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의 이동, 언제까지 철인경기여야 하나요?
우리들의 이동도 자유롭고 싶어요  작년 12월부터 이어지고 있는 장애 인권 단체의 지하철 시위로 많은 분들이 장애인 이동권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습니다. 이번 글에서는 장애인 분들이 이동에 있어 어떤 어려움을 겪는지, 어떤 개선점이 필요한지를 알아보는 시간을 갖고자 합니다.  우리는 왜 교통수단을 이용할까요? 원하는 목적지에 도보로 이동하는 것보다 더 빠르고 편하게 이동하고 싶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교통수단을 사용하는 것에 있어 소외 문제는 단순한 이동 편리성의 제약에 그치지 않습니다. 이는 사회, 경제, 건강, 교육 등의 문제로 확장됩니다.  예를 들어 수업을 듣기 위해 학교에 가야하는데 학교까지 가는 지하철을 이용할 수 없다면 어떨까요? 수업에 지각을 하거나 수업을 포기해야 할 수도 있습니다. 이렇듯 이동의 제약은 다른 사회 활동도 제약시킵니다. 사용성(usability), 사용 가능성 (availability), 경험(experience) 등의 모든 부분에서 제약이 발생하게 되는 것이죠. 이는 신체적 문제(physical), 정신적 문제(phychological), 디지털/정보 소외(digital and information), 서비스(service)와 같은 부분에서의 소외 문제로 이어지기도 합니다.  장애인 이동권이 단지 편리성의 문제가 아니며, 그들의 삶에 얼마나 큰 영향을 미치는지 조금 느껴지시나요? 다음으로는 일상적으로 이용하는 버스,지하철, 택시가 장애인들에게 어떤 불편한 점들이 있는지 그리고 이를 개선하기 위해 현재 어떠한 방법들이 시행되고 있는지를 정리해보았습니다. 각각의 교통수단 별로 어떠한 어려움과 노력 그리고 한계가 있는지 살펴볼까요? 아직은 불편한 장애인들의 이동 이야기 첫번째. 버스에 오르고 내릴 수가 없어요.  버스를 타고 내릴 때, 도로와 버스 사이에 틈이나 계단이 있기 때문에 휠체어 사용자를 위해서는 바닥이 낮고 출입구에 경사판이 설치된 저상버스가 필요합니다. 그러나 서울시내의 저상버스 도입률은 69.3% 수준(2022년 6월 기준)에 불과합니다.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에서는 저상버스 100% 도입을 요구하지만, 서울시 측의 주장에 따르면 도로 여건 등의 선결 과제가 많고 광역노선, 도로폭 협소, 급경사 등의 이유로 저상버스 도입이 어렵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또한 버스 기사님들과 시민들의 휠체어 사용자에 대한 의식 수준이 부족하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습니다. 휠체어 사용자가 탑승하면 휠체어가 버스 내부에 안전하게 고정되도록 버스 기사님이 도움을 주어야 하지만, 바쁜 출퇴근길이나 승객이 많은 경우에는 종종 휠체어 사용자의 승차를 거부하는 일이 발생하기도 합니다.  시각장애인 분들이 버스를 이용할 때 겪는 어려움도 큽니다. 다양한 노선의 버스가 정차하는 버스 정류장의 경우 여러 개의 포켓을 가지고 있어서 타야하는 버스가 어디에 정차했는지 파악하기 어렵다고 합니다. 그 밖에도 버스 문 찾기, 카드 태그하기, 하차벨 누르기 등과 같이 비장애인들에게 당연한 것들이 시각장애인 분들에게 어려움이 됩니다. 이에 서울시는 시각 장애인 등 교통 약자들의 접근성을 높이기 위해 **‘버스 승하차 지원 시스템’**을 구축할 계획이라고 밝혔습니다. 스마트폰 앱을 통해 버스를 예약하고, 탑승 시에는 자동 음성 서비스, 하차 시에는 시각장애인 휴대용 공용 리모컨을 통한 하차벨 지원 등 다양한 편의 기능을 반영할 예정입니다. 사진 출처: 조선DB 두번째. 지하철에 1역사 1동선을 만들어 주세요.  지하철 모든 역에는 교통 약자가 타인 도움 없이 지상 출구부터 승강장까지 이동할 수 있도록 하는 1역사 1동선이 확보되어야 합니다. 현재 서울 지하철 1~8호선 275개 역 중 254개 역에는 1개 이상의 동선이 확보되어 있습니다. 그러나 나머지 21곳은 엘리베이터가 아예 없거나 있더라도 지상에서 승강장까지 연결되어 있지 않아 교통 약자가 리프트를 이용하는 등의 위험을 감수해야 합니다.  특히 지하철역 휠체어 리프트는 지난 2001년 4호선 오이도역에서 휠체어 탑승자의 사망 사고가 발생한 이후로 장애인들은 휠체어 리프트를 ‘살인기계’라고 부르며 이용하길 꺼리고 있습니다. 위험성 외에도 휠체어 리프트는 호출을 불러 역무원이 기계에 열쇠를 꼽아야만 작동한다는 점, 주변 이목이 집중될 정도로 소음이 크다는 점 등 장애인의 정신적 측면을 배려하지 못하고 있기도 합니다.  시각장애인들의 경우 이동을 할 때 점자블록의 도움을 받게 되는데 점자블록이 중간에 끊어지거나 훼손된 곳이 있어 이동에 불편함을 겪습니다. 또한 시각 장애인들의 눈이 되어 주는 안내 점자가 노선이나 역 정보가 변경되면서 해당 내용이 반영되지 않아 잘못된 정보를 얻는 경우가 허다하다 합니다.  서울시는 2024년까지 모든 역에 1역사 1동선을 확보하며 교통약자의 이동 편의를 개선하겠다고 했지만 아직까지 설치 대상지가 사유지이거나 공간이 협소하다는 이유 등으로 한계가 있는 상황입니다. 세번째. 얼마나 기다려야 택시를 탈 수 있을까요  우리나라는 장애인의 이동권 보장을 위한 장애인 콜택시가 별도로 운영되고 있습니다. 보행에 어려움을 겪는 중증장애인에게는 장애인 콜택시가 거의 유일한 교통수단이기도 합니다. 그러나 콜택시는 평균 대기 시간이 1시간에 달하고 배차가 취소되는 일 또한 빈번하여 문제가 되고 있습니다. 기본적으로 장애인 콜택시의 수가 부족하기 때문인데, 장애인 콜택시는 중증 장애인 150명당 1대를 확보해야 하지만 현재 경기와 경남을 제외한 15개 시도의 확보율은 법적 기준에도 미치지 못하며 서울 또한 85% 수준에 그친다고 합니다. 수적인 문제 외에도 호출한 장애인의 정확한 장애 여부가 확인되지 않아 비효율적으로 운영이 된다는 점, 운영 시간이 제한적이라는 점, 이용 범위가 특정 시내에 한정되어 있다는 점 등의 여러 문제점들이 존재합니다. 장애인 콜택시 이용 모습 / 사진 출처 : SBS 뉴스 장애인들의 모빌리티 = 우리 모두의 모빌리티 우리 모두의 이동이 자유롭기 위해서  장애인들을 위한 '유니버셜 디자인'은 그들만을 위한 디자인이 아니라 우리 모두를 위한 디자인입니다. 지하철 역사 내 앨레베이터도 노인 등 비장애인들의 이용 비율이 높고, 휠체어를 위한 경사로는 유모차나 캐리어등을 가지고 다니는 비장애인들의 이동도 수월하게 도와줍니다. 시각장애인들의 눈이 되어주는 점자블록은 눈에 잘 띄는 특징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피난 시 모두의 눈이 되어 주기도 합니다. 교통 약자들을 위한 시설을 만들면, 결국 모두가 함께 편리하게 교통 시설을 이용할 수 있게 됩니다.  영국의 블랙캡이라는 택시는 장애인만을 위한 택시가 아니라 장애인들과 비장애인들이 구분없이 모두 이용할 수 있는 진정한 유니버셜 택시입니다. 모든 택시가 유니버셜한 디자인을 갖추고 있기 때문에 장애인들이 ‘장애인용 택시’를 기다리는 시간도 줄어들고, 택시 운영 차원에서도 훨씬 효율적으로 운영할 수 있습니다. 독일의 수도 베를린에는 이미 2009년부터 모든 시내버스가 저상버스로 운영된다고 합니다. 버스와 더불어 트램에서도 이동의 불편함이 거의 해소되었습니다. 지하철의 경우도 2024년 베리어프리 목표 달성을 눈앞에 두고 있습니다. 블랙캡 내부 이미지 / 사진 출처: carspyshot  앞서 다룬 이야기 중 휠체어의 저상 버스 탑승 이야기를 다시 떠올려볼까요? 휠체어를 탄 장애인분들이 더욱 편안하게 대중교통을 이용하기 위해서는 저상 버스의 설치도 중요하지만, 탑승을 도와주어야 하는 기사님 그리고 같이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시민들의 인식 개선도 꼭 필요합니다. 결국 시설이나 서비스적인  인프라에 대한 개선 및 변화와 인식의 변화가 같이 이루어져야 합니다. 우리나라 대중교통에서 진정한 베리어프리를 달성하는 날이 빨리 오길 바랍니다. 새로운 의견이나 어려움이 있다면, 댓글로 의견을 공유해주세요!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 Align MSR은 이동의 미래를 함께 꿈꾸고 실현해 나가는 대학생 모빌리티 솔루션 학회입니다. https://align.oopy.io  작성자 : 이윤서 임유리 정지원 이하은 (MSR 2022)
장애인 권리
·
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