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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아기 유연근무, 어떤 노력이 필요할까요?
정부는 올해부터 육아기 자녀를 둔 근로자의 유연근무를 허용하는 기업에 대한 지원금이 확대하겠다고 밝혔는데요. 대상에게 시차출퇴근제도를 도입한 중소 및 중견기업에 장려금을 지급하고, 재택과 원격근무 중심으로 진행되었던 컨설팅과 인프라 지원도 유연근무에 확대되어 개편될 예정입니다(출처 시사저널). 그렇다면 육아기 유연근무, 잘 정착되려면 어떤 노력이 필요할까요? 기업 입장에서는 워킹맘, 워킹대디의 출산과 육아 공백의 타격이 여전히 크기 때문에 육아기 유연근무에 대해서는 부정적인 입장이 많습니다. 업무공백으로 인해 피해를 보는 직원들 간의 노노갈등도 심심치 않게 발생하고 있습니다. 경제적 지원은 물론 인식을 바꾸는 교육과 분위기 정착도 고려해야 할 사안입니다.  유연근무제를 사용하는 대부분이 대기업과 정규직 노동자입니다. 그러나 정부의 정책은 대부분 중소 및 중견기업에게 혜택을 주는 것에 머물러 있기 때문에 그 대상을 확대할 필요가 있습니다.  육아기 유연근무 뿐만 아니라 기업의 근무환경 자체도 유연하게 바꿀 필요도 있습니다. 일과 삶이 양립될 수 있는 구조가 자연스러워져야 어떤 상황에서도 본인의 시간을 활용하면서 업무의 성과도 낼 수 있습니다. 근무혁신을 통해 오히려 성장을 한 케이스도 많습니다. 실제로 ‘코어타임제(의무 근무기간 외에 자유로운 출퇴근 시간 설정 가능)’를 적용한 회사의 관계자는 “직원들이 업무에만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이 되어 오히려 업무 능률이 향상되었다. 프로젝트 완성도는 빠르게 높아지고 불필요한 야근도 없어졌다”며 대체로 만족감을 표하고 있습니다(출처 한국경제TV). 그렇다면 올해 총선에서 육아기 육아근무, 돌봄과 관련되어 주요 정당은 어떤 정책을 내놓고 있을까요?(출처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정책 공약마당). - 더불어민주당: 저출생 극복을 위한 결혼-출생-양육 양립이 가능한 사회구조 실현을 위해 우리아이 보듬주택 마련, 결혼-출산-양육 드림 패키지(출생기본소득), 아이돌봄서비스 국가 무한책임 보장, 남성육아휴직 강화, 지자체 협력형 온동네 초등돌봄재능학교 도입, 저출산 대응을 위한 소득세제 개선을 공약으로 내놓고 있습니다. 이행기간은 2025년부터 단계적으로 시행하여 연간 최소 10조원에서 최대 23조원 소요될 것으로 예상되는 저출생 대책 재원은 정부재정 지출구조 조정분(경직성경비를 제외한 재량지출의 10%인 18조원 수준) 및 2023~2027 국가재정운용계획에 따른 연간 총수입 증가분(2023~2027년 연평균 증가율 3.7%, 2025년 49조원 증가) 등으로 충당할 계획을 내놓았습니다. - 국민의힘: 국가 차원의 저출생 문제를 대응하고 일하는 부모에게 아이와의 시간을 보장하며 육아기 유연근무를 기업문화를 정착하는 데 목표를 두고 있습니다. 이를 위해 저출생 문제 해결을 위한 부총리급 인구부 신설, 아빠휴가 1개월(유급)의무화, 초3까지 유급 자녀돌봄휴가 신설, 배우자에게도 임신 중 육아휴직 사용 허용, 육아기 유연근무 취업규칙 등 정기적 공지 의무화 및 육아기 근로기간 단축 급여 상한 인상, 육아휴직 동료수당 활용 활성화 등 현재의 고용보험기금 재원을 활용하여 제공할 예정입니다.  - 조국혁신당: 저출생 대응 책임부서 설치와 재정지출 전면 재검토, 높은 수준의 아동 보육과 교육서비스 제공과 평등한 생애 출발 지원, 여성청년세대의 삶과 육아를 지원하는 육아친화 사회구축 등을 올해부터 단계적 추진하여 부처별로 분산되어 있는 저출생 돌봄 예산의 합리적 조정과 지출, 재정 수입 혁신과 개혁을 통해 재정을 마련할 계획을 내놓았습니다. - 녹색정의당: 저출생 5대 요인인 '고용불안, 주거부담, 출산 및 육아부담, 교육경쟁 심화, 일·생활 조화 어려움' 해소에 중점을 두고 삶의 질 개선하는 것을 목표로 함께 살면 10년, 아이가 태어나면 10살이 될 때까지 공공주택과 주거지원비를 제공하는 방안, 임신 출생 사회책임제로 무상 임신, 출생 실현, 자동육아휴직제 및 노동시간 단축 등을 22대 국회 임기내 실현을 목표로 일반회계, 특별회계, 지방교육재정교부금으로 예산을 조달할 계획을 내놓았습니다. 이러한 정책이 잘 정착되기 위해서는 혜택을 받는 부모의 실정을 이해하여 정책을 설계하는 것은 물론 기업과의 적극적인 공조가 필요합니다. 실제 기업의 참여는 미온적인 것이 대부분입니다. 실태를 파악하고, 기업과 수혜자 모두가 만족할 수 있는 근무환경을 만들기 위한 보다 섬세한 노력이 필요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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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달장애인을 위한 정책, 어디까지 와있나요?
한덕수 국무총리는 최근 25차 장애인정책조정위원회를 주재하면서 최중증 발달장애인의 통합돌봄을 6월부터 전국확대하고 정책 예산도 10.7% 늘리기로 했습니다. 장애인과 그 가족을 살피기 위해 국가가 많은 부분 힘쓰겠다고 밝혔는데요(출처 뉴시스). 우리 사회의 발달장애인을 위한 정책은 현재 어디까지 와있을까요? 또 무엇이 더 필요할까요? 1. 최중증 발달장애인을 위한 통합돌봄사업이 확대되어야 해요 최근 가족 돌봄 부담이 큰 최중증 발달장애인을 대상으로 통합돌봄서비스 사업이 처음 시행되었는데요. 최중증 발달장애인들은 극심한 도전행동으로 인해 기존의 돌봄서비스를 이용하기 어려워 사실상 돌봄 사각지대에 놓여있었습니다. 이에 새로 도입된 맞춤형 돌봄서비스는 '24시간 개별', '주간 개별', '주간 그룹형' 3가지로 방식으로 제공되어 통합돌봄 전문교육을 받은 인력이 1:1로 배치됩니다(출처 연합뉴스). 그동안 최중증 발달장애인 가정은 심각한 경제적, 심리적 위기 속에서 부모가 자녀를 살해하고 극단적 선택을 하는 비극적인 사건이 반복되어 사회적 문제가 되었습니다. 경기도가 실시한 최중증 발달장애인 24시간 돌봄 실태조사에서도 가족들의 우울함이 매우 높은 비율로 나타났으며, 응답자의 73%가 공적 돌봄서비스 시간이 부족하여 불만을 표해왔습니다. 이제 첫 사업이 시행되는 만큼 많은 수혜자가 생길 수 있도록 확대하는 것이 필요하며, 가정의 문제로 볼 것이 아니라 국가가 적극적으로 나서 가족을 위한 정신적 치료 지원 및 여러 경제적 부담을 완화하는 정책으로 그들을 돌볼 필요가 있습니다(출처 경기신문). 2. 발달장애인의 사회적 격차를 줄이기 위한 노력이 더 필요해요  정부 부처 장애인 예산액은 증대되었지만 교육 및 고용 등 장애인 일상활동에 필요한 예산은 일부 삭감되었는데요. 대표적으로 대상자 감소로 인한 장애수당, 장애인연금, 최저임금적용제외 근로장애인 전환지원 예산 삭감 등이었습니다. 특히 최저임금적용제외 근로장애인 전환지원은 보호고용에서 벗어나 일반노동시장으로 전환하려는 것이라 장애인 권리 증진에 도움이 되지 않는 움직임으로 보입니다(출처 에이블뉴스). 디지털 기술의 발전에 따라 그것을 활용하기 어려운 장애인들을 위한 교육과 시스템도 사회적 격차가 생기지 않게하는 중요한 과제 중 하나입니다. 실제 2021년 1월 장애인과 고령층의 디지털 접근성을 보장하는 국가의 책무 등의 내용을 담은 '디지털 포용법' 역시 지지부진하고 있는데요. 저소득층의 디지털 교육을 지원하는 '사회 안전망 패키지'설립에 1400조원을 투입하는 미국이나 2005년부터 디지털 격차 해소 규제를 위한 'E-유럽 플랜'을 적극적으로 펼치고 있는 유럽에 비교되는 행보입니다(출처 스카이데일리). 이번 총선에서 주요정책에 장애인 관련 내용을 다룬 녹색정의당의 공약입니다(출처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정책공약).  □ 장애인 권리 보장     - 친환경 저상버스 100% 도입과 무장애 시내버스 정류장 설치     - 장애인콜택시 2배 확대 및 지자체 직접 운영     - 탈시설 및 비리시설 원스트라이크 아웃제 도입     - 장애인권리보장법 제정, 장애유형·성별에 따른 장애인정책 마련     - 발달·중증장애인 24시간 활동지원서비스 보장, 활동지원서비스 중증장애인 2인 1조제 도입, 신체활동보조 추가 가산금 인상, 활동지원사 월급제 도입     - 장애인 최저임금 적용, 장애인고용장려금 인상, 권리중심 공공일자리 확대     - 정신질환 및 정신장애 당사자 동료지원센터 설치, 보호의무자에 의한 사실상의 강제 입원제도 폐지 등 정신장애인 탈시설·탈원화와 인권 기반 지역사회 실현     - 농학교 수어교육 및 교사 수어자격증 의무화, 지상파 및 종편, 영화관, 공연장 화면해설 확대 및 지원 등 시청각 장애인 정보 접근권 보장 정책 공약에서 장애인 권리에 대한 공약은 녹색정의당 외에 다른 주요 정당에서는 조약하거나 찾아볼 수 없어 안타까웠습니다.  시의성에 집중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우리 사회의 여전한 사회적 약자들의 목소리를 반영하는 것도 여전히 중요한 일이 아닐까 생각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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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대 총선, 유권자ㅇ난감
4월 10일 제 22대 총선이 코앞에 와 있다. 게다가 사전 투표는 이미 시작되었다. 유권자는 별도 신고 없이도 전국 3천565개 사전투표소에서 투표를 할 수 있고, 투표 시간은 오전 6시부터 오후 6시까지다.  이번 선거의 풍경을 가만히 지켜보자면 유권자로서 난감함을 느끼지 않을 수 없다. 투표안내문 및 선거공보를 보고 뜨악할 수밖에 없는 것은, 정당간에도 후보자간에도 딱히 이렇다할 차이점이 보이지 않는다는 점이다.  선거 공보지는 마치 AI에게 맡긴 듯 형식이나 구조, 내용이 비슷하다.  예를 들어 한쪽은,  윤석열 정권 심판론을 내세워, 경제 침체와 고물가 상황을 짚고, 후보자 자신이 유치한 기금과 수상 경력 등 자기 PR, 맨 마지막에 공약이 나온다. 다른 후보는 타 지역과 비교하여 지역 발전이 안 되었다고 지적, 지역 심판론을 내세우며, 상대 후보 깎아내기 및 자기 PR, 마지막으로 큰 차이 없는 공약이 나온다.  공약을 살펴보면, 공약은 지역활성화, 주거환경 개선, 산업 교육 중심 등등, 모두 좋은 얘기들로 두리뭉실하게 적혀 있다. 설사 구체적이더라도 과연 실현성이 있는지 의구심만 든다. 게다가 꼭 이 후보자여야만 하는지도 의문이 든다. 큰 틀에서 두 후보 간에 특별한 차이를 느낄 수 없다. 누가 되어도 비슷할 듯한 선거 공약이다. 전국을 통괄하여 다룰 수 없는 일이므로 지역에 국한되다보니 비슷한 말잔치가 일어나는 것도 일견 별 수 없는 일인지도 모른다.  비례대표 정당후보는 어떠한가?  우리나라에 이렇게 많은 정당이 있었던가. 도대체 몇 개의 정당이 있는지 감이 잡히지 않는다. 위성정당들의 난립으로 본래 정당이 무엇인지도 알 수가 없다. 게다가 1, 2번은빠져 있다.  비례대표 정당 선거공보에는 다양한 이름들의 정당 중 몇 개의 공보문이 있는데, 이 역시 정당별로 어떤 차이가 있는지 뚜렷하지 않다. ‘윌리를 찾아라’처럼 유권자는 유명한 정치인 얼굴을 찾아내어야 정당의 생각을 조금이나마 추측할 수 있을 뿐이다. 그러니 더이상 정당 이름은 브랜드가 되지 못하고, 개개의 유명정치가가 브랜드가 되어 소수씩 모였다고밖에 볼 수 없다. 나중엔 힘을 모으기 위해 다시 편을 짤 것이다. 비례투표제의 중요성에 비해, 투표 현상만 보면 편가르고 편 먹기 정도로 보일 뿐이다. 유권자로선 난감할 수밖에. 정치권은 유권자를 자기에게 유리하게 현 선거제를 조각내어 조종하고 싶어하고, 투표용지 앞에서 우리는  ‘유권자ㅇ난감’이 되어 버린다.  사라진 이슈를 찾아서  출산과 육가, 참사로부터 보호, 기후 위기 극복, 자립 준비 청년 지원, 돌봄 지원, 장애인의 환경 격차 해소 등 아름다운 말로 덧칠해져 있지만, 이 이상적인 공약들이 과연 직접적 관련이 있는 자들에게 얼마나 호소력이 있을지, 과연 실효성은 있을지 의문이 든다.   이슈는 ‘라퓨타의 섬’처럼 떠 있고, 그것을 실행할 만한 의지는 구체적으로 보이지 않는 상황에서 유권자는 어느 당을 지지하고 어떤 후보를 지지해야 할까. YTN에서도 연일 각 정당의 공약을 살펴보지만 결론은 “과연 실효성이 있는가”로 죄다 마무리 되고 있다.  지역발전과 기후정의, 인적 자원(출산율과 궤를 같이 하는), 물가 및 부동산 경제 정책, 교육과 청년, 시니어 정책 등, 모두가 함께가 되어 나아가고 긍정적으로 변화하게 하는 발전적인 선거란 어떤 것일까. 곧 4월 10일 벚꽃이 만개하는 가운데 열리는 22대 총선에서 투표의 의지는 있으나, 선택은 마냥 쉽지만은 않은, 유권자들.  단순히 선거에 휘둘리는 장난감이 되지 않기 위해 면밀히 살펴보고, 또  스스로와 주변을 둘러보고, 흔히 발생하는 부당한 사건들에서 스스로를 타자화하지 않음으로써 진지하게 의제를 내밀어야 할 때가 아닌가 싶다.   덧붙여, 이번 선거를 치르면서, 단순히 지역을 어떻게 분할할 것인가가 아닌, 유권자들이 지혜롭게 투표할 수 있도록 하는 선거제를 생각해 보고, 선거 자체를 의미 있게 만들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해 봐야할 것이다. 
선거제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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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이 총 15채? 3채 이상 '집부자 후보' 24명을 공개합니다
노동, 빈곤, 종교, 청년, 주거시민단체 등은 부동산 정책만 난무하는 정치판에서 무분별한 부동산 규제 완화를 저지하고 주거불평등 심판, 온전한 주거권 실현을 위해 '2024 총선주거권연대'를 출범했습니다. 2024 총선주거권연대는 이번 22대 총선에 출마한 후보 중 유권자가 알아야 할 다주택 후보자 명단을 분석했습니다.각 후보가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신고한 건물 중 빌딩, 상가 등 상업용 부동산을 제외하고 본인과 배우자가 소유한 주택, 오피스텔, 복합건물(상가+주택)을 몇 채나 소유하고 있는지 계산했습니다. 이 중 3주택 이상을 보유한 집부자 후보 총 24명을 소개합니다.국민의 절반은 세입자인 만큼 총선주거권연대가 요구한 세입자 보호, 공공임대주택 확충 및 주거복지 확대 등의 정책을 잘 실현할 수 있는 후보에게 한 표가 행사될 수 있기를 기대합니다. 2024 총선주거권연대 집부자 후보 대상 및 분석 기준 ▲대상 : 국민의힘, 더불어민주당, 녹색정의당, 진보당, 새로운미래, 개혁신당의 지역구 출마자 603명(비례 위성정당과 비례정당 제외)▲자료 :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재산 신고 내역▲기준1) 본인, 배우자 소유의 아파트, 연립주택, 단독주택, 다가구 주택, 빌라, 오피스텔, 상가+주택으로 신고된 부동산2) 부부 공동 소유, 분양권, 지분 공유의 경우 1채로 산정함3) 주거용도와 업무용도 구분이 어려운 오피스텔과 복합건물은 별도로 표기함(주택 1채, 오피스텔 2채는 1+2 등) 집부자 후보가 가장 많은 정당은 단연 국민의힘이었습니다. 전체 집부자 후보 중 국민의힘 소속 후보가 17명, 더불어민주당 4명, 개혁신당 2명, 새로운미래 1명 순으로 확인되었습니다.  가장 많은 주택을 보유한 후보는 총 15채를 보유한 허욱(개혁신당, 충남 천안시갑) 후보였습니다. 15채 중 13채는 아파트, 단독주택, 다세대주택, 연립주택이었고 나머지 2채는 상가주택이었습니다.  ▲집부자 후보 전체 명단(다주택자 순, +뒤의 숫자는 오피스텔 및 복합주택) - 15채(13+2) : 허욱(개혁신당, 충남 천안시갑) - 12채(1+11) : 박민규(더불어민주당, 서울 관악구갑) - 8채(6+2) : 박재순(국민의힘, 경기 수원시무) - 6채(5+1) : 장동혁(국민의힘, 충남 보령시서천군) - 4채(4+0) : 이수정(국민의힘 경기 수원시정)  - 4채(3+1) : 김종양(국민의힘, 경남 창원시의창구), 이창근(국민의힘, 경기 하남시을) - 4채(2+2) : 박종진(국민의힘, 인천 서구을), 장성호(국민의힘, 서울 은평구을), 최홍우(국민의힘, 전북 군산시김제시부안군을) - 3채(3+0) : 김승욱(국민의힘, 제주 제주시을), 손범규(국민의힘, 인천 남동구갑), 송재열(개혁신당, 서울 송파구갑), 이윤희(더불어민주당, 경북 상주시문경시), 유승희(새로운미래, 서울 성북구갑), 정필재(국민의힘, 경기 시흥시갑), 한호연(더불어민주당 강원 동해시태백시삼척시정선군)  - 3채(2+1) : 서명옥(국민의힘, 서울 강남구갑), 윤상현(국민의힘, 인천 동구미추홀구을), 이상민(국민의힘, 대전 유성구을), 이행숙(국민의힘, 인천 서구병) - 3채(1+2) : 문용회(국민의힘, 전북 익산시을), 문진석(더불어민주당, 충남 천안시갑), 장성민(국민의힘 경기 안산시갑) ※ 자세한 사항은 참여연대 홈페이지에 게재된 팩트시트에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주거 안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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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자감세, 부동산 투기 반기고 세입자 보호 가로막는 22대 총선 후보들
노동, 빈곤, 종교, 청년, 주거시민단체 등은 부동산 정책만 난무하는 정치판에서 무분별한 부동산 규제 완화를 저지하고 주거불평등 심판, 온전한 주거권 실현을 위해 '2024 총선주거권연대'를 출범하였습니다. 2024 총선주거권연대는 이번 22대 총선에 출마한 후보 중 주거권을 크게 후퇴시킨 "주거권 역행 후보"로 총 14명을 선정하였습니다. 부자감세, 부동산 투기는 반기고 세입자 보호는 가로막는 역주행 후보 명단을 소개합니다. 2024 총선주거권연대 주거권 역주행 후보 선정 기준 ▲부자감세 등을 통해 빈부격차를 심화시키고 서민 주거 불안을 가중시킨 후보▲부동산 투기 가담, 투기를 부추기고 수도권 집중화를 심화시키는데 앞장 선 후보▲세입자 보호 정책 반대, 전세사기 피해자 지원, 전세사기특별법 제·개정을 가로막은 후보▲주거권을 위협하는 발언이나 관련 행위를 한 후보 김병욱(더불어민주당, 경기 성남시분당구을) 후보 1기 신도시 특혜법을 발의하여 자신의 지역구를 포함한 해당 지역에 과도한 특혜를 부여함으로써 집값을 상승시키고 주거 불평등을 심화하는 법안 통과를 주도하였습니다. 또, 재건축부담금 면제금액을 3천만원에서 8천만원으로 상향하고 부과구간을 2천만원에서 5천만원으로 확대하는 의견을 피력하는 등 재건축부담금 완화에 주도적인 역할을 했습니다. 김석기(국민의힘, 경북 경주시) 후보 서울경찰청장 시절 용산참사 강제 진압을 지휘하고 여론조작을 시도한 것을 반성하기는커녕 "지금도 같은 상황이 발생하면 똑같은 결정을 할 수밖에 없다", "왜 방송과 언론이 사실을 왜곡하고 진실을 제대로 전하려고 노력하지 않는지 안타깝다"며 주거권을 크게 위협하는 발언과 행위를 자행했습니다. 김정재(국민의힘, 경북 포항시 북구) 후보 재건축초과이익환수에 관한 법률 개정안 발의, 도심복합개발 지원에 관한 법률 제정안 발의하였을 뿐만 아니라 국토교통위원회 간사로서 전세사기 특별법 제정과 개정 반대에 앞서는 등 부동산 투기를 부추기고 세입자 보호 정책을 가로막았습니다. 원희룡(국민의힘, 인천 계양을) 후보 당정협의회 모두발언에서 "집값 폭등기 일방적인 임대차법 개정으로 임대차 시장에 충격을 주면서, 지금과 같은 전세사기 피해의 원인이 뿌려졌다"고 발언하면서도 "사기를 당한 경우 피해 금액을 국가가 먼저 대납해주고 그 비용을 충당하는 제도는 있지도 않고 선례를 남겨서도 안 된다"고 발언하여 반쪽짜리 전세사기 특별법 제정에 일조한 점이 두드러졌습니다. 또, 국토교통부 장관 시절 매입임대주택을 폄훼하며 2023년 매입임대주택 목표량의 22.5% 수준만 공급하는 등 서민 주거권을 위협했습니다. 윤희숙(국민의힘, 서울 중구·성동구갑) 후보 21대 국회의원 당시 "임대차 3법 때문에 전세대란이 일어났다"고 왜곡하였습니다. 또, 경제 전문가를 자임하면서도 "2020년 임대차법 통과 직후부터 전세가격이 폭등했고, 민심을 달래려고 전세대출이 2019년 100조원에서 2년 만에 200조원을 돌파했으니 이 사태의 주범이 임대차법과 그 뒤를 이은 대출 정책이라고 주장할 만하다"라고 발언하는 등 계약갱신권, 인상률 상한제, 전월세 신고제와 같은 세입자 권리에 대한 부정적 여론을 조성했습니다. 추경호(국민의힘, 대구 달성군) 후보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를 폐지하는 소득세법 개정안, 1세대 1주택 공제금액을 상향하는 종부세법 개정안, 등록임대주택 세제 혜택을 재도입하는 민간임대주택특별법 등 다수의 부자감세 법안을 대표발의하였으며 종부세를 "징벌적 과세", "세금 폭탄" 등으로 폄하했습니다. 최재형(국민의힘, 서울 종로구) 후보중증장애인의 시설 퇴소 사례에 대해 "장애인 인권·복지보다 탈시설 그 자체를 우선적으로 추진하는 사고방식 때문", "장애인의 자기결정이나 표현이 어려운 장애인의 탈시설 추진이 위법이나 인권침해다", "튜브식을 하는 경우 등 최중증장애인에 대해 탈시설의 대상에서 제외해야한다" 라고 말하는 등 UN장애인권리위원회가 권고한 탈시설 가이드라인을 위배하는 반인권적·차별적 발언을 했습니다. 이어서 서울과 수도권에 출마한 후보 중 중앙선거관리위원회 후보자 공보물을 확인해 △재건축 규제(부담금, 안전진단) 폐지(철폐) △종합부동산세 폐지를 대표적으로 공약한 후보를 주거권 역주행(2차) 후보로 선정했습니다. △고동진 후보(국민의힘, 서울 강남구병)는 “종합부동산산세 폐지(강남 역차별로 인한 세금폭탄 해결)”와 “재건축 초과이익환수제 폐지”, “증여세, 상속세 공제한도 확대”를 공약으로 제시했습니다. △박수민 후보(국민의힘, 서울 강남구을)는 “종합부동산세, 재건축 초과이익환수제 등 징벌적 부동산 세제 전면 개편” 과 “재건축 구조 안전진단 등 재건축 규제 철폐”를 공약으로 제시했습니다. △김은혜 후보(국민의힘, 경기 성남시분당구을)는 “재건축부담금(초과이익환수) 폐지”와 “재건축 1+1 중과세 폐지”를 공약으로 제시했습니다. △김현준 후보(국민의힘, 수원시갑)와 △심재철 후보(국민의힘, 경기 안양동안구을)도 “재건축 부담금 폐지”를 공약으로 제시했습니다. △강청희 후보(더불어민주당, 서울 강남구을)는 “우리집 재건축하는데 규제 또 규제! 세금내는데 또 부담금!”, ” 재건축 단지가 많은 강남, 우리 동네가 역차별 당하고 있다”며, 재건축 부담금 폐지와 “조합설립동의율(75%) 이상으로, 준공 30년 이상 건물 안전진단 면제” 공약을 제시했습니다. △박성준 후보(더불어민주당, 서울 중구성동구을)는  “(시세 25억 이하) 1가구 1주택자 종부세 폐지”와 “현행 재건축초과이익환수제는 징벌적 세금”이라며 재건축분담금 세율 완화와 부동산 증여세 완화도 공약으로 제시했습니다.
주거 안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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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411의 목소리] 서울 마지막 산업단지, 문래동 기계공의 하루
서울 마지막 산업단지, 문래동 기계공의 하루 (2024-04-08) 전희순 | 1인 소공장 운영 서울 영등포구 문래동에 있는 대부분의 공장은 10~20평 정도 되는 오래된 주택에 금속가공에 필요한 기계와 장비를 들여놓고 일을 한다. 윤주성 사진작가 아침 출근길, 일터 앞 슈퍼마켓을 지나려는데 골목이 시끄럽습니다. 얼핏 보니 영화나 드라마 촬영 중인가 봅니다. 몇년 전부터 문래동에서 가끔 마주치는 풍경입니다. 어떤 촬영을 하는지 호기심이 살짝 생기지만 출근이 늦은 관계로 궁금증을 뒤로하고 일터를 향해 걸음을 재촉합니다. 일터에 좀 늦게 도착했습니다. 지각입니다만, 늦었다고 눈치 주는 사람은 없네요. 혼자 일하는 사업장이라 그렇습니다. 문래동에 있는 공장 대부분은 1인 기업이거나 가족과 함께 일하는 소규모 사업장입니다. 10평에서 20평 정도 되는 오래된 주택에 금속가공을 하기 위해 필요한 기계와 장비를 들여놓고 일을 합니다. 광고 아무리 작은 부품이라도 완성된 제품을 만들기 위해서는 여러 단계의 공정을 거쳐야 합니다. 문래동은 각 공정을 전문적으로 처리하는 공장들이 촘촘하게 들어서 있습니다. 업체들끼리 잘 연결된 네트워크 덕분에 소재부터 최종 완성품에 이르는 과정이 원스톱으로 가능합니다. 경기가 한창 좋았을 때는 3천여개의 사업장이 문래동 일대에 있었습니다. 지금도 1230여개의 기계금속 관련 사업장이 문래동에 있다고 합니다. 기계 전원을 올리고 일을 하기 위한 준비를 합니다. 기계를 예열하는 동안 믹스커피를 마시면서 오늘 작업할 도면을 살펴봅니다. 도면의 형상을 머릿속으로 그려가면서 작업 방법과 가공 순서를 정합니다. 가공 공정마다 어떤 공구를 쓸지, 재료를 고정하기 위한 지그(jig, 보조용 기구)도 어떤 게 좋을지 정합니다. 마지막으로 도면을 한번 더 들여다봅니다. 도면의 지시 사항을 제대로 보지 않고 작업하다 낭패를 당한 경험 때문입니다. 평소 성격과 상관없이 일을 대할 때는 차분하고 꼼꼼해집니다. 그렇지 않으면 실수가 뒤따르니까요. 광고 광고 준비가 끝났으면 프로그램을 짜고 기계를 세팅합니다. 제가 다루는 기계는 엔시(NC)공작기계입니다. 가공물과 공구를 세팅하고 프로그램을 입력하면 자동으로 가공해주는 기계입니다. 수동 공작기계에서 하기 어려운, 정밀하고 복잡한 형상을 가공할 수 있습니다. 철공 일을 한 지 30년이 되었지만 기계 앞에서는 늘 긴장합니다. 아무리 숙련되었다고 하더라도 자칫 실수하면 사고가 날 수도 있으니까요. 혼자 일하는 중에 사고를 당하면 당장 주변의 도움을 받을 수 없으니 더 큰 일입니다. 광고 이제 본격적인 작업을 시작합니다. 사실, 준비만 잘해놓으면 그다음은 어렵지 않습니다. 작업공정을 잘 관리하고 그것에 맞게 정해진 노동을 하면 됩니다. 오후에는 필요한 재료와 공구를 사기 위해 밖으로 나섰습니다. 거리를 지날 때마다 많이 변해버린 풍경과 마주칩니다. 골목마다 사람들이 넘쳐납니다. 공장이 있던 자리는 음식점과 카페, 술집들이 차지하고 있습니다. 방송과 온라인 매체를 통해 자주 소개되더니 어느새 서울의 핫플레이스가 되었네요. 오래되고 낡은 공장이 있는 거리가 사람들에게는 매력적으로 다가갔나 봅니다. 우리의 뜻과 상관없는 이런 변화는 참 곤혹스럽습니다. 젠트리피케이션이 시작되었으니까요. 여기에 재개발 이슈까지 더해져 공장들이 빠른 속도로 밀려나는 중입니다. 예술인들이 문래동에 자리를 잡기 시작했을 때만 해도 이런 변화는 생각하지 못했습니다. 그때는 비록 불편하긴 했지만, 서로 공존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 잘 지내고 있었거든요. 어차피 낮은 철공인, 밤은 예술인의 시간이었으니 부딪칠 일도 많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예술인들과 협업을 한다면 침체된 철공단지에 활기를 주지 않을까도 기대했습니다만, 현실의 시간은 우리를 기다려주지 않네요. 이 도시에서 작은 공장들은 더 이상 설 자리가 없습니다. 문래동 공인들이 가진 기술적인 자산가치가 세월과 함께 없어질 것 같습니다. 문래동과 같은 처지에 있지만 전혀 다른 길을 가고 있는 일본 도쿄 오타구의 사례를 본 적이 있습니다. 문래동과 마찬가지로 1990년대 마을공장을 이전시키려 했지만 성공하지 못했고, 남은 공장들이 마을과 함께하는 길을 선택한 것입니다. 공장들은 지역사회와 환경 개선에 공헌하고 마을은 그런 공장들에 혜택을 주는 방식으로 상생하고 있다고 합니다. 작은 공장이 가진 가치를 인정받는 것이 마냥 부럽기만 합니다. 광고 이제 퇴근입니다. 아침에 늦게 와놓고 일찍 가려니 너무 좋습니다. 골목 사이로 비치는 노을이 몽글하니 기분이 좋아집니다. 오래도록 느끼고 싶은 정든 퇴근길입니다. 노회찬재단  후원하기 http://hcroh.org/support/ '6411의 목소리'는 한겨레에서 확인할 수 있으며, 캠페인즈에도 게재됩니다.  ※노회찬 재단과 한겨레신문사가 공동기획한 ‘6411의 목소리’에서는 일과 노동을 주제로 한 당신의 글을 기다립니다. 200자 원고지 12장 분량의 원고를 6411voice@gmail.com으로 보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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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디 있나? 도서관 : 정책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각 정당 정책이 게재되었다. 제22대 국회의원선거 정당정책에서 각 정당의 10대 정책을 소개하고 있다.  앞서 3월 6일 한국도서관협회에서는 제22대 국회의원 선거를 대비하여 도서관 정책제안서를 배포한 바 있다. 정당 정책들 중 도서관과 관련된 정책이 있을지 궁금해졌다.  사실확인 각 홈페이지에서 직접 검색하였으나, 미처 확인하지 못한 정당 정책이 있을 수 있음을 말씀드립니다. 59개 정당 중 10대 정책을 등록한 30개 정당 더불어민주당, 국민의힘, 더불어민주연합, 국민의미래, 녹색정의당, 새로운미래, 개혁신당, 자유통일당, 조국혁신당, 진보당, 가가국민참여신당, 가가호호공명선거대한당, 가자환경당, 공화당, 국민주권당, 노동당, 노인복지당, 대한국민당, 대한민국당, 미래당, 새누리당, 새진보연합, 여성의당, 우리공화당, 통일한국당, 한국농어민당, 한류연합당, 한반도미래당, 홍익당, K정치혁신연합당은 10개 정책 모두에서 “도서관”을 키워드 검색해보았고,  더불어민주당, 국민의힘, 녹색정의당, 새로운미래, 조국혁신당, 진보당, 노동당, 새진보연합은 홈페이지에서도 총선 정책란에 들어가 “도서관”을 검색해보았다. 10대 정책: 녹색정의당, 반공정당 코리아, 노인복지당 우선, 10대 정책에서 도서관이 검색되는 것은 녹색정의당, 반공정당 코리아, 노인복지당뿐이었다.  녹색정의당은 “3. [보건복지, 문화관광, 농림해양수산] <돌봄> 돌봄복지국가 - 아동부터 노인까지 생애통합돌봄”란에서 “□ 예술노동의 권리 보장, 지역마다 '문화마을'” 중 “도서관 지원 확대, 사서 인력확충 및 처우개선”, 반공정당 코리아는 “2. 족보종친회청 설치, 고대역사연구원설치, 원구단, 장충단 복원,  마. 역사도서관 설치 사. 역사 시험 복원”,  노인복지당은 “대학마다 장학제도를 확충하고 과학기자재 및 도서관을 확충하여 세계적 수준의 대학으로 발돋움 시킨다.”라는 공약을 찾아볼 수 있었다. 홈페이지 총선 정책: 국민의힘, 더불어민주당, 녹색정의당  다음으로 홈페이지에서 총선 정책란에서 도서관이 검색되는 것은 국민의힘, 더불어민주당, 녹색정의당이었다. 국민의힘에서는 "지역 맞춤형 학교복합시설(수영장, 도서관 등)을 확대하겠습니다" 라는 제목만 검색이 되고 관련한 내용은 찾아볼 수 없었다.  더불어민주당에서는 민생회복, 미래 성장 부분에서 도서관이라는 키워드를 찾아볼 수 있었다. 민생회복 부분 민생을 촘촘히 챙기겠습니다 13) 공공건물과 폐교 등을 활용하여 대학(연합)기숙사 5만호를 확충하겠습니다. *공공 택지개발사업에 연합기숙사 설치 포함 -기숙사 내에 공공도서관, 공영주차장, 체육장 등 주민편의 시설 설치하여 대학생‧주민 공유   민생회복 부분 3. 국민이 건강하고 행복한 삶을 준비하겠습니다 16) 국민을 위한 문화예술 국가를 만들겠습니다 *현 정부에서 폐지‧축소된 국민수혜 문화예술정책 복원 -지역 문예회관연합회, 문화원연합회, 박물관‧미술관 등의 문화예술 강좌, 마을도서관, 출판사업 지원 복원   미래성장 부분 7. 저출생 문제 해결 3) 안심하고 아이를 맡길 수 있도록 지자체 협력형 온동네 초등돌봄 지자체 협력형 온동네 초등돌봄 (재능학교)을 도입하겠습니다 *국가가 책임지고 지자체가 직접 운영하는 온동네 초등돌봄 도입 -지자체의 인프라를 활용해 학교 공간 외 다양한 지자체의 유휴공간에서 수업(지역 스포츠 센터, 도서관, 체험학습, 지역 명소 등에서 수업 진행) 녹색정의당에서는 3월 21일 올라온 문화예술 공약에서도 도서관과 관련한 정책을 찾아볼 수 있었다. 문화예술 웹자보 공약에서도 도서관이 언급되어 있었다. 10. 독서문화를 진흥하겠습니다 - 공공도서관, 학교도서관 장서 동네서점 우선 구매 제도 확대 - 작은 도서관 설립 확대, 도서관 운영 지원 확대 - 도서관 상주 작가 사업 확대: 작가에게 창작공간과 일자리 제공, 지역 주민에게 글쓰기 강좌 등 문화프로그램 제공 - 도서관별 사서 인력 확충 및 처우 개선 - 모든 도서관 운영형태(지자체 운영, 교육청 운영, 민간위탁 운영 등)에 적용되는 사서 표준임금 기준 및 노동조건 기준 마련 지역구 공약 단, 각 지역구에서 나온 국회의원들은 도서관 건립 공약을 내세운 경우가 많았다. 국민의힘 서울특별시만 하더라도 광진구갑, 동대문구을, 중랑구을, 성북구갑, 도봉구을, 서대문구을, 마포구을, 강서구갑, 동작구갑, 동작구을, 강남구갑, 강남구을, 강남구병, 송파구갑, 송파구병, 강동구갑, 강동구을 등이 있었다.  새로운미래에서는 도서관과 관련하여 광주 북구을에서 공공도서관과 학교에서 EBS 교육 온라인 콘텐츠를 무료로 이용할 수 있게 하겠다는 정책이 있었다.  도서관정책이라고 할 만한 것은 더불어민주당 동래구 후보는 사교육을 보완할 ‘공공도서관 네트워크 구축’ 공약이다.  진짜 ‘도서관 정책’은 어디에? 지역구에서 나온 국회위원들은 도서관 건립 공약을 내건 경우가 많았는데, 정작 정당 정책에서는 도서관과 관련한 정책을 찾아보기가 어려웠다. 도서관 정책이 있다면 그에 대한 평가를 해보고 싶다는 생각도 있었는데, 평가할 단계가 아니라 우선 있는 정책부터가 거의  찾아보기 어려웠다. 도서관을 건립하는 공약을 내세운다는 것은, 도서관이 지역 주민들에게 어필할 수 있음을 뜻하는 것일 것이다. 그러나 정당 정책이 없다는 것은 도서관을 건립만 할 뿐 그 안의 내용을 무엇으로 채워야할 지가 없는 것이다. 녹색정의당처럼 사서의 노동조건을 개선하겠다는 공약이 아니더라도, '독서문화 진흥'이나 '도서관 운영 지원 확대', '도서관 프로그램 확대' 등 도서관의 내부를 채우는 공약도 필요하다. 도서관은 건물만 필요하지 않다. 도서관 3요소에는 공간(시설)뿐만 아니라 자료와 사람(사서, 이용자)이 포함된다. 있는 도서관은 재건축하고, 없는 도서관은 새로 짓는 정책만 필요한 것이 아니다. 도서관이 몇 개인지 건물 개수만이 아니라, 도서관 발전에 대한 정책과 그 실효성 역시 검토해야 할 것이다.
공공서비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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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께 기억] 사회가 기억하고 제도가 기억하게 하라
2013년 10월 30일, 저는 고등학교 1학년 수학여행으로 제주도에 갔었습니다. 교실 내에서 티격태격하던 친구들과 함께 우정도 다지고 한라산도 올라가며 즐겁게 지냈었습니다. 항상 머리 위 높은 곳에서 떠돌던 구름을 바로 옆에서 직관하던 그 황홀한 광경과 정상까지 올랐다는 것에 대한 성취감은 정말이지 잊을 수 없는 저의 소중한 추억이었습니다. 그러고 6개월 후 같은 섬에 가던 단원고 학생들은 전 국민이 보는 긴급 속보 방송 앞에서 300여 명이나 세상을 떠났습니다. 인생 한 번뿐인 이런 추억들을 만들 수 있다는 그들의 기대와 미래에 대한 계획, 소망들은 그렇게 수포로 돌아갔습니다. 그 당시 TV를 보며 가족들은 “다행이다,” 네가 살아있는 것에 감사하며 살라” 정도의 말만 했지만 저는 슬픔을 지울 수 없었습니다. 나와 같은 경험을 가질 수 있었던 그 수많은 동년배들이 왜 그렇게 처참히 희생되어야 했을까? 바다 위에 완전히 누워있는 세월호를 전 국민이 바라보고 있는데 왜 정부는 가만히 있었을까? 학교 끝나고 집에 가는 길에 있었던 추모 공간을 지나칠 때마다 저는 고개를 들 수가 없었습니다. 일부 극단적인 인터넷 커뮤니티에서 나오는 망언들을 볼 때마다 저는 분노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나라도 공감하고 될 수 있는 대로 도와야지 하는 생각에 헌금, 헌화도 해봤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저의 그 의지와 기억마저도 저물어 갔습니다. 그렇게 10년이 지나고 함께 기억 프로젝트를 통해 잊혀졌던 기억을 돌이켜 보며 저는 기억이라는 단어에 대해 더 깊이 고민하게 되었습니다. 함께 기억한다는 것의 진정한 의미는 무엇일까? 모두가 트라우마를 갖고 악몽에 잠을 못 이뤄야 한다는 것은 당연히 아닐 것입니다. 모두가 물이 무서워서 배를 타는 것을 거부하는 것은 더더욱 아니고요. 함께 기억한다는 것은 개인 기억의 집합체보다는 사회적 기억으로 봐야 합니다. 사회가 기억하고 제도가 기억해야 세월호 사건과 같은 참사가 일어나지 않게 됩니다. 국가가 기억하지 않으려 하는 상황에서 개인만의 기억과 노력은 한없이 약할 수밖에 없습니다. 세월호 참사를 담은 기자들의 증언을 담은 영화 “회색 지대”는 이러한 현실을 적나라하게 보여줍니다. 누구는 단순히 특종을 위해, 더 좋은 카메라 구도를 위해 뛰는 기회주의자로 볼 수도 있지만 “가만히 있어 주세요”라는 안내방송과 대비되는 아비규환 속에서 과연 이기주의만으로 이 사진들을 설명할 수 있을까요? “내 동생 돌려내!”라는 유가족의 울부짖음과 아비규환 속에서 가족의 생사를 알고자 하는 몸부림, 이 상황을 하나라도 더 카메라에 담고자 하는 기자들의 고군분투 모두 그 당시 경찰들의 저지 앞에서는 한없이 나약했습니다. 하지만 우리는 이를 사회적인 기억을 만들라는 그들의 간곡한 부탁으로 받아들이고 이를 실현하기 위해 노력해야 합니다. 앞서 말했듯 사회적 기억은 개인들의 트라우마만의 집합체가 아닙니다. 세월호 참사의 진상을 하나도 빠짐없이 규명하고 이런 일이 다시는 생기지 않도록 제도를 만들며 이 제도들이 사라지지 않도록 사회가 공감하고 감시·감독하는 것을 의미합니다. 사회적 기억이 형성되지 않으면 참사는 되풀이됩니다. 2003년 대구 지하철 참사 때 생기지 않았기 때문에 2014년 세월호 참사가 일어난 것이고, 세월호 참사 때 생기지 않았기 때문에 2022년 이태원 참사가 일어난 것입니다. 이제는 이 악순환을 끊을 때입니다. 모든 참사의 진상을 낱낱이 파헤치고 관련자 처벌 및 제발 방지 법률의 제정을 강력히 촉구하는 바입니다. 
4.16 세월호 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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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께 기억] 모두의 10년, 다시 찾아온 봄
모두의 10년, 다시 찾아온 봄 초등학교 5학년 봄방학식이었다. 5학년 교실에서 지내는 마지막 날, 담임 선생님께서 교실 정리를 도와달라고 하셔서 친구와 함께 학교에 남아 책상을 옮겼다. 교실에 돌아오니 꺼져있던 텔레비전에 뉴스가 틀려져 있었다. 선생님께서 심각하게 보고 있던 뉴스에는 지하철에 불이 났다는 내용이 나오고 있었다. 대구에 사는 누구든 자주 놀러가던 그 지하철역까지 불이 옮겨붙었다고 했다.  6학년이 되던 봄, 동네는 지하철 참사로 어수선했다. 관계망이 좁은 대구에는 조금만 건너면 아는 이가 참사 피해자였고, 유가족이었다. 수많은 이야기가 오갔다. 어떤 이야기는 소문처럼, 가십처럼 동네를 떠다녔다.  참사가 일어난 이후에도 우리는 방과후에, 주말에 중앙로역에 갔다. 참사를 잊고 살다가도 중앙로역 벽에 새까맣게 남은 재와 매캐한 냄새를 맡으면 그 날이 다시 떠올랐다. 속보를 보고 있던 담임 선생님의 뒷모습, 정신없이 나오던 참사 장면, 그리고 텅 빈 교실, 그런 순간들이….  10년 전,  4월의 기억 10년이 지나, 나는 사범대학교 4학년이 되었다. 교사를 꿈꿨다. 임용고시를 치고 싶지는 않았다. 학생으로 경험했던 학교는 나를 억압하고, 배제하는 공간이었다. 퀴어인 내가, 여성인 내가 지켜지는 학교에서 삶을 이어가고 싶었다. 졸업 직후, 나는 한 대안학교에서 교사로 삶을 이어갔다. 2014년이었다. 처음 교사가 된 나는 기쁘고 신나는 마음으로 가득찬 봄을 보냈다. 처음 만난 우리반, 우리학교, 아직 교사로서 모르는 것이 많았지만 하고픈 것은 많은 3월이었다. 그저 학교에 가고, 교실에 함께하는 것만으로도 행복했다. 아직 잘 몰랐기에 함께 웃을 수 있고, 함께 즐길 수 있는 시간이라 더 좋았다.  4월 16일, 어느 날과 다르지 않았던 날이었다. 우리학교는 전자기기 사용이 금지되어있었다. 학생들은 전자기기 대신 자연과 함께 시간을 보냈다. 학교에 온 지 2달째, 나 또한 전자기기 사용에 대해 눈치를 보며 학교에 있는 시간만큼은 휴대폰과 노트북과 멀어졌다. 그렇게 정신없는 하루를 보내고 나면 선배들이 저녁을 사줬다. 굽이 굽이 산길을 따라가야있는 작은 산골마을에 온지 2달밖에 되지 않은 초임교사를 선배들은 매일 저녁 챙겨줬다. 그날도 그러했다. 맛난 밥을 먹으며 학교 생활에 대해 대화를 나누고 돌아온 집, 그제서야 처음으로 휴대폰을 켜 포털사이트에 들어갔다. 믿기지 않겠지만, 우리는 2014년 4월 16일 밤 늦게서야 세월호 참사를 알게 됐다. 우리끼리 농담삼아 사회와 동 떨어져 있다고 했지만 그걸 몸소 경험한 날이었다. 너무나 많은 기사들이 흩어져있었다. 혼란스러웠다. 도대체 이게 다 무슨 말이지? 배가 가라앉았다고? 근데 구조를 하지 못했다고? 어째서? 그 시간부터, 며칠간 기사를 보면 볼수록 이해가 되지 않는 것들 투성이었다. 그러다 두려워졌다. 내가 그 곳에 있었다면, 내가 함께하는 학생들과 세월호에 타고 있었다면, 나는 어떻게 했을까, 나는 학생들을, 그리고 나를 지킬 수 있었을까… 세월호 참사는 타인의 일이 아니었다. 나에게도 다가올 수 있는 참사였다.  2016년, 학생들과 함께 만든 노란 리본 (사진 :유랑) 우리 모두의 10년, 그리고 다시 찾아온 봄 10년이 지났다. 이제 곧 4월 16일이 온다. 세월호 참사의 진실을 밝히기 위해 함께한 10년을 돌아보면 몇 개의 장소들이 떠오른다. 팽목을 오가는 셔틀을 타기 위해 새벽에 모인 이들, 세월호와 구조현장이 모이지 않았던 팽목항, 잊지 않기 위해 갔던 화랑유원지, 리본을 함께 만들었던 광화문. 주변에 함께 기억하는 이들이 점점 줄어드는 것만 같을 때, 이 곳에 가면 함께하는 이들을 만날 수 있었다. 그들의 시선을 통해 세월호 참사를 보고, 함께한 시간을 들으면 지치지 않고 함께 기억하고 진실을 향해 계속 갈 수 있을 것이라는 믿음이 생겼다. 다시 마주한 5번째 4월이었다. 안산 화랑유원지에 1,000명의 시민이 모였다. 천명의 시민은 합창을 통해 세월호 참사를 기억하고 있음을, 여전히 우리는 진실을 밝히기 위해 함께하고 있음을 보여줬다. 화랑유원지에서 같은 노래를 부르며 나는 노래의 힘을 느꼈다. 노랫말로 우리의 마음을 전하고, 한 목소리 내며 우리의 마음이 여전히 이 곳에 함께 있음을 온 몸으로 느꼈다. 합창을 하기 위해 서로의 입과 시선을 맞추는 것, 서로의 소리를 들으며 음과 박자를 맞추는 것, 곁에 있는 이의 온기를 느끼는 것. 그 감각들로 우리의 연대를 느꼈다.  세월호 참사 5주기 천인 합창 현장 (사진 :유랑) 사회적 참사를 기억하는 것, 우리가 연대하는 것, 그리고 추모한다는 것. 그 기억과 행동이 그저 무겁지만은 않은 일임을 처음 깨달았던 날이다. 함께 기억한다는 것만으로 서로의 힘이 될 수 있다는 것, 그 힘으로 새로운 희망을 만들어갈 수 있다는 것, 그 희망을 만들어가는 길이 하나의 방법만으로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 말이다.  이제 11일 뒤, 세월호 참사 10주기다. 올해는 화랑유원지에 4,160명의 시민이 모인다. 함께 노래를 부르며 우리는 기억하고, 진실을 향해 목소리내려 한다. 여전히 진실은 밝혀지지 않은 채 우리는 또 다른 사회적 참사와 재난을 마주한다.  20년 전에도, 10년 전에도, 그리고 18개월 전에도, 사회는 시민을 지키지 못했다. 국가와 정부가 나를 지켜주지 않을 것이라는 불안감, 두려움은 무력감으로 이어지기 쉽다. 어떠한 것도 바꾸지 못할 것이라는 무력감, 그리고 나 혼자 생존하기도 급급한 일상을 우리는 보내고 있다.  하지만 우리의 일상은, 그리고 사회는 더디지만 조금씩 조금씩 움직이고 있다. 우리가 무력해졌을 때, 희망을 놓고 그 어떤 것도 하지 못할 때 사회는 더 속도를 늦춘다. 혼자인 것 같을 때, 나 혼자 기억하고 있는 것만 같을 때, 각자의 기억 공간에 찾아가자. 팽목항에, 광화문에, 화랑유원지에, 그리고 내 주변에 있을 노란 리본에. 그 공간 속에 있는 10년의 기억과 함께했던 이를 기억하자. 그리고 그 힘으로 다시 조금씩 나아가자, 안전한 사회를 향해, 그리고 그 누구도 죽임 당하지 않는 세상을 향해
4.16 세월호 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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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411의 목소리] 나는 대리기사 노동자다
나는 대리기사 노동자다 (2022-07-13) 한기석 | 전국대리운전노동조합 경기지부장 지난 5월12일 오전 서울 중구 동반성장위원회 앞에서 ‘대리운전기사 권익과 시민 안전을 보장하는 사회적 대책 촉구 기자회견'이 열리고 있다. 연합뉴스 대리운전을 시작하고 벌써 13년이 지났다. 조그만 사업을 하다가 문 닫고 심한 우울증에 빠져 있을 때 친구가 매일같이 찾아와 운전면허증이 있으니 대리운전이라도 하라고 얘기한 게 그 시작이었다. 대개 그렇듯, 새로운 직업을 찾을 때까지 6개월 정도만 하리라 마음먹었다. 친구가 소개해준 업체를 찾아 “수중에 만원도 없으니 대리운전 보험료와 콜 수수료 충전금을 먼저 지원해주면 좋겠다”고 하니, 업체 사장님이 웃으면서 그러자고 말해 일을 시작했다. 지금도 첫날의 기억이 생생하다. 업체에서 알려준 식당으로 찾아가 “대리운전 부르신 분 계세요?”라고 외칠 때 심장이 쿵쾅거렸고, 식당 안 모든 사람이 나를 쳐다보는 것만 같아 가슴이 답답했다. 짧은 거리를 운전하면서도 등에서 식은땀이 흐르고, 집으로 가는 길을 설명해주는 고객의 목소리도 제대로 들리지 않았다. 조금이라도 더 벌기 위해 장거리, 그러니까 타 지역으로도 나가기 시작했다. 자주 다니는 지역이 아닌데다 한밤중이라 사방을 둘러보아도 어디가 어디인지 알 수 없는 곳에 서 있는 경우가 잦았다. 혼자 고립됐다는 생각에 이렇게 살아야 하나 슬퍼지기도 했다. 낮과 밤을 바꿔 살면서 세상일에 점점 무덤덤해지고 이웃이나 친구들과도 점점 멀어져 가니 더욱 외로워졌고 나 자신이 외계인처럼 느껴지기도 했다. 광고 대리운전 기사들은 밤에 혼자 일하기에, 본인이 얘기하지 않으면 그 누구도 각자의 사정이나 어려움을 알 수 없었다. 매일같이 마주치던 동료가 갑자기 사라진 뒤 2~3개월 만에 나타나 “그동안 병원에 입원해 있었다”고 말한 경우도 있었다. 또 동료 결혼식이나 상갓집에 찾아가면 자신이 대리기사라는 말을 주변에 하지 말아달라고 부탁해오기도 했다. 안타까웠고 속상했다. 가족의 생계를 책임지면서 열심히 사는데 왜 당당하게 자신의 직업을 밝히지 못해야 하는지. 이런 상황을 어떻게 하면 바꿀 수 있을지 고민이 시작됐고, 대리기사의 노동조합이 필요하다며 계속 나를 설득해왔던 민승 형을 찾게 됐다. 형은 나를 서울 강남 교보사거리 현장에서 진행된 첫번째 공식 회합에 데리고 갔다. 2015년의 일이다. 회합에 모인 기사들은 업체들의 갑질을 개선하고 기사들을 모으기 위한 방안에 관해 열띤 토론을 이어가고 있었다. 업체들의 대표적인 갑질 중 하나는 콜을 받는 프로그램을 서울, 인천, 경기 세개로 쪼개 사용료를 세배로 받는 것이었다. 장거리 콜을 받기 위해 기사들은 지역별로 쪼갠 같은 프로그램 두세개를 핸드폰에 깔고, 두세배 사용료를 낼 수밖에 없었다. 프로그램당 사용료가 한달에 1만5천원이고, 수도권 대리기사가 10만명 정도임을 고려하면 대리운전 업체들은 대략 매달 20억~30억원의 부당이익을 얻어 프로그램 개발사와 4 대 6으로 나눠 가졌다. 광고 광고 대리운전 업체들은 대리기사들을 단체보험에 가입하도록 묶어두고 보험사와 손잡고 월 7만~8만원 하던 보험료를 12만~15만원 수준으로 올리기도 했다. 물론 업체는 보험사로부터 리베이트를 받았다. 또 업체들은 매달 관리금 명목으로 3만원을 고정적으로 빼갔지만 뭘 관리하는지는 아무도 알 수 없었다. 업체의 갑질은 이게 다가 아니었다. 콜을 잘못 수락해 미안하다며 빼달라고 요청하면 온갖 쌍욕을 들어야 했다. 이런 상황들에 문제의식을 느끼고 있던 터라 자연스럽게 회합에 합류하게 됐다. 함께 고민해 끌어낸 결론은, 노동조합을 만들고 이를 통해 대리기사 개개인의 의식 전환을 이뤄내야 한다는 것이었다. 이때부터 저녁과 밤에는 대리운전을 하고, 새벽에는 홍보 활동과 업체 갑질 철폐투쟁에 나섰다. 물론 순탄치는 않았다. 하지만 아무리 짓밟혀도 또 다른 새싹이 피어나는 세상의 이치처럼, 다시 모이기를 반복하면서 차츰 동료 기사들을 설득해나갔다. “우리는 한 가정의 가족을 먹여 살리는 가장이다. 왜 패배의식에 젖어 있어야 하는가?” “일하다 다쳐도 보상은커녕 휴무수당도 받지 못하는데, 함께하면 4대 보험 가입을 쟁취해낼 수 있다”고 가는 곳마다 호소하고, 기사들과 토론도 마다하지 않았다. 언론사 인터뷰 요청에도 적극적으로 응해 대리운전 기사들의 현실을 국민에게 최대한 알리려 했다. 광고 그런 끝에 2019년 전국대리운전노동조합 경기지부가 설립됐고, 지부장을 맡게 됐다. 이후 3년 동안 참 많이 변했다. 조합원 수는 100명 남짓에서 500여명으로 늘었고, 몇몇 시·군에는 풀뿌리 지회도 생겼다. 하지만 업체들의 갑질은 여전하고, 개선해야 할 노동조건은 수두룩하다. “나는 대리기사 노동자다!”라고 자신 있게 외치며 동료 기사들과 함께 계속 전진하겠다고 다시 한번 다짐한다. 노회찬재단  후원하기 http://hcroh.org/support/ '6411의 목소리'는 한겨레에서 확인할 수 있으며, 캠페인즈에도 게재됩니다.  ※노회찬 재단과 한겨레신문사가 공동기획한 ‘6411의 목소리’에서는 일과 노동을 주제로 한 당신의 글을 기다립니다. 200자 원고지 12장 분량의 원고를 6411voice@gmail.com으로 보내주세요
새 이슈 제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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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세사기 피해자 연속기고] 8. 원희룡 후보님, 전세사기 피해자 앞에서도 정직해지세요
"나라는 제대로 된 대책도 없고 더는 버티지 못하겠다."  2023년 2월 28일, 첫 번째 전세사기 희생자가 남긴 말입니다. 그 후 또 다른 피해자들이 잇따라 세상을 등졌습니다. 피해자들의 죽음, 절규, 투쟁으로 2023년 5월 전세사기 특별법이 제정되었지만 제대로 된 피해 구제와는 거리가 멀고 여전히 많은 피해자가 방치되고 있습니다. 전세사기 문제는 아직 끝나지 않았습니다. 매일 전국 곳곳에서 새로운 피해 소식이 터져나오고, 기존 피해자들은 빚으로 빚을 돌려막거나 빚을 더 내서 피해주택을 떠안고 하루하루를 간신히 버티고 있습니다. 그러나 4·10 총선을 앞둔 지금도 제대로 된 피해 구제 공약과 대책은 논의되지 않고 있습니다.이에 전국 전세사기 피해자들이 직접 호소하고자 합니다. 전세사기·깡통전세 피해자 전국대책위원회는 피해자들의 요구가 반영된 공약과 대책을 촉구하기 위해 관련 릴레이 기고를 진행합니다. 전세사기 피해자들의 간절한 목소리에 많은 관심 부탁드리겠습니다. ※ 전세사기·깡통전세 피해자 전국대책위가 전국 각지의 피해자들의 사연을 접수받아 '전국 전세사기 피해자들의 목소리에 답해주세요' 캠페인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지난 1일, 인천 미추홀구 전세사기 피해대책위는 국민의힘 인천 계양을 지역구 원희룡 후보 선거사무실 앞에서 1인시위를 벌였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와 관할 선거관리위원회에 선거법상 문제가 없는지 철저히 확인하고,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 등 다른 법에도 저촉되지 않는 합법적인 방식을 고심해서 준비했다.피해자들은 1인시위를 하며 원희룡 후보에 대한 지지와 낙선 그 어떤 것도 이야기하지 않았다. 그저 전세사기 피해자를 기리는 영정사진을 들고, 전세사기 피해는 당신의 잘못이 아니라는 메시지를 냈을 뿐이다. 그래도 피해자들은 내심 원희룡 장관에게 전세사기 피해자들에 대한 일말의 부채감과 함께 '미안하다'는 말 한마디는 듣고 싶어 했다. 최소한의 양심이 있다면 그렇게 할 것이라 생각했다. 산산히 부서진 기대선거사무실 앞에서 적법한 1인시위를 하고 있는 피해자에게 원희룡 지지자는 폭언을 일삼았고, 현장을 촬영중인 휴대폰을 빼앗아 파손하는 등 일방적인 폭력을 행사했다. 이런 일에 대해 원희룡 캠프는 관련이 없다며 일절 선을 긋고 책임을 회피하고 있다.다음날인 2일엔 지하철역에서 유세중인 원희룡 후보 옆에서 1인시위를 진행했는데, 원 후보가 선거 유세원들에게 '전세사기는 문재인 정부 탓이라 쓴 종이를 옆에서 들어라'라고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뿐만 아니라, 원 후보 지지자들은 적법한 1인시위를 선거방해라고 주장하며, 선관위와 경찰에 신고하는 등 헌법상에 규정된 집회의 자유를 침해하기도 했다.  원희룡 후보, 그가 국토교통부 전임 장관일 때 과연 어떤 일들이 벌어졌나? 2022년 하반기 인천 미추홀구에서 대규모 전세사기가 발생하고, 수도권 일대에 '빌라왕', '빌라의신' 등 조직적인 전세사기 일당이 속출했을 때 그는 '전세사기 일타강사'를 자처하며, 수박 겉핥기 식의 대책과 허울뿐인 피해자지원센터를 내세워 문제가 모두 해결된 것처럼 이야기했다.그의 호언장담처럼 정부의 대책이 효과가 있었다면 2023년 2월 28일, 인천의 전세사기 피해자가 "나라는 제대로 된 대책도 없고, 더는 버티지 못하겠다"는 유서를 남긴채 스스로 목숨을 끊는 일은 없었을 것이다.그는 첫 번째 전세사기 희생자의 빈소에 찾아와 "먼저 지원하고 절차나 시기는 우리 기관에서 떠안도록 한다든지, 여러 가지 방향을 더 검토하겠습니다"라고 공언했음에도 전세사기 특별법 논의 과정에서는 '선구제는 혈세 낭비', '중고거래나 보이스피싱도 국가가 책임져야하나?', '모든 사기피해는 평등하다' 등 피해자를 조롱하는 등한 망언으로 피해자들의 상처에 소금을 뿌렸다.결국 전세사기 특별법에는 피해자들이 강력하게 요구해온 '선구제-후구상' 방안이 빠졌고, 그 과정에 국민의힘 의원들과 원희룡 당시 국토교통부 장관이 지대한 역할을 한 것은 널리 알려진 사실이다. 이에 지난 3월 27일, 전세사기·깡통전세 피해자 전국대책위원회는 전세사기 피해자가 선정한 22대 총선 나쁜 후보로 원희룡 후보를 선정했다. 전세사기 피해자 앞에서도 정직하라피해자들이 가장 기막혀 했던 것은, 원희룡 후보가 국토교통부 장관 재임 기간 전세사기 피해자들의 거듭된 면담 요청에도 단 한번도 응답하지 않았음에도 퇴임 인사에서 전세사기 피해자들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고 자필 이임사를 남긴 것이다.피해자 공식면담 0건을 기록하며 현장과 동떨어진 대책을 남발한 모습을 보며 피해자들은 울분을 토했다. 그런 그가, 전세사기 피해가 가장 극심한 인천 미추홀구 인근의 계양구에 국회의원 후보로 출마했다는데 어떻게 피해자들이 가만히 있을 수 있겠는가.'정직하게 하겠습니다', 원희룡 후보가 내건 선거 슬로건이다. 말만 그럴듯한 그에게 제발 정직해지라고 권하고 싶다.전세사기 문제 주무부처 장관으로서 전세사기 문제해결을 위해 얼마나 애썼는지, 피해자들이 만나자고 수십번의 면담요청을 했음에도 만남이 성사되지 않은 건 재임기간 정말 시간이 없어서였는지, 전세사기 피해자들이 외치는 요구사항이 터무니없이 허황된 것이었는지 아니면 그저 귀찮고 하기 싫었던 것인지, 이번 전세사기 피해자들의 1인시위 과정에서 선거캠프 관계자 및 지지자들이 폭력적인 언행을 일삼았던 것에 대해 정말 아무런 책임이 없는지.장관 재임 당시 듣지 못했던 그의 대답을 '정직한 원희룡 후보'에게 꼭 듣고 싶다. - 전세사기·깡통전세 피해자 전국대책위 공동위원장 이철빈 - ※ 전세사기·깡통전세 피해자 전국대책위가 전국 각지의 피해자들의 사연을 접수받아 오마이뉴스에 기고했으며, 캠페인즈에도 중복게재하고 있습니다.
주거 안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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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세사기 피해자 연속기고] 7. 전세사기 피해자란 이유로 파혼... 이게 다가 아닙니다
"나라는 제대로 된 대책도 없고 더는 버티지 못하겠다."  2023년 2월 28일, 첫 번째 전세사기 희생자가 남긴 말입니다. 그 후 또 다른 피해자들이 잇따라 세상을 등졌습니다. 피해자들의 죽음, 절규, 투쟁으로 2023년 5월 전세사기 특별법이 제정되었지만 제대로 된 피해 구제와는 거리가 멀고 여전히 많은 피해자가 방치되고 있습니다. 전세사기 문제는 아직 끝나지 않았습니다. 매일 전국 곳곳에서 새로운 피해 소식이 터져나오고, 기존 피해자들은 빚으로 빚을 돌려막거나 빚을 더 내서 피해주택을 떠안고 하루하루를 간신히 버티고 있습니다. 그러나 4·10 총선을 앞둔 지금도 제대로 된 피해 구제 공약과 대책은 논의되지 않고 있습니다.이에 전국 전세사기 피해자들이 직접 호소하고자 합니다. 전세사기·깡통전세 피해자 전국대책위원회는 피해자들의 요구가 반영된 공약과 대책을 촉구하기 위해 관련 릴레이 기고를 진행합니다. 전세사기 피해자들의 간절한 목소리에 많은 관심 부탁드리겠습니다. ※ 전세사기·깡통전세 피해자 전국대책위가 전국 각지의 피해자들의 사연을 접수받아 '전국 전세사기 피해자들의 목소리에 답해주세요' 캠페인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2023년 6월, 갑자기 집 와이파이가 끊겼습니다. 한참을 셋톱박스와 씨름하다가 고객센터로 전화를 걸어 문의했는데, 황당한 답변이 돌아왔습니다. 요금이 3개월간 미납되어서 인터넷이 끊겼다는 것입니다. 단 한 달도 빠지지 않고 관리비를 입금했는데 지금까지 낸 관리비는 도대체 어디로 간 것일까요? 전말은 이러했습니다. 저의 임대인은 임대차보증금을 돌려주지 않는 것으로 유명했고 주위 부동산에서 중개를 꺼릴 정도의 '악질'이었습니다. 그 임대인은 시장 경기가 나빠지자 임대차보증금 뿐만 아니라 인터넷 이용료 등에 사용하는 관리비, 근저당 이자를 하나둘 체납하였고 나중에는 사기 혐의로 구속돼 구치소에 수감됐습니다. 피해자들은 보증금은 돌려받지도 못하고 어디에도 갈 수 없는 신세가 되어 피해주택에 발이 묶였습니다.이제 선택할 수 있는 방안은 그리 많지 않습니다. 이미 갖고 있는 빚에 빚을 더해서 새로운 집으로 탈출하거나 지옥 같은 전세사기 피해주택에 계속해서 살아야만 합니다. 많은 경우 전세사기의 악몽을 떠오르게 만드는 피해주택에 남는 것을 선택하곤 합니다. 월세나 이자라도 아끼고 이사집 찾기 등 집 걱정을 조금이나마 줄여보려 마음에서입니다. 그러나 이마저도 쉽지 않습니다.삭아버린 완강기... 이곳에 '안전'은 없습니다걱정 없이 집다운 집에 살려면 적어도 인터넷, 전기, 수도, 엘레베이터 문제를 빨리 해결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저는 입주자들을 모았고 엉겁결에 입주자 대표까지 되어 여러 곳을 수소문했습니다. 알고보니 임대인은 작년 1월부터 모든 세금과 공과금을 납부하지 않았습니다. 전기·수도·청소업체와 엘레베이터·주차타워·안전관리 회사 등에 일일 문의해보니 모든 기관과 회사는 하나같이 입을 모아 말했습니다. 지금까지 미납된 요금을 일시에 납부하지 않으면 더 이상의 서비스 제공이 어렵다고 말입니다.입주자들이 체납한 것도 아닌데 밀린 관리비를 왜 우리가 내야하는지 억울했습니다. 당시 부산에는 전세사기 피해자 지원센터라는 지원기관이 있어 이런 상황을 전달하고 도움을 청했습니다. 담당 공무원은 협조 공문을 발송하겠다고 했습니다. 지원센터가 해준 것은 딱 그것 뿐이었습니다. 관련 지원 조례나 법률안이 없다고도 덧붙였습니다.전세사기 피해 사실을 알고 9개월이 지난 지금 전기, 수도, 엘레베이터 정도는 그럭저럭 해결이 되었지만 안전 관리 문제는 아직 미해결 상태입니다. 한 건물에는 소방, 전기, 승강기 세 분야의 안전관리자가 필요합니다. 보통 집주인, 용역업체 관리자, 거주자 중에서 선임하게 되는데 저희 주택의 경우 피해자들이 이 역할을 맡고 있습니다.그 중에서도 소방안전관리자가 되려면 10만 원에 달하는 비용을 지불하고 평일 중 하루 종일 시간을 내어 교육을 받아야 합니다. 또, 1년에 한 번 점검을 진행하고, 고장난 시설을 사비를 들여 수리하고, 점검 사실을 소방서에 신고하여야 합니다. 이를 위반하면 건물 관계자가 300만 원의 과태료를 물어야 합니다. 왜 피해자들이 이런 것을 부담하여야 하는 것일까요?많은 사람들의 노력과 정성으로 저희 건물의 소방안전관리자 선임은 1년간 유예되었지만 몇 개월째 시설이 방치되며 고장이 터져나오고 있습니다. 전층의 화재감지기 경종이 수시로 울리는 탓에 알람을 전부 꺼버린 상태입니다. 각 호실에 필수로 설치해야 하는 소화기는 이미 유효기간이 지난 지 오래고 각자가 사비로 이를 교체할 수밖에 없는 상황입니다. 벽에 설치된 완강기는 삭아버려서 당장이라도 끊어질 것 같습니다.침수 피해 수리비용 전세사기 피해자가 갚기도심지어 이런 사정은 다른 피해건물에 비하면 그나마 나은 편입니다. 부산 수영구의 다른 전세사기 피해건물은 여름 침수 피해로 2000만원 이상의 수리비용이 발생했는데 모든 피해자가 분담하여 할부로 갚고 있다고 합니다. 대전의 누수, 포항의 지붕 붕괴, 인천 미추홀구의 보일러 고장과 건물 외벽 붕괴 등 이같은 건물 안전 관리 문제를 다른 누구도 아닌 전국의 많은 피해자들이 감당하고 있습니다. 조례가 없어서 건물 관리를 지원할 수 없다는 것은 이미 너무 많이 들어서 충분히 알고 있습니다. 시청이 구청으로 민원을 돌리고 구청은 시청으로 책임을 넘기는 상황도 열이 받기는 하지만 이해는 합니다. 그런데 조례를 만들 수 있는 구의원, 시의원 역시 이 문제에 대해 미온적인 반응만을 보입니다. 법이 없으니 움직이기 어렵다고 답합니다. 법이 없으니 조례를 만들어 달라고 도움을 청하는 것인데 계속해서 핑계를 대는 것은 납득하기 어렵습니다.정부 또한 전세사기 피해자 구제에는 관심이 없는 듯합니다. 전세사기 특별법을 가지고 온갖 생색을 내며 파격적인 구제를 제공하는 것처럼 말은 하지만 실상은 빚에 빚을 더하는 정책이 대부분입니다. 피해자로 인정을 받아도 사용할 수 없는 대책이 너무 많습니다. 거기에 더해 전세사기 문제를 "개인의 부주의로 일어난 사인간의 거래"라고 폄하합니다. 피해자를 질타하는 시선을 적극적으로 해소하지는 못할 망정 부추기는 것입니다.희망고문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절망에 빠져 사는 것보다 희망을 가졌다가 다시 절망하는 것이 더욱 비참합니다. 반쪽짜리라고 하기도 민망한 전세사기 특별법은 피해자들에게 희망고문이 무엇인지를 알려주었습니다.전세사기는 사회적 재난입니다. 대부분의 피해자들은 중개보조인에게 안전한 매물이라고 소개받고 추후 보증금 반환에도 문제가 없을 것이라 안내 받았습니다. 보증보험 가입을 하려고 하면 가입할 필요 없다는 설득을 들었고, 중개보조인이 대출 은행을 소개해줘서 문의해보면 은행 역시 걱정할 것 없는 매물이라 안심시켰습니다.전세사기 피해자들에게 전세 보증금은 전재산이기에 더 이상 확인할 게 없을 만큼 열심히 확인하고 매물을 계약합니다. 선순위 보증금, 공시지가, 임대인의 재산규모, 공실은 얼마나 있고 건물에 몇 명이 세를 들어 사는지를 하나하나 따져보고 은행에서도 문제가 없음을 증명하는 확인도장을 찍듯 턱턱 대출을 해줍니다. 그럼에도 피할 수 없었던 것입니다.전세사기 피해자란 이유로 파혼까지 당하기도피해자들은 이미 몇 번이고 자책하고 있습니다. 너무 어리숙하게 굴었던 탓일까, 사기 당할 만했던 것일까, 좀 더 알아봤다면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았을까. 불행이 불행을 불러오는 불행의 굴레에 빠져 일상을 잃어가고 있습니다. 어떤 분은 예비 시어머니에게 전세사기 피해를 당했다는 이유로 부주의한 사람과 가정을 꾸리게 할 수 없다는 질책을 듣고 파혼을 당하기도 했습니다. 전세사기 피해만으로도 벅찬데 아버지가 쓰러진 분, 가족들이 전부 떨어져 살게 된 분, 밤낮 없이 일하며 더 이상 미래를 꿈꾸지 않게된 분까지 이 불행의 굴레는 지금도 조용히 소용돌이치고 있습니다.반면 전세사기범들은 수탈한 보증금을 어디론가 빼돌려 값비싼 변호사를 선임하고 또 다른 범죄를 꾀합니다. 임대인, 건설사, 은행, 정부, 공인중개사 모두가 연관되어 있는데 나서서 책임지겠다는 곳은 어디에도 없습니다. 전세사기는 경제적 살인이라는 말까지 나오고 있지만 정작 그 범인은 나몰라라, 모르쇠로 일관하고 있는 것이 지금의 현실입니다. 전세사기는 평범한 청년들과 서민의 생계를 위협하고, 파괴하며, 헤아릴 수 없는 고통에 빠뜨렸습니다. 허술한 국가시스템, 임대차 시스템, 피해자를 전혀 구제해주지 못하는 현재의 전세사기 특별법을 규탄합니다. 이제는 불행의 굴레를 끊어내야 할 때입니다. 정부는 지금이라도 피해자들의 암담한 현실과 고통을 제대로 파악하고 더 이상의 피해가 없도록 적극적으로 조치해야 합니다. 최소한 피해자가 '안전'과 '내일'를 걱정하지 않도록. - 부산 전세사기 피해자 노정윤, 닉네임 'i' - ※ 전세사기·깡통전세 피해자 전국대책위가 전국 각지의 피해자들의 사연을 접수받아 오마이뉴스에 기고했으며, 캠페인즈에도 중복게재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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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를 기억하는 방식
세월호를 기억하는 방식들 2014년 TV 화면에서 세월호란 이름을 처음 마주했다. 가라앉는 배와 그 주변을 둘러싼 헬기와 구명보트, 기자의 브리핑 등 분주한 화면 속에 사고 현장에 저렇게 많은 사람이 있으니 배는 가라앉더라도 안에 있는 사람들은 무사히 구출되지 않을까. 그렇게 뉴스에 나오는 교통사고같이 세월호는 스쳐 지나가는 하나의 소식이었고 그렇게 ‘문제없이’ 끝날 줄 알았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도 생존자 구출에 대한 이야기는 들리지 않았고 여러 이유로 구조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기사만 쏟아져나오며 배는 점점 바다 아래로 가라앉았다.   세월호 참사가 일어나고 1년 뒤 TV 화면에는 세월호 유가족들이 진상규명을 촉구하며 시위하고 있었다. 이를 보던 아버지는 혀를 차며 유가족 흉을 봤다. 저 사람들 때문에 나라의 경제가 어렵게 되었다고, 보상도 받았다고 하던데 이제 그만할 때도 된 거 아니냐고. 혼잣말이었지만 내 귀에 들릴 정도로 작은 목소리가 아니었다. 저런 생각을 옳다고 생각하며 아무렇지 않게 이야기할 수 있는 건가? 경제와 보상의 진실 여부를 떠나 아버지에게 묻고 싶었다. 만약 세월호 희생자가 나였어도 아버지는 혀를 차실까? 죽은 애들 가지고 장사한다고 감히 말할 수 있을까? 하지만 나는 그 자리에서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2017년 박근혜 퇴진 시위 때 다시 세월호를 마주했다. 퇴진 시위에 참여한 수많은 인파 사이로 세월호 희생자 가족들이 깃발을 들고 행진하고 있었다. 그 중 한 사람의 눈과 우연히 마주쳤다. 몸이 얼어붙고 저절로 눈물이 났다. ‘슬프다’는 표현 외 다른 단어가 떠오르지 않았다. 미안했다. 나의 정치적 무관심으로 인해 유가족들이 감당하기 어려운 짐을 짊어지고 있는 게 아닐까. 거짓으로 선동된 지식에 맞서 어떤 말도 하지 못한 나의 소극적인 태도에 죄책감이 들었고 매주 거리를 나오는 원동력이 되었다. 광화문 거리를 걷고 걸었다. 속죄하는 마음으로 그리고 다시는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는 세상이 되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다큐 <장기자랑이>이 기억하는 애도의 방식 누군가는 진실을, 누군가는 거짓을 말하며 진실 전쟁이 거듭되었다. 그 사이 4.16 세월호 참사도 10년이 흘렀다. 10년 동안 유가족들이 원하는 진상규명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 그리고 22년 10월 세월호처럼 사고가 예견된 이태원 참사가 일어났다. 여전히 안전하지 못한 사회에서 마음 한편에 남아있는 부채감과 언제 다가올지 모르는 위험 속에 작년 이소현 감독의 <장기자랑>을 봤다. 세월호 엄마들 중심으로 수학여행 속 장기자랑을 배경으로 한 극을 준비하는 과정을 담은 다큐였다. 피해자다움에서 벗어나 엄마들의 욕망이 솔직하게 드러나는 점이 흥미로웠다. 아이들의 못 이룬 꿈을 대신 이뤄준다는 의미에서 의욕적으로 임하는 사람이 있지만, 누군가는 웃으며 연극을 참여하는게 맞는지 의문을 품는다. 또한 배역에 대한 욕심 때문에 갈등이 일어나고 이 과정에서 누군가는 극단을 떠나기도 한다. 그럼에도 다큐의 마지막은 어느 한 고등학교에서 연극 <장기자랑>이 펼쳐지는 것으로 마무리된다.  "엄마가 대신 그 무대에 서서 한 번 놀아볼게." 아이들과 똑같은 교복을 입고 무대 위에서 웃고 즐기는 엄마들의 모습은 참사를 바라보고 기억하는 새로운 방법을 보여줘 반갑다. 아픔을 아픔으로만 남기지 않겠다는 결심이 낳은 애도 방식이다. (출처 : 노컷뉴스) 10년이 흐르는 동안 죄책감이 희미해지고 세월호를 다루는데 피곤함이 느껴질 때도 종종 있었다. 그래서 다큐 <장기자랑>이 반가웠다. 참사 피해자의 피해자다움에서 벗어나 엄마들이 실천하는 애도의 방식은 이소현 감독이 말하고 싶었던 좀 더 가까운 이웃으로, 욕망을 가진 주체로서 내 기억에 남게 되었다. 그리고 나란 사람도 죄책감으로 세월호를 남겨두는 것이 아닌, 내일을 위해 ‘무엇을’을 기억할 것인지 세월호를 기억하는 방식을 다시 묻게 되었다. 여전히 세월호 참사에 풀리지 않는 문제의 실타래가 있고 하루빨리 해결되어야 한다. 그리고 세월호에 대한 기억을 더 넓게 가져보는 순간도 남아있는 우리를 위해 꼭 이야기해야 할 시점이 아닐까.
4.16 세월호 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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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제가 실종된 선거 = 다음 선거 때까지 의제를 만들 기회
제가 쓴 책의 작가로서 “함께 행동” 프로젝트에 참여하여 ‘의제가 사라진 선거가 된 이유’에 대한 글을 써달라는 요청을 받았지만...  사실 그렇습니다. 저는 확고하게 지지하는 정당이 있고, 그 정당의 주요 활동가로 활동하고 있기도 합니다. ‘정치 산업’에 꽤 깊이 발을 담근 사람으로서, 저는 의제가 사라진 선거라고 평가받는 2024년 총선을 만드는 데 알게 모르게 기여한 장본인일지도 모릅니다. 지역과 전국 단위 정치활동에서 아무리 의제를 발굴하고 내세우더라도 관심 있는 사람들을 만날 기회를 찾거나 만들지 못하고, 미리 잘 만든 의제를 다른 정당에 빼앗긴 뒤에는 “너희 당은 늘 비현실적이고 엉뚱한 이야기만 한다”는 핀잔을 듣길 반복하다보니 지치는. 그래서 의제를 내세우는 정치활동에는 비전이 없다고 포기하게 되는, 그런 장본인이요.  돌이켜보니 이런 회한이 제가 쓴 책 〈세상은 망했지만 눈 떠보니 투표일?! 전국투표전도 2024〉에 가득 담겨 있었습니다.  정치로 세상을 바꿀 수 없을 정도로 이미 세상이 너무 망해있다는 공감대에서 시작한 이 책은, 특정 정당이나 정권을 막론하고 지난 6년간 한국 사회가 어떻게 망해갔는지 과거의 사건들을 복기하는 내용으로 출발합니다. 총 43가지 주제, 295개의 사건으로 정리한 이 내용 하나하나가 (저를 비롯한) 정치 산업 종사자와 정치 그 자체가 실패해서 한국 사회가 망해버린 모습이고, 또 우리 유권자가 선거에서 다뤄야한다고 생각하는 의제일 것입니다.  이런 의제들이 왜 지금껏 소외되었는지 생각해보니, 정치 산업 종사자 그리고 유권자들이 생각하는 정치 평가의 기준이 수명을 다 한 것 아닌가 합니다. 그 중 하나로, 책에 이런 표현을 썼습니다. “민의를 ‘받드는’ 정치 말고, 민의를 ‘만드는’ 정치가 필요하다.”  지금까지 우리는 민의를 받드는 것이 정치인의 최고 덕목이라고 일컬었지만, 사실 민의를 받든다는 것은 모든 유권자가 갈등 없이 함께 바라는 것, 예를 들어 지역개발 사업이나 지원금 사업 같은 것을 추진할 때에나 가능합니다. 사람들의 가치관이나 이해관계가 직접 충돌하는 갈등 사안에서는 어느 정치인이라도 모든 민의를 받드는 것이 불가능합니다. 결국 둘 중에 하나를 선택하지요. (1) 양쪽 중에서 원래 조직력과 자본을 많이 가진 쪽이 주장하는 의견, 즉 대세를 따르거나. 아니면 (2) 사안에 대한 논의 자체를 뭉개고 회피하거나. 이렇게 의제가 실종됩니다.  그래서 저는 이미 존재하는 민의를 받들겠다는 정치 말고, 민의를 만드는 정치가 필요하다고 말합니다.  갈등이 있고 깊은 논의가 필요한 사안에 정치인들이 뛰어들어서, 자기가 옳다고 생각하는 의견이 민의의 대세가 되도록 사람들을 설득하고 조직하는 일. 또는  민의가 만들어질 때까지 공론장을 열고, 정치인들이  갈등하는 사람들끼리 조율하고 협상하도록 중재하는 일.  이런 일을 가치있게 평가하고 좋은 정치라고 인정하는 사회가 된다면, 정치에서 실종된 의제를 다시 복원하고 망해버린 세상도 되살릴 기회가 생길 겁니다.  “민의를 ‘받드는’ 정치 말고, 민의를 ‘만드는’ 정치가 필요하다”는 말은 사실 정치 산업 종사자 뿐만 아니라 우리 유권자에게도 적용되는 말입니다.  우리는 지금껏 정당·정치인에게 우리의 민의(의제)를 받들어달라고 요구하거나, 우리의 민의를 받들어 줄 사람을 발굴하여 열광적으로 응원하고 출마시키는 것에만 익숙했습니다. 2024년 총선에는 그럴 만한 정당·정치인을 찾을 수 없어서 절망적이라고 느끼는 것일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우리 유권자가 이렇게 수동적으로만 정치할 이유는 없습니다.  유권자도 직접 민의를 만드는 정치를 할 수 있습니다. 나와 같은 요구를 가진 사람들을 만나서 모으고, 약간 다른 위치성을 가지지만 각자의 위치에서 비슷한 요구를 가진 사람들도 합류할 수 있도록 의제를 키워보고, 이렇게 키워진 민의를 외부에 위협적으로 드러내서 더 큰 지지를 이끌어내는 것입니다. 동료 유권자들은 ‘아하, 이 뜻에 동참하는 게 좋겠어 / 내게도 뭔가 이익이나 도움이 되겠구나’ 라고 느끼고, 정당·정치인들은 ‘아하, 이 뜻에 동참하면 내 가치관도 실현하고 표의 이익도 되겠구나’ 라고 느끼며 우리와 함께 움직일 겁니다. 이런 시도에 참고할 사례가 2가지 떠오릅니다.  첫째는 "체제전환운동 정치대회"(주간경향 기사) 입니다. "체제전환운동"은 지금까지의 정당 질서의 논리에 무비판적으로 편입되지 않고, 기후위기 대응과 자본주의 체제 변화 등의 주제를 정치에 적용시키려고 하는 사회운동 및 시민운동 활동가들의 모임입니다. 10대부터 60대까지, 여러 성별을 넘나들며 모인 이들은 서로 다양한 입장을 가졌지만 "적어도 총선의 시계에 우리의 시간을 맞추지 말고 [정치에 대응하는] 우리의 시계를 만들자는 취지"(미류 공동집행위원장)에 동의하여 공동행동을 조직하고 앞으로의 활동을 만들 것으로 보입니다. 선거 일정에 연연하지 말고 기후위기와 자본주의 체제 변화를 주제로 하는 의제화에 꾸준히 도전하여 독자적인 힘으로 정치를 움직이자는 시도이지요.  둘째는 플랫폼P(마포출판문화진흥센터)를 지키기 위한 "플랫폼피 입주사 협의회"의 활동입니다. 마포구청이 운영하던 플랫폼P를 다른 창업지원기관으로 용도변경하려는 계획이 추진되고 센터 운영이 파행에 빠지자, 센터에 입주해 있던 소형 출판사, 작가, 디자이너, 프리랜서 편집자, 번역가, 사진작가 등 50여 개 입주사가 협의회를 결성하고 이를 막는 운동을 벌였습니다. (잡지 '출판문화' 기고글) 마포구 주민과 도서문화를 사랑하는 전국의 개인/단체 2,000여 곳의 서명을 조직하고 "마포책소동" 북페어 등의 캠페인을 벌인 결과 마포구청은 결국 센터를 존치시켰으며, 2024년 총선에서는 이 지역구(서울 마포구 을)의 후보 3명이 모두 이 이슈에 주목하고 각자의 방식으로 플랫폼P를 비롯한 마포의 출판·디자인 관련 공약을 내걸기에 이르렀습니다. 플랫폼P 문제를 일찍이 지역 정치와 전국적인 출판문화 이슈로 만들어, 끝내 선거에서 의제화하는 데에 성공한 셈이지요.  사실 선거 직전 며칠 동안 이번 선거를 살펴보고는 의제가 실종되었다고 실망하기만 할 것은 아닙니다. 유권자든 직업 정치인이든 민의를 ‘만드는’ 작업에는 몇 년씩 시간이 걸리기 마련입니다. 그 작업을 우리가 미리 해놓지 못했기 때문에 2024년 선거에서 너무 많은 의제가 실종된 것일지도 모릅니다.  이번 선거를 시작으로 4년의 긴 시간동안 정당·정치인과 유권자들이 더 많은 민의를 조직하고 의제를 쌓도록 해서, 2028년 다음 국회의원 선거에 더 풍부한 의제를 논의하도록 준비하는 것이 필요하겠습니다. 만약 그 과정에 도움이 될 만한 정당·정치인을 (운 좋게도) 발견할 수 있다면, 이번 선거에서는 그에게 우리의 소중한 표를 줘야 할 것 같습니다. 
알고리즘, 인공지능이 결정하는 선거의 결과
민중의 압도적 다수는 냉정한 숙고보다는 차라리 감정적인 느낌으로 사고방식이나 행동을 결정한다. - 히틀러 <나의 투쟁> 중에서  총선이 채 일주일도 남지 않았다. 이번 선거에서 우리는 과연 인공지능으로부터 안전하게 자신이 원하는 정당과 후보에 표를 던질 수 있을까. 여기서 ‘안전하게’,  ‘자신이 원하는’이란 뜻은 무엇일까. 이것은 선거에 어떤 ‘위험’이 도사리고 있고, ‘자신의 의지와는 다르게’ 투표할 수도 있다는 의미처럼 들린다. 그리고 사실이 그럴지도 모른다. 선거가 얼마 남지 않은 지금, 유권자로서 ‘나’는 얼마나 준비되어 있을까, 재차 점검해 봐야 하는 시기인지도 모른다.    1. 나의 결정은 알고리즘의 결정 ; 선택의 저변을 움직이는 SNS의 알고리즘  https://youtu.be/CAMoPbj3jQE 다큐 <더 그레이트 핵(The Great Hack)>은 2019년 미국 선거와 브렉시트(Brexit)에 소셜 미디어 페이스북이 어떻게 얼마나 영향을 미쳤나를 보여준다. 아무 의미 없이 습관처럼 클릭해 보는 영상, 쇼츠, 검색어 등이 개인 정보화 되어 빅데이터로 쌓인다.  이것이 단지 개인적 취향에 대한 것이라면 크게 상관 없어 보이지만, 정치나 선거와 연관된다면 문제가 광범위해진다.  곧 민주주의 체제 자체를 위협할 수 있다. 이 영화는 그 과정을 보여준다. 권력을 쥐고자 하는 자들이 기술과 새로운 매체를 이용하여 사람들의 행동을 바꿔 나가는 과정을.  SNS의 알고리즘은 사용자의 정치 성향을 파악하고, 그가 보고 싶어하는 세상만 무한 반복해 보여준다. 한 공간에 있어도, ‘한 사람’의 세계와 ‘다른 한 사람’의 세계는 우주만큼이나 떨어져 있을 수 있다.   우리는 어쩔 수 없이 하이데거 식으로  “세계-내-존재”이므로 자신이 속한 세계만을 진실로 받아들이고, 자신이 본 세계만을 전부로 인식한다. 그것이 감정적이고 자극적인 경우, 보다 쉽게 받아들인다. 그렇다면 물을 수밖에 없다. 나의 선택은 진정 ‘나’의 선택인지, 혹은 나를 둘러싼 쇼셜미디어 세계 속의 ‘편향된’ 선택인지.   2. 인공지능 딥페이크 기술 ; 메타휴먼, 진실과 거짓의 모호한 경계 https://youtu.be/pnaKyc3mQVk?si=Kov6l-VjHsFxkuen SNS보다 한층 더 발전한, 인공지능 딥페이크 기술은 2024년 전 세계의 선거에 과연 얼마나 영향을 줄까. 이미 많은 이들이 SNS, 인공지능이 선거에 영향을 끼칠 것이라 염려하고 있으며, 이미 그 염려가 실제로 드러나고 있다.   먼 나라의 예가 아닌, 당장 4월 10일 22대 국회의원 총선거를 앞두고, 정부도 이에 대해 대책을 내놓았다.  한겨레 신문에 따르면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오는 4월 22대 국회의원 총선거를 앞두고 ‘인공지능(AI) 기반 딥페이크 영상’을 이용하는 선거운동을 금지”시켰다.  또 “인공지능 기능을 가진 프로그램으로 만든 영상, 사진, 음향을 본인 당선이나 상대 후보 낙선을 위해 사용하는 것을 금지”했다. “제3자가 특정 후보 당선 혹은 낙선을 위해 조작된 영상, 사진, 음향을 제작해 배보해도 안된다.” (2024.02.01. 한겨레 <‘AI 딥페이크 영상’ 선거운동 금지…’민주주의의 적’은 인공지능뿐일까> 연합뉴스의 이보배 기자에 따르면, 정부도 이에 대한 대책으로 “22대 국회의원 선거(4월10)을 앞두고 유포되는 가짜 뉴스와 허위 선동에 대해 배후까지 밝혀 엄중하게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28일 밝혔다.” (2024. 03. 28. 연합뉴스, <정부 “총선 가짜뉴스 배후까지 규명…모든 불법행위에 무관용”>) 그러나 실상은 제재가 어려운 모양새다.  SBS에 따르면 인터넷에 링컨, 맥아더 등 외국 유명 인사들이 특정 당을 외치는 영상을 소개 하면서,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어제(4월2일)까지 딥페이크 영상 등을 통한 선거법 위반행위 327건을 적발” 했다고 밝혔다. (2024.04.03. SBS뉴스 <링컨, 맥아더가 oo당 지지?... 총선 앞두고 ‘딥페이크’ 기승) 메트로신문의 김서현 기자 역시 정부나 포털 규제의 실효성을 의문하며, 제재 불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다. “정부의 다짐과 달리 딥페이크 관련한 가짜뉴스 유포를 원천적으로 차단할 방안은 사실상 없다시피 한 수준이다. 국내 양대 포털인 네이버와 카카오는 별도로 딥페이크와 가짜뉴스 확산 방지를 위한 조치를 단행했으나 실효성이 의심된다.” (2024.04.01. 메트로 신문 <공정선거 최대 위협으로 떠오른 인공지능(AI) 기술 "막을 수 없다">) 인간이 기술을 따라가기에 벅찬 만큼, AI 기술이 고속 성장하면서, 그것을 제재할 방도는 찾지 못하고 있다. 게다가 우리가 접하는 뉴스와 현실이 과연 참인가 거짓인가까지 뭉뚱그러지면서, 총선은 또 한번 AI기술의 시험대이자, 인간 윤리와 능력의 시험대가 될 것으로 보인다.  우리가 제대로 된, 자신의 선택에 따른, 공정한 선거를 치루려면 오히려 원론적으로 각 정당과 후보들의 정책을 스스로 찾아 보고 직접 공부하지 않으면 안 되는 시대가 되었다. 패러디도 가짜뉴스화되고, 진짜뉴스조차 가짜로 만들어 버리는 혼돈의 시대 속에서 중심을 잡기 위해서는, 보다 적극적으로 정책과 후보에 다가서는 수밖에 없다.             
인공지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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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세사기 피해자 연속기고] 6. 전세계약 직후 벌어진 일... 충격적이었던 등기부등본
"나라는 제대로 된 대책도 없고 더는 버티지 못하겠다."  2023년 2월 28일, 첫 번째 전세사기 희생자가 남긴 말입니다. 그 후 또 다른 피해자들이 잇따라 세상을 등졌습니다. 피해자들의 죽음, 절규, 투쟁으로 2023년 5월 전세사기 특별법이 제정되었지만 제대로 된 피해 구제와는 거리가 멀고 여전히 많은 피해자가 방치되고 있습니다. 전세사기 문제는 아직 끝나지 않았습니다. 매일 전국 곳곳에서 새로운 피해 소식이 터져나오고, 기존 피해자들은 빚으로 빚을 돌려막거나 빚을 더 내서 피해주택을 떠안고 하루하루를 간신히 버티고 있습니다. 그러나 4·10 총선을 앞둔 지금도 제대로 된 피해 구제 공약과 대책은 논의되지 않고 있습니다.이에 전국 전세사기 피해자들이 직접 호소하고자 합니다. 전세사기·깡통전세 피해자 전국대책위원회는 피해자들의 요구가 반영된 공약과 대책을 촉구하기 위해 관련 릴레이 기고를 진행합니다. 전세사기 피해자들의 간절한 목소리에 많은 관심 부탁드리겠습니다. ※ 전세사기·깡통전세 피해자 전국대책위가 전국 각지의 피해자들의 사연을 접수받아 '전국 전세사기 피해자들의 목소리에 답해주세요' 캠페인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2020년 다세대주택을 전세로 얻었습니다. 입주하고 한 달 후쯤 우연히 등기부등본을 떼어보니 임대인이 전혀 모르는 주식회사로 바뀌어 있었습니다. 빌라 수백 채를 가진 임대사업자였습니다. 저의 전세계약 직후 전세가와 같은 금액에 해당 다세대주택을 매매한 것이었습니다. 바로 무자본 갭투기였습니다.부랴부랴 주택도시보증공사(HUG) 보증보험에 가입을 알아봤지만 이 주식회사가 블랙리스트에 올라온 악성 임대인이라 가입이 어렵다는 말을 들었습니다. 불안은 점점 커져만 갔습니다. 심지어 얼마 후 다시 떼어본 등기부등본은 더 충격적이었습니다. 근저당이 새롭게 잡혀있었습니다. 채권자는 은행도 아닌 다른 주식회사였습니다. 새 임대인이 된 주식회사는 제가 살고 있는 주택을 포함하여 총 다섯 채에 근저당이 잡혀있었습니다. 이 또한 근저당 채권자가 임의경매를 신청하면서 뒤늦게 알게 되었습니다.그 집에 살고 있는 것은 저인데, 막상 집과 관련한 중요한 사실은 알 수 없었습니다. 우연한 계기가 아니고서는 무언가 큰 사건이 터지고 나서야 알게 되었습니다. 이로 인해 강박적으로 등기부등본을 떼어보게 되었습니다. 매번 피가 마르는 심정이었습니다.해결은 더욱 어려웠습니다. 근저당에 묶인 다른 세입자들을 찾아다니고 인터넷이나 법률 상담을 통해 대응 방법을 찾아보았습니다. 그러나 대부분 큰 도움이 되지 않았습니다. 어떤 전문가라는 사람은 "머리에 총 맞은 게 아니라면 그런 집에 들어가지 않는다"라며 저를 질책했습니다. 주식회사 측과 연락이 닿았을 때도 비난을 들어야 했습니다. 그들은 해당 집의 주인으로서 근저당을 잡아놓는 것이 무엇이 문제냐며 큰 소리를 쳤습니다. 근저당과 '억' 소리나는 세금 체납으로 집을 압류상태로 만들어놓고 난 모르겠다, 알아서 살라는 것이었습니다.모두가 주식회사는 합법적으로 투기를 한 것이고 그 투기를 미리 알아채지 못한 세입자가 잘못이라는 식으로 말했습니다. 그런데 대체 어떻게 하면 이를 알 수 있었을까요? 계약했던 임대인이 다른 사람에게 집을 팔았다는 것도, 새 임대인이 체납한 세금이 어느 정도인지도, 근저당 채권에 대해서도 세입자가 미리 알 수 없거나 접근하기 어려운 정보들 뿐입니다. 세입자들은 집을 구하려면 최소한 '관심법'이라도 발휘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겁니까? 까딱하다가 모든 것을 잃을 수도 있겠단 생각이 들었습니다지금은 피해자의 잘못이 아니라고 분명히 말할 수 있지만 당시에는 큰 자책감에 시달렸습니다. 모아둔 전 재산과 대출금으로 구한 집, 까딱하다가 모든 것을 잃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계약기간이 끝나는 날까지 매일이 지옥과도 같았습니다. 그렇게 간신히 2년이 지났습니다. 물론 이것으로 전세사기 피해가 끝난 것은 아니었습니다. 전세반환청구 소송에는 6개월이 걸렸고, 강제경매 절차는 1년 넘게 이어지고 있어 여전히 사건은 진행 중입니다.그러던 어느날, TV에서 익숙한 풍경을 보게 되었습니다. 저의 임대인을 대리한다던 한 컨설팅 부동산의 사무실이었습니다. 공인중개사 신아무개씨의 얼굴과 목소리가 어제 만난듯이 생생했습니다. 뉴스에 나오기를 그는 여러 악성 임대인을 배후에서 조종한 전세사기 공범이었습니다. 임대인은 이미 구치소에 수감되어 있었고 재판을 진행하며 신아무개씨와 서로 잘못을 떠넘기고 있다고 하였습니다. 세입자들은 또 뒤늦게 알게 된 것입니다. 저를 포함하여 그 임대인에게 전세사기 피해를 당한 이들 중 경찰, 검찰에게 연락을 받았던 경우는 딱 한 명에 불과했습니다. 또, 한 번은 집 현관문에 이상한 종이가 붙어있던 적도 있습니다. 주택 관리를 인수인계 받은 새로운 법인이라며 본인들한테 연락해서 점유 사실 등을 알리지 않으면 현관 도어락을 따고 들어오겠다는 협박성 쪽지였습니다.이외에도 저는 여전히 전세사기 피해자로서 힘겨운 나날을 보내고 있습니다. 은행은 전세담보 대출을 연장해주지 않아 높은 신용대출 이자를 다달이 내고 있으며, 전세보증금으로 인한 빚도 갚아나가고 있습니다. 재판으로 수백만 원의 변호사, 법무사 비용을 부담해야 합니다. '전세사기'라는 말도 생기고 전세사기 특별법도 만들어졌지만 여전히 저는 법적 보호장치 없이 홀로 맞서고 있는 기분입니다. 당장 집에서 쫓겨나지 않는다고 해도 피해자가 아닌 것은 아닙니다.  전세사기는 명백한 정부의 책임입니다. 정부는 임대사업자로 등록만 하면, 종부세나 양도소득세는 걱정하지 않고, 매매 차익을 거둘 수 있도록 막대한 세금 혜택을 주었습니다. 집값이 폭등하면서 임대사업자들은 주택담보대출 규제도 피할 수 있어 갭투자와 투기를 이어왔습니다. 그러나 이로 인한 부담과 손실은 오로지 세입자에게만 폭탄으로 날아왔습니다.그런데 윤석열 정부는 이런 전세 사기 피해자들을 두 번 죽이고 있습니다. 전세사기 특별법이 만들어진 지 9개월이 지났지만 제대로 된 실태조사 한 번 이루어진 적이 없습니다. 그저 사기꾼들이 떼어먹은 빚을 세입자더러 평생 갚으라는 대책뿐입니다. 대체 정부는 책임질 마음이나 있는 것입니까?피해자들이 원하는 전세사기 특별법 개정안의 '선구제 후회수' 방안에는 한 푼을 쓰는 것도 아까워하면서 각종 기업과 건설사 살리기 정책을 마구 쏟아내는 것은 대체 무슨 심보입니까? 전세사기 피해자들은 외면하고 기업형 장기임대주택 활성화, 건설사의 다세대 주택 등 비아파트 주택 매입에는 적극 나서고 있습니다. 무엇이 우선순위인지를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것입니다.민주당과 정의당의 개정안민주당과 정의당이 국회에서 발의한 전세 사기 특별법 개정안에는 ‘선 구제, 후 회수’ 방안이 담겨 있습니다. 그런데 이 안은 피해자들에게 전세 보증금을 100퍼센트 보상하는 것이 아닙니다. 경매 시 감정되는 시세가를 기준으로 지급하겠다는 것입니다. 이렇게 되면 전세가보다 집값이 싼 깡통전세 피해자 다수는 수천만원 이상의 큰 손해를 감내해야 합니다.또, 선순위 근저당이 있는 후순위 피해자들은 보증금을 대부분 날릴 수 있기 때문에 개정안에는 보증금을 최소 30퍼센트 이상 보상해 주는 방안이 담겨 있습니다. 이는 전세금을 한 푼도 돌려받지 못하는 것보다는 낫지만, 여전히 피해자들이 수천만 원에서 수억 원대의 손실을 볼 수 있어 충분치 않습니다.이 개정안은 총선 이후 국회 본회의에 부의될 가능성이 있습니다. 물론 본회의를 통과하더라도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할 수 있습니다. 이 때문에 야당의 이런 안조차 국회에서 여당과의 합의를 거치는 과정에서 후퇴할 공산이 있습니다. 2023년 상반기에 전세 사기 특별법이 누더기가 되는 과정이 정확히 이랬습니다.피해자들은 전세사기 특별법 개정이 제대로 된 ‘선구제 후회수’가 되기를 바랍니다. 이는 계속 터져 나오는 전세사기, 깡통전세의 불안을 잠재울 수 있는, 집없는 서민과 청년을 위한 정책입니다.“혈세”는 전세 사기 피해자의 피눈물을 닦는데 쓰여야 합니다전세사기는 근본적으로 오랜 기간 이어져 온 정부의 부동산, 주택 정책 실패로 빚어진 '사회적 재난'입니다. 개인이 조심한다고 해서 피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닙니다. "혈세"에는 전세사기 피해자들의 피도 들어 있습니다. 전세사기 피해자들의 피눈믈은 보이지 않는 것입니까. 얼마가 들던 간에 필요한 것이라면 혈세라도 투입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진정으로 서민을 생각하고 주거복지를 위한다면 피해자 전원, 전액 보상해야 합니다. 하지만 아직까지는 아무런 조짐이 보이지 않는 것 같습니다. 진정으로 우리 사회에서 전세사기 문제가 종식되기를 바랍니다. 전세사기 피해자들은 똑똑히 지켜볼 것입니다. 정부가 어떤 대책을 마련하는지, 각 정당과 후보는 어떤 입장을 보이는지 눈여겨 보고 있습니다. 피같은 한 표를 엄중하게 행사할 것입니다. 그리고 선거가 끝난 다음에도 끝까지 투쟁할 것입니다. 전세사기 문제는 끝나지 않을 것이기에 저 역시 마지막까지 외칠 것입니다. 전세사기는 사회적 재난입니다.정부와 국회는 전세사기 피해를 온전히 보상하라! - 부천 전세사기 피해자 서지애 - ※ 전세사기·깡통전세 피해자 전국대책위가 전국 각지의 피해자들의 사연을 접수받아 오마이뉴스에 기고했으며, 캠페인즈에도 중복게재하고 있습니다.
주거 안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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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똑같은데 표 주실 건가요?
22대 국회의원 사전투표는 4월 5일 금요일과 4월 6일 토요일, 본 투표는 4월 10일 수요일이다. 중요하지 않은 선거가 없었다. 단군이래 가장 중요한 선거다. 윤석열 정부가 저질러 놓은 일들이 너무 많기 때문이다. 그중에서 몇 가지 뽑아봤다. 지난 시절을 복기해 보자.청와대 국방부 이전 2022년 3월 - 현재 윤석열은 후보자 신분부터 당선인 시절까지, 청와대 이전을 공약에 담고 이전 계획 발표도 했었다. 최종적으로 기존의 국방부를 밀어내고 청와대가 아닌 대통령실 명칭을 사용하며 입주했다. 수십 년간 구축된 보안 시스템이 있는 청와대를 일반 시민들에게 개방시켰다. 제왕적 대통령 잔재 청산을 위해 청와대 개방 및 대통령실을 신축한다고 밝혔었다. 국민과의 소통 강화라는 이유도 있다고 하는데. 빛 좋은 개살구 같은 핑계다. 이를 제외하면 이해 가능한 이유는 제시되고 있지 않다.이 결정으로, 국방부를 이전하고 대통령실 시설을 구축하고 관련 인원들과 시설 이동을 위한 비용이 발생했다. 국방부 입주 이전 계획 발표 당시, 비용은 517억이라고 발표했었다. 행안부, 국방부, 대통령 경호처 예비비로 충당한다고 했었다. 이는 처음 발표한 496억에서 추가로 발생한 비용이다. 여기에 또 추가로 368억 비용이 집행되었다고 한다. 당시 민주당이 계산한 이전 비용은 1조에 가깝다. 만약, 청와대를 그대로 사용했다면, 윤석열 정부가 제시한 500억은 다른 부분에 사용할 수 있었다. 행정안전부의 예산도 들어갔다고 한다. 만약, 행안부와 국방부 예산이 대통령실 구축에 사용되지 않고 시민 안전을 위한 곳에 사용되었다면 10.29참사(이태원 참사), 오송 지하차도 침수, 채일병 사망은 없었을지도 모른다. 대통령의 알 수 없는 고집이 야기한 피해가 크다.    서울 폭우 침수 2022년 8월 8일 폭우야 여름이면 언제든, 어느 지역에든 오기 마련이다. 중요한 것은 폭우에 얼마나 대비를 했고, 어떻게 수습을 하는지다. 하지만, 그 해 여름에 서울시와 윤석열 정부는 부존재했다. 서울이라는 세계적인 도시에서 폭우로 인해 사람이 죽고 도심 중심부는 침수되어 차들이 잠겼다. 폭우 피해 다음날 대통령의 퇴근시간이 언제였는지 호우 피해 보고는 언제 받았는지 도마에 올랐다. 국방부에 대통령실 구축을 하면서 완벽하게 세팅되지 않은 국가위기관리센터 운용의 부재라는 비판도 있었다. 윤석열은 8일에서 9일 밤, 청와대도 대통령실도 아닌 자택에서 지시를 내렸다. 그들의 어처구니없는 죽음에 누가 책임을 다했었나.    바이든은 쪽팔려서 어떡하나? 2022년 9월 22일  윤석열이 미국 방문에서 한 혼잣말로 인해 벌어진 사건이다. MBC는 윤석열이 했던 말을 ”국회에서 이 XX들이 승인 안 해주면 바이든은 쪽팔려서 어떡하나“로 자막을 달아 보도했었다. 대통령실은 ‘바이든’이 아니라 ‘날리면’이라 한 것이고, 국회도 한국 국회를 언급합 것이라고 해명했다. 그 뒤 외교부는 MBC를 상대로 정정보도를 청구하는 소송을 냈다. 2024년 1월 12일 재판부는 외교부의 손을 들어줬다. 더불어 재판부는 ”윤석열 대통령이“ ‘바이든은‘과 ’날리면‘ 중 어떤 발언을 한 것인지 명확히 밝혀지지 않았고 ”윤석열 대통령이 미국 의회와 바이든을 향해 욕설과 비속어를 사용했다고 볼 수 없다”했다.   MBC는 항소했고 해당 건은 2심 법원으로 넘어간 상태다. 2년이 지난 지금까지 해결되지 않은 희대의 사건이다. 미국 정부나 국회도 이 사실을 알 것이다. 대통령의 어이없는 실언 한 마디가 지난 2년간 미국과의 외교에서 어떤 영향을 미쳤을까. 앞으로는 어떤 영향을 미치게 될까? 한미 동맹을 강조하는 자칭 보수 정치와 정권이 미국과의 외교를 제대로 하지 못한다면 경제와 안보적으로 부정적인 결과를 얻게 될 가능성이 있다는 걸 알 긴 하는걸까. 대통령의 입이 너무나도 가벼워 큰일 날 지경이다.  선제타격, 윤석열의 주적은 북한 윤석열은 대선 이전부터 북한에 대해 선제타격을 해야 한다는 날선 발언을 서슴지 않았다. 당선인 신분 시절 워싱턴포스터지와 인터뷰에서 주적이 북한이라는 발언도 했다. 이제는 “몇 배로 응징할 것”이라는 강한 워딩 쓰길 두려워하지 않는다. 북한과의 관계가 자연스레 빙하기로 접어들 수밖에 없는 정부의 대북기조다. 아니나 다를까 윤석열 정부 이래 북한은 수차례의 도발을 했다. 북한도 분명 잘못이 있다. 하지만, 불난 집에 기름을 부은 건 윤석열이다. 불을 끄면서 북한 또는 미국, 중국, 러시아, 일본 등 과 대북 외교를 어떻게 할지 골똘히 머리를 싸매야 하는게 정부의 역할인데.북한을 빌런 정도로만 생각하는 걸까. 오죽하면 북한 김여정은 윤석열 인간 자체가 싫다고 말했을까. 작년엔 서울에 경계경보 오보 사태도 있었다. 지난 1월엔 윤석열이 이번 총선을 두고 북한의 도발이 있을 것이라는 발언도 했다. 시대가 언제인지 아직도 북풍을 생각하는 것일까. 아니면, 순수하게 북한의 도발을 기대하는 걸까? 설마 그럴까 싶지만. 이 정부는 상식의 틀에서 완전히 벗어난 정부라 한편으로 걱정되기도 한다.    10.29 참사 – 2022년 10월 29일 대한민국이 건국되고 나서 발생한 가장 안타까운 일이다. 폭우로 서울에서 시민이 사망한 후 몇 개월 지나지 않아 이태원 골목에서 159명의 시민이 사망했다. 당시 이태원에 모인 수많은 인파를 통제할 경찰의 수는 턱없이 부족했다. 왜 그랬을까? 현장에서 인파가 모이고 참사가 발생할 때까지 이태원 파출소에서 10여 명위 형사들이 마약 단속을 위한 회의에 참석하고 있었다는 증언이 나왔다. 현장 상황은 몰랐다고 한다. 일전에 윤석열은 마약과의 전쟁을 선포했었다. 수많은 인력이 붙어야 했다.게다가 경찰은 행안부 산하에 들어갔기 때문에 정부의 입김에 더 좌지우지될 수밖에 없었다. 그리고 대통령이 청와대를 버리고 아크로비스타에서 용산 대통령실로 출퇴근을 하느라 경호 인력 및 경찰 인력도 추가로 동원되는 상황이었다. 참사 당일 대통령실 인근 삼각지 역 집회 관리를 위해 경찰 인력이 이태원 쪽으로 이동했다는 증언도 나왔다. 이런저런 상황이 겹쳐 이태원 현장 안전 통제를 위한 인력이 부족했다는 건 명백해 보인다. 더 큰 문제는 참사 이후다. 국민의힘 소속 박희영 용산구청장은 핼러윈 데이는 축제가 아니라 ’현상‘이라고 발언했고 주최자가 없는 행사라는 표현을 쓰며 역대급 발언을 내놨다. 국민의힘 소속 박희영 용산구청장은 아직도 용산구청장 자리에 있다. 10.29 참사와 관련해 국민의힘 소속 행정안전부 이상민 장관에게 책임을 물으며 사퇴 또는 탄핵을 요구하는 시민들과 정치권의 목소리가 있었으나 탄핵은 기각되었다. 그는 아직도 행안부 장관직을 역임 중이다.    윤석열은 참사 다음 날인 30일 현장을 방문했다. 그의 발언을 살펴보자. “여기서 그렇게 많이 죽었단 말이야?”, “아, 그럼 여기에 인원이 얼마나 있었던 거야?”, “여기서 백몇십 명이...”, “어디? 파이어 라인, 어디?”, “저쪽 앞에?”, “여기서도 내려가는 골목이 저긴가요?”, “뭐, 5.7M? 고 안에서?”, “그럼 이 폭은 얼마나 돼요?”, “압사?”, “뇌진탕, 이런 게 있었겠지.” 그는 질문을 받지 않고 자리를 떠났다. 10.29 참사 발생부터 지금까지 윤석열과 정부는 어떠한 책임 있는 태도나 사죄를 표하지 않았다. 참사가 발생한지 일 년 반이 지나가고 있다. 유족들은 아직도 길거리에 있다.  일본은 협력 파트너 2022년 3월 1일, 2023년 8월 15일, 2024년 3월 1일 윤석열은 작년 3.1절 기념식에서 일본이 한국 안보와 경제의 협력 파트너가 됐다는 발언을 했다. 3.1절은 일제에 항거해 독립선언서를 발표한 날이다.일제 전범 기업 강제 동원 피해자들에 대한 배상금을 한국 내 민간의 자발적 기여를 통해 마련한다고도 발표했다. 작년 광복절에는 보편적 가치를 공유하고 공동의 이익을 추구하는 파트너가 일본이라고 발언했다. 올해 3.1절 기념행사는 역대급 사고로 기억될 장면이 연출되었다. 이 정도만 나열해도 일본에 대한 윤석열 정부의 외교가 무엇인지 알 수 있다. 굴욕적이다. *오므라이스 외교라는 최악의 식탁 외교 대접도 당했다.     일본 방사능 오염수 해양 방류 2023년 8월 24일 2023년 8월 24일. 일본 정부는 후쿠시마 원자력 발전소 사고로 발생한 방사능 오염수를 해양에 버리기로 결정했다. 이 결정에 앞서 한국 정부는 아무런 반대 의사도 내지 않았다. 오히려 윤석열 정부는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가 과학적으로 문제없다는 식으로 발표했다. 유튜브에는 대한민국 정부 계정으로 후쿠시마 오염수가 안전하다는 홍보영상도 게시했다. 지금도 일본은 방사능 오염수를 버리고 있다.   벌써 1년이 다 되어간다. 지금까지 아무런 영향이 없는 건 운이 좋아서 일까. 정말 과학적으로 안전하기 때문일까? 이것도 저것도 아니라면, 아무도 관심을 가지지 않아서 모르는 걸까. 윤석열 정부는 국민 안전을 위해 어떤 결정을 내렸고 어떤 수습을 하고 있는지 자기 객관화가 되어 있는가. 4-5년이 지나고 오염수가 한국 해양에 다다랐을 때, 삼중수소가 희석되지 않았다면 감히 그 책임은 누가 질 수 있는가. 우리 식탁은 누가 책임지는가.    오송 지하차도 참사 2023년 7월 15일 / 채수근 상병 사망 사건 2023년 8월 14일 22년 서울 폭우 피해 이후 1년이 채 되지 않은 때, 충북 청주 오송읍 궁평 2지하차도에서 폭우 침수로 14명이 사망했다. 당시, 김영환 충청북도지사는 현장에 갔다고 해서 상황이 바뀔 것은 없다고 발언했었다. 지자체장 입에서 나올 말이 아니다. 충북도와 청주시는 관할 주체 문제를 거론하며 각 지역 침수 대응에 바빠 다른 관할 도로까지 챙길 수 없었다고 밝혔었다. 정부나 지자체는 22년도 폭우 피해를 경험했기에 23년도 여름 폭우는 대비했어야 했다. 그런데 또 참사가 발생한 것이다. 터널에서 침수되어 사람이 죽었다는 건 태어나고 나서 처음 듣는 뉴스였다.    정진석 국민의힘 의원은 4대강 사업과 금강 범람을 폭우 피해와 연결 지으며 4대강 사업을 해야 한다는 주장을 했다. 하지만 금강 유역의 세종보, 공주보, 영산강 유역의 죽산보 등 3개 보를 정부와 주민이 협의해 해체 시기를 결정했지만 참사 당시까지 4대강 보 가운데 해체된 곳은 한곳도 없었다. 사람이 죽었는데 국책사업을 진행해야 한다는 국민의 힘 국회의원의 발언이 적절한가. 대통령은 어땠나? 윤석열은 우크라이나 방문을 위해 폭우 피해 수습을 제쳐두고 귀국하지 않았다. 대통령실은 이와 관련해 한국 대통령이 당장 서울로 뛰어가도 상황을 크게 바꿀 수 없다는 입장을 내놨었다. 당시 폭우로 인해 경상북도 예천군의 실종자 수색을 나간 채일병이 사망했다. 조사를 위해 박정훈 수사단장은 해병대 1사단 임성근 사단장 등 8명에 대해 과실치사 혐의가 있어 경찰에 이첩하겠다는 조사 결과 보고서를 국방부에 보고했다. 국방부장관 결재를 받고 경상북도 경찰청에 수사 결과를 이첩하려 했지만 국방부 법무관리실이 이첩 보류 지시를 내렸다. 이에 굴하지 않고 박 대령은 수사자료를 이첩했다.   이로 빌미로, 국방부 검찰단은 박정훈 대령을 집단 항명 수괴죄로 입건하고 해병대 수사단을 압수수색했다. 이와 관련해 윤석열이 격노했고, 사단장 처벌이 부적절하다는 취지로 국방부장관에게 지시해 이첩 보류를 했다는 의혹이 있다. 당시 국방부장관인 이종섭은 주호주 대사로 파견 나갔지만 11일 만에 귀국했다. 채상병 사망 사건도 지금까지 해결되지 않고 있다. 국가 재난에 대해 책임자들이 무엇을 했는지 알 수 없는 절망적인 상황이다.    사과 2만원, 대파 875원 마지막으로 사과를 먹은 게 언제인지 정확히 기억나지 않는다. 비싸기 때문이다. 최근 사과 가격은 허용 가능한 선을 넘었다. 3월 28일 목요일 집 근처 리플러스 마트에서 사과 5-6개가 2만 원에 판매 중이었다. 평범한 남성 주먹 크기 정도의 사과였다. 특대 사이즈도 아니었다. 다음날 다시 마트를 갔을 때도, 2만 원 사과는 단 한 포장도 팔리지 않았다. 진열 상태도 바뀌지 않았다. 다른 농산물도 가격 변동은 항상 있다. 하지만 사과 가격만 고점을 찍고 있는 건 이례적 현상이다. 가격이 계속 올랐다는 것이기 때문에 한 순간에 가격이 떨어지긴 쉽지 않아보인다.    얼마 전, 윤석열이 방문한 마트의 대파 한단 가격이 875원이었다. 합리적인 가격이라는 말까지. 아주 화룡정점이었다. 이를 두고 국민의힘 이수정 후보는 대파 한 단이 아니라 한 뿌리에 875원이라면서 오해였다고 해명하기도 했다. 지금 대파는 밈이 되어 윤석열 정부를 희화하는 데 사용되고 있다. 대파 한단에 5-6개의 뿌리가 포장돼 팔린다. 한 뿌리에 875원이라도 대파 한단이면 4300~5200원 사이의 가격이 형성된다. 비싸다. 내가 자주 다니는 마트에서 대파 한 단이 가장 비쌀 땐 3000원 중후반으로 형성되었었다. 농림축산식품부 할인이 들어가면 1900원대. 앞선 가격보단 저렴하긴 하다. 하지만 이는 정부가 돈을 풀어 물가를 안정시키면서 형성된 가격이다. 가격이 상승한 원인을 찾아 해결하는 것이 정부의 최우선 과제인데, 차선책으로 예산을 부어서 식품 가격을 잡겠다고 하는 것이다. 아무것도 안 하는 것보다야 좋을 수 있겠지만. 좀 더 똑똑한 정부였다면, 그 돈을 쓰지 않고도 또는 덜 쓰고서 물가 안정이란 목표를 달성하지 않았을까. 정부의 개입이 필요한 순간이 있을 수밖에 없다. 정부가 무능하면 타이밍을 놓치게 된다. 그 피해는 국민들에게 돌아온다.   위에 나열된 내용은 2022년 대통령 선거에서 윤석열이 당선되고부터 지금까지 벌어진 일들이다. 이 외에도 윤석열 정부의 수많은 실정이 있다. 정말로 셀 수 없을 정도다. 투표와 정치가 우리 일상에 미치는 영향은 막대하다. 치명적이기도 하다. 정치가 나와는 상관없다는 말은 이제 그만했으면 좋겠다. 정치가 절망적일수록 관심을 가져야 한다. 정치를 모른다며 투표하지 않는 모습은 cool한 것이 아니다. 최선의 선택이 보이지 않는다면 무지와 무능의 결과를 가져올 것 같은 선택지라도 피해야 한다.   위에 나열된 일들 모두가 우리 일상에서 멀지 않은 일이다. 일상의 문제를 해결하는 방법 중 하나가 투표다. 일상의 스트레스는 정치로부터 온다. 그 스트레스를 날려버릴 기회가 찾아왔다. 22대 국회의원 사전투표는 4월 5일 금요일과 4월 6일 토요일이다. 본 투표는 4월 10일 수요일이다. 소중한 한 표를 올바르게 행사하는 기간이 되길 바란다. 강력히 부탁하는 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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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께 기억] 당신이 안겨준 세월로 한 걸음 더 내디뎌 보려고요 -4·16세월호참사 10주기를 맞이하여
당신, 잘 지내나요? 10년이라는 묵직한 세월에 순간 먹먹함이 밀려오지만, 그래도 당신에게 안부를 먼저 묻고 싶었습니다. 봄과 함께 꽃망울 맺힐 때면 심장이 아려오고, 거침없이 몰아치는 파도에 애간장을 시꺼멓게 태웠을 당신이 먼저 떠오르더라고요. 문제해결은커녕 여전히 매정한 국가에서 어김없이 시간은 흘러 10년에 다다랐네요. 어찌할 바 몰라 눈물만 훔치고, 기억에서 지워지지 않기 위해 싸웠던 날이 바로 엊그제 같은데 말이죠. 2014년 4월 16일, ‘구조 0’ 우리는 검은 바다에 쓰러져 있는, 그리고 끝내 침몰하는 세월호를 실시간으로 목격했습니다. ‘전원구조’라는 짧았던 안도는 오보로 뒤바뀌고, 늘어만 가는 희생자를 보며 절망이 켜켜이 쌓였어요. 그래도 구조할 수 있으리라 믿었습니다. 대통령은 모든 자원과 인력을 총동원하여 구조에 총력을 기울이겠다고 약속했고, 언론은 에어포켓 가능성을 설파했으니까요. 그때 우리가 붙잡을 수 있는 거라고는 그들의 말뿐이었어요. 소위 골든타임이었던 당일 오전 9시 34분, 승객 476명을 구조하기 위해 현장에 출동한 배는 ‘해경123정’ 단 한 척이었습니다. 선내에 진입하여 탈출하라고 지시만 내렸어도, 유리창만 내려쳤어도 수십 명을 살릴 수 있었을 테지만, 해경은 탈출한 선장과 선원을 싣고 현장을 빠져나갔습니다. 오전 9시 39분에서 10시 25분까지 국가안보실(청와대)은 해경 상황실과 총 5회의 통화를 나눕니다. 국가안보실은 구조를 위한 지시·지원이 아닌 VIP 보고를 위한 영상을 촬영해달라 독촉했습니다. 그 사이 세월호는 선수만 남긴 채 바다 아래로 모습을 감췄습니다. 사상 최대의 구조 작전을 펼치겠다던 국가의 말은 어선을 빌려 사고 현장에 직접 다녀온 가족들에 의해 거짓으로 밝혀졌습니다. 가족들이 지켜본 현장에서는 어떠한 구조 작업도 진행되지 않았습니다. 에어포켓은 애초에 존재하지 않았습니다. 실낱같은 믿음이 산산이 부서졌습니다. 세월호가 침몰했다는 사실 말고는 전부 거짓이었습니다. 배가 급격히 기울여졌다는 사실을 가장 먼저 신고한 사람은 단원고 학생이었습니다(오전 8:52). 단원고 학생들이 찍은 영상에는 친구에게 구명조끼를 나누고, 서로를 다독이며 두려움을 이기고자 했던 학생들의 모습이 담겨 있습니다. ‘가만히 있으라’는 방송이 반복적으로 들립니다. 그때 단원고 학생 한 명이 말합니다. ‘이렇게 가만히 있으면 안 되는데’. 생존 학생 유가영님은 움직이기조차 어려운 선내에서 자신을 끌어준 친구의 손을 잡고 간신히 갑판 위로 오를 수 있었다고 말합니다. 침몰 이후 수습과정에서 구명조끼에 달린 끈으로 서로를 묶었던 학생들이 발견되기도 했습니다. 얼어붙을 것만 같이 차가운 4월의 바다에서, 그들이 파국에 남겨진 우리에게 전한 것은 ‘희생’이 아닌 ‘연결의 온기’였음을 밝히고 싶었습니다. 3,650일 당신의 걸음 속수무책 무력감에서 환멸과 분노로 바뀌던 당신을 봅니다. ‘제발 구조해달라’는 간절함이 ‘내 새끼 살려내라’라는 절규가 되어 터져 나왔습니다. 진도체육관에서 벗어나 청와대로 가겠다며 당신이 떼었던 그 걸음이 10년을 지나 오늘에 이를 거라고는 생각조차 하지 못했어요. 어쩌면 2014년 4월 16일, 거대한 기만을 목격한 순간, 우리의 걸음은 필연적이었는지도 모릅니다. 당신은 성역 없는 진상규명을 위해 세월호특별법을 제정해야 한다며 거리에서 농성을 시작했어요. 350만 국민이 세월호특별법 제정을 위해 서명했지만, 국가는 꿈적하지 않았습니다. 사즉생의 각오로 당신이 곡기를 끊었을 때, 그 옆에서는 당신을 조롱하기 위한 ‘폭식’이 전개되었어요. 표현의 자유라는 갑옷을 두르고 경멸과 적대로 당신의 목소리를 굴절시키고자 했던 이들을 보며, 난파된 것은 세월호뿐만이 아니라 대한민국 그 자체였음을 깨달았습니다. 책임 규명과 함께 배·보상을 진행하는 것은 당연한 일인데도, 당신은 ‘OO팔이’라는 차마 입에 담기조차 잔인한 모욕을 들어야 했습니다. 국화꽃 한 송이 올려두는 일이 차벽에 가로막혔고, 애도와 책임을 요구하는 걸음에 물대포가 조준되었던, 가방에 노란리본을 달았다는 이유로 불심검문도 진행되었던 그야말로 아비규환의 세월이었어요. 아직 돌아오지 못한 미수습자가 있는데도, ‘세월호를 바닷속에 묻어버리자’, ‘그만 슬퍼하라’ 등의 날카로운 말들이 쏟아졌어요. 끝도 없이 추락하는 양심을 바라보며, 서러움만 삼켰던 나날이었습니다. 참사의 진실을 찾겠다며 나선 여정인데, 나아갈수록 진실과 점점 더 멀어지는 기분이었어요. 구조에 실패한 국가는 진상규명을 방해하는데 유능했어요. 특별법을 통해 조사를 시작해야 했던 특별조사위원회는 대통령의 시행령으로 발족하기도 전에 손발이 묶였습니다. 국정원, 기무사, 정보기관은 참사가 발생하자마자 진도체육관에 상주하며 당신을 미행했고, 말 한마디, 행동 하나하나를 감시했어요. 우리의 걸음을 주저앉히기 위해 당신을 국론분열·불순·종북 집단으로 매도했어요. 국가는 2014년 4월 16일 구조를 실패한 것과 함께 참사 이후 진실과 책임마저 훼손하고 무너뜨렸다는 점에서 세월호참사의 진짜 범인이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당신은 걸음을 멈추지 않았어요. 그래서 우리도 한 걸음 더 걸을 수 있었어요. 어느 날 당신이 우리에게 전해준 말이 기억나요. ‘이 참사의 진실이 규명되어도 나의 아이는 돌아오지 못한다. 그래도 다시는 나와 같은 아픔을 우리 사회가 겪지 않았으면 한다. 세월호 유가족이 마지막 유가족이 되고 싶다.’ 헤아릴 수 없는 고통을 겪고도 당신이 건져 올린 말은 ‘우리’였어요. 세상이 절망적일수록 서로를 더욱 연결하고자 했던 당신의 노력은 결국 수백만의 촛불을 밝혀 불의를 심판하는 데에 이르렀고, 깊은 바닷속에 묻혀있던 세월호를 끌어 올렸어요. 당신과 함께 다시 걸을 세월을 약속하며 사회적 아픔에 연대하는 자리에서, 주름이 한 줄 두 줄 늘어난 당신을 바라봐요. 멈추기는커녕, 당신은 한국 사회에 ‘생명 존중’, ‘안전 사회’, ‘피해자 권리’ 등의 새로운 언어를 조직하며, 숱한 사회적 죽음을 위로하는 사람이 되었어요. 10·29이태원참사가 발생하자 당신은 사고를 예방하고 사고 발생 후 적절한 조처를 하지 않았던 국가에 책임을 촉구했어요. 무엇보다도 세계인의 축제인 핼러윈을 즐기고자 했던 시민들에게 참사의 책임을 돌리는 행위를 경고했어요. 모두가 비통한 마음으로 참사를 마주하고 있을 때, 앞장서서 사회적 애도와 성찰의 방향을 잡는 당신을 보았어요. 그래서 나는 ‘지난 10년 아무것도 달라지지 않았다’라는 말을 접어두기로 했습니다. 여전히 미안함과 죄책감으로 범벅된 봄이에요. 비열한 정치와 형편없는 국가에서 위태로운 삶이 계속되고 있어요. 잘못을 저질러놓고도 책임지지 않는 이들을 보면서, 설령 저들에게 처벌이 내려졌어도 자기 잘못을 인정하지 않았을 수도 있었겠다는 생각도 들어요. 그래서 10년 전 그날에 멈춰 서버린 사람들은 우리가 아니라 바로 그들일 것이라는 결론을 내렸어요. 2014년 4월 16일로부터 당신은 단 한 번도 멈추지 않고 오늘까지 걸어왔고, 내일로 걸어가고 있으니까요. 버텨줘서, 아니 걸어줘서 고맙습니다. 당신 덕분에 진실로 향하는 길에 다시 설 수 있게 되었어요. 기억이 옅어질 거라는 두려움을 뒤로해도 괜찮아요. 당신과 나의 새로운 약속과 다짐들로 우리는 하루하루 기억의 겹을 쌓아갈 거에요. 잊지 않고 있어요. 다시 노란리본을 가방에 달고, 우리 4월 13일 오후 5시 30분 서울시청 광장에서 만나요.   <세월호참사 10주기 일정> “세월이 지나도 우리는 잊은 적 없다” 4.16기억문화제 일시: 2024년 4월 13일 토요일 오후 5시 30분 장소: 서울시청 앞   <참고자료> 가습기살균제사건과 4·16세월호참사 특별조사위원회, 󰡔4·16세월호참사종합보고서 본권Ⅱ󰡕, 2022. 미류, <우리는 국가를 바꾸는 길 위에 서 있다-사참위 보고서와 분석자료집 읽기를 제안하며>, 《4.16연대》, 2023. 유가영, 󰡔바람이 되어 살아낼게 - 세월호 생존학생, 청년이 되어 쓰는 다짐󰡕, 다른, 2024.  
4.16 세월호 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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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의대 증원, 타협 가능할까?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1일 의대 증원에 관한 대국민 담화를 발표했습니다. 의대 2000명 증원은 최소한의 규모라며, 의료계에 과학적 근거를 가지고 대안을 제시하라고 촉구했는데요. 대국민 담화 다음 날에는 전공의들을 직접 만나고 싶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정부가 의대 증원에 대해 의료계와 타협의 여지를 열어 둔 게 아니냐는 얘기가 나옵니다. 정부와 의료계는 언제쯤 타협에 이르게 될까요? 그때까지의 의료 공백에는 어떻게 대처하고 있는 걸까요? 정부의 의대 증원 윤석열 정부는 지난 10월 의대 정원 확대를 발표했습니다. 27년 동안 동결되었던 3,058명인 의대 정원을 2025년 입시에서 2,000명을 더 늘리기로 한 겁니다. (이전 담소 참고) 의사협회(의협)은 이에 강경 반대하며 전공의와 의대 교수의 집단 사직을 전개했습니다. 의사들의 집단행동은 벌써 45일째 이어지고 있습니다. 역대 두 번째 최장 기록인데요. 의료 공백으로 인한 피해 건수도 600건을 넘어섰습니다. 정부 VS 의료계 입장 핵심 요약 ✅ 정부: 의사 수가 너무 부족해 정부는 2035년을 기점으로 1만 명의 의사가 부족해질 것으로 전망합니다. 왜 하필 2000명이냐는 지적에 대해서는, ‘정부의 정책 결정 영역’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의사 수 자체도 적지만, 의사 인력이 수도권과 돈 되는 과들에 집중돼있는 것도 문제입니다. 의대 증원 이외에도 ‘지역 필수 의사제’, ‘지역 수가’ 등으로 지역 의료와 필수 의료를 강화하겠다는 정책을 발표했습니다. ➡️ (비판) 굳이 2000명 증원을 밀어붙여야 해? 정부가 인용한 연구들은 대부분 연간 500~1000명 규모의 점진적 증원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당장 2000명 증원은 의료계의 반발도 크고, 의대 교육의 질도 떨어뜨릴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옵니다. ✅ 의사들: 의사 수 안 부족해 필수·지역의료 인프라가 부족한 것은 의료사고에 대한 법적 부담, 의사 근무여건 악화와 정부의 정책 부재 때문이라고 봅니다. ➡️ (비판) 의사 집단의 이익만 생각하는 거 아니야? 그동안 필수 의료 과의 수가를 낮춘 게, 의협의 책임이기도 하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보건복지부는 의협에게 수가 책정의 근거를 일부 맡겨왔는데, 그간 의협이 업무 산출량을 개원의에게 유리하게 산정했다는 겁니다. 장기간 이어지는 전공의 파업이 환자의 건강과 생명을 볼모로 하고 있다는 비판도 받습니다. 협상은 언제쯤 될까? 윤 대통령의 대국민 담화에 대해, 의협은 정부의 기존 입장을 반복했을 뿐이라고 평가했습니다. 아울러 증원 숫자를 논의하지 않는다면 협의할 이유가 없다고 밝혔습니다. 한편 정부와 의료계의 갈등이 길어질수록 초조해지는 건 여당입니다. 한때 윤 대통령의 ‘의대 증원’ 추진은 지지율을 높이는 긍정 평가 요인으로 꼽혔습니다. 하지만 갈등이 장기화되면서 물러섬 없는 정부의 강경한 입장에 피로감을 느끼는 국민들이 많아졌습니다. 최근 여론조사에서 응답자 57.2%가 의대 정원을 증원하되 규모와 시기를 조정한 중재안이 필요하다고 답했습니다. 의료 공백에 대한 대응을 두고 “정부가 잘못하고 있다”는 응답은 57.5%였습니다. 한동훈 국민의힘 비대위장은 대국민 담화가 있기 전에 윤 대통령에게 ‘의대 증원 규모’에 대한 유연한 자세를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대국민 담화 직후에도 “숫자에 매몰될 문제가 아니다”라고 강조했습니다. 인요한 국민의미래 선대위장 역시 전공의들에게 비공개 면담을 제안했습니다. 여당 내부에서 타협에 대한 요구가 거세지자 윤 대통령은 2일 전공의들을 직접 만나고 싶다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전공의들은 아직 별다른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습니다. 집단행동을 벌이는 전공의와 의대생 96%는 의대 정원을 ‘줄이거나 현행대로 유지해야 한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습니다. 중앙사고수습본부는 의료 개혁에 대한 사회적 협의체인 '의료개혁특별위원회' 구성을 각 계와 협의하겠다며 환자•병원 단체, 의대를 방문하고 있습니다. 그동안 의료 공백은 어떻게 채웠어? 의사 집단행동으로 중증응급질환을 치료하는 병원이 점점 줄어들고 있습니다. ‘진료제한’이라고 뜨는 권역응급의료센터는 15곳으로 늘었습니다. 지난 1일을 기준으로 중증 응급환자는 전주 대비 9.1% 증가했습니다. 정부는 비상진료체계를 강화해 대응하기로 했습니다. 1️⃣ 공중보건의&군의관 배치 정부는 의료공백을 메우기 위해 상급종합병원과 공공의료기관에 군의관과 공보의를 배치하고 있습니다. 지난 3월 11일 공보의와 군의관 154명이 파견됐습니다. 오는 7일로 파견 기간 종료가 도래하지만, 응급의료 대응을 위해 이중 110명은 근무 기간을 1달 연장하고 44명은 다른 인력으로 교체하기로 했습니다. 공중보건의는 의사 등이 36개월간 군복무를 대신해 농촌지역 보건소나 국공립 병원 등에서 근무하는 제도입니다. 전문의 자격이 있는 공보의는 437명으로 전국 221개 수련병원에 배치하기엔 부족합니다. 공중보건의 차출로 지역의료가 흔들리고 있다는 지적도 받습니다. 한국농어민당은 공보의 차출이 “밑돌 빼서 윗돌 막는 꼴”이라며, 정부 대책이 지역의료 공백을 자초한다고 비판했습니다. 2️⃣ PA 간호사 확대 PA(진료지원) 간호사란, 의사의 업무를 일부 위임해서 대신하는 간호사입니다. 주로 수술방에서 필수의료 전공의의 업무(수술 부위 봉합, 튜브 삽관 등)를 대신 해왔습니다. PA 간호사는 국내에서 법적 근거가 없어 불법의 경계에 서 있습니다. 비공식적으로는 현재 5000명 가량의 PA 간호사가 있다고 비공식적으로 추산됩니다. 정부는 전공의들이 병원을 떠난 후 PA 간호사 업무 확대 시범사업을 시작했습니다. 전공의가 떠난 빈자리를 채우기 위해 ‘PA 간호사 제도화’도 추진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당장 신규 PA 간호사 인력을 늘리기 어려워, 현장에서는 PA 간호사들이 과중한 업무와 불법 의료행위로 내몰리고 있다는 얘기가 나옵니다. 경력이 없는 신규 간호사를 PA 간호사로 배치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의대 증원을 둘러싼 갈등이 계속될 동안, 열악한 지역 의료로 인한 문제는 방치되고 있습니다. 지난 30일 충북 보은에서 3세 여아가 상급병원으로 이송되지 못하고 사망하는 사건이 발생했습니다. 지역에 제대로 된 종합병원이나 응급 의료기관이 있었다면 그곳에서 바로 필요한 처치를 받을 수 있었을 겁니다. 2022년 보건복지부의 실태조사 결과 충북은 인구 천 명당 의사 수가 전국에서 14위에 그쳤고, 10만 명당 치료 가능했던 사망자 수는 17위로 꼴찌였습니다. 의사 수가 적어 제때 치료받지 못하고 사망하는 도민이 그만큼 많다는 얘깁니다. 전공의 이탈로 병원 매출이 줄어들어 비상경영체제로 전환한 병원도 있습니다. 연세대 세브란스병원, 서울대병원 등 대형 병원들도 고전을 면치 못하고 간호사 무급 휴가 연장 등의 조치를 취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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