액이 1천억 중 700억’이라니.... 전 세계 참가자들의 참가비를 99번의 관광지 여행으로 펑펑 쓴 사람들은 있는데, 이 사태를 책임지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니... 말이 안 되는 상황이 실제로 벌어지고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99회의 출장 결과가 0점이라는 게 너무 씁쓸하네요
6박 8일 동안 스위스와 이탈리아를 방문했는데 이틀만 관련 일정이었고, 화장실도 재래식이었다는게 충격적이네요
김철회 비회원

젬버리 문제와 이태원 참사 등 이번 정권에서 나타나는 사건 사고 공통점은 권위주의 관료 체계로 바뀐 상태에서 나타나는 문제라고 생각해야 합니다.
전 정권과 차이는 권위주의는 실무자의 의견은 묵살하기 때문 더 좋은 대안과 합의를 통한 실행력을 얻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정권 교체와 무관하게 안전하기 위해서는 공무원 구조가 수직적 의사결정 구조를 탈피해야 한다는 과제를 남김니다.
즉 공무원 조직이 할말하는 조직으로 통제가 아닌 자율성과 리더의 역할 중심 조직으로 변화될때 근본적 해결이 가능해 보입니다.
이것은 독일 유럽등 사회의 분권화된 사회시스템구조 이기도 합니다.
어쩌면 유시민 작가 말대로 한국사회는 자동차 충돌 테스트를 하는 상황으로 취약점에 대한 발견으로 우리가 바꿀 부분을 개혁과제로 삼아야 합니다.

잘못해서 사망자가 나오지 않을까 심하게 걱정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아무 책임도 인정하지 않고 '전 정부탓', '민주당 탓'이라며 책임을 떠넘기는 모습에 참담합니다. 이러다가는 2030년 엑스포 유치도 실패할 것입니다.
최근 여러 안전사고 문제들을 뉴스로 접하고 가슴깊이 안타까워했던 경험이 있어서, 이번 잼버리 관련 소식도 조마조마하게 찾아보게 되더라구요. 또 큰 안전사고로 이어질까봐, 아무도 책임지지 않고 나몰라라 할까봐 걱정되는 마음으로요.
컨트롤 타워 부재에서 지적해주신 내용들 때문인지.. '전 정부 탓이다.' '전라도 탓이다.' '여가부 탓이다.'라고 책임를 일정한 단위로 전가하면서 결국 아무도 책임지지 않는 상황인 것 같습니다. 국제 행사만큼은 실패 없이 잘 개최하는 국가로 알려져 있었던 것 같은데.. 이번 잼버리가 참 다 망가뜨리네요. 무엇보다 기대에 부풀어 참여한 전세계 청소년들의 건강이 걱정되고 실망한 마음이 걱정됩니다. 오랜 시간동안 덥고 습하고 모기 많고 불편한 곳에서 고통 받고 있을 참가자들을 생각하니 제가 다 숨이 막히는 기분입니다. (더위에 고생하는 것도 하루이틀이지..)

과한 예산 사용이 문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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